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산18

블랙야크 명산 100+, 고대산에 왔습니다.

경기 연천군은 명산 시리즈 중 대암산 다음으로 부산에서 먼 곳이네요.

아침을 앞둔 오전 6시입니다. 

1, 2, 3코스 중 대다수가 2, 3코스를 다니는 것을 참고할 때 아침 일출까진 못 보더라도 뷰를 생각하면 2코스인 능선을 올라 3코스 표범폭포를 해 뜬 뒤 하산하여 보는 구상을 합니다.

2코스 길의 초반부는 그렇게 어렵지 않네요. 정비를 3코스에 비해 잘한 것 같습니다. 이내 계단 구간으로 진입합니다.

얼마 오르지 않아 날도 금방 밝아지고, 정자로 조망도 가능합니다. 경기권답게 산 정상부에 불빛이 있는 곳이 제법 보입니다. 가운데는 야월산으로 보이네요. 왼편은 천덕산인가요? 북쪽과 경계가 가깝다 보니 산마다 군대가 있을 수밖에 없겠지요...

작년 소요산과 감악산 돌 때도 느꼈던 것이지만 분단 국가임을 실감하는 경기 북부권 등산입니다.

머리가 특이한 산도 보입니다.

참호가 2코스 오르는 곳곳에 있는데 참호와 달리 타이어는 상태로 볼 때 그리 오래된 것 같지 않습니다.

가던 도중에 말등바위를 바로 담고 진행합니다.

2코스의 진국은 칼바위 같습니다. 근데 칼바위가 오른편에 오르는 능선을 말하는 것 맞지요? 전남 날씨만 맛보다 여길 오니 등산하기 너무 쾌적합니다. 그래서인지 봄의 흔적은 없고 잔설만 보이네요.

저 돌덩이가 칼바위는 아닐 테고요. 

구름이 짙어 해가 또렷하진 않습니다. 칼바위를 지난 이후부터 진흙길 위주입니다. 하산하기에는 좀 위험하거나 힘들 것 같습니다.

대광봉 정상으로 오르기 전에 휴지나 쓰레기가 제법 좀 보이던데... 이분들과는 무관하겠지요... 이 산엔 유난히 야영하는 분들이 많네요.

고대산 봉우리에는 근처에 참호가 여러 개 있습니다만, 이게 왜인지 지금은 화장실일 거 같은 느낌도 들어요. 대광봉 바로 밑에도 참호가 있었습니다. 

고대정 안에 텐트 옆에서 주변을 찍어 봤습니다. 

나아가야 할 삼각봉-고대봉 방향입니다.

삼각봉 가는 길에 눈길을 끄는 봉우리가 있네요. 지도상엔 주라이등으로 나오네요.

삼각봉은 대광봉에서 5분 정도 만에 도착합니다. 포지션이 고대봉과 중간에 끼어 있어서 지어진 것 같습니다.

눈앞에 고대정이 보이는 삼각봉 정상

삼각봉 정상 밑에도 참호가 있습니다. 숨구멍인지 잠망경처럼 쓰는 것인지 ㄱ자 파이프 같은 게 위에 박혀 이어져 있습니다.

삼각봉부터 레일이 나타납니다. 헬리콥터 자리와 무관치 않아 보입니다. 여기서 이 레일을 따라가면 정상과 하산로로 이어집니다. 맞은편에서 지나가는 분께 여쭈니 군부대로 향한다고 하네요.

보개산 지장봉 방향입니다.

고대봉 정상 직전에 보이는 산에 S자 라인의 임도가 눈길인지 시멘트인지 또렷이 보입니다. 저기가 금학산이네요.

레일 따라 오니 이정표로 고대봉이 나오네요. 위의 데크를 오르기 전에 왼편의 안내판으로 갑니다.

국군 유해 발굴 지역이네요. 레일의 종착지인 군부대도 있습니다.

정상 헬리콥터 자리에 야영 텐트가 2개, 건너편에 3개 보입니다.

금학산 방면으로 틀어서 한 컷

정면으로 한 컷... 정상 비석입니다. 5가 열쇠 모양이어서 열쇠부대군요.. 저는 젓가락 화랑 부대...

말로만 듣던 백마고지... 한탄강이 다 여기서 조망되는군요. 

정상에선 정자가 있는 대광봉, 왼편의 삼각봉이 다 보입니다.

조망 하나로 고대산은 역사의 현장이자 한국의 현실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고장 난 채 방치된 철도처럼 산이 오는 사람만 찾아오는... 그런 느낌이 듭니다.

보개산-금학산까지 정상에서 대충 한 바퀴

3코스 하산길입니다. 야생의 길은 아닌 게 쇠줄로 이어진 못이 있기에 그렇습니다만, 막상 집으면 흔들거리는 위험한 애들이 있습니다. 꾸준한 관리는 하는 것 같지 않습니다. 진흙, 바위, 너덜길입니다. 

분명 계단 길이라서 3코스가 하산길로는 적합합니다. 그러나 흙이 유실됐거나 뒤집힌 채 뽑혀서 날카롭게 철근이 튀어나온 애들도 있고... 밟으면 반 바퀴 이상 돌아가는 계단도 있습니다. 중간에 계곡길도 있어서 비 온 직후나 우천 시에는 이 산은 안 오는 게 좋겠습니다.

하산이 끝날 때쯤 암벽이 등장합니다. 매바위라고 하는데 옛날에 길이 있었나 봅니다. 진입 금지라고 하네요. 

매바위 우측 편에 표범폭포가 있습니다. 

수락산 내려갈 때나 관악산 입구에서 익히 보았던 홍보전단지입니다. 간접 홍보는 아니고... 설악산, 오대산, 정동진에 30000, 35000원인 게 부러워서... 게다가 이거 28인승이겠지요?

부산은 설악산 가려면 당일치기 하려면 6시 출발에 5만 원은 내야 오색-대청봉 원점이나 오색-한계령이고... 공룡 이상이나 서북을 타려면 전날 밤 9시 출발에 리무진은 65000~70000원이 기본입니다.

지도상의 약수터도 잊지 않고 발견했습니다. 컵이나 바가지는 없네요.

카라반 행렬을 보며 산행을 마무리합니다. 인근 식당엔 고양이들이 많네요. 주변 음식점 주인분들이 쓰다듬고 밥을 주시네요. 주인집 개랑 어울리는 것을 보니 한가족이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