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선자령에 이어 일요일 월악산 국립공원에 다녀왔습니다.
그 동안 월악산 국립공원에 속해 있는 금수산, 도락산에는 다녀왔는데 정작 월악산은 다녀오지 못해서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고 있었는데 산행 공지 나올 때마다 성원이 안되서 취소되거나 다른 산과 일정이 겹치는 바람에 다녀어지를 못했습니다.
지난 일요일에는 모처럼 정상 진행한다는 공지에 신청합니다. 보통 월악산은 동창교나 덕주사쪽에서 시작해서 영봉을 찍고 원점회귀하는 것이 일반적인 코스인데 이번에는 거의 종주 코스에 해당하기 때문에 상당히 힘들었습니다.
산행코스: 수산리->보덕암->하봉->중봉->영봉->신륵사 삼거리-> 송계삼거리->마애불->덕주사->학소대->주차장 (약 12킬로, 소요시간 6시간 30분)이었고 조금 짧은 B코스는 들머리는 동일하고 영봉에서 송계삼거리를 거쳐 동창교로 하산하는 코스였습니다.
저는 전날 선자령 산행을 해서 힘들면 B코스로 하산할 예정이었다가 시간도 여유가 있어서 A코스로 완주했습니다.
신사역을 7시 30분에 출발해서 이제는 단풍철도 지나서 고속도로도 별로 막히지 않기 때문에 9시 30분 전에 들머리인 제천시 덕산면 수산리에 도착합니다. 수산교 입구에서 하차하여 보덕암까지 2.2킬로를 걸어갑니다. 마을을 통과하고 지루한 포장길을 걸어갑니다.
보덕암까지 가는 것도 제법 가파른 길이라 쉽지 않습니다. 보덕암은 산 중턱에 자리 잡은 아담한 암자입니다. 실질적인 들머리는 보덕암입니다.
보덕암 옆으로 난 길을 따라서 처음부터 가파른 계단의 연속입니다. 월악산은 계단으로 악명 높은 것이라 미리 각오는 하고 왔지만 참 계단이 많은 곳입니다. 계단을 오르면서 잠시 돌아보니 청풍호가 흐릿하게 보입니다.
그나마 최근에 잦은 비로 봄철에 수위가 낮았던 것에 비하면 제법 수위가 올라오긴 했습니다.
보덕암에서 오를 때 조금식 눈이 보이기 시작하더니 고도를 높일수록 눈은 많아집니다. 그래도 미끄럽지 않아서 아이젠은 하지 않고 올라가봅니다.
위를 쳐다보면 금방 능선에 도달할 것 같은데 능선에 도달하기 까지 많은 힘든 시간을 보냅니다.
한참을 가다보니 거의 하봉 아래쯤 오니 눈이 많고 미끄러워서 아이젠을 착용합니다. 계단과 난간 길을 오르다 보니 어느덧 하봉에 도착합니다. 예전에 하봉 올라가는 길은 무척이나 험했다고 하는데 지금은 계단이 생겨서 어렵지 않습니다. 어떤 분은 계단 참 잘 만들었다고 칭찬합니다.
하봉 아래 전망대에 오르니 조망이 좋습니다. 아직 짧은 산행 경험 때문에 주변의 무수한 산군들이 어디가 어디인 지 알수가 없습니다. 누군가 저기가 소백산이라고 하는데 제게는 확실히 다가오지 않습니다.
얼마나 산을 다녀야 주변 산들을 제대로 알아볼 수 있을 지...
전망대에서 부터 하봉 그 이후로는 환상적인 눈꽃을 보여줍니다. 그 동안 힘든 계단 길을 올라오면서 다시는 올 곳이 못된다고 하면서도 눈꽃을 보니 힘들었던 것이 상쇄되고도 남습니다.
하봉을 지나 중봉으로 갑니다. 하봉에서 중봉 가는 길은 은근히 까다로운 곳이 많이 있습니다. 중간에 비박하기 좋은 자연 굴 같은 곳도 보이고, 발딛기가 애매한 곳도 자주 나타나지만 그래도 역시 멋진 눈꽃 때문에 힘들어도 견딜 수 있습니다.
중봉은 아무런 표시도 없고 트랭글이 알려주는 뱃지 이외에는 특이한 점이 없습니다.
중봉을 지나 영봉으로 가는데 영봉 가는 길이 쉽지 않습니다. 한참을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야 하는데 서서히 지쳐갑니다.
그래도 마지막 힘을 내서 영봉에 도착합니다. 추운 날씨라서 정상에는 사람들이 많지는 않습니다. 정상에는 산행에서 자주 만났던 분이 기다리고 계십니다. 제가 오기를 기다렸다고 하는데 너무 미안했습니다. 들머리부터 정상까지 3시간 걸렸습니다. 국공 홈피의 3시간 30분 걸린다고 하는 것 보다는 30분을 단축했습니다. 정상에서는 추워서 오래 머물지 않습니다. 정상석 사진을 찍고 바로 하산합니다.
월악산 정상인 영봉에서 하산하는 길은 새로 난 계단을 따라 거의 반바퀴 이상 휘돌아서 내려가게 되어 있습니다. 계단이 없었더라면 영봉 오르는 것은 참으로 어려웠을 것 같습니다.
영봉을 돌아서 내려오니 신륵사 삼거리가 나옵니다. 그곳을 지나 송계삼거리까지 갑니다. 송게 삼거리에 도착하니 그곳에는 올라오는 산객들이 몇분 계십니다. 동창교에서 올라오는 듯합니다. 식사를 해야 하는데 동행하신 분이 조금 더 가서 헬기장에 가서 먹자고 합니다. 그래서 조금 더 올라가서 헬기장에서 식사를 합니다.
날씨는 잔뜩 흐리고 곧 눈이라도 쏟아질 듯 합니다. 최근 4주간 산행하면서 맑은 날씨가 없었던 듯합니다. 헬기장에서 식사를 하고 하산 길을 재촉합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서두를 필요가 없습니다. 버스는 B코스로 하산하는 사람들을 4시 30분에 태우고 4시 35분에 제가 하산하는 곳으로 온다고 했기 때문에 일찍 하산 해봐야 떠는 것 이외에는 할 일이 없습니다. 그래서 하산하면서 천천히 내려옵니다.
하산길은 의외로 까다로운 구간이 많습니다. 안전시설은 잘 되어 있지만 사람들이 왜 월악산을 잘 찾지 않는 지 알 수 있을 듯 합니다.
중간에 멋진 슬랩도 구경하고 조금 더 마애불 가까이 내려오는데 중간에 계단 공사를 하고 있습니다. 기존의 낡은 계단을 철거하고 새로운 계단을 설치하는 작업이 한참입니다. 추운 날씨에 용접하느라고 고생들 많이하십니다.
마애불에 도착해서 잠시 사진 한 장 찍고 계속 하산합니다. 지루한 돌 계단 길. 중간에 덕주산성도 보이고 더 내려가니 덕주사에 도달합니다.
덕주사에서 한참 머무르다가 시간 맞춰서 주차장 까지 갑니다.
중간에 학소대, 수경대도 보이고 계곡이 멋져서 여름에는 사람들로 가득할 것 같습니다.
주차장에 도착하니 아직 30여분이 남아 있습니다. 시간이 다되니 버스가 도착했는데 보조 산행대장이 동창교 쪽에 가서 조금 더 기다려야 한다고 합니다. 한 분이 내려 오다가 무릎에 이상이 생겨서 구조대가 올라갔다고 하는데 40여분 후에 도착합니다. 무릎이 아파서 앞으로 갈수 없고 뒤로 밖에 갈수 없다고 합니다. 월악산에 계단이 많아서 탈이 난 것 같습니다. 모두들 환자 때문에 늦게 출발하는 것에 대해서 충분히 이해를 했습니다.
40분 늦게 출발해서 중간에 막히긴 했지만 무사히 서울에 도착했습니다.
사진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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