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제법 쌀쌀합니다. 눈은 안내리지만 바람도 차고 미세먼지가 많다고 해서 황사마스크 끼고 출발합니다.
오늘 산행은 저와 나이지긋하신 산객 1분 뿐이었습니다. 그 분도 혼산을 즐기시는 듯 합니다.
각자 산행을 하였으며, 사진 찍느라 그 분과 저의 거리는 점점 벌어집니다.
들머리에서 조금 올라가면 갈림길이 나오는 데 책바위 코스는 난코스에다가 초행길이라 그냥 넘어갑니다.
억새밭이 있는 팔각정까지는 정돈이 잘 되어있는 산길이 계속됩니다.
계곡 옆을 나란히 걷는 등산로. 계곡은 꽁꽁 얼어 있습니다.
산에만 가면 어김없이 있는 돌탑들. 탑을 사랑하는 한민족.
얼어있는 등룡폭포. 얼어있어서 폭포인지 모르고 지나쳤다가 다리에서 찍었습니다.
계곡길이 끝나면 오른편에 철제담장이 둘러쳐진 오르막이 나옵니다.
이제 억새군락에 다 와 갑니다.
드디어 도착한 명성산 억새길. 그런데 억새가 없습니다.
와... 조금은 남겨놓을 줄 알았는데 깔끔하게 다 베었더군요. 투덜대며 팔각정으로 갑니다.
팔각정까지는 다 계단으로 만들어 놓았는데 아마 억새를 보호하려고 그런거겠죠?
팔각정에서 허기져서 쓰러지기 직전이라 배낭을 열어 따뜻한 커피와 초코렛을 먹습니다. 능선이라 그런지 바람이 찹니다.
바람막이를 하나 더 꺼내서 겹쳐입고 펭귄룩이 되어 정상쪽으로 출발합니다.
그런데 어라?! 길 왼편 나뭇가지마다 상고대? 눈꽃?이 피어있습니다.
주위가 점점 하얀색으로 변하기 시작합니다. 때마침 싸리눈도 내리기 시작합니다.
하얗게 변한 소나무들
하얗게 변한 숲
하얗게 변한 산
조금 남은 능선의 하얀 억새길을 걸어갑니다.
삼각봉 가기 전 커다란 바위? 작은 삼각봉? 간만에 줄 잡고 올라갑니다.
그렇게 걷고 걸어서 삼각봉에 오릅니다.
사위는 눈&안개&미세먼지 등등으로 뿌옇습니다. 간만에 전설의 고향 찍습니다.
조금 걷다보니 관할구역이 강원도 철원으로 바뀝니다.
철원에서 세운 등산안내도 입니다. 철원쪽은 교통이 불편해서 내려가기 힘들 듯 하네요.
산안고개 갈림길 . 명성산 정상 바로 아래 입니다.
드디어 정상 입니다.
철원 방면 하산길 표지판 등등
아까보다 세세한? 등산안내도
날도 춥고 바람도 불고 빨리 하산하기로 합니다.
하산방향에서 바라본 명성설산
사진도 다 찍었겠다 팔각정까지 8282 진행합니다.
팔각정 갈림길은 다시 봄?날씨 입니다. 신기하죠?
여기서 그냥 원점회귀 했으면 편하게 하산했을텐데 또 그 놈의 호기심 때문에 ...
자인사 방향으로 내려가기로 합니다.
그런데 갑자기 나타난 위험 표지판과 돌계단? 들...
웬지 잘못 온 것 같다는 기분이 뒷골을 타고 스멀스멀 기어 올라 옵니다.
엄청 오래되고 관리안 된 티가 역력한 안내도
다시 되돌아가려면 계단을 끝없이 올라가야 하기 때문에 그냥 내려 가기로 합니다.
이 갈리는 하산길 . 이게 길이야? 이게 길이냐고?
그냥 무릎 다 나가는 줄 알았습니다. 온갖 욕을 다하며 내려갑니다.
그나마 자인사 300m전부터 살만해 집니다.
자인사는 별로 볼 것도 없고 해서 자인사 옆 나무계단을 통해서 내려갑니다.
드디어 하산완료!!!
루가 앱으로 측정한 데이터.
하산해서 상동 주차장 쪽으로 걸어가는 데 아침에 탔던 버스가 막 출발 하는 것이 보입니다. 어차피 타기는 힘들고 화장실도 가야해서 털래털래 화장실로 갑니다.
화장실에서 대충 털고 씻고 비워내고 버스정류장으로 걸어갔는데 오잉?!
2019년부터 노선 단축 한다고 붙여놨네요. 이로써 40분에 1대에서 1시간에 한대로 대기시간이 늘어남.
하는 수 없이 버스 기다리면서 남은 음식 먹고 마시고 편의점에 가서 커피타와서 마시고 따뜻한 화장실에서 기다리다가 3시35분 버스에 탑니다.
의정부역에 가는 길은 아침과 달리 시내마다 막힙니다. 의정부역 흥선지하도 입구 버스 정류장에 내리니 오후 5시 20분 입니다. 1시간 40분 걸렸습니다.
다행히 인천행 전철은 금방 옵니다. 일이 있어 영등포에 내리니 시간은 어느새 저녁 7시가 다 되어 갑니다.
일보고 안양으로 돌아오니 저녁 9시쯤 되었네요. 기나긴 하루가 끝났습니다. 총 16시간 걸렸네요.
마치며
드디어 블약100대명산에서 경기권을 전부 다녀왔습니다. 인증사진만 못찍은 소요산과 삼악산이 남았지만 명성산보다는 가까운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대중교통으로 다녔던 산 중에 대중교통이용시간이 제일 길었던 것 같습니다.
게다가 선객의 충고를 무시하고 원점회귀 안하고 자인사 방향으로 내려왔다가 무릎 다 나갈뻔 했습니다. 역시 다른 분들이 원점회귀를 강력추천하는 이유가 있었네요. 뭐 굳이 딴 길로 가시겠다면 말리지는 않겠습니다.
제가 경기이남인 안양에 있는 관계로 시간이 더 걸렸을 수도 있으니 의정부하고 가까운 곳에 계신 분들은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참고만 하시고요.
점점 안양에서 멀어지는 나머지 80개의 산 중에서 어디를 갈 지 아직 정하지 못했습니다. 물론 교통이 편리하고 가까운 곳부터 다녀올 생각 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미세먼지 없는 대한민국을 꿈꾸며 이만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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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주민님~ 늘 존경해요.
평촌서 의정부(송추,2청사)가는 빨강버스 있어요 860x번이요.
눈이 많았다면 드넓은 철원평야가 더욱 멋졌을텐데요ㅜㅜ 수고많으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