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달마산 산행에 이어서 하루 쉬고 일요일에 춘천 삼악산에 다녀왔습니다.

사실 산행지 선정하는 과정에서 많은 고민이 있었습니다. 후보에 오른 산은 삼악산과 황금산이었습니다.

달마산에 가기 전만해도 황금산이 유력했습니다. 자주 가는 산악회 시산제가 있고, 황금산과 해안절벽의 멋진 경관이 자꾸 유혹을 했습니다.

다른 고려대상인 삼악산은 100대 명산이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가야할 것 같지만 삼악산만 가는 것이 아니고 이웃한 계관산까지 연계 산행을 하기 때문에 코스가 의외로 길어서(17킬로) 과연 해낼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산행대장이 올린 글을 보니 산행시간을 8시간 준다는 말에 한번 도전해 보기로 했습니다. 

산행코스: 가평군 북면 목동리 싸리재 종점-> 싸리재-> 계관산(큰촛대봉)->작은 촛대봉-> 석파령->청운봉-> 용화봉-> 흥국사-> 등선폭포-> 주차장(도상거리 17킬로, 6시간 40분 소요)

신사역을 출발한 버스는 강변역에서 몇명의 산객들을 추가로 태우고 중간에 휴게소에 들르지 않고 바로 산행 들머리인 가평 북면 목동리 싸리재 종점에 9시 10분쯤 도착합니다. 작년 여름 화악산 가면서 차가 막혀 가평읍까지 6시간 걸렸던 것에 비하면 천지 차이인 셈이죠.

한때는 가평의 53산을 다녀볼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는데, 가평역까지는 전철이 있기 때문에 괜찮지만 대부분의 산이 또 한번 버스를 타야하는데 하루에 몇 번 밖에 운행하지 않는 버스 시간 맞추는 것이 너무 힘들어서 가평의 산들과는 별로 인연이 없었습니다.

버스 하차지점인 싸리재 종점

싸리재 산장 방향으로 갑니다

지도상에는 단군 성전 어쩌고 하는 것이 있는데 이곳인가 봅니다.

같은 버스를 타고 오신 분들인데 중간에 샛길로 갑니다. 아마도 이곳에서 오르면 바로 계관산으로 올라갈 수 있습니다. 저는 정상 루트인 싸리재를 거쳐서 가려고 좀 더 진행합니다.

이런 개울을 3번 정도 지나는 것 같습니다.

개들이 집요하게 짖어댑니다. 보통 시골개들은 사람이 지나가면 심드렁한데 얘들은 되바라진 것 같습니다.

여기가 실질적인 들머리입니다. 북배산으로도 갈 수 있고,

계관산으로 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계관산 화살표 방향으로 가기에는 길이 안 좋아서 살짝 왼쪽으로 돌아서 올라갑니다.

엄청 빡센 길을 올라서 거의 1시간여만에 싸리재에 도착합니다. 한 떼 몽가북계를 해보고 싶어서 자료도 많이 찾아보았는데 몽가북계의 마지막 산인 계관산이 이곳에서 그리 멀지 않습니다.

여기 이정표는 아주 양반입니다. 계관산 쪽으로 갈수록 이정표 훼손은 아주 심한 상태이고 삼악산 갈 때까지 제대로 된 이정표를 볼수가 없습니다. 예전 사진 보면 이정표가 훼손되기는 했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는 알아 볼 수 있었는데, 일요일 산행에서 보니 아예 기둥만 남아있고 방향을 표시하는 내용은 아예 없습니다.

정말 어느 정신이상자의 짓인 지 도무지 이해가 안됩니다.

싸리재 부터는 능선길이라 오르내림이 있지만 그래도 편안한 길이 이어집니다.  

역시 훼손된 이정표

산행 중에 수도 없이 만나게 되는 목조계단이 나타납니다. 저 계단만 오르면 계관산 정상입니다. 

계관산 정상. 정상에서 잠시 머물다가 갈 길이 멀기 때문에 계속 진행합니다.

작은 촛대봉의 삼각점. 계관산 정상을 큰촛대봉이라고 하고 여기가 작은 촛대봉이라고 지도에 표시되어 있습니다.

지나 온 큰촛대봉 쪽을 한번 되돌아봅니다.

여기도 망가진 이정표 때문에 사전 정보가 없으면 알바하기 좋습니다. 여기서 오른쪽 화살표 방향으로 가야합니다.

작은 촛대봉을 내려오는데 경사가 심합니다. 미끄러지지 않게 조심조심 내려옵니다.

여기도 망가진 이정표 때문에 잠시 길을 멈추게 합니다. 훼손된 지 얼마 안된 것 같습니다. 여기서는 오른쪽으로 내려가야 합니다.

한참 진행을 하는데 이정표가 없어서 과연 제대로 가는 것이 맞는 것인가 의구심이 들었지만 맞습니다. 여기도 이정표 훼손. 임도를 가로질러

건너편 계단으로 갑니다.  그 다음 부터는 지루한 길이 계속 이어집니다.

엄청 지루한 길을 가다보니 삼악산이 가까워집니다.

드디어 석파령에 도착합니다. 여기서부터는 확실히 계관산과 달리 바위들이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위의 사진의 맞은 편에 있는 이정표인데 다른 사람이 찍어 놓은 사진에는 삼악산 표시가 있었는데 삼악산 표시만 훼손시켰네요. 삼악산을 지독하게 싫어하는 사람이 있나봅니다.

석파령이 350미터라서 계관산에서 꽤 많이 내려왔습니다. 그렇다면 삼악산에 가려면 또 많이 올라가야한다는 얘기죠.

석파령부터 제법 오르막이 이어지고 돌도 많아집니다. 삼악산의 한 봉우리인 청운봉. 보시다시피 정상석도 없습니다.

저기 여자분은 등선봉에서 올라오는 가봅니다. 강촌역에서 내려서 걷거나 버스를 타거나 해서 강촌교를 건너서 들머리를 찾으면 등선봉으로 오를 수 있습니다.  

청운봉부터 계속 험한 길이 이어집니다. 그리고 이 길은 삼악산성지의 일부입니다.

잠시 전망이 좋은 곳에서 용화봉 쪽을 봅니다.

삼악산의 주봉인 용화봉

삼악산성지

계속적으로 빡세게 올라갑니다

나무 사이로 등선봉이 보입니다 

드디어 용화봉

정상에서 중도와 붕어섬이 희미하게 보입니다. 의암댐 쪽으로 더 가야 제대로 보일 것 같습니다.

다시 붕어섬을 찍으려고 했지만 시정이 좋지 않습니다.

정상부는 돌이 많은데 비하여

조금 내려오니 초원지대가 있습니다.

그곳을 지나서 333계단으로

333 계단 옆에는 돌탑들이 많습니다. 주흘산에서 보던 풍경과 비슷합니다.

흥국사

털보산장

계곡 하산길

평범했던 계곡이 어느덧 협곡으로 변하면서 주왕산에서 보았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등선폭포

긴 코스 때문에 망설여졌던 삼악산과 계관산 연계 산행.

다행히 길게 주어진 산행 시간 덕분에 무사히 완주할 수 있었습니다.

계관산 구간에서 조금 속도를 내고 쉬지 않고 걸었더니 힘든 삼악산 구간에서 시간에 쫓기지 않고 산행을 할 수 있었고, 의외로 삼악산 등선폭포는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계관산에서 삼악산으로 오는 도중에 곳곳에 망가진 이정표 때문에 혹시 이곳을 가시려는 분들은 알바에 주의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