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1204 속리산 등산 후기3

올해 워낙 등산을 별로 못갔다고 생각하고, 8년된 설산 트라우마를 이기려고 장비 구매해서 처음으로 눈내린 속리산을 다녀왔습니다.

(예전에 설산에서 다칠뻔한 적이 있어서 눈 내리면 절대 안갔거든요)

(그런데 정작 세어보니 올해도 꽤 다녀왔네요?)

사진은 오후들어 흐림이 되면서 볼만한게 별로 없네요 ㅠㅠ

겨울 산 + 겨울 레이어링은 초보네요.

참고로 땀쟁이입니다.

* 장비

배낭: 그레고리 시트로 30

머리: 피엘라벤 베르그타겐 비니, 브린제 악틱 비니

넥게이터: 피엘라벤 베르그타겐 넥 게이터, 나이키 리버서블 넥 게이터

베이스 레이어: 스마트울 250 상의, 스마트울 150 하의

미들 레이어: 파타고니아 R1 에어, 아크테릭스 카이어나이트

바람막이: 아디다스 바람막이

하의: 나이키 프로 써마 핏

양말: 단터프 부츠컷 풀쿠션

신발: 한바그 알래스카

** 장비 후기(이건 그냥 간략하게 정리합니다.)

배낭:

> 경우에 따라 짐을 좀 많이 넣게되면 상대적으로 부족하게 느껴짐

> 물 얼지 말라고 디팩에 1L 넣어서 갔는데, 차라리 날진 보온용 케이스 구매해서 사이드 포켓에 넣는 식으로 하고, 지금 있는 짐도 더 패킹을 잘 하면, 지금 용량으로 부족하지는 않을 것 같음

머리:

> 베르그타겐 비니: 땀에 젖기 시작하면 마르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림, 진짜 더 추워서 땀조차 안날 것 같은게 아니면 오히려 안좋을 것 같음

> 브린제 악틱 비니: 땀은 나더라도 젖지는 않음.

넥게이터:

> 울 소재라 마르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림

> 그냥 착용하기에는 추워서, 문장대에서 신선대 가는 길에 잠시 배낭에 걸었는데, 그 사이에 얼어버림

> 폴리 소재의 넥게이터 착용하거나, 아니면 그냥 얇은 기모있는 넥게이터가 차라리 나은 것 같음

베이스 레이어:

> 상하의 만족

> 단, 상체는 땀이 마르는데 시간이 걸림

> 브린제 악틱 비니처럼 안에 슈퍼써모처럼 드라이레이어를 입은 상태에서 입으면 괜찮지 않을까? 추측 중

미들 레이어:

> R1 에어는 초반에 열이 오르기 전까지는 좋지만, 바람이 많이 불면 한번에 추워짐

> 카이어나이트는 약간의 방풍 능력이 있기는 하지만, 땀이 나면 젖어버림

> 넥게이터 어는 것 보면서 절대 젖으면 안된다는 것을 깨닳음

> 다시 열이 나는 것 같은데? 라는 생각에 벗으면 이미 젖어있는 땀쟁이라는 사실을 깨닳음(그레도 비니나 넥게이터만큼은 아니었음)

바람막이:

> 이번에는 사용하지 않았으나, 이것도 잘못하면 젖는다는 것은 알고 있어서, 좀 괜찮은 바람막이 구매 전까지만 사용 예정

하의 & 양말 & 신발

> 얼마전 태백산에서도 무난하게 잘 사용, 큰 문제 없음

* 코스

(폰에서 캡쳐한거라 좀 일부 봉우리가 안나오네요.)

안내산악회 이용했습니다.

화북탐방지원센터 - 문장대 - 신선대 - 천왕봉 - 법주사 - 속리산 터미널

총시간: 6시간 13분(휴식시간 포함)

거리: 16km

평속: 2.7km/h

화북 - 문장대

목요일에 수도권에 비가 내리면서, 아! 속리산에 눈이 내렸겠는데? 생각했는데, 금요일에 인스타그램에 올라오는 포스팅 보니 눈이 좀 있긴 있는 것 같더라고요.

두근두근

드디어 아이젠 개시한다는 마음으로 갔는데, 들머리 주차장에서 올려보니 눈이 별로 없어요 ㅠㅠ

망했다고 생각하고 올라갔습니다.

시작할 때는 살짝 춥길래

베이스 + R1 + 카이어나이트 이렇게 입고 시작했습니다.

15~20분 정도 지나서 카이어나이트는 고이 넣어둡니다.

좀 더 오르다보니, R1도 더워요.

베이스만 입고 오르기 시작합니다.

눈이 내려있긴 한데, 미끄럽다거나 한 수준은 아니어서 올라갈 때는 아이젠 착용은 하지 않았습니다.

문장대 사거리 오르기 좀 전에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다시 추워서 카이어나이트만 꺼내 입었습니다.

여태까지 속리산 터미널쪽에서만 올라와봐서 그정도 거리를 생각하고 올랐는데, 화북에서는 엄청 가깝네요.

(여기에서 바로 내려간다면 등린이 친구도 데려올만한 코스네요)

역시 문장대 뷰가 참 좋아요.

너무 멋지더라고요.

(문장대부터는 사진 없습니다.)

(날이 흐려서, 찍힌 사진이 멋은 있는데, 망해가는 세상 탈출하는 사진이라...)

오르느라 정신이 없어서 몰랐는데, 넥게이터랑 비니가 좀 젖어있더라고요.

이대로 가면 추워질 것 같아서 배낭에 살짝 걸어서 말려보기를 시전해봅니다.

(애초에 러닝하면서 젖는다는걸 알고 가져간 것부터 실패 ...)

문장대 - 신선대

이 구간에서는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베이스 + R1으로 지나갔습니다.

내리막에서는 좀 미끄러운게 느껴져서 신선대에서 아이젠 착용합니다.

신선대에서 얼마나 말랐나 넥게이터 만져봤는데, 선생님 왜 얼어계신가요?

넥게이터 선생님? 왜 동사하셨어요?

저는 더워서 관리하며 왔는데요? 왜요?

넥게이터는 그냥 깔끔하게 포기하고 어쩔수 없겠구나 하고 진행합니다.

신선대 - 천왕봉

그래도 나름 무난무난하게 잘 갑니다.

온도 때문에 추운 것 같으면 R1, 바람같으면 카이어나이트 이러면서 진행했습니다.

(그런데 전체적으로 카이어나이트가 이번에는 미들레이어 주종이었네요)

잘 진행하나 했는데, 아이젠 첫 사용이라 미숙했는지, 제 발에 제가 넘어집니다.

넘어지면서 나무에 헤딩도...

안경은 제대로 휘었네요.

첫 구매한 아이젠도 체인이 빠졌습니다.

그런데 저는 너무 멀쩡하네요.(튼튼해서 놀랐습니다)

아이젠은 여차저차 수습하고 하산했습니다.

눈 쌓인 구간까지는 반쪽만 신고 가다가 벗었습니다.

그나마 그렇게 높은 산은 아니라 금방 내려왔네요.

첫 설산 경험으로는 아주 만족했습니다.

봄여름가을과 다른 재미가 있네요.

사람도 상대적으로 적고, 겨울 특유의 고요함이 너무 좋네요.

올 겨울은 레이어링 경험과 적응하는 차원에서 높은데는 가지말고, 그나마 난이도 낮은 곳으로만 도전해야겠어요.

벌써 다음주가 기다려지는 일요일 밤입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