제가 글을 소개할 때는 저의 옛 기억들도 끄집어 냅니다.
저에게 있어 기억에 남는 책들은 그것을 접하게 되기까지의 이야기가 덩어리로 저의 뇌리 속에 남기에 그렇습니다.
블랙스완을 접하게 된 정확한 계기는 가물가물합니다.
하지만 저 작가의 다른 책인 '행운에 속지마라'를 먼저 봤던 걸로 기억합니다.
내용이 독특하여 작가의 이름으로 책을 검색하게 되었고 월 스트리트에서 베스트셀러였으며 현재는 스테디셀러로
남아 있다는 내용을 보고 흥미가 더욱 동하게 되었습니다.
누구에게나 남아 있는 거대한 돈의 흐름이 있는 월 스트리트에 대한 환상과 그곳에서 베스트셀러이자 스테디셀러인
것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 때문이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책의 전체적인 내용은 작가가 선전포고를 하였듯이 두서없이 느껴질 수 있는 글입니다.
그리고 내공이 부족한 저에게 있어 충분히 두서없는 글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전체적인 내용은 마지막에 정리가 되어 기억되고 이 책 자체가 저의 뇌리 속에 강렬히 기억될 정도로 좋습니다.
중간중간에 저자가 사회에서 이룬 위치를 생각하면 실소가 터져 나오게 만드는 유머들이나
저자 스스로가 성공한 인물이 되었음에도 항상 경계하는 무언가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 이 책의 큰 매력 중에
하나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필요할 때는 큰 것을 걸고 하는 중대하고 강력한 결단력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블랙스완'적인 사고도 가지고 있는 것 또한 나쁘지 않다고 봅니다.
저는 책을 추천해 달라고 주변인이 먼저 부탁하면 이 책을 곧잘 추천하곤 합니다.
그리고 이 책을 보고 나서 이런 말을 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역시 복권을 사야 한다!"
농담이라면 웃고 넘기겠지만 진지하게 이리 말하면 내심 속상하기도 합니다.
그 사람의 나름대로 받아 들은 글의 내용일 수도 있고 저자의 진짜 의도일 수도 있겠지만
제가 받아 들인 글의 내용과 저자의 의도는 그것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두 가지 한자어로 생각하곤 합니다. 그것은,
운칠기삼, 진인사대천명, 이것입니다.
운명론은 아닙니다. 최근에 어떤 분께서도 말하셨고 성공하신 분들이 곧잘 하는 말이 바로
자신에게 엄격하며 자신을 감동시킬 수 있는 열정과 최선을 다하라는(물론 자세한 내용은 이것이 아닙니다만 요약해서)
것들입니다.
자신을 감동시킬 정도로 뜨거운 열정과 그 열정을 그저 열정만으로 서서히 식히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행한 뒤에
나오는 결과는 대부분 그 열정과 노력을 배신하진 않겠지만,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그것은 말 그대로 '검은 백조'가
나타난 것이고 운이 따라주지 않은 것이며 하늘의 명이 떨어지지 않은 것이라 생각하게 되는 것입니다.
어쩌면 패배자의 비겁한 변명이며 하늘이나 운에 그 실패의 책임을 돌리는 회피수단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블랙스완'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어떤 위험과 그것에 대비한 안전을 추구하는 것 뿐만 아니라,
새하얗게 불태우며 무언가를 향해 전력을 다해 질주한 뒤에 실패를 하더라도, 거기서 재가 되어 흩날리는 것이 아니라
어쩔 수 없었던 무언가가 있던 것이라 인정하고 그것이 무엇인지 알아보며 다시 전력질주할 완충의 시기를 갖추며
스스로가 정말 모든 것을 다 바쳐 최선을 다했더라면, 좌절하지 말고 그것은 어쩔 수 없었던 일이라 인정하며
다시 실패하지 않게 정확하게 길을 잡고 다시 뛰어 보라고 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아직 그런 이라 말하기엔 미흡합니다.
하지만 정말 자신의 모든 것을 다해 전력질주하시는 분들에게, 그리고 그리 하려고 신발끈을 묶고 계신 중인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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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비관주의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