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출산, 도화지를 뚫고 샤박샤박 산책 (18 pics)32

저장 눌렀더니 사라졌다.

난 뭘 한거지?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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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다음 날 아침,

와이프님과 아이들은 처가에 두고 차를 몰고 나섰어요.

일기예보에서는 눈이 내릴거라더니...

눈이 내릴거라더니...

이게 눈입니까?

월출산 근처에 가서 모습이라도 보고 오자!는 생각으로 그냥 갔어요.

뭐 비가 심하면 사우나에서 좀 놀다 돌아가야지 !

우중산행, 아주 싫어합니다.

다행히 영암에 들어서자 비가 조금 잦아듭니다. 

와이퍼도 덜 바삐 움직이고.

폰으로 찍어보고,

똑딱이 카메라로 파노라마샷 찍어보고!

천황사 주차장에 차를 세울 때까지 고민합니다.

안개비가 보슬보슬 내리는데 그냥 진행할까? 사우나로 갈까?

화장실에 갔다 온 다음에 결정하자!

(천황사 주차장 화장실에는 비데가 설치되어 있어요!)

몸이 가벼워지자 마음도 가벼워집니다! 

뭐 비에 옷이 젖으면 빨래하면 되지! 빨래야 세탁기가 할테고!

가자!

그런데 말입니다.

우리나라가 참 크다고 느끼는게, 남쪽으로 조금 내려왔을 뿐인데 여긴 봄날씨다 이겁니다.

포근한 날씨에 훈풍까지! 하드쉘까지 겹쳐 입으면 100m도 못가고 후회합니다.

목에 걸치고 있던 버프를 머리로 올렸어요.

바람폭포 근처에 와서야 길이 좀 얼어 있지만 그나마 얼어 있는 땅이 녹고 있어서 물이 흥건합니다.

사진 속의 노란 비옷을 걸치고 계신 분은 구름다리를 보려고 바람계곡 앞 삼거리에서 좌회전 하셨다가

길 막혀서 되돌아 오셨다네요. 

저는 뭐 구름다리에 별다른 기대나 호기심 없기 때문에 그냥 갑니다.

바람폭포도 얼음 아래로 물이 흐르고 있습니다.

안개 속의 책바위.

이제 슬슬 구름 속으로 진입합니다.

마음의 눈으로 보세요. 육형제바위가 보입니다.

구름다리도 보이시죠? 

파란색입니다. ㅎㅎ

계속해서 아무 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굳이 아이젠 신지 않아도 돌을 밟으면서 오를 수 있어요. 

따뜻한 훈풍이 불어대는 바람계곡. 

이 곳의 바람도 폴라텍 WindPro와 몽실이 바지의 온실효과는 식혀주질 못하네요.

땀 줄줄.

남들은 다들 정상석 사진만 남기시길래 저는 뒤에 있는 소사비를 찍어 봤어요.

비록 따뜻한 바람이라지만 세차게 불어대기 때문에 정상에서는 쉴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바로 이동합니다.

얼음이 있을 것 같아 아이젠 신고.

영화 미스트가 생각나는 내리막길로 가야합니다. 

이후 아이젠은 신는 시간보다 벗고 손에 들고가는 시간이 많습니다.

눈대신 흙이 묻어서 배낭에 묶을 수가 없어요.

구정봉 아래에서 간식을 먹으며 잠시 숨을 고릅니다.

아침에 간단히 요기를 하고 나왔지만 주차장 화장실에서 몸을 너무 가볍게 했나봐요 -_-;

모닝빵에 커피.

요즘엔 와이프님의 비위를 잘 맞춰주고 있는데 왜 커피가 미지근할까요?  

여전히 주변은 도화지입니다.

볼 거 없습니다. 사람도 없습니다. 

도갑사에 다가오면 쭉쭉 뻗은 삼나무들이 보입니다.

몸에 좋다는 피톤치드, 나도 함 마셔보겠다고 숨을 후~~읍하고 들이마시니,

목에 가래가 걸립니다.

망할.

도갑사 용수폭포 위에서 손과 얼굴 닦고, 짐 정리하고.

계곡물이 살짝 차갑운 정도입니다.

이번 명절 산책을 위해 새로 영입한 어택용 보조배낭.

60m 로프 한 동과 간단한 클라이밍 기어 넣어서 바위에 붙기 위해 가볍게 만들어진 배낭입니다.

어깨나 허리 벨트도 얇고 겉주머니도 없습니다.  

하지만 가벼워요. 얇아서 잘 말라요.

무박산행하기 딱 좋은 크기에 등에 착 붙어서 좋구요. 

저 배낭에는,

- 고어텍스 하드쉘 자켓

- 폴라텍 미드 자켓

- 미튼 장갑

- 아이젠과 스패츠

- 모닝빵 6개와 베이글 2개

- 500ml 조지루시 보온병

- 랜턴과 배터리

- 야외용 방석 2장(배낭 각잡으려고)

- 지갑, 안경, 물티슈

이렇게 들어가 있어요. 

도갑사에서 천황사 주차장으로 택시 이동하면서 보니 구름이 더 무겁게 덮혀있네요!

이렇게 걸이보니 3시간 가까이 걸렸어요. 

주차장에서 천황봉까지 1시간 정도 걸리고, 구정봉 근처에서 잠시 쉬고~

목포 하당에 있는 자주 가는 사우나에서 '에헤라디여~~'하면서 놀다가 처가로 돌아 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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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당에서 이 녀석을 만났어요 냐옹이!

하지만 볼이 없어서 눈물 흘리면서 뒤돌아 섰습니다. 

저같은 초|짜렙에 잡혀줄지도 모르겠어요 ^^

혹 몬스터 잡으러 다니시는 분들 계실까 싶어서....하당 이마트 앞 택시승강장입니다.

오늘 보니 관악산에 눈이 제법 쌓여 있더라구요.

그래서 내일 아침 산책 갑니다.

혹 가실 분 계세요? 

사당역에서 8시 30분쯤 출발합니다.

시간이 맞으면 연주암 점심공양을 하고 내려오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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