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패커의 성지라는 간월재는 야영금지, 굴업도는 화재..... 참 갑갑합니다.52

백패커의 성지라고 불리우는 곳이 몇 군데 있습니다.

간월재, 굴업도, 호명산, 선자령 뭐 이정도로 대충 알려져 있습니다.

(다른 유명한 곳도 있지만 언급을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중에 간월재는 백패커간의 싸움 등으로 전면적 야영금지,

굴업도는 백패커의 잘못된 화기사용으로 약 4000평 화재......

우리나라에서 비박이나 백패킹의 초기와 요즘의 분위기는 정말 많이 다릅니다.

최초에는 낭만과 극한체험의 분위기가 강했다면,

요즘에는 떼캠과 먹방의 분위기가 대세입니다.

최초에는 부러움과 자연스러운 경외의 시선이었다면,

요즘에는 불법과 자연훼손의 비난이 섞인 시선들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일전에 어느 계곡에서 장작불을 피우는 백패커에게 뭐라 한 것이 있었습니다.

그랬더니 자기는 캠핑까지 경력이 10년이다, “불을 피워도 화로대에 피우는데,

잘 알지도 못하는 네가 뭔데 지적질이냐?“ 라고 반문하더군요.

또, 15명도 넘은 백패커가 떼캠으로 박지를 점령하고 소란을 피우기에 뭐하시냐라고 물었더니 “자연을 즐기는 방법이 너랑 다르다”라고 말하십니다.

단언하는데, 지정된 캠핑장이 아닌 대한민국 어느 계곡이나 숲에서 장작불 사용은 불법을 떠나 몰상식한 행동이며,

땅덩어리 좁은 나라에서 백패킹이랍시고 수십명이 몰려 박지 점령하고 소란떨며 주변 오염시키는 것은 백패커가 아니라, 본인은 당연히 인식하지 못하겠지만... 그냥 몰상식한 행락객 일뿐입니다.

물론 일부 백패거가 그렇겠죠. 그럴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생각해보시면 물전체를 흐리는데 미꾸라지 몇 마리면 충분합니다.

그런 맥락에서... 일부 백패커로 인해서 전체가 비난을 받는 것도 당연하게 현실이고요.

저도 백패킹을 좋아합니다. 사실 꽤 좋아하는 편입니다.

그런데 요즘 어디가서 백패킹을 한다고 말하기가 점점 눈치보이는... 이상한 분위기가 감지됩니다.

그래서 백패킹을 하는 사람 중 하나의 입장에서 당부드리면,

말로만 LNT, LNT, LNT(Leave No Trace) 떠들지 말고,

백패킹에 인원은 정말 최소화했으면 좋겠습니다.

(본인들은 절대 아니라고 하지만, 인원이 많으면 많을수록 상식적으로 불가능한 일들이 일어납니다. 이건 객관적 사실입니다.)

백패킹에서 먹을 것은 정말 최소한의 것으로만 준비했으면 좋겠습니다.

(만취와 뷔페는 집이나 지정된 캠핑지에서 하시고, 백패킹에서는 그 의미 그대로 최소한의 것으로만 즐기시길..)

백패킹에서 박지를 정상테크나 등산로 등 공적인 장소로 하셨다면, 일몰 후에 자리를 잡으시고, 최소한 일출 시간 쯤에는 정리를 했으면 좋겠습니다.

(박지에서 하룻밤을 노숙을 했다고, 거기 주인이 되는 것도 아니고... 무엇보다 당연하게 다른 등산객과 주민들을 생각해야합니다.)

최소한으로 이 세 가지만 지켜져도 주변의 부정적 시각들도 그나마 많이 없어질 것이고,

백패킹을 하는 사람도 보다 즐겁게 할 수 있으리라 (저는) 생각합니다.

등포에도 가끔 백패킹에 입문하신다는 글이 올라오는데,

기존에 원래 백패킹은 이런거야라는 식으로 인식이 고정된 분과는 다르게,

원칙적이고, 새로운 시선으로 백패킹에 접근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휴양림이나 합법적인 캠핑지로 백패킹을 가는 것도 분명히 백패킹이 맞습니다.

무슨 산꼭대기, 계곡, 숲속으로만 가야 백패킹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산꼭대기로 가면서 쉘터에, 술통에, 뷔페수준의 음식까지 싸가면서 백패킹이라 우기는 것만큼 잘못된 인식입니다.)

요즘 백패킹을 보는 사회적 시선과 소식들을 보고 있자니 답답한 맘에 좀 길게 적었습니다.

적고보니 다른 백패커 분들 중에는 “자연을 즐기는 방법이 사람마다 다르다”라고 뭐라 하실지 모르겠네요.

아무리 그래도... 아닌 것은, 아닌 것이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