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Sunset SB 캠핑장 20241026-2718

캘리포니아 산호세 지역도 10월말부터는 밤 기온이 10도까지 떨어지므로, 이번이 마지막 캠핑이다 생각하고 줍줍으로 집 근처 주립 캠핑장 한 자리 예약했습니다.

Sunset State Beach 캠핑장이라고 바닷가 근처인데 석양을 보기 좋은 곳인가 봅니다. 

일 35불, 예약 수수료 8.5 (?) 해서 대략 43불 정도 냈습니다. 

역시나 전기 따위는 없는 주립공원 캠핑장이라 전기장판용 파워뱅크도 하나 빌려왔습니다. 

오후 2시 체크인이라 거의 딱 맞춰 왔는데 늦가을이라 그런지 해가 뉘엿뉘엿 합니다. 

텐트 다 치고 쉬고있는데, 옆 사이트 분이 너네 자리 너구리 무리가 많은 곳이니 조심하랍니다. 

아마 뒤쪽 나무 숲 속 어딘가에 서식지가 있나봐요. 

싸온 김밥을 다 먹고 주변의 바닷가 쪽으로 가봤습니다. 

자리에서 바다가 보이는 사이트는 별로 없어서 바다를 보려면 둔덕을 하나 넘어야 합니다.

하지만 바다가 이리 멀리 있는데도 밤에 치는 태평양 파도 소리는 무시무시 하더군요.

노을을 마저 보고 장작 큰거 하나 태우고 있는데, 뒤쪽 어두운 곳에서 서걱서걱 발 소리가 들립니다.

불을 비추어보니 꽤 크고 통통한 너구리가 저희 텐트 옆을 지나갑니다. 

한 마리가 아니라 여러 마리 입니다.

저희 쪽으로 오지는 않고 느긋하게 걸어서 행진하는 모습이 마치 출근하는 듯 보였습니다. 

하지만, 너구리는 꽤 포악하다고 들어서 불빛을 비추기만 하니 가끔 빛나는 눈을 돌려돌아볼 뿐 저희 자리로 오지 않습니다. 

이후 이따금 여기 저기서 '헤이!!' 하는 소리가 나는 걸 보니 음식들을 훔치고 다닌 것 같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이윽고 다시 퇴근하듯 한 마리씩 다시 저희 텐트 옆을 지나갔습니다. 

밤에는 10도 정도로 기온이 내려간 것 같은데 침낭과 전기장판 조합으로 꿀잠을 잤습니다.

다음 날 자리를 정리하고 너구리가 오갔던 나무 사이를 보았지만 자취를 찾기는 힘들었습니다. 

다시 바다 쪽으로 내려가서 올해 마지막 캠핑의 장면을 담아보았습니다. 

저희는 운좋게 바다를 가로 질러가는 고래 (아마 돌고래)를 보았습니다. 

* 사진에서 찾아보세요 :)

내년에는 올해보다는 더 자주 캠핑을 가보면 좋겠네요.

우선은 4월 26일에 Big Sur 주립공원의 한 자리 예약해두었어요.

여기도 예약 전쟁이 치열한지 3~4일전부터 주말까지 다 잡아놓기도 하고, 얼마 안남는 토일 1박 자리는 Bot이 있는지 1초컷입니다. 

하지만 어디든 한 자리 구해두었으니 6개월 뒤 다시 후기 올려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