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사진 먼저 보여드립니다.
네 맞습니다. 종주 내내 이렇게 3장 찍은게 사진의 전부입니다.ㅜㅜ
새롭게 배낭 어깨끈에 핸드폰 주머니도 마련했겠다, 예전처럼 배낭에서 핸드폰 꺼내는 것이 힘들어서 사진을 못 찍는 일은 없겠지..했건만 결국 너무 힘들어서 3장밖에 못 찍었습니다-_-;;
산행은 안내산악회를 통해 출발 새벽 3시 10분에 산행시작해서 5시 25분에 삼도봉 도착하니 벌써 10분전에 해는 떠있고... 그런데 미세먼지가 많은 날이라 아침 떠오르는 해가 꼭 예쁜 저녁놀처럼 불그레하게 떠오릅니다. 공기는 안좋아도 일출은 솔직히 참 예뻤습니다.^^ 걱정했던 토끼봉을 넘어 연하천 내려오는 긴 나무계단도 문제없이 내려오니 자신감이 생깁니다. 이렇게해서 7시 10분 연하천 도착, 이번엔 잘 할 수 있을것 같다는 생각이듭니다! 예전에 아팠던 무릎은 괜찮지만 이상하게 다리에 쥐가 조금씩 나기 시작합니다. 땀을 너무 흘려서 그런가 하고 게토레이 한 병을 사서 마십니다. 그렇지만 식욕이 없어서 준비해간 소보로빵은 하나도 다 못 먹고 맙니다.
8시 30분 벽소령 도착, 이때까지만 해도 컨디션은 정말 좋습니다. 하지만 가장 우려하는 벽소령에서 세석 구간을 남겨뒀습니다. 역시나 이 구간은 너무나 힘들었습니다.ㅜㅜ 예전에도 느꼈지만 세석2.7킬로 이정표에서 세석 2.1키로 이정표까지 600미터 구간은 길이 꼬불꼬불하고 체력은 바닥난 상태라 체감거리가 2키로 넘게 느껴집니다. ㅜㅜ 거기에 세석 얼마 안남기고 있는 긴 계단...거기 다 올라가면 사망사고 지역, 심장마비 주의.. 정말 이러다 일나면 어떡하나란 생각도 들고...개인적으로 벽소령에서 부터 좋아하는 조망포인트가 많은데 이번엔 무사종주가 목적이므로 주변 경치는 다음을 기약하며 눈에다만 살짝 담그고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며 발걸음을 재촉합니다. 허나 재촉이 안됩니다!! 발이 천근만근이라 ㅜㅜ
몸이 힘드니 식욕이고 뭐고 다 없어집니다. 단 것도 싫고, 짠 것도 싫고 오히려 담백한 것만 땡기더군요. 그런데 가져간 건 다 달고 짠거라 담백한 것은 딱 하나 칼로리 바란스 반통...결국 이번 종주동안 먹은 것은 소보로빵 2/3개, 커피우유 1팩, 칼로리 바란스 반개, 가방 어딘가에 예전에 먹다 남은 미니약과 몇개, 연하천에서 산 게토레이, 미숫가루 1회, 물을 빼면 이게 다네요. 크랜베리 말린거랑 오징어 포 사간건 맛만 보고 거의 못 먹었구요. 그리고 이상하게 사과같은 과일은 전혀 생각 안나고 평소 산에서 먹지 않던 오이가 무척 생각났습니다. 그래서 옛날 고수분들은 오이를 가지고 다니셨나 하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겨우겨우 11시 10분경 세석 도착, 바로 장터목으로 출발합니다. 세석에서 장터목으로 향하는 그리 급하지 않은 경사가 왜 그리도 힘든지...그래도 빠르지는 않지만 꾸준히 걸어갑니다. 걸어가면서 생각합니다. 지금 내가 과연 잘 하고 있는건가? 내 몸을 너무 혹사하는 건 아닌가? 과연 오늘 종주를 무사히 마칠 수 있을까? 세석에서 거림으로 내려갈걸 그랬나? 장터목 가면 천왕봉 안가고 그냥 중산리로 내려갈까? 아니야 무조건 종주를 마치는거야!!...등등 그래도 신기하게 몸이 조금씩이지만 풀리는 걸 느낍니다.
12시 50분 장터목 도착, 한 20미터 내려가면 있는 급수대가 너무도 멀게 느껴집니다. 작은 게토레이 pet병에 물이 반 남았는데 몸도 힘들고..그냥 지나갈까?란 생각이 너무도 유혹하지만 물부족이 거의 확실할거 같으므로 물을 떠옵니다. 그런데 그 높은 곳에 있는 물이 너무도 시원하고 맛있습니다! 그리고 나선 취사대 옆에서 잠깐 누워 다리를 벽에 올리고 한 10분쯤 쉰 후 1시 10분 천왕봉을 향해 출발합니다. 장터목을 출발해서 언뜻언뜻 보이는 천왕봉이 너무 예뻐서 조금씩 힘이 납니다. 그리고 주변 경치도 정말 아름답습니다. 그 모든 경관들을 다음엔 꼭 사진기로 담아와야지 하고 스치듯 지나갑니다. 종주 코스 중에서 이 구간에서 사람들을 가장 많이 볼 수 있습니다^^
2시 20분 천왕봉 도착!! 주위를 분명 슥 둘러보며 감상을 하긴 했는데...기억에 남아있는게 없네요.^^;; 역시 사진밖에 남는게 없나봐요. 천왕봉에 와서야 핸드폰을 확인해보니 전원 꺼놨다가 산행 직전에 켜 논 거의 2년이 다 되가는 갤3 밧데리는 광탈한지 오래고... 저 아니더라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정상석은 그리 저의 관심 대상이 아니라 그냥 눈길주는 걸로 만족하고 중산리로 하산을 시작합니다. 안내산악회 버스는 5시에 출발한다 그랬으니 부지런히 가면 저녁은 먹고 출발할 수 있을거 같습니다. 하지만 쉽진 않네요. 제 무릎은 소중하니까요^^
무릎 보호대도 하고 스틱도 하고 살방살방 내려오다 보니 4시 반에 중산리 1.4키로 표지판!! 남은 체력도 얼마 안되는데 분노의 질주를 합니다. 그래서 4시 45분 중산리 도착, 하지만 아직도 20분은 더 가야 관광버스 정류장이 나오죠. 만약 중산리 도착해서 처음 길 물어본 분이 금방 간다고만 안 하셨어도 택시 탔을듯^^;; 그렇게 어찌어찌 5시에서 3분 넘겨 도착하니 버스가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와! 이 버스 정말 칼이구나! 웬만하면 전화로 물어보던데 전화도 없이 출발하다니!! 하지만 늦게 온 제가 죄인이죠ㅜㅜ. 그렇지만 눈앞에서 놓칠 수 있나요? 버스를 막아 세워보니 주차를 잘 못해서 차를 잠깐 이동시켰다고 하네요! 올~레~^^ 다행이 저보다 더 늦는 몇분 계시다길래 잠시 씻고오니 바로 출발~ 그렇게 저의 종주는 끝을 맺습니다.
이번 종주에서 가장 신경을 썼던 점은 무사종주입니다. 종주도 중요하지만 어디 탈이 나거나 부상을 입으면 안되니까요. 작년에 한번은 예전 부상부위였던 오른 무릎쪽에 통증이 와서 세석에서 하산했었고, 다시 오른 무릎 강화하고 보호대도 하고 왔던 때는 반대쪽인 왼 무릎 장경인대염으로 정말 겨우 내려왔구요, 다시 준비해서 왔을 때는 뜻하지 않게 설사로 인한 체력저하...ㅜㅜ 그래서 이번엔 출발전부터 정장제로 장을 튼튼하게 했고 무릎 보호를 위해 적당한 구간과 시간에 보호대를 사용했습니다. 이번에 보호대를 착용하고 느낀점은 보호대를 하면 혈액순환에 장애가 생겨서 그런지 쥐가 잘 나타난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확실하게 내리막이 심한 구간에서만 보호대를 착용하고 스틱으로 분산시켰더니 쥐도 거의 없고 무릎에 무리도 없이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지리산은 그 점이 참 좋습니다. 예전에도 그리고 어제도 그랬지만 항상 자신의 한계를 시험하게 해준달까요? 막상 하고 있을 때는 나는 누구인가? 여기엔 왜 왔을까?하고 생각하지만 지나고 나면 참 큰 힘이 되는 그 느낌...어제도 중산리 내려오면서 이길 정말 싫다고 생각하면서 왔지만 지금은 다음엔 어떻게 하면 좀 더 시간을 여유있게 운용할 수 있을까 생각하고 있네요^^
# 성삼재-중산리 종주도 이런데 당일 화대종주하시는 분들 진심으로 대단하십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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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로 무리를 하셨으면 오늘도 좀 힘드셨겠습니다^^
그리고 중산리에서 버스정류소 참 멀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