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어제 다녀온 소백산 산행기를 올려봅니다.

사진을 너무 많이 찍어서, 고르느라 애먹었네요.

다수의 사진으로 스크롤의 압박이 있으니, 양해 부탁 드립니다.^^;

24일 아침에 황홀한 소백산 실시간 영상을 본 뒤, 마침 그날밤에도 눈이 내려 25일 새벽에 소백산으로 향합니다.

코스는 어의곡-비로봉-주목감시초소-비로봉-국망봉-상월봉-늦은맥이제-을전-어의곡으로 소요시간은 10시간정도입니다.

정말 오랜만에 만난 파란 하늘에 하얀 소백의 설경이 너무 아름다워서 한참을 놀다가 왔네요.

특히 상월봉 가기전에 산호초가 만발했던 눈꽃 정원에서의 감동이 아직도 쉽사리 가시질 않는군요.

새벽에 출발하여 휴게소에서 한숨 자고, 6시40분쯤 새밭주차장에 도착합니다.

춥지는 않았는데, 습도가 99%라고 하니 비로봉 오르는 동안 땀범벅이 될 것 같더군요.

싸리눈 같아서 그냥 무심코 밟았는데, 사정없이 쭈~욱~미끄러지더군요.

군말없이 바로 아이젠 착용합니다.

초입부터 어의곡 삼거리전까지는 빙판 위에 눈이 살짝 쌓여 있어서 엄청 미끄럽더군요.

여기저기서 봄이 오는 소리가 들리지만, 소백산은 아직 한겨울입니다.

계곡의 물이 아주 꽁꽁 얼어 붙었네요.

살짝 쌓여있는 눈이 마치 소금을 뿌려 놓은 듯 합니다.

습도가 얼마나 높은지, 안경에 서리는 김을 쉴새없이 닦아냅니다.

고도를 점점 높이니 앙상했던 나무들이 옷을 갈아입기 시작하네요.

얼마만에 만나는 파란 하늘에 상고대인지, 아재의 가심이 콩닥콩닥 들뜨기 시작합니다.

어의곡에서 비로봉 가는 길중에 가장 좋아하는 잣나무숲에도 눈꽃이 만발입니다.

오름중에 살짝 고개를 돌리니, 운해가 눈으로 뒤덮힌 하얀 능선을 넘어가고 있네요.

장관입니다.

비로봉 갈때까지 운해가 남아 있으면 좋으련만..

얼마나 배가 고팠는지 비닐을 물어 뜯고 있는 청솔모를 만납니다.

제가 바로 옆에 있었는데도, 도망가지 않더군요.

갈수록 상고대의 씨알이 점점 굵어지고, 활짝 열린 파란 하늘을 보니 오늘은 날씨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인형처럼 귀여웠던 같았던, 청솔모에게 작별 인사를 건넵니다.

bye~~~

볼수록 아름다운 파란 하늘과 하얀 상고대는 찰떡궁합입니다.

어의곡 삼거리까지 얼마남지 않았습니다.

조망이 트이기 시작하자마자, 왕건이 상고대가 마중을 나왔네요.

캬~~무슨말이 필요하겠습니까..

그냥 원더풀입니다.

비로봉을 홀로 오르는 어느 산객..

이따가 가야할 국망봉쪽을 바라봅니다.

너무나 아름다운 풍경에 입이 절로 찢어집니다.

ㅎㅎㅎㅎ....

hope144님의 빛갈림은 예술이던데, 역시 초보찍사라 엉성합니다.;;

연화봉..천문대..제2연화봉까지 설국입니다.

그 아래 복받은 사람들도 함께..

어의곡 삼거리에 도착하니, 이정표에도 상고대가 만발 했군요.

칼바람이 얼마나 괴롭혔을지 안쓰럽네요.

비로봉으로 가는길에 칼바람이 제법 불어뎁니다.

칼바람을 맞으며 비로봉으로 오르는 사람들..

코발트 블루빛의 하늘이 소백의 하얀 설경을 더 아름답게 만들어 주는군요.

애기 정상석에서도 상고대가 덕지덕지..

바람과 눈이 만들어낸 참으로 멋진 작품입니다.

주목감시초소 가는 계단 옆으로 바람에 날려 쌓인 눈의 높이가 어마어마 하군요.

웬만한 성인이 파묻히고도 남을 정도였습니다.

평화롭게 보이는 비로봉입니다.

먼저 오신 산객들이 칼바람을 피해 아래에서 쉬고 계시더군요.

겨울 끝자락에서 이런 설경을 만나다니, 참으로 복 받은 날입니다.

식사와 휴식을 위해 주목감시초소로 향합니다.

구상나무에도 눈꽃이 피었네요.

가까이서 보니 눈이 쌓여있는 그 높이가 더합니다.

이 또한 멋지군요.

비로봉 오르는 길은 여기서 보는것이 가장 아름답더군요.

새벽에 출발할때 김밥집에 들려서, 스탠리 죽통에 김치볶음밥을 담아왔습니다만.

아주머니께서 너무 많이 담으셔서, 뚜껑을 닫을수가 없더군요.;;

대신 랩으로 꽁꽁 싸매 주셨는데, 다행히 식지않고 따뜻했습니다.

주목감시초에서 식사와 약간의 휴식을 취하고, 다시 비로봉으로 오릅니다.

시작점은 다르지만, 같은곳을 오르는 사람들..

흑백으로 분위기를 한번..

기후의 변화로 구상나무가 점점 사라진다니, 마음이 아프군요.

매서운 칼바람을 온몸으로 맞선 강한 나무들.. 

다시 비로봉을 오르면서 바라본 저멀리 도솔봉 방면..

주말인데도 한적한 소백산..

다시 오른 비로봉..

정상석에 계신 두분 사진 찍어 드리고, 국망봉으로 향합니다.

저 멀리 국망봉까지 열심히 가야합니다.

마음만은 고치령까지 가보고 싶군요.

집에다 옮겨 심고 싶었던, 앙증 맞은 山호초..

국망봉 가는길에 뒤돌아 본 비로봉에서 연화봉으로 이어지는 능선..

제 손보다 더 크군요.

국망봉으로..

어제 정말 아름다웠었던 순간입니다.

한참 동안이나 넋을 잃고 바라만 봤네요.

햇살을 받은 상고대가 반짝반짝 빛이 납니다.

국망봉 가는 길은 역시나 눈이 수북합니다.

끝없이 이어지는 상고대 퍼레이드..

氷고대?..

봄이 되도 쉽사리 녹지 않을 것 같은 눈덩이입니다.

초암사로 가는 갈림길에 도착하니, 산호초가 제대로 피었네요.

예술입니다.

정상석 사진을 찍기 위해 줄서있는 사람들..

눈에 보이는 건 blue와 white뿐..

국망봉에서 상월봉까지..

걸어온 길..

국망봉에 도착합니다.

식사하시던분도 가시고, 혼자입니다.

오랜만에 혼자오니 내맘데로 산행입니다.ㅎㅎ

어제의 하이라이트인 상월봉 가기전에 있는 산중 정원입니다.

봄에는 산철쭉이 만발한다는데, 오늘은 산호초가 만발 했네요.

국망봉에서 배를 채웁니다.

먹다 남은 김치볶음밥과 레드향..그리고 빵과 우유..

국망봉에서 식사를 끝내고, 환상적인 산호초 정원에 드디어 발을 디딥니다.

그냥 너무너무 좋습니다.^^

상월봉과 그 옆에 주먹바위..

구상나무 트리..

사진 찍다가 난데없이 발이 쑥 빠져서, 순간 당황했네요.

별로 지나고 싶지 않은 상고대 터널입니다.

허리도 펴지 못하고, 때로는 네발로 기어야할때도 있기에..

작년에 무지 고생을 했던지라, 겨울에는 늦은맥이제에서 국망봉으로는 절대 안갑니다.;;

상월봉과 늦은맥이제로 빠지는 갈림길입니다.

한번도 못가본 상월봉만 올랐다가 다시 내려오기로 합니다.

상월봉 오르는 길에 뒤돌아 본 국망봉..

상월봉에서 바라본 고치령으로 이어지는 능선인가 봅니다.

저 길을 걸어볼 기회가 있을지는 모르겠군요.

상월봉에서 다시 내려와서, 늦은맥이제로 향합니다.

쉽사리 녹지 않는 상고대들..

늦은맥이제까지 1km..

여기는 눈이 정말 많았습니다.

마치 금방 내린것처럼, 뽀송뽀송 하더군요.

늦은맥이제에 도착합니다.

너무나도 황홀했던 순간들을 뒤로하고, 하산할 시간입니다.

발걸음이 쉽사리 떨어지질 않는군요.ㅎㅎ

상고대+빙고대가 햇살을 받아 반짝반짝 빛이 납니다.

하산길은 완전 빙판길이라, 겁나더군요.ㅎㄷㄷ

계곡길에 나무 다리가 새로 생겼네요.

작년 여름에는 못 본 것 같은데. 이거 원래 있었나요?

지나가는 사람 카운터 해주는 것 같네요.

내려오니 완전 봄이네요.

올겨울 첫 설산이었던 덕유산에서 큰 복을 받았었는데, 마무리는 소백산이 멋지게 장식해 주는군요.^^

부족한 글과 사진 봐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편안한 밤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