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번 산행을 통해 평속 1에서 2로 올라선 생초보입니다. ^^

몇 날 며칠을 닭가슴살로 연명하다 삼겹살 두 번 구워 먹었더니 몸무게가 원복 되었어요. 살 빼기는 힘든데 찌는 것은 정말 한순간이지 말입니다. 너무 충격받아 가벼운 산행 말고 무거운 산행하기로 마음을 먹어요. 용마산 정상+아차산 정상까지 다녀오기로 합니다.

이번에도 기원정사부터 시작합니다. 삼겹살 두 번 구워 먹었더니 체력이 좋아졌나 봐요. 오르막길이 힘들지 않아요.

기원정사에서 직진으로 올라가지 않고 왼쪽의 아차산 둘레길로 갑니다. 쭉 걸어 긴고랑길 지나 용마산에 갈 거예요.

용마산까지 2.45km.

이쪽은 그래도 푸른 기운이 있습니다.

걷고 걷고 또 걷다 보니 용마산까지 0.8km

미세먼지 나쁨이던 어제, 3월 21일입니다.

오예, 흥미진진한 코스가 나오고요.

아, 아까는 긴고랑공원까지 보여주는 표지판이었구나. 급 의지 상실되네요. 돌아갈까. 아직 늦지 않았는데.

그러나 벌써 긴고랑공원 도착했고요.

용마산 등산로 입구가 보입니다. 이제 돌아가긴 늦었어요.

여름엔 여기도 물이 흐르려나요.

이런 길들을 무념무상의 상태로 걸어갑니다. 진짜 계속 걷다 보니 아무 생각 안 나더라고요.

벌써 끝인가 싶었으나, 노노노. 여기는 아차산으로 가는 길과 용마산 정상인 용마봉으로 향하는 길의 분기점이었습니다.

저 짝으로 가면 아차산 4보루 나와요. 이따가 용마봉 찍고 가야 하는 길. 힝.

계단을 오르고 또 걷고, 계단을 또 오르니 전망대가 나옵니다. 여기가 정상인가? 노노노

미세먼지 가득한 광진구.

전망대에서 바라본 아차산 4보루입니다.

저기까지만 가면 끝인가? 선생님, 용마봉이 저긴가요? 허허허, 아니 저기 넘어가면 거의 끝이에요. 거의요? 거의? 힝.

그렇습니다. 여기는 헬기장이었어요. 이 정상에도 좌판이 있네요. 나중에 그분과 와서 한 잔 똑-하면 차암 좋겠습니다.

헬기장에서 고민합니다. 이 정도면 적당히 한 것 아닌가? 꼭 용마봉을 가야 하는가? 선생님, 여기서 용마봉 먼가요? 한 20분 가야 돼요, 금방 가. 천천히 가면 금방 가. 천천히 가는데 오또케 금방 가나요. 힝.

그분께 깨톡을 보냅니다. 그만 내려갈까 봐. 용마봉 찍고 아차산 4보루 지나 관리사무소로 내려오세요. 이따가 트랭글 확인할 거예요. 이럴 때는 깨톡에 답도 해주시는 다정한 우리 그분. 상냥해.

노예는 주인님의 명을 받자와 등산을 계속합니다. 그래도 이제 거의 다 왔네요.

여기가 용마산 4보루인가 봅니다.

미세먼지로 폭망인 뷰.

헬기 소리가 엄청 시끄러워 보니 아차산 쪽에 헬기가 맴돌고 있어요. 사고는 아닌 것 같고, 보루 보수공사하던 자재들 운반하는 것 같더라고요.

너무 더워서 재킷 벗어 가방에 넣고 다시 가요. 이제 몸 풀려서 막 힘들진 않아요. 그냥 용마봉은 언제 나오는지 궁금할 뿐이에요.

여기도 소림사 느낌이네요. 정상 바로 앞 체육시설들. 저기 걸어오시는 분, 핫팬츠에 맨발이었어요. 땅의 기운 느끼고 계시나 봐요.

진짜 용마봉 나오는 거겠죠? 설마 이 계단 넘어 또 올라가야 하는 건 아니겠죠?

짜잔, 드디어 정상을 밟습니다. 뿌듯하네요. 혼자 산행하면서 정상까지 올라와본 것은 용마산이 처음입니다. 높이도 나쁘지 않아요. 잘했다, 잘했어. 용마산이라는 이름의 유래에는 두 가지 설이 있습니다. 삼국시대에 장사가 태어나면 가족을 모두 역적으로 몰아 죽이는 때가 있었대요. 백제와 고구려의 경계였던 이곳에서 장사가 될 재목의 아기가 태어났는데, 걱정하던 부모가 아기를 죽여버렸다는군요. 그 뒤 용마봉에서 용마가 나와 다른 곳에서 날아간 데서 용마산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설이 하나 있고, 또는 조선 시대 산 아래에 말 목장이 많아 용마가 태어나기를 기원하는 뜻에서 용마산이라는 이름이 생겼다는 설이 또 하나 있고요.

어느 쪽으로 내려가야 하나 고민합니다. 용마산역 쪽으로 후딱 내려가서 버스 타고 집에 갈까? 그분이 아차산 4보루에서 사진 찍어 보내라고 합니다. 오늘 안 바쁘신가 봐요.

왔던 길 옆으로 오솔길이 있어요.

그리로도 전망대가 나옵니다. 이 길이 더 가깝고 좋네요.

이제 저기 보이는 아차산 4보루 가야 합니다. 힘든 길은 아닌 것 같아요. 버스 타지 않으려면 어쩔 수 없이 저리로 가야 해요. 긴고랑길로 올라오던 코스는 돌이 가득이라 좀 힘들었거든요.

명빈묘가 궁금해서 저리로 가볼까 고민하다 그냥 4보루로 갑니다. 명빈은 조선 태종의 후궁 중 한 명이었다네요.

드디어 아차산 4보루.

올림픽공원 느낌 나네요. 정상에 이렇게 평탄한 곳이 있다니. 역시 보루 맞나 봅니다.

미세먼지로 폭망인 뷰.

제가 오르락 내리락했던 용마산길이 반대편에 보입니다. 또 뭔가 뿌듯뿌듯하네예.

이제 해맞이 광장 쪽으로 갑니다.

미세먼지로 폭망인 뷰.

그래도 푸른색 보니 기분은 좋습니다.

미세먼지로 폭망인 뷰.

부스럭 거리는 소리가 나서 고양이인가 하고 봤더니 쟤가 절 째려보고 있잖아요. 오소리인가요? 도망가지도 않고 째려보길래 완전 쫄았어요.

미세먼지로 폭망인 뷰들을 보며 어느새 해맞이 광장.

한 번 와 본 곳이라고 별로 무섭지 않네요. 신기방기. 

여유 있게, 대장부처럼 성큼성큼 내려갑니다. 미세먼지로 폭망인 뷰도 감상하면서요.

내려가는 길의 발걸음이 상쾌합니다. 별로 안 힘들었나 봐요. 남들은 산책으로 다니는 산에 힘들면 진짜 저질체력이죠.

출발 장소였던 기원장소에 도착. 오늘 이리 날씨가 좋을 줄 알았다면 어제 안 갔을 텐데 아쉬워요. 오늘은 또 못 가거든요. 이제 동네 뒷산 정복했으니 어디로 진출해야 하나 고민입니다. 청계산은 너무 많이 가봤고, 북한산 초보자 코스에 도전해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