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밤만 해도 많이 추웠거든요. 

그래도 가보자, 언제 눈이 또 내려줄지 모르니까.

작은 가방에 얇은 패딩 하나, 미튼, 6점식 아이젠을 챙겨서 나섰어요.

다행히 풍속이 북서풍 1m/s 이하라고 하더니 햇살이 좋아서 따뜻해 보였어요.

사당역에서 고어텍스 자켓을 벗어서 배낭에 넣고 출발합니다.

늘 다니는 산책 코스, 사당역 - 연주대 - 과천 향교

햇볕이 들지 않는 음지는 조금 서늘하지만 대체로 바람이 없어서 걸을만 합니다.

상하의 얇은 봄가을용 이너입고, 상의 미들 하의 봄가을용 바지를 입었어요. 플리스 소재 장갑과 스틱.

이렇게 바람없는 날 고어텍스 자켓을 입거나 패딩을 입었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어요.

대체로 예상이 맞았어요. 몸에 열을 내기 위해 일부러 서둘러 걸었습니다.

사당능선은 동서로 길게 늘어서 있고 일부 구간에서 북서풍을 만날 수 있지만 서늘한 음지 지역은 많지 않습니다.

큰 눈이 내린지 3일이 지났지만 능선 위는 아직 눈이 많이 쌓여 있습니다. 

이번 눈은 습기가 낮은 건설이라 미끄럽지가 않아요. 그래서 아이젠 없이 걸었습니다. 

저는 오를 때보다 하산할 때 아이젠을 많이 사용해서 6점식 제품을 사용합니다. 

하지만 이런 눈은 스틱으로 중심잡고 등산화 뒷꿈치로 콕콕 찍으면서  내려오면 굳이 아이젠을 사용하지 않아도 걸을만 합니다.

문제는 온도였어요. 부지런히 움직이니 체온은 올라갔지만 대기는 여전히 차갑기 때문에 안경이 자꾸 얼어버립니다.

렌즈 대부분이 얼음과 습기로 뒤덮혀 시야가 좁아져서 나뭇가지에 이마를 살짝 긁혔어요 ^^;

- 걷기 좋은 날입니다. '눈 내리는 날이었으면 더욱 감동적인 모습일텐데' 

- 해태상 아래 연주대 북동쪽 사면을 볼 수 있는 곳이 있죠. 

- 관악사지 갈림길에 있는 온도계가 -14~15도를 가리키지만 바람이 약해서 체감 온도는 -4~5도 같습니다.

- 눈이 덮혀 있어서 오늘은 지도바위 대신 관악문을 지나서 갔어요. 

- 한적한 천수관음전, 따뜻한 햇볕 받으며 인그레스 필딩하고 내려왔어요. 

- 천수관음전 사진을 찍다가 폰에 비친 얼굴을 보니 뭔가 있더라구요. 사진을 찍어보니 나뭇가지에 긁힌 곳이었어요. 

  피 아주 조금 났는데 가족들은 난리법석이에요. 

- 장갑으로 계속 닦아도 마스크에서 올라오는 더운 공기 탓에 계속해서 습기+얼음이 생깁니다.

  성에방지액이라도 바를까봐요 ^^

- 얼마전 폰 초기화 이후 산길샘이 이상해졌습니다. 이전 기록과 이어져서 트렉킹 정보가 저장됩니다.

  졸지에 하루에 관악산 두번 오른 듯한 모양새입니다. ^^

  오전 10:30분 쯤에 사당역 출발해서 향교 탈출을 13:00 조금 넘어서 했습니다.

  산길샘 이거 어떻게 고칠 수 있나요? 캐쉬 초기화, 앱 다시 설치 이것저것 해봐도 해결이 안됩니다.

내일은 날씨가 조금 더 따뜻해질 모양입니다.

모두 감기+코로나 조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