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함께 책을 읽고 2주에 한 번 모여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모임을 만들고자 해요.
책을 읽는 다는 것,
이것에 대한 생각이나 목적은 각자 다 다르겠지만,
오히려 그런 다름을 존중하고, 그 다름을 듣고 얘기를 나누는 것도 하나의 즐거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책을 통해 아름다운 인연을 맺으며 오래, 그리고 부유하게 살아보아요~
1. 시간 : 일요일 점심 혹은 수요일 저녁
2. 장소 : 첫 모임은 부천에서 진행하도록 할게요. (두 번째 모임부터는 회원분들의 지역을 고려해서 장소를 조정할 계획이에요.)
3. 모집인원 : 8~10명 정도 (현재 저를 포함해서 4명이 참여했어요.)
4. 회비 : 카페 세미나실 이용료 및 개인음료값
5. 운영 : 특정한 분야, 작가를 정해놓지 않을 생각이에요. 모임에서 회원 각자가 하나의 책, 혹은 작가를 추천하고 투표를 통해 다음 읽을 책을 정하는 방식으로 운영할 거예요.
6. 토론 : 함께 읽은 책에 관한 것, 그 책에서 파생되어 나온 이야기라면 그 어떤 제약이 없어요.
다만 듣는다는 것, 잘 들어주는 것이 중요하겠죠. 모임에 참여하는 커다란 이유 중 하나는 내 감정의 시선이 아닌 다른 사람의 시선을 듣고 느끼고 싶어서니까요. 그리고 서로 다른 감정과 생각에 대한 존중의 시작은 잘 들어주는 것에서 시작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7. 첫 번째 나눌 이야기 : 본인이 현재 읽고 있는 책, 혹은 가장 좋아하는 작가의 책을 읽고, 그 이야기거리를 준비해서 오시면 됩니다.
8. 기타 : 성함, 연락처, 지역, 좋아하는 작가, 장르가 포함된 소개를 쪽지로 남겨주시면 연락드릴게요.
9. 마지막으로 모임을 시작하며 주최자로써 책에 대한 제 생각을 부끄럽지만 예전 블로그에 끄적였던 글로 대신해볼게요.
나는 문학이 인간을 구원하고, 문학이 인간의 영혼을 인도한다고 하는, 이런 X소리를 하는 놈은 다 죽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문학이 무슨 지순하고 지고한 가치가 있어 가지고 인간의 의식주 생활보다 높은 곳에 있어서 현실을 관리하고 지도한다는 소리를 믿을 수가 없어요. 나는 문학이란 걸 하찮은 거라고 생각하는 거예요. 이 세상에 문제가 참 많잖아요. 우선 나라를 지켜야죠, 국방! 또 밥을 먹어야 하고, 도시와 교통문제를 해결해야 하고, 애들 가르쳐야 하고, 집 없는 놈한테 집을 지어줘야 하고…. 또 이런 저런 공동체의 문제가 있잖아요. 이런 여러 문제 중에서 맨 하위에 있는 문제가 문학이라고 난 생각하는 겁니다. 문학뿐 아니라 인간의 모든 언어행위가 난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펜을 쥔 사람은 펜은 칼보다 강하다고 생각해 가지고 꼭대기에 있는 줄 착각하고 있는데, 이게 다 미친 사람들이지요. 이건 참 위태롭고 어리석은 생각이거든요. 사실 칼을 잡은 사람은 칼이 펜보다 강하다고 얘기를 안 하잖아요. 왜냐하면 사실이 칼이 더 강하니까 말할 필요가 없는 거지요. 그런데 펜 쥔 사람이 현실의 꼭대기에서 야단치고 호령할려고 하는데 이건 안 되죠. 문학은 뭐 초월적 존재로 인간을 구원한다, 이런 어리석은 언동을 하면 안 되죠. 문학이 현실 속에서의 자리가 어딘지를 알고, 문학하는 사람들이 정확하게 자기 자리에 가 있어야 하는 거죠.
“김훈, [월간조선], "오효진의 인간탐험" 중 종교도 교육도 무력하고 타락한 현실에서 문학이 뭘 하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
예전 인가 그 비슷한 프로그램에서 소설가 김훈의 인터뷰를 본 기억이 있다. 책을 읽지 않는 요즘 젊은 세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그는 책 읽지 않는다고 그게 무슨 문제냐는 식의 답변을 했다. 책 잘 읽지 않아도 살아가는데 아무 문제가 없고, 책을 잘 읽지 않아도 인격적으로 훌륭한 삶을 사는 친구들도 많다며. 그는 말한다. 책으로 세상을 바꾼다거나 인생을 바꾼다는 걸 믿지 않는다고. “오효진의 인간탐험”에서도 같은 맥락인 듯하다. 책이라는 것, 문학이라는 것이 인간의 의식주 생활보다 위에 있을 수 없다는 그의 그 생각은 담담하고 건조한 작가 김훈의 문체와도 잘 어울리는 듯하다. 숱한 문학인의 인터뷰 혹은 대담을 봐도 이처럼 내 취향에 맞는 건 없었으니 인간 김훈(마초, 외골수, 쇠고집)에 대한 호불호는 접어두고 글쟁이 김훈으로서는 내게 참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이렇게 건조하고 담담하고 현실적인 문체가 특징인 김훈이 한 폭의 수채화 같은 <내 젊은 날의 숲>을 썼다니 작가 김훈을 어찌 좋아하지 않을 수 있을까.
사족을 덧붙인다면 내가 책을 읽게 된 계기를 보면 참 재미있다. 어렸을 적 캠퍼스 드라마를 보며 꿈꿔온 모습이 아닌 맨날 술만 퍼마시고 놀던 나를 보며 스스로가 한심하게 느껴졌었다. 시험에 필요한 책이 아니라면 전혀 보지 않았던 스스로가 무식해보였다. 항상 두꺼운 책을 등하굣길에 끼고 다니는 친한 친구를 보고 이런 스스로에 대한 한심함이 더 커졌고 전공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을 거라면 책이라도 좀 읽어보자는 마음으로 도서관을 갔다.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몰라서 ‘대학생 추천 도서’ 50선을 하나하나 빌려서 보기 시작했다. 노벨상 수상작도 있었고, 또 노벨상 후보에 매년 이름을 올리는 작품도 있었다. 많은 수의 책은 자기계발서 혹은 주식이나 돈에 관련된 책이었고. 문제는 어떤 가르침을 얻고자 하는 목적으로 책을 보기 시작하니 참 재미가 없었다는 것이다. 책을 읽는다는 것에 대한 의무감도 생기고 마치 공부를 한다는 느낌이라고 할까. 물론 공부도 때에 따라서는 아주 재미있을 수 있지만. 결국 30권쯤 읽고 다시 책을 멀리했다. 그러고 몇 년이 지났을까, 지인의 소개로 소설, 그것도 로맨틱 소설을 읽게 되었는데, 다소 미덥지 못했던 책의 첫 장을 펴고 나서는 술술 마지막 페이지까지 읽고 말았다. 책이 넌더리났던 내게 어떤 일이 있었던 걸까. 그 뒤로는 그 작가의 책을 전부 찾아서 읽고, 그 작가의 작품을 다 읽은 후엔 그와 비슷한 성향의 작가의 책을, 그리고는 점점 작가도 넓혀가고 외국소설에서 국내소설로 넓혀가고, 지금은 좋아하는 작가를 말하자면 수도 없이 많다. 물론 좋아하는 작품 때문이겠지만. 과연 어떤 이유에서일까. 다른 게 아니다. 그 아무리 어떤 위대한 주제와 가르침을 담고 있어도 내가 재미없게 느껴진다면 그게 무슨 소용일까. 책, 글자로 이루어진 그것은 드라마나 영화, 연극과는 다른 위대함이 있는 걸까. 적어도 내겐 아니다. 내게 있어서 가장 좋은 책, 읽고 싶은 책은 재미있는 책이다. 그 재미란 것은 때에 따라서 상큼한 연애에 관한 이야기일 수도, 건조하고 딱딱한 역사에 관한 이야기일 수도, 혹은 아주 선정적인 내용일 수도 있고, 또 따뜻한 인간의 마음에 관한 내용일 수도 있다. 어찌되었든 책, 소설은 재미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내게 책은 드라마나 영화와 같다. 그러나 책은 드라마나 영화와 다르다. 그것보다 재미있다고 느껴지기에 다르다. 그래서 나는 꿈꾼다. 내 현실이, 내 생활이 여유가 있어서 그 재밌는 책을 여유롭게 읽을 수 있는 일상의 모습이 내게 있기를.
저와 비슷한 생각을 가진 분도,
혹은 저와 반대의 생각을 가진 분도 계실 거예요.
비슷하면 공감할 수 있어서 좋고,
다르면 색다른 시선을 들을 수 있으니 좋을 거 같지 않나요~? | |
|
등록안내
등록안내
0
0
졸려서못하겠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