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구름 위에서 볼까? 옆에서 볼까? (사진많음)57

몇 주전부터 계획했던 지리산 산행을 다녀왔습니다. 

지난 주말 지리산 날씨는 소나기 예보는 있었지만 대피소 도착, 하산후 버스 출발쯤이라 큰 걱정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출발 당일 새벽에 급변, 약한 비가 계속 된다고 해서 취소도 할까 고민 했지만 1mm 내외는 감당할 수 있을 듯 해서 진행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비도 오지 않았고 예전부터 보고 싶었던 운해도 직접 볼 수 있었던 기억에 남을 산행이었습니다.

* 산행일자 : 2023년 6월 10일 토 ~ 11일 일

* 날씨 : 맑음(솜사탕 구름), 22도~12도, 1~6 m/s

* 일몰/일출 : 1943 / 0513 

* 산행코스

  1일차 : 백무동~소지봉~장터목~천왕봉

  2일차 : 천왕봉~장터목~세석~한신계곡~백무동

장터목대피소 >> 제석봉 >> 천왕봉

장터목 도착 1km전부터 운무로 뒤덮혔는데 자리 배정받고 밖에 나와보니 아이맥스급 적란운이 반겨줍니다.

운무가 지나가는 길목에 위치한 장터목대피소 

15시 전후로 약간의 비가 예보 됐는데 다행히도 비가 내릴 것 같지 않아서 구름 사냥하러 천왕봉에 가보기로 했습니다. (우비와 저녁거리는 챙겨서) 

제석봉으로 오르는 길 우측에 피어난 뭉게구름, 산 보다도 더 큰 크기에 압도 당했습니다.

천왕봉 방향은 하늘이 엄청 맑습니다?

대피소 방향은 다시 운무의 침공을 받고 있습니다.

대피소에 1박 하시는 분들은 하계 16시 이전(동계 15시 이전)이라면 잠시 제석봉 방향으로 오셔서 지리선 주능선을 감상하시는 걸 추천합니다.

천왕봉도 운무의 공격을 받고 있네요.

지리산 종주중인거 같은데 엄청난 구름 풍경에 갈 길을 잊고 사진 삼매경 

뭔가 반짝이는 것을 주웠는지 발톱으로 잡고 부리로 여러번 쪼아보는데 보통 단단한게 아닌가 봅니다. 

제석봉 쉼터)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구입한 떡과 구운계란으로 저녁을 해결했습니다(식당들이 있어서 그런지 편의점에서 김밥이나 햄버거가 안보였습니다) 

일몰은 대피소 테라스에 보기로 합니다.

19:43 일몰이지만 구름 때문에 20여분 일찍 시작됐습니다.

남쪽에서 습기먹은 바람이 불어오고 윈디앱 확인하니 구름 높이가 천왕봉보다 낮게 깔리는 것으로 나와 내일 운해를 볼 수 있겠다는 강력한 확신이 들면서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2일차

장터목대피소 >> 천왕봉 (03:20출발)

랜턴 빛에 반사된 구상나무잎이 마치 눈이 살포시 내린 것 같습니다.

비는 아니었지만 밤새 운무가 지나갔는지 나무가지와 풀잎에는 이슬이 엄청 맺쳐있었고 일부 구간엔 물이 고여 있었습니다.

운해 대박예감!!

대피소에서 한시간여 이동해서 도착한 천왕봉에는 이미 몇 분은 자리잡고 계셨습니다.

저도 인증샷을 찍고 바람이 없는 곳에서 자리잡고 일출을 기다립니다. (정상석은 바람도 많고 붐비기에 정상석 뒷쪽 아래)

주능선방향과 남쪽은 바람이 강하게 불어서 운해가 흩어졌는데 일출방향(대구, 경산, 포항)쪽은 바람도 잔잔해서 일출+운해를 위한 최적의 조합이었습니다.

운해를 뚫고 올라오는 태양, 일출 예상시간보다 20여분이 지난뒤에야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황홀 그 잡채~

해안가로 밀려오는 파도가 부서지면서 만들어 내는 포말 같기도 하고 자연의 거대함에 지리산 조차 작은 섬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혹은 갠지스강의 거품 -.-;;)

일출방향이 대구, 경산 방향쪽이니 실루엣은 비슬산이나 팔공산 예상해봅니다.

sunpositiondemo 앱 캡쳐

(운해가 아주 천천히 움직입니다)

천왕봉 >> 장터목대피소(05:41)

하산길에 보는 지리산 주능선(멀리 반야봉)

마침, 앞쪽에 반고흐의 "꽃 피는 아몬드나무"를 두른 분이 보여서 반고흐의 필터를 적용해 봤습니다.

실제라면 좀 더 꿀렁이는 구름을 표현 했겠죠?

반야봉 왼쪽, 12시 방향 멀리 희미하게 무등산 실루엣이 보입니다.

구름에 가려진 반야봉

제석봉 위로 올라온 태양

장터목대피소 >> 연하봉 >> 세석대피소 (07:06)

연하선경

지나 온 길을 뒤돌아 보게 하는 매력이 있는 연하선경

전망대에 올랐지만 운무에 가려진 연하선경

5분여를 기다렸지만 까마귀 아침식사만 구경하다가 촛대봉 방향으로 진행했습니다.

아침 공복엔 견과류~

촛대봉까지 하동방향 조망도 못 보고 이동했습니다.

촛대봉에 도착하니 공단직원분이 안테나를 들고 올라오십니다.

반달곰GPS 수신기냐고 여쭤보니 맞다고 하십니다. 촛대봉 정상에 올라가셔서 반달곰 출몰을 체크 하시나 봅니다.

열매인 줄 알았는데 몽우리가 터지면서 새로운 줄기로 자라는거 같습니다.

세석대피소 (09:00~09:20)

큰 일도 해결하고 식수도 보충해서 한신계곡으로 내려갔습니다.

14시경 소나기 예보로 10시 이전 세석 통과를 목표로 했는데 무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세석대피소 >> 한신계곡 >> 백무동

오층폭포

약간은 지루한 하산길, 한신계곡인지 뱀사골인지 설악산의 구곡담을 하산하고 있는지 헷갈리때가 있습니다.

12:04 하산 완료 

터미널 근처의 지리산팬션식당에서 냉수 샤워를 하고 버스 시간까지 시간이 충분히 남아서 야외테이블에서 여유로운 식사를 했습니다. 

(파전 1.5, 맥주 0.5, 공기밥 0.2) 

시장이 반찬이라 남김없이 아주 맛있게 먹었습니다.

- 끝 -

** 동일코스 이전 산행기 (2022.09.24~25)

    https://www.ppomppu.co.kr/zboard/view.php?id=climb&no=1190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