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야봉에서본 천왕봉
뱀사골 계곡의 맞춤형 쉼터
지리산 피아골~반야봉~뱀사골 다녀왔습니다.
저번주 설악산 귀때기에서 씨끈했던 무릎이 상태가 괜찮아
24일 퇴근과 함께 배낭 메고 남부터미널에서 구례행 버스를 탓습니다.
구례 도착하니 11시경 터미널 주변 썰렁하니 흡사 귀신 나오겠더군요.
신생터미널들의 단점인건지 일단 잠잘곳을 찾아봅니다.
조금 걸으니 피씨방이 하나 있고 동경 이라는 모텔이 보여 들어갑니다
(다음 피해자 방지차 실지명 그대로 올립니다. )
연휴기간이라 비싸다며 메인건물도 아닌 부속 허름한 건물에 온돌방으로 안내하더니 6만원 달랍니다.
1초 고민하고 익일 쾌적한 산행을 위해 지불합니다.
대충 씻고 이불 펴는데 아..... 군데 군데 선명한 노란자국.. 눅눅한 이불에 여기저기 머리카락..
열받네요 ㅋㅋ
비교적 깨끗한 걸로 골라서 일단 깔고 덮는거는 포기하고 바람막이 입고 잤습니다.
`구례 터미널은 잠시 거쳐가야지 머물다 가면 안된다 !! 라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ㅎㅎ
피아골~피아골대피소~피아골삼거리~임걸령~노루목~반야봉~반야봉삼거리~삼도봉~화개재~뱀사골계곡
피아골대피소에서 삼거리까지 1.5km 깔딱빼면 전체적으로 큰 오름질없는 무난한 산행이였습니다.
개인적으로 처음 찾은 지리산이 선배 2명과 함께 했던 95년 겨울 피아골이였고 입구에서 9시에 출발해서
지금은 3시간이면 가는 임걸령에 해질때 도착하는 최악의 산행이였었습니다.
무리도 아니였죠 랜드로바 신발 농구화 청바지 이런 장비로 혹한의 지리산을 두드렸으니 ;;
거기에 눈보라속에 임걸령 밑에 텐트치고 자는 객기까지 부리며
저체온도 경험해보고 산행후 동상 증세에 발가락이 너무 아파 한동안 걷는게 고문이였던
하지만 다음날 새파란 하늘에 눈부신 설경은 평생 잊지못한 경관이였습니다.
딱 20년 만에 겨울엔 추워서 초여름에 다시 찾았습니다 ^^
저번주 귀청에서는 바람이 불어줘 하계용으로는 두툼한 리턴티로도 적당히 달아오른 쾌적함의 산행이였으나
이번에는 반야봉 정상에서도 바람이 없는 더위와 선탠 산행이였네요.
이른 아침 구례 터미널에서 피아골 표를 사고
노부부가 하시는 구내 식당에서 간단한 아침과 김밥한줄을 포장합니다.
김밥 맛있었습니다.
버스가 30여분을 달려 피아골 종점에 도착합니다.
화장실에서 준비 하고 출발합니다.
수세식에 좌변기도 있고 깨끗함 (오전 7: 20)
곰발바닥 한번 봐주고 본격적으로 피아골 계곡으로 들어갑니다.
아담하면서 우거진 듯한 느낌이 가을 단풍이 정말 멋있을것 같습니다.
괜히 가을 명소가 아니겠죠.
등로는 계곡을 따라 물소리 새소리 들으며 이어집니다.
여러개의 다리중에 출렁이는 현수교가 멋있었습니다.
얼마전 등포에 올라왔던 구멍 송송 뚫린 다리예요.
피아골 대피소 입니다. (오전 9:00 )
20년전의 방문때는 인상드럽고 욕만하던 산장할아버지가
너희들 그러고 올라가면 죽는다며 엄청 욕먹었었습니다.
가스버너들고가서 물을 못끓여 라면조차 못먹는데
버너도 안빌려주고 산장안에도 못들어오게 하고 ㅋㅋ
대피소 내부입니다
외관과는 다르게 깔끔하고 1인 1칸이더군요
키크거나 덩치 크신분은 불편해보였구요.
피아골 삼거리까지 2km 입니다.
중간에 누군가 정승을 조각해놓았네요
얼마전 살아있는 나무에 정승조각한 사람과 같은 사람일래나요.
웅웅 거리는 엄청난 눈보라에 거의 기다시피 무진장 고생하면서 올라간것 같은데
계단 참 잘되있네요
적당히 숨차오르며 올라갔습니다.
지리산 주능선에 도착했습니다. 피아골삼거리 (오전 10 : 27)
임걸령에 도착했습니다.
오른쪽 저 밑에 3명이 텐트치고 밤새도록 눈보라와 사투? 를 벌였었습니다.
다음날 텐트 걷는데 웬 군바리가 지나가며 며칠전에 거기서 텐트 날라가서 남녀가 동사했다는 소리를 하더군요.
우리는 3명과 배낭이 4군데를 지지해 안날라갔고
남녀둘은 한군데가 뜨면서 텐트가 날라갔다 라고 추리 했었습니다.
임걸령 샘터입니다.
그 추울때도 안 얼고 졸졸 나오던 물에 어떤 넘이 설겆이 해서 밥알 굴러다니던게 생생합니다.
시원한 물 마시고 보충합니다.
노루목에 도착했습니다. 반야봉으로~ (오전 11: 06)
실제로 등로에서 마주치지 않기를 기원합니다. 콜라도 없습니다.
야생의 흰철쭉이 있길래 담아봤습니다.
삼거리에 배낭을 메달아 놓고 정상에 갔나봅니다.
놓고 가고는 싶지만 차마..
약간의 오름질 끝에 반야봉 봉우리 정상부가 짧게 펼쳐집니다
반야봉입니다. (오전 11:45)
저 멀리 천왕봉이 잘 보이네요 참 높고 큼지막합니다.
노고단 방향입니다.
반야봉인증샷 입니다.
혼자 셀카 찍으려 쭈뼛쭈뼛 하고 있으니
맘씨 좋은 아저씨가 인증 사진을 찍어주십니다.
수고스럽게도 자리 이동도 하시며 천왕봉과 같이 담아주셨네요.
반야봉 갈림길에서 다시 지리산 주능선과 만납니다.
삼도봉입니다. (오후 12:30)
삼도봉에서 바라본 천왕봉
삼도봉에서 점심을 합니다.
구례역에서 사온 김밥 한줄과 집에서 싸온 전복찜 입니다.
화개재 (오후 1: 17)
앞으로 가야할 기나긴 내리막길을 살펴봅니다.
초반 500계단이랍니다.
개인적으로 이렇게 나무토막으로 계단 시공해놓것 정말 싫어합니다.
밟기도 애매하고 다리 풀려있을때는 발목 휙휙 돌아가고
화개재에서 10분 정도 진행해서 만난 뱀사골대피소와 샘터입니다.
물맛 시원하고 좋습니다.
피아골 뱀사골 둘다 계곡이다 보니 다리들이 참 많았습니다.
한 15번 정도 건넌것 같습니다.
뱀사골 계곡 상단부는 거친 돌 너덜길에 길 양옆으로는 관중들이 화려하게 길안내를 해줍니다.
그러고 보니 흔하게 보던 박새는 못봤네요.
상류 계곡들은 맑고 깨끗하지만 아직은 애기네요.
간장소 입니다.
이름붙여진 소들중에 가장 상류에 있습니다.
간장소를 지나는 멋들어진 현수트러스교 입니다.
딱딱한 콘크리트 다리보다는 확실히 멋있어요
설악산 백담 계곡 같은 데크 길과 멋진 계곡이 이어집니다.
인위적으로 만든 것같은 자연보
뱀사골 명당자리들
시원한 계곡 옆에 발도 담가보고 드러 누워도 보고 싶지만
사진으로만 담습니다.
깊이를 알수 없는 푸른 소도 지나고
여전히 흐르는 계곡을 지나 (오후 3: 26)
와운생태마을 입구 다리에서 택시를 잡아타고 인월로 향합니다. (택시비 25000원)
버스를 이용할 경우 반선까지 2km 포장도로를 내려가야 한답니다.
택시기사님이 전화로 동서울표 예매도 해주고 목욕탕도 알려주고
인월까지 거리도 상당하고 그래서 인지 택시비가 아깝지는 않더군요.
물론 그 버스타고 올라오다 사고가 나긴 했습니다만 ㅎㅎ;;
터미널 도착하니 1시간넘게 여유 있어 목욕탕가서 씻고
바로 옆 식당에서 밥도 먹고 (그 식당 비추천;;) 군것질도 하고 이래저래
우여곡절끝에 20년만에 찾은 지리산 피아골~ 반야봉 ~ 뱀사골 산행을 마쳤습니다.
연휴 마지막날이라 버스표가 어떻게 될지몰라 서둘러 왔더니
좀더 여유있게 지리산 계곡물에 발도 담가보고
바위에 누워도 보고 해볼 껄 하는 후회도 있네요.
바람이 없어 많이 더웠지만 나무 그늘 속의 계곡 길들 정말 좋았습니다.
피아골에서는 온갖 새소리길
뱀사골에서는 우렁찬 계곡 물소리길
지리주능선의 앵앵 똥파리길 ...
등포에 언급이 별로 안되는 산행 코스라 피아골 뱀사골 부분 나름 자세하게 써봤습니다.
바람의찔레꽃님이 같은 코스 반대로 운행하신 후기가 등포에 하나 있더군요.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__)
. | |
|
등록안내
등록안내
0
0
알통공장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