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7/17 지리산 (시작은 힘들어도 항상 좋은 그 곳) 43pic69

구름속의 천왕봉 

연하선경 

지리산 운해와 구름이 보고 싶어 이틀전 후딱 준비해 다녀왔습니다. 

출발은 중산리  하산은 당일 봐서 적당한 곳으로 내려올 계획이였고  거림으로 하산했습니다. 

기대했던 넘실대는 운해와 멋지게 피어오르는 물구름은 볼수 없었지만 

연하선경과 세석평전은 

역시 한참동안 시선이 머물며 사람을 차분하게 하는 매력이 있습니다. 

중산리~칼바위~로타리대피소~천왕봉~장터목대피소~연하선경~세석대피소~거림 

일찍 산행을 시작해서 인지 중간 중간 구름과 숨박꼭질하는 지리산을 인내심 있게 지켜봤고 

막판 버스 시간에 뛰다시피 내려가긴했지만 다녀오고 나니 역시 추억입니다. 

서울 남부터미널에서 밤 11시 30분에 출발한 버스는 3시 조금 넘어 중산리 주차장에 도착했습니다. 

상가 의자에 앉아 미리 사온 도시락을 느긋하게 까먹는데  밤하늘에 별이 참 많네요. 

출발 준비를 하는데 랜턴이 안보입니다. 

배낭을 뒤엎어도 없는거 보니 또 꺼내놓고 패킹 안했나보네요. 

핸폰 플래시에 의지하며 중산리 분소까지 이동하는데 하늘에 은하수가 정말 멋지게 보이네요.     (오전 3:35분)

산객들을 태운 전세버스들이 매캐한 매연을 선물로 주며 멋진 산책을 방해합니다. 

핸폰플래시로는 칼바위길은 무리일듯하고 천천히 올라가다 보면 날이 밝겠지 싶어 

순두류로 포장도로 따라 올라갑니다. 

한 100미터 갔을까요...  

먼가 둔탁한 소리와 나뭇가지 부러지는 소리까지    폼새가 먼가가 넘어지는듯한 소리가 나면서 

익숙한  꽥꽥  소리가 전방에서 납니다. 

몸이 먼저 반응하며 자동으로 뒤로 돌아 뜁니다.

뛰어 도망가면 안된다는데       아~  몰라요     

머리는 침착하라는데 다리는 뛰고 있어요  ㅋㅋ

다시 삼거리로 돌아오니 붉은 조명이 제 맘을 알아줍니다. 

순두류쪽은 자빠져서 화났을 멧돼지때매 무서워서 못가겠고 할 수 없이 초소 조명 아래서 버스를 기다립니다. 

땀이 식을때쯤 해드랜턴 무리가 줄지어 올라오고  

슬그머니 후미 그룹에 일행 인양 탑승하며  묘령의 산악회에 스며듭니다..... 

얼떨결에 탑승한 산악회 버스     (칼바위  오전 4:40분)

구성원이 상당히 젊습니다. 

처음엔 대학교에서 단합대회 왔나 했는데   2030 산악회 같은건가 봅니다. 

여성분들도 많고 리딩하는 사람도 젊고  

이 산악회 갑자기 좋아졌습니다.  

하지만 얼마 못가  불순물? 이 스며들어 있는걸 파악한 운영진이 쉬면서 한마디 합니다. 

"올라가시는분 있으니 길 비켜 드리세요..." 

응 ??     

졸지에 쉬고 싶은데 강제 추월시킵니다. 

이쁜 언니들하고  같이 가고 싶은데.....

아침 햇살 받는 초록이들 

로타리대피소   (오전 5:50분) 

과일 이것 저것 먹으며 배낭 무게 줄입니다.

군데 군데 구름도 피어오르고 멀리 운해도 있지만 

한참을 쳐다봐도 먼가 부족하네요..

고도가 높아지니 구름속으로 들어갑니다. 

촉촉하다 못해  흥건한 천왕샘

심장이 터질무렵  끝이 보입니다. 

구름속의 천왕봉 

바람이 강하게 불어 인증샷 찍는다고 기다리는데 상당히 추웠습니다. 

구름속의 꽃길 

민대가리 제석봉도 구름속 

꼬마 여자애가 7부 바지에 우비 걸치고 익숙한 스틱질을 하며 당당하게 돌길을 올라옵니다. 

8살이라는데 예사롭지 않네요.

지나가는 어른들이 다들 한마디씩 건네는데 익숙한지  무시하고 ;;    스틱질하며 올라가더군요 ㅎㅎ

뒤에 따라가는 엄마 아빠가 대신 일일이 대답해주며 가고      

멋쟁이 꼬마숙녀 ^^

장터목에 도착해 라면하나 끓여 묵고 짐싸고 나가려는데      (오전 8시 20분) 

거대한 빨간배낭 커플이 들어와 옆자리에 짐을 푸는데   등포 열쇠고리가 �� !! 

전날 장터목에서 1박하신   '간월재추노' 님을    검거?  합니다.  

일행분이 계셔 인사 정도만 하고 맥주 한캔 선물로 받아 헤어졌습니다. 

간월재추노님과 헤어지고 한참을 남쪽 구름들 구경하며 시간 보냅니다. 

다시 구름속에 사라지는 장터목 

다음에  비 쏟아지는날  배가님이랑 올테니 그때 보자~

지리산 능선길은 여기저기 꽃밭이.. 

연하선경에 도착합니다. 

구름이 지나가길 기다려 한 컷 .... 또 기다려 한 컷 ...

포인트 바위에서 한참을 머무르며 푸른 연하선경을 감상했습니다. 

자연과 인간이 만들어낸 멋진 풍경입니다.

연하선경을 타 넘는 구름 

손 떨림 죄송 (__)

연하선경 인증 한컷 

같이 경치 감상하던 분이 포즈와 시선까지 수정해주시며 찍어주십니다. 

구름~

가까워진 촛대봉 

등로 주변에 자주 보이던 말나리 

촛대봉   (오전 11:14분) 

세석평전 

여전히 구름과 숨박꼭질 중인 천왕봉 

세석대피소 

전날 비가 와서 그런지 이외로 북적거리지는 않았습니다. 

컨디션도 별로고 더 전진해봐야 구름속에 있을것 같아서 하산을 결정합니다. 

남부능선 가는길 

물이 많아 곳곳에 작은 계곡이 널려있습니다. 

작년 가을 방문때와는 너무 다른 느낌....

생명이 마구마구 자랄것 같은 분위기 였습니다.  

의신 거림 고민하다    (오후 12:13분)

거림으로 향합니다. 

고도가 1400미터대 인데 계곡이 크네요       역시 지리산 !!

느긋하게 즐기며 내려오던 것도 잠시 

거림 버스 시간 서치 해달라는 부탁에 카톡이 옵니다.

2:35분 출발 버스가 있고 다음 버스는 거의 5시 입니다. 

바쁘네요  

열심히 내려가야 할 것 같습니다.   스틱 빼들고 전투모드 산행이 시작됩니다. 

고도가 낮아지니 계곡 산행 오신분들이 많이 보입니다.

짧은 다리로 반쯤 뛰다시피 해서 거림 하산완료....  는  커녕      (오후 2:03분)

엄청난 포장도로 열기를 감내하며 버스정류장까지 내려갑니다. 

내리막길은 정말 속도 못내는데 2시간이면 준수한 속도로 내려왔네요. 

버스 출발이 15분 정도 남아서 

기사분께 말씀드리고  옆 거림 계곡에 불나기 일보직전인 발바닥을 식혀줍니다. 

더불어   간월재추노 님이 주신 맥주 한캔 하는 호사를 누립니다. 

다음에 뵈면 제가 한턱 쏘겠습니다. 

족탕하던  거림 계곡 

한참 내려온 곳인데도  큼지막한 바위들이 멋집니다.

거림 버스 시간표 입니다. 

등포 수지장이님이 보내주신 이미지입니다. 

서울 남부터미널 가실분은  2:25분 차를 타셔야  중산리에서 3시 35분차를 탈수 있어요.

어찌하다보니 푼짱님이 등포에 소개하고 멋진 후기까지 남겨주신 코스로 다녀왔습니다. 

다녀오고 보니 서울 남부터미널 이용자 분들에게는 참 효율적이고 좋은 코스네요.  

서울에서 전날 밤 11:30분 버스로 중산리 도착 다음날 3:35분에 서울로 가는 차가 있습니다.   각각  1회 !!

중산리 원점회귀 하셔도 되고 

중산리~세석~거림 하산해서 2:35분 버스 타고 중산리 이동  버스 타셔도 밥먹고 정비할 시간 충분합니다. 

보통의 등력이시면 충분한 코스네요. 

서울에서 당일치기 지리산 코스로  일명  '푼짱루트'   추천 드립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