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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아주 오랜만에 글을 남기게 되네요. 그 동안 산행도 아주 소홀해졌고 게을러졌고 그랬었는데 가을이 되니 다시 명산들을 오르고픈 욕구가 꿈틀댑니다. 내년에 계획했던 알프스 여행을 어찌하다 보니 급물살(?)을 타서 가족과 함께 다녀왔습니다. 엊그제 돌아왔네요. 생각했던만큼의 알프스 하이킹을 하진 못했지만 그래도 매우 만족스럽고 기대 이상의 풍광이 아직도 머리속에 각인이 되어 있습니다. 사진 몇 장 공유하면서 간단히 소개 올립니다.
스위스에 도착한 3일간 얄궂게도 비가 내렸는데 그나마 다행이라면 밤에만 내렸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실시간으로 일기예보를 보면서 계획했던 여행지를 그 날 그 날 바꾸며 이동을 했죠. 이틀째 비가 가장 덜 내리는 Zermatt 지역으로 이동을 한 후 다음날 본격적으로 Matterhorn(4478m)을 탐닉하기 위해 나섰는데 첫 날은 주요 지역이 모두 구름에 갇혀 백지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Matterhorn Glacier Paradise 쪽의 Trockener Steg의 Web cam 상황을 보니 파란 하늘이어서 이쪽으로 올랐는데... 웹캠이 고장이 나 있었던 것인지 구름 안개에 갇혀 기대했던 풍광은 나와주지 않았습니다. 그나마 살짝 살짝 구름이 걷힐 때 Matterhorn의 윤곽 정도만 보는 것으로 만족을 했지요.
Trockener Steg에서...
Zermatt에서의 첫 날을 아쉽게 보내고 다음날을 기약했는데 비소식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비가 가장 적게 내리는 Lauterbrunnen으로 향했습니다. 렌트카를 이용했는데 Zermatt를 올 때 Zurich, Luzern을 거쳐 Grimselpass를 통해 왔죠. 구글맵을 GPS삼아 Lauterbrunnen으로 향하는데 구글이 이제부터 열차를 이용해야 한다고 하는게 아니겠습니까? 아니 차를 타고 가고 있는데 열차를 이용하라니...
알고 봤더니 BLS라고 해서 Lotschberg터널 구간을 기차에 차를 싣고 이동해야 하는 것이더군요. 우리는 우리가 탄 차를 기차에 싣고 이동하는 특이한 경험을 했습니다. 재밌기도 하고요... Lauterbrunnen의 Trümmelbach 폭포 - 그야말로 압도적인 폭포 - 를 감상하고 돌아왔습니다.
다시 Zermatt 지역으로 돌아와 밤을 보냈습니다. 내일 날씨를 기대하며...
Zermatt 지역의 4일째 되는 새벽... 드디어 전날의 비구름은 신기하리만치 사라지고 별이 쏟아짐을 확인하고 환호성을 질렀습니다.
우리는 서둘러 Tasch역에서 기차를 타고 Zermatt역으로 이동했습니다.(참고로 Zermatt는 자동차 진입 금지)
첫날과 달리 구름 한점 없는 Zermatt는 완전히 달랐습니다. 이른 아침 햇살을 받은 Matterhorn이 황금색으로 변하는 Gold horn까지 본 후 우리는 Gornergrat 산악열차를 타고 Gornergrat(3135m)에 올랐습니다. 이 때의 감흥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네요.
토블론 초콜렛의 Matterhorn 로고를 실제 Matterhorn에 대어 사진도 찍어 봅니다.
Gornergrat에서 Rotenboden까지 하이킹을 했습니다. Matterhorn을 보면서...
Riffelsee 호수에서 마무리를 하면서 호수에 비친 Matterhorn을 한동안 감상했죠. 너무 아름답습니다.
Sunnegga 하이킹까지 별도의 일정으로 계획했었으나 기상 문제로 1박을 더 머무른만큼 Sunnegga 하이킹은 포기하고 푸니쿨라를 통해 Sunnegga까지만 갔다가 Leisee 호수에서 역시 Matterhorn을 감상하다 내려왔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Grindelwald로 이동했습니다.
Grindelwald에서의 저녁.
Eiger 북벽(North face)을 보면서 저녁을 먹었는데... 너무도 진한 감흥이 밀려왔습니다. 수년전 감명깊게 보았던 영화 노스페이스의 토니 쿠르츠와 안디 힌토슈토이서의 비극적인 등반 장소가 바로 눈앞에 있습니다.
다음날 곤돌라를 타고 First에 올랐습니다. First 정상에는 Cliff walk라고 아래 사진과 같이 절벽길이 있습니다. 절벽길을 따라 돌아가면 Eiger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려는 행렬이 있고요...
First cliff walk.
우리는 First에서 출발하여 Bachalpsee 호수까지 왕복 하이킹을 했습니다. 편도 1시간이 약간 안되는 거리였는데 그림같은 알프스 산자락을 보면서 하는 즐거운 하이킹입니다.
Bachalpsee 호수.
First산행을 마친 후 점심을 먹고 돌아왔습니다.
Grindelwald 숙영지로 돌아와 여유로운 오후를 보내고 내일을 기약했죠.
다음날 Grindelwald Grund역에서 표를 끊고 Jungfraujoch 역(Gornergrat가 유럽에서 가장 높은 야외 철도역이라면 이곳은 앞의 수식어 없이 그냥 유럽의 최고 꼭대기 역입니다.)으로 이동했습니다. 중간에 Kleine Scheidegg 에서 내려서 열차를 갈아타야 합니다. Jungfraujoch에서는 Jungfrau(4158m), Mönch(4107m)를 코 앞에서 볼 수 있고 Eiger(3970m) 는 Aletch빙하 trail을 따라 가면 볼 수 있습니다. 우리는 Sphinx 전망대에서 압도적인 자태의 Mönch, Jungfrau를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에게 눈썰매를 태우니 시간가는 줄 모르고 눈썰매를 타고 즐겼습니다. 1시간에 20프랑이었는데 1시간 이상 탄 것 같네요.
Jungfrau.
Mönch
Aletsch Gletscher Trail
Mönch
Jungfrau. 맑은 날씨가 갑자기 바람이 거세지면서 구름이 밀려왔습니다.
Eigergletcher 역에 내려서 Kleine Scheidegg까지 하이킹을 하고 싶었지만 아이들이 너무 힘들어해서 이 계획은 포기했습니다. Grindelwald의 마지막 밤을 보냈습니다.
Grindelwald의 여명. 다음날 새벽 눈을 떠 Eiger 북벽을 보니 위에 오리온 자리가 떠 있습니다.
Lauterbrunnen으로 다시 이동을 했습니다. 이곳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Grütschalp까지 이동한 후에 여기서 다시 열차를 타고 Mürren 으로 이동했습니다. Schilthorn으로 가기 위해서죠.
Lauterbrunnen. 우측의 폭포는 Staubbach 폭포입니다.
Schilthorn(2970m)에서는 Jungfrau, Mönch, Eiger 3봉을 한 눈에 감상할 수 있습니다.
우측부터 Jungfrau, Mönch, Eiger
Schilthorn에서 Lauterbrunnen으로 하산하면서 중간에 Birg에 하차를 하면 First의 cliff walk와 같은 cliff walk가 또 있는데 훨씬 압도적인 풍광을 자랑합니다.
Birg.
우리는 다음으로 프랑스 Chamonix를 향해 달려 갔습니다.
프랑스에서의 첫날 밤. Saint-Gervais-les-Bains라 불리는 지역입니다.
다음날 Chamonix의 자랑 Aiguille du Midi (3842m)에 가기 위해 일찍 길을 나섰는데 구글맵에 Aiguille du Midi를 찍고 갔더니 몽블랑 터널 아래, 즉 터널 수직 위가 Aiguille du Midi인 관계로 구글은 나를 몽블랑 터널 한복판으로 안내를 하고 말았습니다. 이 터널을 지나면 이탈리아로 나오게 됩니다. 편도 요금이 무려 45.6Euro(이태리 방향)입니다. Aiguille du Midi 매표소를 찍었어야 하는데 망할 구글은 우리를 터널로 안내해서 왕복 92Euro를 내고 터널을 왔다 갔다만 한 후 바로 옆의 Chamonix에 도달하였습니다.
여하튼 어렵게 도착한 Aiguille du Midi 는 그야말로 압권이었습니다. Aiguille du Midi 는 케이블카로 도착 후 엘리베이터를 타고 꼭대기의 테라스에 다다를 수 있습니다. 이곳에서 알프스의 최고봉 Mont Blanc(4810m)을 눈앞에서 감상할 수 있죠.
설악산 공룡능선과 같은 침봉들이 우뚝우뚝 솟아 있다. 뒷쪽에 보이는 능선들, 사진에서 가장 높게 보이는 봉우리 좌측부터 Aiguille Verte(4122m), les Droites(4000m), les Courtes(3856m).
Aiguille du Midi(3842m).
Mont Blanc(4810m).
Chamonix 마을과 Brevent 전망대쪽.
둘째가 너무 피곤하다 하여 좀 일찍 내려왔습니다. 아무래도 아이들이 지치면 어쩔 수 없습니다.
Chamonix에서의 마지막 날을 보내며... 여유로운 오후를 만끽했습니다.
다음날 Brevent 전망대에 올랐습니다. Planpraz까지 곤돌라를 탄 후 다시 케이블카를 타고 Brevent까지 오릅니다. 이곳에서는 Mont Blanc 의 전체적인 모습을 감상할 수 있으며 알프스의 파노라마를 즐길 수 있죠.
우리 부부는 커피, 아이들은 핫초코를 한잔씩 먹고 난 뒤 Planpraz까지 하이킹을 했습니다. 아내는 너무 멋진 길이라며 흡족해했죠.
Planpraz에 도착.
여행은 늘 아쉬운 법이지만 그게 또 새로운 계획을 세우는 계기가 되기도 하죠. 여행중 알프스 탐닉은 너무도 즐거웠으며 이 느낌은 또 다음을 기약하게끔 하게 하네요. 나머지 산행과 무관한 일정들은 생략하고 마지막으로 동부의 Ebenalp 산장 사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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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너무 멋집니다. 기회되면 가족들과 저도 가보고 싶네요. 아이들에겐 좋은 기억이 될 것 같아요. 실례가 안 된다면 일정과 예산이 대략 어느정도 될까요? 좋은 사진 잘보고 갑니다.
네 한 번 가보세요^^
저는 12일간 다녀왔고요, 비용은 일정과 계획에 따라 천차만별이니 계획을 세우시고 직접 가늠해보시는 수 밖에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