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중 잡설2

하늘에 난 구멍이 커졌는지 

구멍이 이동 한건지 (전달에 일본과 중국에 그렇게 모질게도 쏟아붓더니...) 모를 정도로 지긋지긋하게 내리네요.

느즈막히 기상해서 제습기 켜놓고 

수영장가서 샤워하고 딱 두바퀴 돌고 

스타트 서너번 하니까 강사가 눈치주네요.

집에 와서 쾌적하기를 바랬는대 

물통에 물은 꽤 찼는데 꿉꿉한 건 매한가지네요.

에어컨을 켜야 하나?

보일러를 돌려야하나?

짬뽕 먹으러 갔다가 커피숍에 내려놓고

사무실로 피신왔어요.

원래는 어제 혹여 내일 날씨 왠만하면 

선배님 사시는 계룡시까지 도보로 이동해서 

안면 있는 스님과 곡차나 한잔 하려했는데...

너무 내리는 비때문에 김치전에 동동주 곡차가 더 생각납니다.

비가 오니 생각나는 몇가지 상념들..

왜 우중산행을 징그럽게 싫어하게 되었나?

오대산 두로령에서 월정사까지 걸어온 16km...

월정사 갔다가 

홍천쪽으로 넘어가다가 길이 끊겨서 되돌아 왔던거...

그때부터 비 맞고 길게 산행하는게 정말 싫어졌어요.

그전엔 비 맞는 거 꽤 좋아했는데...

그때 만났던 어르신이 지금 걷는길(선재길에서 두로령 홍천 내면)이 원래는 지방도인가 국도였는데 국립공원 범위가 넓어지면서 계방산(운두령)황병산까지....

공용도로 폐지... 그래서 지금 같은 비포장 상태 도로가 생겨나게 됐대요.

평창군 진부면 홍천군 내면...(월정사 상원사 북대암...)

또 하나 그 이듬해 겨울 오대산을 또 찾은적 있었는데

그때는 산은 안타고 산사에 가끔 머리 식히러 다닐때였어요.

월정사 상원사(그때는 상원사 앞까지 시내버스 다녔어요)

전나무 숲도 지금처럼 갈래길이 아녔어요..

월정사에 하루 묵으며(공짜) 불목하던 어르신과 경월쏘주에

몇가지 산채와 귤(제가 제주도에서 가져온 것)을 안주 삼아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던 것이 생각나네요..

본시 고향은 인제인데 어찌어찌 지금까지 살았던 이야기..

26~27년전 이야기인데 까마득한 옛날 이야기 같네요.

그 어르신이 말씀 해주신 것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내린천 명명에 관한 것이었어요.

언제 부터인지 모르지만 내린천이라 부르는데..

홍천군 내면 내자 인제군 기린면에 린자 이걸 따서

내린천이라 부른댔어요.(그분이 그랬어요)

비가 그쳐가긴 하는데 

시간흐름의 구분이 

새로운 계기가 되어

좀더 아름답기를

오랜 벗이 생각나

간만에 수소문하여 가니

간다온다 당부 없이

雨前에 산으로 갔다는데

비가 앞을 가려 

나도 오도가도 못하네

곡차에 시간 맡겨 기다려 볼까나?

비오는 날 피신후 센치해진 어떤 중년 남자의 넋두리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