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칠고 거친 속살을 품은 신선의 정원-황정산 산행..(사진대따많음/스크롤 주의)38

안녕하세요.

지난 주말에 다녀온 황정산 후기를 올려볼까 합니다.

신선의 정원이라는 이름답지 않게, 황정산의 속살은 거칠고 거칠었습니다.

이쁜 꽃산행을 즐길 시기에, 빡센 유격훈련?을 다녀온 듯 합니다.

산행전에 블로그등을 통해서 여러 후기를 봤었는데, 평속이 1.5km전후인 이유를 알겠더군요.;;

힘들긴 했어도 황정산이 품고 있는 소나무와 암릉의 환상적인 조화는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거기에 거침없이 뻥 뚫린 시원한 조망도 일품이었습니다.

애초 계획했던 코스는 대흥사-원통암-영인봉-황정산-남봉-신선봉-수리봉-석화봉-석화바위-대흥사였습니다만.(약13km)

시간도 그렇고 생각보다 많이 지쳐서, 신선봉,수리봉,석화바위는 다음을 기약 했습니다.

들머리가 있는 대흥사로 가는 길에 벚꽃이 만발하였습니다.

특이하게 도로 바로 옆에 대흥사가 자리잡고 있더군요.

한적한 곳에 주차를 하고, 대흥사를 살짝 둘러봅니다.

대흥사에서 오른쪽으로 도로를 내려가면 들머리가 있는데, 대흥사를 한바퀴 둘러보다보니 샛길로 빠져 계곡길로 진행을 합니다.

가물어서 그런지 계곡에 물이 없더군요.

사람이 다닌 흔적도 희미해서, 시그널을 찾아서 진행합니다. 

계곡길을 따라 올라오다보니, 정상적인 들머리에서 임도를 타고 오는길과 만나게 됩니다.

원통암으로 가는 입구에 도착합니다.

초입부터 길이 좀 거칩니다.

연봉홍빛 진달래..

정비가 잘 되어 있는 계단길을 따라 올라갑니다.

날이 더워서인지 몸도 풀리기 전에 육수가 줄줄 흐릅니다.

계곡에 수량이 많았으면, 시원할 것 같군요.

계단을 오르며 하늘을 쳐다보니, 암릉과 소나무가 어우러진 아름다운 그림이 벌써부터 설레게 하는군요.

길은 여전히 거칠고, 초반 워밍업을 위한 여유 따윈 없습니다..

산괴불주머니..

암릉과 기암괴석으로 유명한 산답게 집채만한 바위들이 곳곳에 즐비합니다.

영인봉과 원통암 갈림길에 도착합니다.

원통암..

칠성암이 늠름하게 자리를 잡고 있네요.

약수를 마시고 종을 세번치면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하더군요.

물맛이 시원하니 좋았습니다.

부처님의 손바닥과 팔뚝의 모양을 합쳐놓은 것이라고 하더군요.

실제로 보니 정말 신기했습니다.

그렇게 보이시나요?.^^

원통암에서의 조망이 정말 일품이었습니다.

흰봉산과 올산의 산자락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짤리긴 했지만, 오른쪽으로 소백산의 능선도 조망이 됩니다.

원통암에서 땡겨본 소백산 제2연화봉 대피소..

원통암을 떠나며..

이제 영인봉으로 오름을 시작합니다.

황정산에서 잘 정비되어 있는 등로를 기대한다는 것은 사치인가 봅니다.

한편으로는 사람의 손이 덜 묻은 것 같은 자연의 느낌이 좋긴 하더군요.

열심히 오르는 친구..

뿌리째 뽑힌 나무 옆을 지납니다.

로프구간도 나오고..

육수 뻘뻘 흘려가며 열심히 오르니, 어느덧 능선에 도착합니다.

오른쪽으로 가면 조망이 탁 트이는 바위가 있고, 왼쪽은 영인봉 방향입니다.

영인봉으로 가기전에 조망을 즐기러 오른쪽 길로 빠지는 길에 시원하게 조망이 트이는군요.

조망바위에서 소백산과 흰봉산이 한눈에 펼쳐집니다.

파노라마..

오른쪽에 장엄하게 볼록 솟은 산이 황정산입니다.

그좌측으로 신선봉,수리봉으로 짐작해봅니다.

곧 가게될 올산..

시원한 조망을 즐기고 영인봉으로 향합니다.

오름중에 바라본 송림과 암릉으로 어우러진 영인봉의 모습입니다.

황정산에는 그림 같은 소나무들이 정말 많더군요

실로 오랜만에 보는 파란 하늘에 뭉게구름입니다.

영인봉에서 황정산으로 이어지는 능선길..

영인봉..

우아한 자태를 뽑내는 소나무..

힘든만큼 멋진 풍경으로 보답하는 황정산입니다.

거침없이 뻥뚫린 시원한 조망에 눈과 마음이 탁 트입니다.

왼쪽에 볼록 솟은 봉우리가 문복대일까요?

저멀리 금수산도 조망이 됩니다.

저기도 가야하고 갈곳이 참 많군요.

아름다운 자태의 소나무들을 구경 하느라 두눈이 쉴틈이 없습다.다

황정산에서는 이정표 만나기가 참 힘들더군요.

초반부터 그랬듯이 황정산으로 가는 길이 녹녹치 않습니다.

저길 올라야 하는데, 발디딜곳도 마땅치 않고 자세도 나오지 않더군요.;;

군데군데 로프구간이 꽤 많습니다.

영인봉임을 알리는 초라한 안내목..

도락산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도락산과 황정산 연계산행도 많이 하시는 것 같더군요.

장군손가락 바위와 소나무..

처절하게 뒤틀린 고사목..

황정산은 점점 더 가까워지지만, 오르는 길도 쉽지 않아 보입니다.

계속되는 암릉길..

병풍바위..

뒤돌아본 영인봉과 그 뒤에 810봉..

이정표에 나와 있는 거리의 숫자가 의심스럽습니다.;;

노란제비꽃..

끙끙 거리며 올라오는 친구..

그러나 또 다시 나타나는..

그렇게 힘들게 올라오면, 언제나 멋진 조망으로 보답을 받습니다.^^

저도 열심히 줄을 잡고 오릅니다.

친구의 아이폰으로 찍은거라 사진이 좀 다릅니다.;;

저는 절벽?길로 가고, 친구는 아래 우회길로 갑니다. 

절벽길을 지나 내려 가는줄 알았더니,,

친구놈이 우회했던 길이 제가 왔던길로 다시 올라와야 하더군요.

다시 오릅니다.ㅜ.ㅠ

이런 $%&*$#@#$$.!!

또 다시 오르고..

이제 친구도 저도 서서치 지쳐갑니다.

로프 구간도 많고 길도 험하지만, 오름내림이 많아서 꽤나 힘들더군요.

몸과 마음은 점점 치쳐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파래지는 하늘을 보고 위안을 삼습니다.

너럭바위라고 하는 것 같던데, 이곳에 있는 소나무가 또 기가 막히더군요.

누워서 자라는 소나무입니다.ㄷㄷ

아마 황정산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소나무인 것 같습니다.

이곳에서 사진을 많이 찍으시더군요.

카메라가 크롭바디이긴 하지만, 10-18mm 광각으로도 한번에 담을 수 없을만큼 거대했습니다.

드디어 황정산 정상에 도착합니다.

의외로 정상에는 나무가 많아서, 조망이 좋지 않더군요.

여기까지 오는 여정이 더 즐거웠던 것 같습니다.

고생했던 친구놈..

산행후에 다리가 저려서 고생 했다고 하더군요.

힘들긴 힘들었나 봅니다.

흰봉산..도솔봉..묘적봉..

이제 남봉으로 가야합니다.

남봉은 대체 어디에 있는지..

몇군데서 길찾기가 쉽지 않아서, 알바도 여러번 하고 그랬더니 기진맥진입니다.

쉬었던 자리에서 조금만 올라가니 바로 남봉이 나오더군요.

애초 계획은 수리봉까지 다녀 올려고 했었는데, 석화봉 갈릴길에서 하산 하기로 합니다.

오랜만에 길다운 편안한 흙길을 만납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남봉의 모습입니다.

이제서야 제대로 된 이정표가 나오는군요.

수리봉까지 1.5km라고 나오는데, 후기들을 보니 1시간정도 걸리는 것 같습니다.

아마 암릉 구간과 길이 거칠어서 그런가 봅니다.

드디어 석화봉 갈림길에 도착합니다.

그렇게 탈출하고 싶어하던 친구의 지친 얼굴에도 미소가 번집니다.ㅎㅎ

사진으로 봤던 수리봉의 용아릉이 자꾸 아른거리더군요.

다음에 또 올날이 있겠지요.

하산을 시작하며, 아쉬움을 뒤로한채 신선봉과 수리봉을 담아봅니다.

다음에 다시오마.. 

하산길에 이런 경고문이 있다니.ㄷㄷ

석화바위로 갔어야 했는데, 길을 잘못들어서 휴양림쪽으로 진행을 합니다.

가운데 있는 저곳이 바로 석화바위입니다.

저 능선길을 타고 갔어야 했는데, 중간에 이정표를 한번 놓친 듯 하네요.

아마 저리로 갔으면, 친구한테 몇대 맞았을 듯 싶습니다.ㅎㅎ

진달래숲길을 지나고..

어느덧 해도 저물어가기 시작합니다.

드디어 휴양림에 도착을 합니다.

이곳까지 한 7km정도 되는 것 같은데, 시간이 6시간30분정도 걸렸더군요.;;

이제 차가 있는 대흥사까지 아스팔트 길을 2km정도 걸어가야합니다.

가는길을 올산이 반겨주는군요.

친구와 이런저런 얘기를 하며 걷다보니 어느덧 대흥사에 도착을 합니다.

생각보다 꽤나 힘들긴 했어도 내려오고 보니, 다시 또 올라가 보고 싶네요.^^

스릴있는 암릉과 로프..그리고 소나무 좋아하시는 분들에게 강력히 추천해 드리고 싶은 산입니다~!!

부족한 글과 사진 봐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