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라이톨입니다. 연휴동안 많은 활동을 하고 이제 끝에 서 있습니다. 정말 빠르게 지나가네요. 연휴의 후유증은 클 것 같습니다. 최근에 독서 모임에서 읽은 폴 칼리니티의 <숨결이 바람될 때> 리뷰를 남기려고 키보드를 잡았습니다. (연휴 끝나고 포스팅을 마칩니다)

이 책은 엄청나게 잘 나가던 외과 의사가 폐암에 걸리면서 죽음이 가까워지는 과정을 서술한 책입니다. 인생의 가장 찬란한 순간에 맞이한 죽음과의 직면에서 저자가 어떤 식으로 의미를 찾고 해석하고 수용하는지에 대한 내용입니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이후로 다시 읽는 죽음에 대한 책입니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가 노년에 다가올 죽음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에 대해서 다뤘다면 <숨결이 바람될 때>는 젊은 시기의 때 이른 죽음에 대해서 다룹니다.

우리는 죽음에 대해서 깊게 생각하지 않고 살아갑니다. 삶에서 한번은 일어날 일이지만 당장은 일어나지 않을 일이기 때문이죠. 만약 다가온다면 우리는 어떻게 대처하고, 남은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까요? 막연하게 얼마가 남은지 모르고 사는 것보다 조금은 더 의미있는 삶을 보낼 수 있을까요? 이런 생각을 하게 하는 책이었습니다.

저자는 얼마나 화가 났을까요? 성공적인 외과의로서의 한걸음을 내딛으려는 가장 찬란한 순간에 폐암이 찾아오다니 말이죠. 받아들이기 싫고 정말 괴로웠을 겁니다. 환자를 치료하던 의사가 환자가 되어가는 과정은 씁쓸합니다. 그럼에도 폴 칼라니티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자신의 삶의 흔적을 남기기 위해 글을 적습니다. TED 강연에서 죽음을 극복하기 위한 4가지 형태가 나오는데 그 중의 하나인 유산(Legacy)로 남으려고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자신의 삶을 담고 있는 글이라는 유산을 남기고 떠나고 싶어했습니다. 자신의 지식이 그대로 묻히길 원하지 않았습니다. 저와 비슷한 기록적 마인드라서 책에 더 몰입해서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인생에는 암흑이 찾아오고 거기엔 다시 한 웅큼의 빛이 비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지만 그 희망이라는 빛은 모래처럼 손에서 빠져나가버립니다. 그리고 희망까지 빠져 나가고 나면 끝이 다가옵니다. 우리는 끝을 막을 수 없습니다. 무슨 일이든 끝은 있습니다. 언젠가 다가올 끝이라는 이벤트에 우리가 초연할 수 있는 방법은 그 끝에 대한 인식과 사유를 통해 지금을 사는 것입니다.

문학과 동시에 삶과 죽음이라는 문제에 대해서 다룬 이 책은 잘 읽힙니다. 하지만 쉽게 쓰여지진 않았습니다. 생명이란 촛불이 죽음이란 바람 앞에서 흔들리면서 적어간 한 인간의 대서사시입니다. 자신의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의 성장 배경과 중요시 하는 가치, 죽음을 어떻게 마주하는지에 대해서 다루는 에세이입니다. 개인적으로 문학적 레퍼런스가 많아서 행복하게 읽었고, 삶의 기록에 대한 집착이 저를 감동시켰습니다.

숨결이 바람 될 때

저자 폴 칼라니티

출판 흐름출판

발매 2016.08.22.

끝이 오면 나는 뭘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