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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단은 사소했어요.
지도를 보다가 '어라? 청계산에서 광교산이 가깝네?'
광교산 한번 보고 올까?
(아직 광교산을 못 가본 1인 -_-;)
네 가깝기는 하다만 이게 오르막 내리막이 반복되며 사람 진빼기 아주 좋은 코스더군요.
더구나 오늘은 이런 날이었죠 -_-;;
마침 몸살님이 오셔서 금요일 하루 연차휴가를 내 놓은 상태!
함 가보자!
이렇게 시작된 생고생길!
<오늘의 교훈>
- 종주는 선선한 계절에
- 더운 여름엔 계곡이 진리
며칠 전 내린 비에 물기를 잔뜩 머금은 흙산이 더운 날씨에 수증기를 발산하는 게,
습식사우나였어요!
전반적으로 나무 그늘로 이어지는길들이었지만 터널식 습식사우나같아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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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계획은 과천에서 종주능선 타고 광교산 보고, 다시 집으로 걸어서 복귀였어요.
하지만 중간에 물이 바닥나는 바람에 하우고개에서 탈출, 의왕시립묘지 옆으로 내려와서 버스타고 집에 복귀했어요 ^^
정말 더운 날이었어요.
너무 더워서 카메라 꺼내는 횟수는 줄어들고 흥얼거리던 노랫소리도 일찌감치 사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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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집에서 나설 때부터 '오늘 좀 덥겠다' 싶었어요. 바람이 하나도 없었어요.
생수 1.5L, 이온음료1L, 주먹밥 2개, 호밀빵 몇 조각 챙겼어요.
감사하게도 와이프님이 주먹밥을 만들어 주셔서 ~
며칠 전에 받은 등포고리 달랑달랑 달아주고.
3시에 출발하려고 했지만 깨보니 3시 반. 그래서 4시에 출발.
더운 날 탓인지 날도 금방 밝아 왔어요!
희미하게 그려진 관악산 능선.
안개같지만 거무티티 한 대기. 바람이라도 불어주면 깨끗해질 것 같은데 말이죠.
망경대 쯤은 그냥 옆으로 보고 지나치죠. 이수봉에서 바로 하우고개 쪽으로.
그런데 제가 늘 이수봉 삼거리에서 망경대 쪽으로만 다녀서 이쪽 길을 전혀 모릅니다.
출퇴근하면서 하우고개의 육교도 보기만 했지만 가본 적이 없구요.
그래서 갈림길이 나올 때마다 지도를 확인해야 했어요.
지나고보니 그냥 큰 길로만 쭉 가면 되더군요 ^^
하우고개 육교 못 미쳐서 등산로 바로 옆에 관리가 잘 안되어 있는 무연고 묘지들 -_-;;
공동묘지를 지나가는 길이라니. 여기는 밤에 절대 안 갑니다!
육교 앞 계단에서 열쇠고리 인증!
저 육교를 건너면 습식사우나가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ㅎㅎㅎ
그것도 터널식 습식사우나!
사우나 구간에서는 사진이 없어요. 찍을 맘도 안 나고 찍을 곳도 없고, 찍을 사람도 없어요.
백운산 근처 도착할 때까지 한 사람도 못 만납니다!
숨이 턱턱 차오는 흙길 구간을 지나고 나면 갈림길이 나와요. 저기로 가면 바로 백운저수지라네요!
처음 가는 길은 탈출로를 잘 봐둬야죠. 언제라도 중탈할 수 있게!
이 반대쪽은 고깃집들만 모여 있을 것 같은 '고기동'이랍니다. -_-; 아재개그
그리고 바로 이런 계단이 나타나요.
옆 같판에 뭐라 쓰여 있죠?
뭐 이런 걸 다~
평소같으면 계단은 시간 줄이기 좋은 곳이지만 오늘은 날씨 탓에 끔찍해 보였어요.
24절기를 표현할 거면 24개만 만들지 뭐하러 365개씩이나!
계단을 오르면서 절기 안내판을 또 보면서 갑니다 -_-;
딱 '소서'네요.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된다'
망할!
그래도 계단 덕에 바짝 솟아오른 바라산을 짧게 오를 수 있어요.
배도 고프고, 바라산 정상 데크를 전세 낸 탓에 여기서 아침식사를 하자!
힘이 남아 있을 때 인증컷을 열심히 찍어야죠!
오늘의 아침식사!
와이프님의 주먹밥, 호밀식빵 그리고 탄산수.
소주 아니예요 ^^
주머니 냉각을 깜빡해서 별로 효과는 없어요.
식사하는 동안이라도 쉬게 해주자!
바라산 전망대라는 간판이 있는데, 아무것도 안 보여요.
바라산인데 바라볼 게 없어요
바라산을 내려가다가 깜놀했는데, 목끈이 없는 흰개가 똬~~ㄱ!
돼지를 만난 것만큼 놀랐어요.
스틱으로 훠이~하고 쫒으니 뒷걸음질 치더니 제 옆을 쓰~ㄱ 하고 쿨하게 지나가버리네요.
누가 버린 강아지일까요? 아니면 바라재 주변에 집들이 있던데 잠시 모닝산책을 나왔을까요?
저의 산책을 도와주는 고마운 아이템. 무릎보호대와 스틱.
지난 번에 Z-pole을 구매했지만 아직은 제 손에 익은 이 녀석을 많이 찾게 되네요.
바라산을 오르는 가파른 계단보다는 백운산 오르는 길이 더 힘들었어요.
사우나 ㅠㅠ
백운산 근처에 오니 사람들이 좀 보이더군요.
백운산에서 광교산 시루봉은 잘 갖춰놓은 산책로네요.
비슷한 등고선을 이동하기 때문에 힘도 들지 않고.
시루봉 정상 데크에 자리 잡으니 냥이가 먼저 찾아 옵니다.
그런데 줄 게 없다 -_-;
충분히 쉬고 나니 물이 걱정이 됩니다.
유난히 더운 날씨에 습한 등산로 덕에 물을 많이 마셔댄 탓에 탄산수 1개, 이온음료 1개
총 1L밖에 안 남았거든요.
이 거리 오면서 1.5L씩이나 마시다니!
그래서 아까 봐둔 바라재에서 백운저수지로 탈출할 생각이었어요.
운이 좋으면 계곡도 있을 수 있으니 땀도 좀 닦을 수 있고.
그런데 백운산으로 돌아와 쉴 때 아저씨 한 분이 자기는 바로 내려간다며 얼음물 한개를 선뜻 내주셨어요.
아 감동!
이제 1.5L의 물이 생겼으니 조금 여유가 생겼다! 하우고개를 가보자!
는 건 잠시.
바라산 정상 데크에서 남은 주먹밥을 먹으면서 충분히 쉬고 출발.
마음씨 좋은 부부가 함께 산에 오셨는데 참외 반쪽을 주셨어요. 초췌해 보였을 거예요 ㅠㅠ
바라재에서 425봉을 거슬러 올라가면서 계속 물을 찾습니다.
국사봉 지나 이수봉 삼거리까지만 가면 과천 토박이 아저씨가 아이스크림과 물을 팔텐데!!
결정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습니다. 날씨는 바뀔 기미가 보이지 않고, 물은 적으니 탈출해야죠.
그래서 하우고개 육교가기 전, 하우현성당으로 내려가는 길로 빠졌어요.
이 또한 공동묘지 옆을 지나네요 -_-;
그렇게 내려오니 얼마되지 않아 집에 가는 버스가 도착했어요. 평소 30분에 한 대 지나가는 귀한 몸인데!
땀을 좀 씻고 타고 싶었지만 다음 버스는 30분 후!
집에 와서 짐 정리하고 사우나 가서 좀 쉬고났더니 와이프가 낮잠 자고 있으라네요? 오호~~
밤에 서울랜드 야간개장하는데 가자고 -_-;
하지만 안 갔습니다 으하하하
오늘 하루 종일 이런 모양새.
피곤과 더위에 쩔어 있는 !
뭔가 엄청 걸었던 날이었는데 거리는 얼마 안되네요?
화대종주보다 더 많은 휴식시간과 눈에 띄게 느린 이동속도!
길을 생각하면 훨씬 더 나올 것 같은데 힘들었어요.
이동 경로. 청광종주는 아니네요. 청계산을 죄다 빗겨 갔으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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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도 익혔으니 이제 날만 잡으면 되겠어요. 다음에 걸어서 집에 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오늘 푹 쉬었으니 내일은 북한산 가보려구요!
북한산은 바람이 좀 불겠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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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