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많음] 16. 6. 15 샤방샤방 걷기 좋은길, 속초 영랑호 해파랑길 45코스(영랑호~장사항)55

푼짱입니다. 오늘은 산행기가 아니라 짧은 트레킹 기록을 공유합니다. 속초 영랑호 해파랑길을 걷고 왔습니다.

원래는 설악산 장수대~남교리 코스를 가려던 것인데 갑자기 거세진 빗줄기로 인해 산행지를 바꿨습니다.

성인봉이라도 올라가볼까 했는데 화암사 일주문에 도착하니 비가 더 심하게 쏟아져 그마저도 포기했습니다.

결국 속초 영랑호로 급히 목적지를 선회해 한가롭게 걷고 왔습니다. 영랑호부터 장사항까지는 해파랑길 45구간에

속합니다. 약 8km쯤 될 것 같은데요. 급할거 없이 어슬렁거리기 딱 좋습니다. 장사항에서 영금정까지 가서

조망 한번 훑어봐줘도 좋고요. 날이 궂었던거 빼면 제법 만족스러웠던 하루였습니다.

사진은 모두 1200px로 작업했습니다. 클릭하면 원본 사이즈로 볼 수 있습니다.

비내리는 영랑호 주변을 함께 출발한 회원들이 한가롭게 거닐고 있습니다. 

영랑호리조트 주변 연못에 수련이 예쁘게 피었습니다. 어디였더라, 천마산(평내호평) 주변에 수련축제인지 연꽃축제인지

해마다 여는 사찰이 하나 있었는데요. 당최 이름이 기억안납니다;;

들어갈 때가 한참 됐는데 여태 남아있는 철쭉들. 자산홍 같습니다.

톱풀. 잘 보면 잎사귀가 마치 양날의 톱처럼 비죽비죽 합니다.

왜가리가 바위 위에 앉아있는 고즈넉한 영랑호 풍경. 하늘이 파랬으면 훨씬 좋았을텐데.

조록싸리. "초록"싸리가 아니라 "조록"싸리라고 부르는 게 정명입니다.

서양벌노랑이. 유럽이 원산지입니다. 토종인 벌노랑이와의 차이점은 서양벌노랑이의 경우 꽃이 한줄기에 3개 이상 여러 개 핍니다.

인동덩굴이야 뭐 요즘 어딜 가도 흔하고요.

운무에 휩싸인 정오 무렵의 영랑호.

반영이 예뻐서 찍어봤지만 그냥저냥;; 보정 빡쎄게 하기도 귀찮고 ㅠㅠ

비가 내린 숲속의 똥꼬발랄한 생명력. 쭉쭉 뻗고 있습니다.

지금 당신은 해파랑길을 걷고 있다고 알려주는 시그널이 여기저기 매달려 있습니다.

개망초가 두 팔 벌려 만세자세를 취한 가운데 영랑호 리조트의 빌라들이 보입니다.

이날 함께 출정한 그리메님이 담아주신 푼짱. 알파FL과 함께라면 갑작스런 소나기도 문제 없습니다. 

벚나무 열매인 버찌. 이거 으깨진거 옷에 묻으면 잘 안지워집니다. 그리메님의 새바지에 묻었는데 지워지질 않더라고요 ㅠㅠ

애기수영. 나무 밑둥에 뿌리내리고 쑥쑥 크게 있네요.

통나무들의 반영이 제법 선명하니 좋네요.

족제비싸리. 천조국에서 들여온 외래종입니다. 

본격 인스타용 감성샷. 제목은 "당신의 부재(不在)"정도가 어울리겠네요. 낡은 의자가 아주 기가 막힌 위치에 놓여져 있었답니다.

비구름이 물러간 영랑호에서 담은 나무와 여인. 운치있네요. 이날 찍은 사진 중에선 가장 마음에 드는.

양귀비가 영랑호 주변 민가 텃밭에 미친듯이 피어있습니다. 색이 고와요.

영랑호를 나와 이제 장사항으로 갑니다. 이 길도 걷기 좋습니다.

까마중. 따뜻한 지방의 밭이나 길가에서 자주 볼 수 있습니다. 

갯메꽃. 이거 나팔꽃 아닙니다. 

파도가 미처 지우지 못한 발자국. 김전일이 봤다면 신발의 종류와 크기, 골반의 좌우 균형, 걷는 습관까지 한방에 스캔 끝났을 듯.

그리메님의 독사진이 빠질 수 없죠. 이발하시니까 10년 더 젊어지셨습니다. 

그리메님이 담아주신 푼짱. 때깔 고운 알파FL과 달리 안색은 흐리멍텅. 이날 버스 타기 전 새벽 3시까지 일하다 쪽잠 자고 갔더니 ㅠㅠ

우중이나 설산산행에서 미러리스 담고 다닐 카메라백 추천 부탁드렸었는데요. 최종 결정한 모델은 로우프로 탑로더 줌 45입니다.

가격도 저렴하고 크기가 아주 딱 맞습니다. 24mm 칼이사 렌즈에 후드 장착하고 넣으니 맞춤이네요. 조금 더 공간여유가 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그래도 겨울에 핫팩 하나 담을 순 있을 것 같습니다. 그정도면 됐죠 뭐. 렌즈 여러 개 갖고 다니지도 않는데.

영금정 전망대에서 바라본 장사항 풍경. 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주니 에어컨이 따로 없습니다. 좋네요 아주.

영금정도 한번 바라봐주고요. 너무 많이 가봐서 이번엔 패스하고 멀리서 바라보기만.

아쉽게 빽도했던 설악산과도 눈을 맞춥니다. 저 동네는 여태 비가 오는지 구름이 자욱합니다.

남교리~장수대야 나중에 다시 가면 되겠고. 미뤄뒀던 공룡이나 빨리 다녀와야 할텐데요. 언제나 짬이 날런지.

영금정 담고 계신 그리메님 도촬샷.

가진항 해안도로 느낌을 내보려고 했습니다만. 역부족! 

봉포머구리집만큼은 아니지만 청초수물회집도 음식 잘나옵니다. 맛있게 먹었습니다.

엄훠낫! 쫄깃쫄깃 탱글탱글 오징어순대가 나왔네요~! 같은 테이블에 앉은 누님께서 시원하게 선금주고 시켜주셨습니다 ^^b

시원한 물회와 쫄깃탱글 오징어순대 안주로 해서 점심 한끼 거하게 떼웠습니다. 역시 낮술은 낮술만의 맛이 있죠.

서울에 도착하니 오후 6시가 조금 넘은 시간. 곧바로 집에 들어가서 씻으려고 했더니만 너만 실컷 밖에서 놀다오고

우린 고양이나 보고 있었는데 이게 말이 되냐 소가 되냐 당장 맛난거 대령해서 우리를 위로하라고 사보타주 발동걸린

가족들의 항의를 무마시키기 위해 동네 양꼬치집부터 갔습니다.

이 더운 여름에 뜨거운 숯불 앞에서 이게 먹고 싶냐고 하실 분들도 계실텐데요. 무릇 양꼬치는 한여름에 이가 깨질 듯

시원하게 냉장시킨 칭따오랑 같이 땀 뻘뻘 흘리면서 먹을 때 가장 맛있습니다. 희한해요.

야 봐봐. 이게 왜 안돼? 그냥 박스에 몸을 집어넣기만 하면 되잖아. 작긴 뭐가 작아? 궁궐이지 이정도면. 

이것도 못하면서 무슨 집사를 하겠다고..하 나참. 자, 다시 해봐. 앞발부터 집어넣고 천천히. 옳지 잘한다.

야야 그게 아니라니깐! 몸을 구부리라고 몸을!! 뭘 쳐다봐? 몸이나 구부리라니깐.

- ......안해 임마. 너나 실컷 거기 들어가서 살어 ㅠㅠ

등포 막둥이 쿠리는 저만 보면 갈구지 못해서 안달복달입니다. 어찌나 집사 알기를 개똥으로 아는지. 간식 줄 때만 부비부비일뿐;;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박스는 크기와 상관없이 모조리 비집고 들어가서 손수 용량체크하는 게 일이에요. 

그래도 밖에 나가 오래 있다 온 날이면 가족 중 제일 먼저 달려나와 냥냥 거리는데 그럼 또 한가득 쌓였던 미움이 눈녹듯 사라지곤 해요.

이젠 쿠리가 없는 우리집은 상상하기가 어렵네요. 털된장국, 털커피, 털막걸리를 마셔도 쿠리랑 같이 사는 게 좋아요. 

하지만 너때문에 털털한 성격이란 말을 싫어하게 됐지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하루 마무리 잘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