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설 연휴 즐겁게 잘 보내고 계시는지요.

실컷 먹고 놀다보니 어느덧 오늘이 연휴 마지막 날이군요.

어제 밤에 충남 서해안쪽에도 눈이 제법 내렸습니다.

마음은 강원도나 멀리 원정산행을 가고 싶었지만, 차도 밀릴 것 같아 옆동네 서산에 있는 팔봉산을 다녀왔습니다.

아직 팔봉산 설경을 한번도 만나 보지 못해서,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더군요.

당진에서 서산가는 32번 국도에 성연으로 빠지는 길이 새로 뚫려서, 집에서 팔봉산까지 30분이 채 걸리지 않더군요.

전에는 꼬불꼬불한 길로 가야해서, 40~50분정도 걸렸었죠.

새로 뚫린 길도 좋고 시간도 짧아져서, 전보다는 자주 갈 듯 싶네요.

8시쯤 팔봉산 양길주차장에 도착을 합니다.

아침이라 공기도 차갑고, 쌀쌀한 바람도 불더군요.

주차장 바닥이 완전 빙판이라, 벌러덩 넘어질뻔 했네요.

발자국 하나 없는 새하얀 눈길을 처음으로 밟아보는 영광을 누립니다.

뽀송뽀송 하더군요.^^

오늘따라 인적이 없어서 인지, 팔봉산의 설경이 더 운치있게 느껴집니다.

정상인 3봉으로 가기전에 1봉부터 먼저 들립니다.

1봉에서 눈꽃나무와 함께 바라본 정상(3봉)입니다.

하얀 눈옷을 입은 앙상한 나무 가지가 참 이뻐 보입니다.

오호라..

정상을 줌으로 땡겨보니 눈꽃인지 상고대인지 알 수 없지만, 나무들이 하얗게 물들어 있더군요.

해는 이미 떠 올랐을터인데, 일몰을 연상케하는 풍경이 두눈을 사로 잡습니다.

팔봉산의 명물인 우럭바위가 있는 2봉을 지나 정상인 3봉으로 가야합니다.

옆동네 뒷산 간다고, 만만하게 보고 방심을 한 친구..

배낭도 없이 아이젠도 없이 장갑도 없이 버프도 없이 스틱만 들고 왔더군요

다행히 여유분으로 들고 다니는 장갑과 버프가 있어서, 빌려 주었습니다만.

아이젠이 없어서 불안불안 했습니다.

오늘 친구에게 잔소리 좀 했네요. 

팔봉산의 명물인 우럭바위 선생입니다.

일부러 만들라고 해도 못 만들것 같은데, 볼때마다 참 신기합니다.ㅎㅎ

1봉인 감투봉(노적봉)이 눈꽃과 함께 어우러지니 정말 아름답더군요.

그뒤로 만대항과 벌천포가 조망이 됩니다.

오늘은 미세먼지가 좀 있는지 시정이 그리 좋지는 않군요.

그래도 팔봉산에서 바라보는 서해는 언제나 시원하고 참 좋네요.

정상인 3봉이 점점 가까워집니다.

어깨봉이라고 불리기도 하더군요.

정상에는 과연 상고대가 있을까 하는 기대감에 발걸음도 서둘러집니다.

2봉에 도착합니다.

팔봉산에는 1봉부터 8봉까지 있는데, 4봉이나 5봉까지는 괜찮은듯 한데, 나머지는 좀 그렇긴 하더군요.

2봉에서 만날 수 있는 코끼리 바위입니다.

여기보다는 대산에 있는 황금산 코끼리 바위가 더 유명하죠.

바람이 제법 매섭게 불고, 하늘의 구름도 바람과 함께 요동을 치기 시작합니다.

태안 백화산쪽을 조망하는 저를 친구가 한 컷 담아줍니다.

2봉을 지나 3봉으로 오릅니다.

3봉 오르는 길은 좀 가파른데다가, 바위들이 얼어 있어서 애먹었네요.

어제부터 내린 비와 눈과 함께 날도 추워서 그런지 돌도 얼고 나무도 얼고 다 얼었더군요.

뒷산이라고 만만하게 봤다가, 고생하는 친구의 뒷모습입니다.

바지도 발목이 다 드러나는 바지 입고 왔더군요.ㅎㅎ

3봉 오르면서 바라본 2봉과 1봉입니다.

360m의 낮은 산이지만, 홍성의 용봉산만큼이나 암릉 보는 재미가 좋은 것 같네요.

정상에 가까워 질수록 칼바람은 더 매섭게 불어데지만, 서해를 바라보는 제 눈은 시원시원합니다.

정상에 다가가니 드디어 상고대를 만나게 됩니다.

팔봉산에서 상고대를 보게 되다니, 정말 운이 좋은 것 같습니다.

어제 비와 눈이 내리고 강풍주의보도 떠서 그런지 정상 주변에 상고대가 가득하더군요.

정말 복 받은 날입니다.^^

성왕산위로 빛내림도 장관이고, 팔봉산 안내판이 마치 연설대에 서는 것 같은 느낌을 줍니다.

오른쪽 뒤로 가야산도 조망이 됩니다.

정상 부근에는 눈이 5cm정도 쌓여있더군요.

성연면 방면..

4봉에서 5봉 6봉으로 넘어가는 능선에도 눈꽃이 가득합니다.

오늘 팔봉산 칼바람 제대로 불더군요.

친구 아이폰은 꺼내자마자 전원이 나가버렸습니다.

카메라 배터리도 팍팍 줄어 들었네요.

기대도 안했던 상고대를 만나니 기분이 참 좋습니다.^^

팔봉산 정상인 3봉입니다.

점하나를 빼면 3615m입니다.ㅎㅎ

정상에서 바라본 1봉과 2봉..

상고대와 함께 바다를 바라보니 느낌이 참 색다르더군요.

팔봉산에서 언제 또 상고대를 볼 수 있을까 싶습니다.

정상 근처부터는 철계단에 암릉 길이라, 오늘 같이 눈 쌓이고 얼고 칼바람 부는 날에는 정말 조심해야겠더군요.

저도 친구도 조금 무서웠습니다.

저멀리 있는 산이 태안 백화산인 것 같네요.

4봉만 찍고, 원점 복귀하기로 합니다.

3봉에서 4봉으로 가는 길은 발자국이 하나도 없어서, 길 찾기가 쉽지 않더군요.

대신 정체 모를 동물 발자국만 남아 있었습니다.

회색빛 구름이 걷히면서, 파란 하늘이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4봉에서 바라본 8봉으로 가는 능선입니다.

4봉입니다.

4봉에서 바라본 정상(3봉)..

다시 정상인 3봉으로 돌아와서, 파란 하늘에 상고대를 좀 더 즐기고 갑니다.

팔봉산에서 상고대를 만나보니..

어제 밤사이에 얼마나 춥고 바람이 쎄게 불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더군요.

바위틈에 자리잡은 얼음꽃이 너무 아름답네요.

팔봉산 칼바람과 추위에 K,O패 당한 친구는 먼저 하산을 합니다.

돌아오면서 친구가 오늘 좋은 경험 했다고 하더군요.

오늘의 교훈은 겨울산은 뒷산도 우습게 보지 말자입니다.

항상 만사 불여튼튼입니다~~!!

파란 하늘이 점점 더 드러나면서, 설산의 분위기를 더 좋게 합니다.

마치 빗처럼 생긴 상고대네요.

오늘 철계단이 가장 무섭더군요.

어제 비가 먼저 내려서 얼어 버렸는지 계단이 전부 빙판이라, 아이젠이 먹히질 않았습니다.

정상 오르는 급경사 철계단에서는 칼바람도 불어서 ㅎㄷㄷ 하더군요.

정말 조심해야겠습니다.

하산하면서 정상을 한번 더 바라봅니다.

오늘 상고대 고마웠시유~~

돌아오는 길에 팔봉산 능선이 한눈에 들어오는 곳에서 한장 담아봤습니다.

짧은 시간의 산행이였지만, 팔봉산의 첫 겨울 모습도 기억에 오래 남을 듯 싶네요.

지난주에는 오서산과 용봉산..이번에는 팔봉산..

올 겨울 설산은 근교 산에서 재미를 많이 보는 것 같네요.ㅎㅎ

이상 부족한 글과 사진 봐주셔서 감사 드립니다.

남은 설 연휴도 즐겁게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