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많은 분들이 다녀가셨고, 이후에도 많이들 다녀가실 덕유산.
네 저도 갔다 왔어요. 회사 동료들과 함께.
하지만 이번 산책길은 여타 산책과 달리 많이 스펙터클했습니다.
이번 길은 영각사 → 삼공리까지 종주!
그런데 내려 가는 길, 야간운전임을 감안해도 너무 느리게 이동합니다.
3시에는 출발해야 넉넉하게 종주 운행할텐데 4시나 되어 도착합니다.
영각사를 목전에 놓고 길이 얼어붙은걸 보더니 기사 아저씨,
'몇 번 종주 와봤는데 이 정도로 눈이 많이 쌓여 있으면 삿갓재에서 통제할거다'
이 말 한마디에 산* 산악회 대장님은 우물쭈물 합니다.
길은 얼음판이었고 그 위로는 계속 눈이 쌓이고 있었어요.
갑자기 차를 돌립니다. 어느 분이 바로 근처에 있는 황점을 말씀하셨는데...
'다른 입구를 찾으려나?'
'어? 어디로 가는거지?'
버스 속은 웅성댑니다. 어느 분이 그 대장꼐 전화를 합니다.
'삿갓재에서는 통제 안한다. 여기서 걸어갈 수 있다!'
'어디로 가느냐?'
사람들 입에서 삼공리도 나오고 안성도 나옵니다.
'하 이게 뭐지-_-;;'
버스는 계속 이동하는데 안성으로 간다고 합니다.
대장님, 기사아저씨들의 '삿갓재 통제할 거라'는 의견 한마디에 그냥 기사아저씨들 가는대로 두더군요.
덕유산 TG 나와서 안성탐방지원센터로 가는 길도 하필 험한 길로 돌아갑니다.
좋은 길 놔두고 눈 쌓여 미끄러운 길로. '기사 아저씨가 잘 안다'는게 대장의 말입니다.
저긴 내 고향인데 -_-;;
그렇게 안성탐방지원센터에 도착하니 얼추 5시가 다 되었어요.
3시 넘어 하늘이 열릴 거란 기상청 예보는 버스와 함께 엿 바꿔 먹었습니다.
출발 전 버스에서는 코스 무단변경에 대해서 또 한 차례 큰 소리가 났습니다.
하지만 대장님, 무책임한 이야기만 반복.
삼공리 집합시간도 물어보니 그제서야 수정해줍니다. 3시30분이라고. 처음 계획보다 2시간 가량 줄었습니다.
우리 앞에 와 있던 두대의 다른 버스와 우리 두대 그리고 승용차로 오신 분들.
그렇게 산행은 시작되었어요.
그런데 일행 중 가장 어린 친구 하나, 튼실한 종아리 덕에 스패츠 라지도 안 잠기는 몸매의 친구가 동엽령 지나면서부터 급격한 체력저하를 보입니다. 계속 초코바같은 걸 먹게 했어요.
동엽령 데크, 텐트 두 동이 보입니다. 눈 쌓인걸 보니 그곳에서 야영하셨네요.
데크 아래에서 느긋하게 아침 식사를 하기로 합니다. 어차피 시간이 널널하니 서두를게 없거든요.
난 스프와 빵. 나머지 3명은 컵라면을 꺼냈지만 그 추위에 컵라면이 익을리가 없죠.
오도독 오도독 깨먹고 호박팥죽(!)으로 요기를 한 후 힐라리온 님의 핑크 알약을 하나씩 나눠주었어요 ^..^
'약발로라도 가자!'
사진 좀 찍으려고 벙어리 장갑 벗자마자 헬이라 사진들은 죄다 엉망입니다. ㅠㅠ
즐겁게 눈구경 사람구경 상고대 구경하면서 삼공리 내려와서 느긋하게 콩나물국밥과 표고국밥 등으로 식사를 하고 서둘러 주차장으로 갔습니다.
일찍 가서 자리 잡자고 생각하고 2시 30분에!
기억하시나요? 안성 출발할 때 버스집결시간 3시 30분이었던 거!
그런데 버스에 와 보니 한 대는 가득 차 있고 나머지 한대는 텅텅 비어 있습니다!!
'?? 어랏 이거 무슨 시츄에이션이지?'
문제의 대장님, 또 등장합니다.
'일찍 내려온 사람들이 사람들 숫자되는대로 먼저 출발하자'고 했다고 그러자고 했다는 -_-;;
저 위 식당가에는 아직도 느긋하게 식사를 즐기고 계시는 분들이 많은데!
저희야 막내가 힘들어해서 짧게 내려온 게 나쁘지는 않았지만 종주를 기약하고 오신 많은 분들은 이번 덕유산 산행은 오래오래 기억될
안 좋은 기억을 갖게 되었을 것 같아요.
대장님, 아주 단체로 헤드샷을 날려주셨어요!
아, 산수산악회. 왜 이러죠?
사진 몇 장 올려드립니다.
운행할 때 이 자켓을 꺼내 입은 건 근래에 처음입니다. 그리고 고글 착용도 근 10년된 것 같아요.
이번 산행 기어 중 가장 신상입니다.!!
중봉 계단길
출연배우: 회사 동료 3명
평상시 겨울 산행 복장은 이렇습니다. 미트 글러브와 사슬롱 외에는 죄다 기본 10년이 넘었네요 ㅠㅠ
위대한 나무 앞에서는 '차렷!'
PL필터없이도 이런 하늘이 나오는 덕유산.
향적봉 산장 앞에 있는 나무예요 ^..^
겨우살이, 몇 년 새에 놀라울 정도로 개체수가 많이 늘었어요. 항암효과 때문에 무단채취가 많았는데
국공에서 단속을 펼치면서 아주 활개를 치고 있네요!
만족스런 사진이 없어서 다시 가야겠어요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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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일찍부터 하늘이 열려 있었으면 더 좋았을건데...해돋이는 언제나 볼 수 있을지 기약이 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