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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산타는 거북이입니다.
아주아주 오랬만에 산행기를 써봅니다. 지난 2월 중순경에 설악산 귀때기청봉 산행기를 마지막으로 쓰고 처음인데요.
3월 초에 셋째를 출산하는 바람에 원정산행은 다닐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와이프에게 특별히 허락을 얻고 장모님께서 특별히 오셔서 하루 집안
일을 도와주셔서 감사하게도 지리산 무박화대종주를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사실 날씨가 별로 좋지 않고 장거리 산행에 최대한 집중을 하고자 사
진을 거의 찍지 못했는데요. 오늘 산행기는 못쓰는 글이지만 제가 산행을 하면서 느꼈던 점을 쓰고자 합니다.
화대종주 그 흑역사!!!
등산을 했던 14년 정도 동안2박3일 화대종주는 2번을 했었습니다. , 그 때도 사실 너무 힘들었었는데, 무박으로 하시는 분들이 있다는 것은 상상을 해본적이 없었습니다. 근데 그러던 와중에 2014년말에 등산 포럼에 가입을 하게 되었는데, 지금 등포회원 분들중에 몇분이 무박화대를 하시는 것을 보고 "우와, 대단한데.. 나도 할수 있을까?" , 할수 있을것 같은데~" 하는 호기심이 들더군요.
그래서 결국 2015년 6월 중순에 혼자서 기차를 타고 지리산으로 향했습니다. 그때가 평일이었던 것으로 기억을 하고, 당시에는 제가 무릎이 어떨때는 좋고 또 어떨때는 좋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무릎만 받쳐준다면 충분히 성공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지금도 기억이 생생한데 평일이라서 사람하나 없는 화엄사길을 두려움에 떨면서 올라가던 기억이 나네요. 바람소리에 놀라고 나뭇가지 떨어지는 소리에 소스라치게 놀랐는데 어렸을 적부터 고등학교 때까지 시골에 살면서 밤길 많이 다니던 저로써도 정말 무서웠습니다.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삼도봉을 내려가는 그 긴 계단에서 무릎에 안좋은 느낌이 연하천 대피소를 지나면서부터 도저히 딛을수도 없을 정도로 아파서 결국 벽소령에서 음정으로 탈출을 하고 말았습니다. 내려오면서 속으로 무릎에 튼튼하지 못한 것을 많이도 원망했네요. ㅎㅎ
2번째 도전
첫번째 도전을 그렇게 씁씁하게 마감을 하고 내려오면서 "무릎만 괜찮다면 충분히 완주 할 수 있을텐데"라는 생각이 아주 많이 들었습니다. 그때만해도 무릎때문에 정형외과에서 주사도 많이 맞고, 한의원 다니면서 침도 참 많이 맞았습니다. 어쨌거나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나면서 등산도 많이 다니고 점차로 무릎이 호전되어가고 있었기 때문에 다시한번 가고 싶은 욕구가 끊어 올랐습니다. 그때는 처음으로 안내산악회를 이용했었는데 무리하지 않고 속도를 못 맞추면 버스는 그냥 보내고 혼자라도 완주하고 올라가려고 했습니다. 화엄사에서 2시에 출발을 했는데 옆에 다른 사람들이 같이 가고 하니까 자연히 속도가 너무 빨라지는 겁니다. 거기 분들은 분명 고수들일텐데 말이에요. 얼떨결에 노고단 대피소에 1:50분 만에 도착을 하고 말았네요. 대피소에서 행동식 잠깐 먹고 다시 노고단 고개를 향해서 발을 딛는 순가 하체에 찌릿하면서 허벅지 앞, 안, 뒤, 엉덩이 까지 쥐가나는 겁니다. 에휴~ 어찌어찌 다리를 질질끌면서 고개까지 올라가서 스트레칭을 좀 길게하고 다시 출발했습니다. 삼도봉 전까지는 길이 완만하니 갈만하잖아요. 계속 천천히 가면서 다리털고 하면서 삼도봉을 올라가는데 힘도 너무들고 온 다리의 근육이 춤을 추는 것처럼 쥐가 나는데, 어쩔 도리가 없더라구요. 연하천을 지나서 벽소령까지 잠깐가고 쉬고 참 많이 쉬었고 벽소령을 지나 그 평탄한 길을 가는데도 도저히 갈 수가 없어서 다시 음정으로 탈출,,, 절대 오버페이스하면 안된다는 뼈져린 깨달음을 얻고 내려왔습니다.
오버페이스 금지!!!!
3번째
5월에 온다리에 끔찍한 쥐를 맛본뒤로 한 생각이 하체근력이 많이 약한가 싶어서 오랫만에 헬스장엘 등록을 해서 가녀린 하체도 좀 단련을 하고 런닝도 좀 해서 심폐지구력 훈련도 좀 하고 했습니다. 어쩔때는 " 내가 뭣 하라 이짓을 하나" 라고 생각을 들때도 있었지만, 한 번은 성공을 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제가 장거리 산행예찬론자는 절때 아니며 일년에 두,세번 정도는 괜찮다는 입장이고, 제가 하는 대다수의 산행이 즐기면서하는 힐링산행이 대부분임을 말씀드립니다. ^^
3번째에서는 좀 느리게 진행을 했었는데요. 항상 마의 분기점인 벽소령을 무사히 통과하고 컨디션도 괜찮았습니다. 무엇보다고 항상 저를 괴롭히던 장경인대염이 이제는 완전히 사라진 것 같습니다. 세석에서 다다르면서 정말 힘들었지만 킬로수가 늘어가면서 알 수 없는 쾌감도 느껴지곤했습니다. 대패소를 지나 촛대봉을 올라갈때부터 몸에서 조금씩 기가 빠지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많이 힘들더라구요. 그래도 힘들때면 바로 주저앉자서 쉬고 먹고 하면서 장터목대피소까지 도착을 했습니다.
장터목대피소에서 초코파이를 하나 먹고 출발을 하고 제석봉으로가는 처음 가파른 돌길을 올라가는데, 갑자기 정말 너무너무 힘들었습니다. 뭐랄까 세발짝 움직이기도 힘든 그런고통? 12:30분에 대피소를 나와 14:30분에 천왕봉에 도착을 했으니까요. 천왕봉 정상석은 쳐다도보지 않고 바로 중봉으로 빠졌는데, 중봉 올라가는데도 정말 한참의 시간이 걸렸습니다. ㅎㅎ 누가 옆에서 봤으면 아마 몰골이 참 볼만했을 겁니다.
중봉에서 별별 생각을 다했는데, 그래도 김밥도 먹고 행동식도 배불리 먹고 좀 쉬니까 몸이 많이 회복되었습니다. 극악의 대원사 하산길을 겨우겨우 무사히 내려와 신께 감사드렸습니다. 총 시간이 18:35분이었네요. 화대종주를 저 시간대에 하는 사람도 있나요? ㅎㅎ
이번의 화대종주!!!
3월 초부터 결성된 화대종주 원정대.!!! 사자주제에님, 조란희님 그리고 산타는거북이
원래는 냉천님도 예정에 있었으나 냉천님 회삿일로 시간을 내시기 힘들어 아쉽지만 다음에 함께 하기로 하고 빠지셨습니다. 정말 모두 아쉬워했습니다. 옆의 두분모두 굉장히 열정적이시고 준비를 잘 하신 것 같았습니다. 특히 사자주제엔님은 오르막에서 제가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스피드를 지니셨습니다. 저도 제 나름대로 헬스와 런닝을 병행해가면서 준비를 열심히 했습니다.
등산화 모음 샷이라고 해야할까요? 아무튼 두분은 모두 발목이 낮은 경량 트레일런닝화를 신으시고 저는 제 장거리 주력화인 캠프라인을 신었습니다.
제발 모두 무사히 완주하였으면 좋겠네요...얍!! 화이팅!!!!
화엄사 앞에서 준비를 하고 있는데, 저 쪽 아랫쪽에서 굉장한 무리의 등산객들이 몰려옵니다. 한 30명 정도 됐을까요? 이 분들 복장이 전부 마라톤 복장이네요. 가방도 거의 초소형 마라톤배낭이구요. 옷은 전부다 짧은 반바지에 반팔.. 와.... 이름이 휴먼레이스팀이라고 하네요. 어쨌든 이분들 꼬리를 물고 출발을 합니다.
저는 집에서 배낭의 무게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몇일 전부터 계속 쌓다 풀렀다를 반복하면서 무게를 조금씩 줄였는데요. 한 가지 깨달은 사실이 초코바나 사탕 특히 에너지젤 같은 것은 배낭을 안풀고 먹을 수 있게 배낭 허리 주머니나 가슴쪽 포켓에 넣어두고 잠깐씩 쉴때 계속해서 먹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배낭 안쪽에 넣어두면 귀찮아서 먹지를 않게 되더라구요. ㅎㅎ
화엄사에서부터 노고단까지는 휴레팀과 계속 뒤섞여서 운행했는데, 이분들 중에서 초보자분들이 많으신지 그렇게 빠르지는 않았습니다. 사자주제에님이 답답하셨는지 한명씩 제치면서 앞으로 사라지셨습니다.
사진이 좀 어둡기는 하지만 노고단 대피소입니다. 화엄사 노고단 구간을 제 기억으로 2:20분 정도에 도착했는데, 페이스는 적당한 것 같았습니다. 사자님과 다시 조우해 빵을 먹고 다시 출발했습니다. 노고단고개까지만 조금 올라가면 이제 삼도봉 전까지는 거의 평탄한 능선길이라서 조금 빠르게 진행을 할 수 있습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노고단- 연하천 구간에서는 삼도봉과 토끼봉을 넘는 것이 가장 힘든 것 같고 오히려 토끼봉이 조금 더 난이도가 있는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셋이서 함께하는 장거리 산행이라서 그런지 등산객들과 뒤섞이면서 만났다 헤어졌다를 반복하게 되네요. 체력적으로는 예전에 토끼봉을 넘을때 많이 힘들었는데, 이번에는 무난했던 것 같습니다.
연하천 대피소 도착
희안하게 사자주제에님이 저보다 늦게 오셨네요. 삼도봉에서 사진을 찍는 도중에 제가 앞질러 갔던 것 같습니다.^^ 연하천 대피소에서 각자 준비한 밥을 머고 출발합니다. 저는 코오롱에서 나온 파워젤을 가지고 왔는데, 잠깐 쉴때마다 계속해서 하나씩 먹었더니 이거 상당히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자주 애용해야 겠어요. 연하천 대피소 이후부터 각자의 페이스대로 움직였고 카톡으로 서로의 상황을 주기적으로 체크하면서 움직였습니다.
연하쳔대피소~ 벽소령대피소 구간
대피소 간 거리가 3.5km정도로 짧고 아주 힘든 구간은 없는 듯 합니다. 벽소령 대피소에 도착을 했을때가 아침8시 정도였을 겁니다. 별이상이 없어서 벽소령대피소를 패스하고 바로 세석대피소로 향합니다. 벽소령대피소를 앞을 지나면서 한 1km정도가 굉장히 부드럽고 유순한 길이 나오는데 전체 산행에서 가장 평탄한 구간인 듯 합니다.
그리고 날씨
산행시작부터 비가 한 두 방울씩 내리고 있었는데, 다행히 그치고 날씨만 흐렸습니다. 전체산행에서 조망은 전혀 없는 꽝이었지만 종주를 하기에는 오히려 좋은 날씨라고 생각했습니다. 천왕봉에서 비가 조금오고 바람이 많이 불어 우의를 입었던 것 빼고는 시원했습니다.
벽소령~세석 구간
선비샘 이후에서부터가 힘이 좀 빠지네요. ㅎㅎ 오르막이 나올때마다 중간에 한 번씩 쉬어갔습니다. 이때부터 팔로 오른다는 생각으로 스틱에 힘을 많이 주면서 네발로 간다는 생각으로 걸었던 것 같습니다. 영심봉을 지나 세석대피소를 패스하고 촛대봉을 오르는데는 아주 힘들었습니다. 그러나 조금만 더 가면 장터목이고 그 지척이 천왕봉이라는 생각을 하니 가슴이 뛰더라구요.
세석~ 장터목 구간
까칠한 오르막이 세,네군데 였었는데, 오르막 중간에서 서서 쉬면서 진행을 했습니다. 제 앞 100미터 정도에 사자님이 가고 계셨는데 제가 뒤에서 한 번 소리쳐 봅니다." 화이팅!!!"
그렇지만 지리산에서 가장 경치좋은 구간에서 아무것도 볼 수 없는 것은 많이 아쉬웠습니다.
장터목 대피소에 몇 시에 도착을 했는지는 모르지만, 천왕봉에는 12:15분 쯤에 도착을 했습니다. 장터목 천왕봉 구간은 역시 가장 힘든 구간이었습니다. 사자님이 먼저 출발을 하시고 저는 매정에 들러 쇼핑?을 했습니다. 속으로 "마지막이다 저기만 가면 이제 내려간다" 그런 생각이 머릿속에 계속 맴돌았습니다. 지난번보다는 훨씬 낳았습니다만 그래도 많이 힘들었는데 천왕봉에 거의 다 갔을때쯤 갑자기 허기가 밀려와서 재빠르게 양갱하나를 우걱우걱 씹어먹으니 다시 힘이 났습니다. ㅎㅎ
드디어 천왕봉 도착
멀리서 보니 정상석이 보이고 우비를 입은 사람들이 인증을 위해 줄을 길게 서있었는데, 저는 애시당초 인증은 포기를 하고 중봉으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사자님이 인증을 마치고 먼저 출발을 하신줄 알았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기다리시는 동안 제가 지나쳐버린 것이었습니다. 인증 후 저를 좀 기다리신 것 같던데, 좀 죄송해졌습니다.
드디어 천왕봉을 지나쳤네요. 중봉까지는 어찌어찌 기어서 올라왔습니다. ㅎㅎ
그래도 인증은 한 장 하고 싶어서 마침 계시던 분께 부탁을해 귀한 사진한 장을 얻었습니다. 이제부터는 극악의 하산길 10km가 남았습니다. 저는 안전하되 빠르게 하산하는 것이 가장좋은 방법이라 생각하고 빠르게 진행을 했습니다. 다행히 아직까지는 힘이 좀 남아 있어서 괜찮았고 하산하면서 체력이 많이 좋아졌음을 느꼈습니다. 그냥 좀비처럼 아무 생각없이 내려왔습니다.
이 이정표가 나오기 전 10분쯤에 앞으로 넘어졌습니다. ㅠㅠ 힘이 빠진 다리가 돌에 걸려 넘어졌는데, 스틱으로 버틸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몸이 그대로 넘어지더라구요. 큰일 날 뻔 했습니다. 정말. 치밭목 대피소부터의 하산길이 돌이 많아도 너무 많습니다. 제법 큰 돌위로 징검다리 건너듯이 건너와야 되는데 상당히 위험하죠. 미끄러지기라도 하면....
어쨌든 엎어져서 잠깐 있었는데 일어나서 잠깐 비틀 거렸습니다. 넘어지면서 무릎을 돌에 부딪혔는지 엄청 욱신거리고 아팠습니다. 잠깐 앉자서 손으로 주무르고 나니 걸을때 아프기는 하지만 다행히 내려갈 수는 있겠다 싶었습니다.
아~ 드디어 유평마을이 보이네요. 뭉클합니다.
유평마을에서 1.5km 대원사 도착.
비가 조금씩 내리네요. 두 분도 안전하게 하산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다행히 조금후에 사자님 도착...
조금 뒤에 쳐져 계시던 조란희님도 무사히 도착하셨습니다. ^^
트랭글 갭쳐화면.
지난번 10월에 했을때보다 거의 3:30분 이상을 단축했네요. 좀 어리둥절 했지만 그래도 평속이 3km나 나온것은 정말 기분이 좋네요.
사실 중간에 컨디션이 좋을 때는 뛰고 싶다는 생각도 났었지만, 장거리 등산에서 컨티션의 엎다운은 항상있는 일이라서 그때 만약 깝치고 뛰었다면 절대 완주하지도 못했을 겁니다. 어쨌거나 굉장히 뿌듯하고 좋습니다. 그리고 함께 해주신 사자주제에님과 조란희님께 정말 감사합니다.
이상 산행기 마칩니다. 쓰고 보니 굉장히 유치하네요. 감안하고 봐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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