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마눌이랑 소백산 만나고 왔습니다.
겨울소백은 한 2년 만인거 같아 설레기도 했고, 오랜만에 바람도 원껏 맞아보고 싶었고, 또 한해의 마지막날을 이쁜곳에서 보내고 싶었던 탓에 출발전부터 기분이 무척 좋았습니다. ㅎㅎ
소백의 풍경을 좀 찍어오려 했지만 날이 좋지못해 마눌사진만 찍다 내려온 관계로, 간단한 메모와 함께 소백산 자락길이 궁금하신 분들은 한번 읽어보시면 좋을듯하고 긴글과 사진 귀찮으신 분은 그냥 패스하셔도 됩니다~
산행코스입니다.
초암사-국망봉-비로봉-달밭골입구-비로사-초암사 원점회귀(15Km정도?)
초암사 입구부터 나지막한 경사의 오솔길이 시작됩니다.
옆에는 계곡을 끼고 있어 물소리도 졸졸졸~
군데군데 낙석주의구간이 있습니다.
스틱 놔두고 맨날 자연산 나뭇가지를 애용하는...
고드럼이 드럼드럼 자라고 있네요.
버섯들도 버섯버섯하게 피었습니다.
작은 오솔길들이 끝나고 약간의 경사로가 시작됩니다.
조금만 오르면 넓다란 평지의 낙동강 발원지 표지석 있는 곳에 다다릅니다.
봉두암도 있구요.
돼지바위 아래에서...
아직까진 날도 좋고 마눌이 경사도 오를만 하다는군요..
갑자기 날이 급 흐려집니다.
나뭇가지에 상고대가 조금씩 보이네요..
그리고 싸래기 눈이 볼때기를 때리기 시작합니다.
미처 떨어지지 못한 지난 가을의 마른 이파리들이 힘겹게 매달려 있네요.
국망봉에 와서는 시계가 엉망이고 똥바람에 눈발이 본격적으로 날리기 시작합니다.
아직까진 별로 춥진 않아서 그냥 둘 다 플리스 입은채로 진행합니다. 눈따위는 겁안난다! 하면서...
여기저기 온통 눈꽃 천지입니다.
대신 시계를 헌납했습니다.
등로를 조금만 벗어나면 허벅지까지 푹푹 빠집니다.
동행자가 없을 경우엔 등로를 벗어날때 주의해야겠죠.
꼭꼭 숨어라~ 호빵모자 보일라~
내린 눈이 바위에 하얗게 달라붙기 시작합니다. 더불어 바람도 거세지는군요.
능선따위 안봐도 그만... 오랜만에 찾은 소백이라 그 자체로도 너무 좋습니다.
도화지뷰면 어떠하리... 마분지뷰면 어떠하리...
바람 잠시 피하면서 우모복 착용!
더불어 게이터도 착용합니다.
건설이라 사실 없어도 무방하지만 신발안에 들어가면 발시리니 꼭 착용하라고 했습니다만 정작 본인은 안착용!
비로봉으로 이어지는 나지막한 경사의 능선을 따라 갑니다.
물론 능선은 못봅니다!
비로봉 가기전 마지막 고개만 남았군요.
눈들이 잘 달라붙어 무럭무럭 자라고 있습니다.
이렇게 밧줄에도 무럭무럭.. 바람이 조금이라도 걸리는 곳이면 어김없이 눈이 자라납니다.
오늘 하루 중 가장 강한 바람과 마주칩니다.
안녕 똥바람~ 오랜만이야~ 내 볼때기를 사정없이 갈겨줘서 고마워~
무럭무럭 잘 자라거라~ 2월즈음에 다시 만자자~
이젠 눈알이 아프다며 선글라스도 낍니다.
물론 저는 호빵모자 하나만 쓰고 볼때기에 똥바람을 맞으며 그 기분을 마음껏 느껴봅니다.
비로봉 다 왔군요.
정상에 많은 분은 아니지만 한 10여분 계시는데 모두 능선을 못봐서 아쉬워 합니다.
저랑 마눌은 그저 좋아서 헤벌레...
비로봉 정상석.
목도리+호빵모자로 완전무장!
더 기다려봐야 날이 개일 것 같지 않아 그냥 바로 하산합니다.
비로사 방향으로 내려가다 만나는 양반바위.
비로사 바로 직전의 달밭골 삼거리에서 초암사 방향으로 빠집니다.
저는 20원세대인데.. 여러분음 얼마짜리 세대인가요?
새까만 동전 두개만큼의 자유.
2분30초.
유리로 만든 배.
소백자락길 초입부는 이렇게 잣나무 명상숲길이 펼쳐집니다만 짧습니다.
여름에 오면 정말 좋을거 같습니다.
숲속에 해수욕장에서나 볼수 있는 전신 나무의자에 누워 산림욕하면 굿굿!
이야기가 있는... 길이랍니다...
나는 무슨 이야기를 만들어 가 볼까나...
소백 자락길은 작은 오솔길들이 많은데, 표지판도 많이 있어 길 잃을 염려도 없고산책하기 좋은 곳입니다.
게다가 나지막한 내리막길이라 더더욱...
비로사에서 시작해 반대방향으로 돌았다면 개고생 할듯?
여기도 내려오는 내내 계곡을 끼고 오는데 물소리도 정겹고 길도 참 정겹답니다.
산책길 좋아하시는 분에게 추천합니다.
초암사 다 내려왔군요.
절에서 조금만 내려가면 공단사무실입니다.
참고로 공단사무실까지 도로포장 및 확장공사 중인데 도로폭도 좁고 돌삐들이 여기저기 있어 운전 조심하셔야합니다.
능선조망은 불가했지만 예쁜 상고대와 계곡, 똥바람도 맛봤고, 아기자기한 계곡의 오솔길 산책도 해서 그 아쉬움을 달래기엔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보통 연화봉에서 많이 시작하시는데 차량가지고 가실경우의 원점회귀 코스로 상당히 좋아보입니다.
그래서 추천!
풍경사진도 없는 긴글과 보잘것 없는 사진 보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2017년 새해에는 모두모두 행복 가득한 날들만 찾아오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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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해볼만한 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