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지리산 등의 원정산행지에선 일출 일몰을 자주 보아왔는데, 

의외로 서울 근교산행에서 일출, 일몰을 잘 보게 되질 않더군요...

일기예보상 비교적 날씨가 맑았던 지난 목요일(6/9)에 모처럼 작심하고 

삼각대까지 지참하고 북한산 백운대에서 일몰을 감상하고 왔습니다.

이날 일몰시간은 하지가 얼마 남지 않아서 저녁 8시 근처인 19시 52분이었습니다.

북한산 입산이 오후 5시이후에는 금지이기에 도선사 들머리에서 시간을 보내다 

가능한 5시에 맞추어서 천천히 올라가고 백운산장에서 컵라면까지 사먹으며 시간을 때웠음에도 

백운대 정상에 7시 정도에 도달하게 되어 일몰시간까지 한시간 가량을 대기해야 했지요...

일몰 후에도 30~40분가량 시민박명을 즐기다 8시 반 경에 정상에서 하산 하였습니다.

생각 같아서는 완전히 칠흙같이 어두워질 때까지 더 있다가 밤하늘의 별도 찍어 볼까 했으나, 

너무 귀가시간이 늦어지게 될 것 같아 아쉽게 짐을 챙겼지요....

해지기 전까지 맑던 하늘이 정작 일몰 때에는 흐려져서 멋진 해넘이를 보여주진 않았지만 

평일 저녁에 아무도 없는 백운대 정상에서 한시간 반가량 

신선같이 지내고 온 멋진 하루였습니다...^^

백운산장 위 위문을 지나 백운대 오름길에 붉게 물들어가는 만경대...

좌측의 스핑크스를 닮은 바위 위로 저멀리 백운대 정상의 태극기가 아스라히 펄럭인다...

백운대 아래의 명물 오리바위도 잘 있구나...

캬~! 낙조를 받아 붉게 물든 인수봉이 마치 요세미티 국립공원의 하프돔 같다...

평소에는 항상 인증샷을 찍으려는 사람들로 북적이던 백운대 정상에 태극기만 홀로 펄럭인다...

저 해가 넘어갈려면 아직도 40분가량 더 기다려야 한다...

낙조에 붉게 물들어가는 만경대와 노적봉 암벽 뒤로 북한산 종주능선과 보현봉이 조망된다...

인수봉 뒤로는 상장능선과 도봉산이 저녁 노을에 숨을 죽이고 있다...

바람은 제법 불었지만 초여름이라 아직은 아웃터를 꺼내 입지 않아도 될 정도라 하염없이 조망을 즐긴다...

일몰 5분전....

일몰 3분전...

일몰 2분전....

일몰 1분전...

허무하게 끝나버린 해넘이...

삼각대를 꺼내 장노출로 담기 시작하는데 산 정상의 바람에 미세하게 흔들림이 있구나...

백운대 정상, 태극기의 소리없는 아우성...

이 날이 음력 5월 5일이라 단오날의 상현달이 남쪽하늘로 새초롬하게 떠올랐다...

인수봉과 상계동의 야경을 마지막으로 아쉽지만 하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