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나에게 **를 줬어...35

올해 캠핑을 준비하려고 작년 가을에 쌓아 놓았던 장비들을 살펴보았습니다.

살펴보다 보니 망치를 샀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전 작년에 캠핑을 시작했습니다.

테이블이랑 의자는 몇 년 전에 뽐뿌덕분?에 구입한게 있었습니다. 간간히 베란다에서 펴놓고 사용했었습니다.

구이바다도 몇 년 전에 사서 집에서 쓰고 있었고요.

작년에 본격적으로 시작하기로 마음을 먹고 타프랑 텐트를 구매했습니다.

텐트는 재고부족으로 취소가 되서 타프와 그늘막텐트만 들고 집근처 공터에 나가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기본으로 주는 팩과 망치였습니다.

저 망치로는 아무래도 힘들것 같습니다.

그래서 집에서 사용하던 장도리?를 갖고 나갔습니다.

팩 하나당 20번 넘게 망치질을 했습니다.

팩 8개를 사용했는데 160번 넘게 한거네요.. 

손이 후들거립니다. 전 허약체질 입니다...

이 조합으로 몇 번을 더 다녀왔습니다..

팩 앞쪽이 뭉뚝해서 그런가..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검색을 하다가 콜팩이란걸 구입합니다.

타프에는 40cm는 사용해야 한다고 말씀들 하셔서 구입했는데... 길이와 두께가 어마어마 합니다...

무서울 정도 입니다. 저 망치로 박히기는 할지.. 걱정이었습니다.

그러는 사이 텐트도 구매했고, 캠핑장도 예약해서 날짜가 다가왔습니다.

저 망치로 팩을 박아보지 않았던 상태라 마음이 조급해집니다..

또 검색을 하며,, 무진동 '중'짜리 망치를 구입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지만,

시간이 흘러 당장 내일 나가야 합니다.

퇴근하며 회사 근처 철물점에 들러 물어봤습니다.

"저, 무진동망치 중짜 있나요?"

"무진동 망치가 뭐죠?"

"약간 해머처럼 생긴 망치인데요, 무진동 이라고...."

"아.. 해머 중짜요?"

"네.. 그거 주세요.."

사장님 따라서 구석으로 갔고.. 저한테 건네주십니다..

무게가 상당합니다. 캠포에선 중자는 사야한다고 했는데 이걸 휘두를 자신이 없습니다. 

"이게 중자 인가요?"

"네, 이게 중자에요."

"혹시 조금 작은건 없나요?

"아뇨 이게 제일 작은거에요."

캠포에선 중자는 써야 한다고 했는데.... 이정도는 사용해야 하는건가..

아.. 난 역시 허약체질이었어... 라고 생각하며 망치를 사왔습니다...

집에와서 아무래도 너무 무거워서 인터넷 상품 검색을 해보고 사이즈를 확인하는 순간...

아...저... 망치는 '중'자가 아니었습니다...

헤드 사이즈가 '특대' 였습니다.. 

맞습니다...철물점 사장님은 나에게 특대를 줬습니다...

내일은 그냥 집에서 쓰던 장도리 쓰고 교환해야 하나... 어째야 하나...

텐트까지 박으려면.. 200번 넘게 망치질을 해야 할텐데..

고민을 하며 일단 가지고 갔습니다...

때는 8월 이었고... 무더웠습니다...

저 '특대' 망치가 없었으면.. 전 캠핑을 포기했을지 모릅니다.

망치는 너무 무겁고 저는 힘이 약해서.. 손잡이 고무 부분을 잡고 휘두르지도 못하고... 중간을 잡아야 하지만..

팩을 때리는게 아닌... 망치를 내려 놓는다는 느낌으로도 팩을 박을 수 있었습니다..

아.. 올해 또 이 망치를 들고 나갈 생각을 하니 마음이 설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