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 무박으로 지리산에 다녀왔습니다. 이번 지리산행은 가기전에 고민이 좀 많았습니다. 비 예보가 예상되었거든요. 결과적으로 비는 왔지만 생각만큼은 아니라 무사히 잘 다녀왔구요^^
비때문에 이번 산행은 무조건 종주하자는 욕심을 버리고 가서 비오면 중산리에서 올라 천왕봉만 찍고 내려와야지 하는 생각으로 갔고, 버스가 성삼재에 도착할때까지 비는 안왔습니다. 그리고 일기예보에는 지리산은 오후 3시부터 비가 온다고 해서 그냥 산행을 시작했구요. 그런데 헉 할 정도로 바로 몇 미터 앞이 안보일 정도로 안개가 짙게 끼어있더군요.-_-;; 성삼재에 있는 화장실에 가서 중요한 일도 보고 딱 나왔더니 아뿔사! 비가 내리기 시작합니다!! 10분만 비가 일찍 오기 시작했어도 버스타고 바로 중산리로 갔을텐데ㅜㅜ 제가 화장실에서 혼자 꾸물거리는 사이 다른 분들은 벌써 다 앞서 가시고 노고단 올라가는 길 가운데 서면 양 옆 끝이 겨우 헤드랜턴불이 닿을 정도로 안개는 잔뜩 껴있고, 안개때문에 저 앞에 계실 다른 분들의 랜턴 불빛은 하나도 안보이고...마음속에선 두려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비도 오고 안개도 짙고 오늘 과연 잘 할 수 있을까? 내가 오늘 지리산 종주길을 나선게 잘 한 일인가?란 생각도 들고... 하지만 두번 경험하는 것도 아닌 인생도 살고 있는데 이 길은 안개가 짙고 비가 내리지만 그래도 전에 와봤던 길이 아닌가!란 생각이 드니 차츰 마음이 차분해지더군요^^
성삼재에서 노고단 가는 길에 두번정도 옆길로 올라가는 길을 못찾을까봐 조심조심 집중해서 오르니 그래도 그럭저럭 노고단에 도착합니다. 먼저 출발하셨던 분들은 거기서 개인정비 하시고 다시 올라가시고 이제 비가 제법 내리기 시작해서 방수자켓과 스패츠, 오버트라우저를 입고 다시 출발을 했습니다.
그렇게 몇 십분 가다보니 예전에 왔던 길이지만 헷갈립니다. 길이 너무 생소해서 지금 맞게 가고 있는건지 갑자기 겁이 덜컥 나기 시작했습니다. 비랑 안개가 없을때는 새벽에 혼자 종주길을 걷더라도 헷갈린 적이 없었는데...그래서 걱정스런 마음에 아까 약간 의심스럽던 갈림길? 방향으로 다시 빽을 하다보니 저기서 반가운 헤드랜턴 불빛이 보이더군요! 얼마나 반갑던지^^! 그 분들은 총 3분이었는데 자차를 타고와서 종주길에 나선 분들이셨는데 2명은 일행이고 다른 한 분은 두분을 따라붙으셨던 혼자 오셨던 분이었구요~ 결국은 제가 가는 길이 맞기에 그 분들과 삼도봉까지 동행을 하게 되었습니다. 3분중 한 분과는 중산리까지 동행을 했구요.
이번 지리산 종주가 예전과 달랐던 점은 동행이 있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가는 길에 제 사진도 남길 수 있었구요, 정상석에서 인증샷도 찍을 수 있었습니다. 아까 안개속에서 만났던 형님과는 중산리 내려갈때까지 같이 동행을 했구요, 삼도봉에서 처음 뵈었던 화대종주 하시던 형님은 천왕봉까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계속 마주치다 결국은 천왕봉에서 같이 인증샷도 찍게 되었습니다.^^ 같이 했던 두 분 체력이 너무나 좋으셔서 나중에 비몽사몽간에 걷던 길에 제가 혼자 많이 쳐졌지만 많이 응원해주시고 이것저것 챙겨주셔서 맘편히 종주길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처음엔 우려와 걱정으로 시작했던 종주가 많은 도움으로 무사히 마칠 수 있었구요, 덕분에 부산에 한분 광양에 한분 두분의 형님이 생겼습니다. 끝까지 같이 했던 두분께 감사인사 다시 드리고 싶네요^^ 그리고 마지막에 같이 중산리로 내려오신 형님의 차량으로 중산리탐방안내소부터 관광버스주차장까지 편하게 내려올 수 있었습니다!^^
아래 사진은 처음으로 조망이 터졌을때 찍은 사진입니다. 종주 내내 조망은 거의 없어서 이정도도 조망이라 생각이 들정도였습니다. 아무래도 지은 죄가...ㅜㅜ
아래 사진은 찍을 때는 멋진 구름이 보이더니 잠깐 사이 다시 구름에 가려져 저 풍경도 잠깐만에 사라졌습니다.-_-;; 역시 동행 형님이 찍어주셨는데 멋진 풍경이 잠깐만에 사라져 저는 사진을 멋지게 못 찍어드렸습니다 ㅜㅜ
아래 사진은 3명이 같이 찍은 인증샷입니다. 역시 남는건 사진이네요^^
아래 사진은 광양 형님이 100대 명산 산행 기념으로 지리산 종주를 계획하셨기에 특별히 만들어 오셨던 플래카드입니다.
전 사실 인증샷 찍을 겨를이 없을거 같아 바로 하산하려고 했는데 날씨가 안좋아서인지 사람들이 별로 없어서 정상석 사진을 줄 서지 않고 찍을 수 있었기에 인증샷이 남게 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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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갔다가오시면 또 가고싶은 산이 지리산이라 생각합니다. 저도 이달말에 간단한 성중종주해보려고해요.
산에가셔서 좋은 분들 만나시고 무사히 다녀오셨으면 축하드려요.
다음달에 지리산에서 또 만나기로 했는데 한달동안 체력 좀 더 키워서 다시 가보려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