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 누워서 폰으로 40분 넘게 작성하고 있었는데 뒤로가기를 두번 눌렀는지 빠꾸 되어서 결국 재작성하고 있습니다ㅠㅠ 임시저장 수시로 누르면서 다시 써볼게요!!
2일밤 안내산악회 신청 했는데 3일은 비소식이 있어서 1일 목요일 퇴근하고 남설악 오색으로 출발 했습니다!! 오늘 코스는 오색에서 대청봉을 지나 희운각에서 밥을 먹고 공룡을 넘어 소공원으로 내려갔다가 택시나 버스를 타고 차량회수 하려고 계획을 세웠습니다.
오색그린야드 도착해서 커피 한 잔 마시고 커피냅 하려 했는데 첫경험이라 긴장되서 그런지 잠이 안와서 가수면 조금 하다가 1등으로 오색 게이트 통과 후 빠른걸음으로 고고 했습니다.
고도표를 보면서 어떻게 가야되나 고민 했는데 초반부터 깔딱깔딱 예상되서 어떻게 가더라도 초반에 숨 찰 것 같아서 오버페이스하기로 하고 카누 녹인 물이랑 통닭시킬때 같이 딸려온 펩시를 가슴주머니에 장착하고 올라갑니다.
당+수분은 콜라로 부스터 하고 카누 3봉지 희석한 삼다수로 카페인 각성 시켰더니 없던 힘이 솟아났는지 완만한 코스가 끝나는 지점까지 평속 3.2km 정도 나왔던 것 같아요. 이때 잠깐 미쳐가지고 설마 오색-대청 1.5시간?? 읭?? 하면서 엔돌핀 파워를 빌렸어요. 하지만 오색은 역시나 호락호락 하지 않았고 계단이 끝없이 나오더군요. 결국 콜라 부스터도 다 떨어지고 가방에 캔 콜라 따려다가 능선바람이 느껴져서 참고 올라갔더니 1시간 45분, 목표 2시간 컷 충분히 달성 했네요^^ 대청 앞에서 인증샷 찍고 털썩 주저앉아서 뽐뿌 선생님들께 인증 올려드렸습니다!! 이리저리 인증샷 나르고 바람막이를 꺼내 입고 이제 대청에서 운해와 바람을 즐겼습니다.
충분히 놀다가 중청 거의 다 내려왔는데 다시 대청으로 올랐습니다ㅎ 대청에서 휴계시간이 길어져서 순토 기록을 정지 시켜놨는데 까먹고ㅠㅠ 또 언제 올지도 모르고 첫 설악이라 gpx파일이 깨질까봐 또다시 오르는데 전혀 힘들지 않았어요.ㅎㅎ
중청은 재끼고 희운각으로 가는데 무릎 털리기 딱 좋은 내리막이 기다리고 있네요ㅎ 이때까지는 계속 와~와~ 거리면서 보는재미가 쏠쏠 했습니다. 근데 이정표는 언제나 그렇듯 사기 같아요... 한참 왔는데 이정표만 보면 읭?? 뭐지 나는 시간을 조정하는 사람인가
아래 보이는 봉우리가 왠지 용아 같은 느낌이 납니다. 뾰족뾰족.
비탐이고 위험해서 가고 싶지도 않지만 위에서 바라만 봐도 멋지네요. 엄지척!!
희운각에 들려 배터지게 먹고 계곡물에 머리도 감고 충분히 쉬었습니다. 오버페이스를 했기에 한시간은 쉰 것 같아요ㅎ 뒤에 두분이 오셔서 바톤터치 후 길은 모르지만 그냥 공룡, 소공원으로 입성 합니다.
희운각대피소는 증축으로 공사중이며 작은 취사장, 매점 7시 부터 운영하고 있었고 식수와 햇반만 판매 합니다.
저도 배운 팁이 있어 이따 설명 드릴텐데 식수 무게가 걱정 되시면 공룡 넘어 마등령 삼거리까지 가실 수 있는 식수만 보충하시면 됩니다!! 저는 2리터를 샀고 공병에 나눠넣었는데 마등령 도착하니 별로 안 남았어요. 땀맨이라 그런가ㅎㅎ 보통 최소 2리터는 짊어지시니깐 꼭 보충하셔야 합니다!!
어찌어찌 드디어 공룡능선으로 접어들어 자박자박 올라가는데 저기~ 위에 한 분이 앞서 가고 계시네요. 읭?? 저 앞에 지나가신 분이 없었는데... 외길이라고 하니 저분만 따라가면 되겠구나 생각하고 쫄쫄쫄 따라갔더니 점점 좁혀졌는데 제가 눈치없이 빠짝 붙어서 추월도 없이 한참을 갔네요. “선생님 공룡 첨인데 좀 따라가도 될까요??“ 그래서 저는 오늘 페이스메이커 선생님을 만나게 됐습니다.
눈치없이 쫄쫄쫄 따라가며 저도 오버하게되고 앞에분도 오버하셨다는걸 나중에 알게 됐습니다ㅎ 왜 안 쉬시지라고 생각 하면서 갔는데 고수님들은 역시... 따라오는 제 발소리 듣고 알 수 있다고ㅎ속초로 근무지가 바뀌셔서 얼마전 부터 설악 탐색 시작하셨다고 거짓말 같은 말씀 하시던... 설악 대종주를 소공원부터 하셨다네요.
제가 지명 길을 잘 모르긴 하는데 선생님은 소공원에서 천불동으로 오르셔서 공룡으로 원점회귀 하신다고 하셨어요. 왼손 손가락에는 붕대를 감고 계셨고 다음날은 직원 아주머니들과 오색으로 또 오신다고... 지금 생각해보니깐 산신령이셨네요ㅎ
1275봉 정상 혹시 가시냐 여쭤보니 오늘은 비추하신다고 곰탕에 보이는 것도 없고 돌이 젖어서 위험했을거예요. 1275 올려보고 봉우리 사이즈에 놀랐습니다. 사진으로만 보던 뾰족한 그런게 아니라 너무 웅장했습니다. 역시 실물깡패, 가을에 또 오게되면 저 우측으로 한번 오르고 싶었어요. 날씨가 너무 아쉬웠습니다ㅠㅠ
동네산 다니다 지리산 중산리 바위들 보고 와~와~ 했는데 설악도 역시 입에서 와와 연발하게 만들더군요.
1275를 못 올랐지만 선생님은 제게 설악솜다리라는 꽃도 직접 찾아 소개 해주셨어요. 설악에서 유명한 꽂이라고 꽃진사 님들은 이것만 찍는분도 계실정도라니ㅎㅎ 신기하게 털이 달려서 이름이 솜다리인가 봐요.
킹콩바위도 알려주셔서 고개를 들었더니 보자마자 웃었습니다. 와 이거는 진짜 제가 이름 지어도 킹콩이라고 했을거예요ㅋㅋ 멋지고 웅장한 바위들이라 실루엣만 보여도 멋있었구요.
어찌어찌 마등령삼거리에 도착했는데 물이 별루 없어서 하산주로 준비한 캔맥주라도 까야하나 고민하면서 대피소는 없죠?? 하며 물었더니 바로 밑에 샘터가 있다고 하셔서 요기서 준비했던 물은 고민없이 마셨습니다.
샘터는 마등령에서 소공원으로 나무계단을 밟고 내려가시다가 좌측에 있는데 계단 핸드레일 좌측 밖으로 있으나 계단 기둥이 측면으로 벽에 박혀있으니 잘 밟고 잘 잡고 내려가시면 충분히 물 받으실 수 있어요. 꿀맛이라고 하셔서 마셨더니 진짜 꿀맛.
선비샘 물맛도 그렇고 역심 힘들때 먹는 물 맛이 제일 이네요ㅎㅎ
점점 고도가 내려갈수록 안개는 걷히고 뷰가 나오기 시작하는데 너덜길도 도가니 털리는 내리막도 간간히 보이는 내설악 작은 봉우리들 덕분에 힐링하는 하산길 됐습니다.
선생님은 금강굴 지나면서 한번도 가본적 없다고 하셔서 오늘 가시면 된다고 말씀드리고 올라가봤습니다ㅎㅎ
저는 올라갈때 멍청하게 자연동굴 그런거라고 생각했습니다ㅎ 그게 아니라 스님들 수행하고 부처님 모시는 암자 같았어요ㅎ 안에 손님이 계셔서 내부는 못 찍었는데 올라와서 바라보는 소공원 뷰가 참 멋지더군요. 역시 정상능선은 안보였어요. 저만 못 본게 아쉬워서 하루종일 걷히지 않길 바랬습니다. 죄송합니다.
탐방센터도 지나고 계곡 물소리 들으며 주차장으로 가는길에는 잠시 발도 담궈서 열감도 빼고 무릎도 찬물 끼얹어 줬더니 발이 훨씬 가벼워졌고요.
그렇게 오늘 페이스메이커 선생님과 소공원 입구까지 오게됐고 오늘 산생을 안전히 무사히 마치게 됐습니다.
선생님께 너무 고마웠고, 선생님께서 지나가시는 길도 아닌데 오색까지 태워주셨는데 가는길에 설렁탕밖에 대접을 못 해드렸네요. 물회를 먹자고 했어야 했는데 이제 생각났습니다.
선생님도 혼자만 다니시다 같이 동행해서 좋았다고 또 오면 연락하라고 하시며 산이든 어디든 밥 정도는 사줄수 있다고 하시드라구요. 요렇게 또 산에서 인연을 만들어 갑니다. 가을쯤 진짜 연락드려볼까나ㅋㅋ
아까 글 쓰다가 다 날아가서 맨붕 왔는데 또 누워서 사진 순서대로 대강대강 썼는데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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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만 봐도 행복해보입니다 부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