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의 마지막 주말 간신영6

속리산이나 소백산은 전면통제가 밤에 뜨더군요.

새벽 부산에는 가랑비가 내렸습니다.

새벽 3시 넘어서 잠들었다 9시에 일어난 뒤, 영알을 가야겠다는 충동이 일었습니다.

여름과 겨울은... 집을 나서는 게 어려운 거 같습니다. 일단 문을 박차서 나서면 어떻게든 됩니다. ㅎㅎ

올해는 눈호강(?)으로 눈호강 제대로 합니다.

오후 1시가 되어서야 배내고개 정상에 도착했습니다. 날씨는 그리 춥지 않습니다. 특히 바람이 안 부는 게 제일 큰듯합니다.

능동산, 능동2봉 능선이 어렴풋이 보이는데 핵심 봉우리들은 다 곰탕이더군요. 들어가야 영접할 수 있는 분들이기에 뷰는 기대 않고 등산을 시작했습니다.

바닥은 슬러시가 되어 가는 상태고, 눈 무더기가 나무에서 떨어집니다. 

이제 끝물이구나... 이런 생각도 하던 찰나... 배내봉 가기도 전에 이런 광경이라니요? 심상치 않습니다.

나무가 생살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지난밤에 꽤 쎄게 타격이 왔나 봅니다.

분명 날씨는 따뜻합니다. (겨울 치고)

약숫물이 저렇게 콸콸 나오는데요.

데크 계단이 끝나자마다 곰탕 안으로 들어와 버렸습니다. 아무런 뷰가 없습니다. 

눈사람 만드느라 정신이 없네요. (우측)

생크림 범벅인지, 밀가루 반죽을 실수로 떨어뜨린 건지...

하여튼 조리만 하면 되는 건가요? ㅎㅎ 하늘에서 좀 많이 온 거 같습니다.

잠깐 뷰가 보이지만 그것도 잠깐일 뿐... 광고타임보다 짧습니다.

눈의 무게를 못 이겨 이런 터널이 5~6개 만들어져 있습니다. 배내봉 가는 길은 흙탕물과 슬러시가 반복으로 나타나 위험하고 유쾌하진 않습니다. 

아직 간월산 오르지도 않았습니다. 고개로 내려가기 전인데 이런 광경입니다. 

눈이 자잘하게 내려서 입 안으로 들어오기도 합니다.

가던 중에 눈 뭉탱이들이 떨어지면서 내는 소리가... 마치 놀란 새들이 푸드득 날아갈 때 나는 소리 같습니다.

작년 11월에 양생하던 걸 봤는데 이제 자리 잡은 비석입니다. 간월산의 뒷배경도 괜찮은 편인데 곰탕 안입니다.

간월산 올라가는 길이 황홀합니다. 익히 아는 그 강원도나 괴산, 문경, 무주의 어느 산이면 다 볼 수 있는 광경이 계속 이어졌습니다. 눈은 여기서 그쳤습니다.

간월산에 바람이 안 붑니다. 그런데 눈은 무지 많네요. 간월산 비석이 보는 뷰입니다. 

간월재로 내려가다가 그냥 못 지나치고 또 사진을 찍었습니다. 여기 영남 맞나요? ㅎㅎ 참 토실토실합니다.

바닥은 진흙 구더깁니다.

간월재 내려가다가 뒤로 돌아서서 데크계단도 찍어봅니다.  

뷰는 막혔지만 결국 그래도 광활한 전경은 시야가 꽉 막히지 않았습니다. 

영알에선 단연코 평균 연령이 가장 낮은 구간입니다. 오늘은 개님도 세 마리 뵈었습니다.

젊은 사람뿐 아니라 아이도 보기 쉽습니다.

간월재에서 신불산 오르는 길입니다. 이거 장난이 아닙니다. 하지만 전혀 춥지 않습니다.

브린제 써모 반팔에 얇은 플리스 긴팔로만 운행했습니다.

주목만 있었으면 영남이 아닐 줄 알 거예요.

 지난달 발왕산, 계방산 설경 보고 눈뽕 오지게 왔었는데 이게 뭔가 모르겠습니다.

하아...

왼쪽으로 머리를 축 늘어뜨린 게 간밤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가늠은 할 수 있겠습니다.

말 그대로 눈 폭탄

 신불산이 춥다면 이리 사람들이 없겠지요? 바람이 없습니다. 이 때문에 구름도 걷히지 않는 거 같습니다.

어젯밤에 대체 무슨 일이...

신불 평원에 와서야 좀 뷰가 트입니다.

조금 내려갈 때마다 실시간으로 열리는 하늘, 그러나 완전히 열어주지는 않습니다.

지척의 아랫마을과 너무 대조적인 신불 평원 능선의 상고대

영축 가는 길은 그래도 파란색을 꾸준히 보여줬습니다. 눈 폭탄이 특별히 덜하지도 않습니다.

가다가 우측으로 돌아봅니다. 중앙에 재약산 수미봉은 정수리가 보일락말락하는 거 같고, 천황산은 커튼 뒤에 숨어서 알현의 기회를 주지 않았습니다. 분칠하나 봅니다. 좌측의 높은 봉우리는 향로산으로 보입니다.

 등등등 형제들이 보입니다.

영축 정상이 보이고, 함박등부터도 고개를 내밀었습니다.

땜빵? ㅎㅎ

왜냐하면 뒷머리가 수북하거든요. 

2주 전에 시살등까지 가 봤다가 겨울에는 다시는 안 가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러셀에.. 길도 험난합니다.

바로 지산마을 국밥 코스로 진행합니다. 취서산장에 다다르니 오늘 영업을 하나 보더군요. 

민원으로 패소하여 철거한 뒤 주말에만 한다고 들었습니다. 임도를 따라 차를 끌고 오시나 봅니다. (우측의 차량)

산장 주인의 모습도 살짝 찍혔습니다.

안에 들어간 사이에 산장만 살짝 찍고 바로 내려갑니다.

지그재그하다가 수직 강하하다가 반복하며 지산마을에 오니... 정면에 있는 산이 뭔가 해서 찾아보니 정족산이군요. 

산 중턱에 묘지가 두 개가 보입니다. 부산의 개좌산이 이런 모습이라 복잡 미묘합니다.

지산마을 주차장에서 영축산 정면을 보며 내려옵니다. 

민가 담 너머로 튀어나온 영춘화입니다.

홍매화도 함께...

초점을 맞췄다고 생각했는데 안 잡혔네요.

사실 통도사에서 찍고 싶었지만 이제 몸이 식어 춥기도 하고... 시간도 오후 5시라... 길을 잘못 들어서 평산마을로 와 버려서 바로 신평 터미널로 갔습니다.

볼 게 많아서 단어의 유래가 된 계절 봄이 이미 와 있습니다. 

겨울 왕국은 마지막 항전을 하겠지만 이번 주중이 고비일 듯합니다.

집에 오니... 1년도 안 된 산티아고 로우가 오늘을 끝으로 밑창이 벌어져서 창갈이를 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