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1003~171005 화대종주 후기 마무리, 171007 부산 장산 산행 (26pic.)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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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께 화대종주 후기를 쓰다가 천왕봉까지 적고

급히 부모님과 집 뒷산인 해운대 장산을 올랐습니다.

그 날 산행 후 곧장 친척 인사 다녀왔다가

이틑날인 어제는 핏짜님과 영알 구경 후 곧장 상경하느라

화대종주 후기 마무리가 좀 늦어졌네요 ^^;

간단히 마무리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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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왕봉을 내려와 대원사, 유평 쪽으로 향하니 순식간에 인적이 사라집니다. 치밭목까지 내려오는 동안 올라오시는 분을 두 분 뵈었네요.

뒤돌아보니, 어느새 천왕봉 쪽은 구름에 삼켜졌습니다.

오늘의 목적지 치밭목 대피소까지는 3.1km 남았습니다. 시간 넉넉하네요.

무릎 상할까 조심조심 내려옵니다. 조망 좋은 곳에서는 잠시잠깐 쉬어가지만, 가스 덕분에 멀리 보이진 않습니다.

드디어 치밭목 도착! 예약할 때는 만석이더니 실제로는 자리 널널하더군요. 화대종주 하는 중이라는 분은 딱 한분 계셨습니다.

대피소의 밤은 늘 그렇듯 도란도란 넉넉했고, 비루한 종주가난뱅이에게 많은 것들을 베풀어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_^

하긴 이런 차림상으로 밥 먹고 있으면 도와줄 마음이 드실 법도 하겠지요 ㅎㅎ

그래도 누룽지에 라면스프 투하하고 스팸 한덩이면 생존모드로는 충분합니다!

시에라컵 손잡이에 걸린 클립은 제가 참 다용도로 사용하는 물건입니다.

컵 섞일 염려도 없고, 라면스프 등 뭔가 남은 봉투를 접어서 보관하기에도 딱 좋구요.

유심/마이크로SD카드 슬롯의 트레이를 개봉할 때에도 사용합니다.

스트링에 매달아서 빨랫줄이나 배낭 결속 시 고리로도 활용하곤 합니다 ^^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서 하산을 준비합니다. 아무래도 명절이니 좀 서둘러 출발해서 부모님 뵈러 가야죠 ^^

무재치기 폭포가 꼭 보고싶어서 혹여나 놓칠까봐 여기저기 들쑤셔봅니다. 

어제 대피소에서 김치 나눠주셨던 분들이 지나가다가 조망점을 알려주시네요.

폭포 아래쪽에서는 완전 가까이까지 접근할 수 있다고 하시니 또 들러봐야죠.

팻말이 아래쪽에서 보이는 방향이라, 화대 뛰고 내려오면서는 못 보고 지나칠 수도 있어 보입니다.

하지만 잠깐 짬을 내어서 꼭 한 번 들러보시길 권합니다. 특히 며칠새 비가 좀 왔다면 말입니다 ^^

무재치기 폭포의 신비한 모습! 뭔가 떡 같은걸 쌓아둔 몽실몽실한 모양이 참 특이하죠?

비록 웅장하진 않지만, 한 달 전 노르웨이 트레킹에서 어마어마한 폭포들을 이미 많이 보고 온 저에게는

오히려 웅장한 것보다 이런 개성있는 폭포가 참 인상깊고 좋더라구요 ^.^

카메라 거치해두고 셀프샷도 찍어보고, 머리에 물도 살짝 맞아봤어요 ㅎㅎ

이제 뭐 거의 종주모드는 해제하고 나들이 분위깁니다 ㅋㅋㅋ

다시 길을 재촉합니다. 등로 정비는 정말 안 되어 있더군요. 반바지에 반팔이라 여기저기 긁혀가며 비좁은 등로를 따라 내려가다보면 옆에서 졸졸 콸콸 계속 소리를 들려주던 계곡이 가끔씩 모습을 드러냅니다.

처음에는 계곡이 등로 근처로 쭉 따라가지만, 내려갈수록 자주 못 만나니 중간에 한번씩 만나면 좀 쉬어가세요!

맑은 물 구경도 좀 하고

고생한 발도 살짝살짝 식혀주고요 ^^

드디어! 첫 민가가 보입니다. 유평마을에 도착했어요!! 이게 얼마만의 민가인지... 반가워서 찍어봤습니다.

바위 뒤쪽 숨겨진 공간에서 혼자 조용히 땀도 좀 식힙니다. 화대종주 끝마친 후의 입수란... 정말 진짜진짜 상쾌하더군요!!

아직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닙니다. 대원사도 지나야 하고, 더 아랫쪽 삼장분소까지 내려가서 그린포인트도 받고 진주행 버스 타야죠.

내려가는 길은 포장도로이지만, 옆에 계곡이 시원하게 흘러주는 터라 참 기분이 좋습니다. 이런저런 생각들... 혼자라서 조금 더 즐거울 수 있는 시간이에요.

참 지리산은 어딜 가도 이렇게 물이 넘치네요.

드디어 삼장분소에 도착했습니다!!

화대종주가 완전히 끝났어요!

그린포인트도 챙겨받고요.. 먹은건 별로 없는데 2박3일치라 그런지, 하산하며 티끌 주워모은게 꽤 되는건지 1.6kg 나오네요 ^^

삼장분소에서 1~20미터 아래쪽에 큰 주차장이 있습니다. 거기 매점에서 버스표를 구매하시면 됩니다.

시간표 최신버전입니다. 저는 1시 15분 차로 진주 가서, 롯데리아 하나 사먹고 부산행 버스로 갈아탔습니다.

진주 나가는 버스는 딱 여기서 타시면 됩니다.

모든 버스가 원지는 찍고 진주로 갑니다. 원지에서는 서울가는 버스가 많습니다.

이상 첫 화대종주 후기였습니다.

성취감이 매우 큰 첫 화대종주였지만, 저는 지난주처럼 발길 닿는대로 백무동, 천왕봉, 세석 등등 왔다갔다 마음 편하게, 여유있게 오갔던 산행이 더 체질에 맞는 것 같습니다 ㅎㅎ 그래도 내년이면 아마도 또 종주뽐이 오겠지요 ^^ 컨디션 잘 관리하게 된다면 무박성중을 한 번 도전해보게 되지 않을까? 하는 예감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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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주를 마친 다음날은 하루 종일 비가 와서 가족들과 푹 쉬었습니다.

영화를 두 편이나 봤어요.

I can speak. 그리고 남한산성.

I can speak는 참 재밌더군요. 아직 안 보신 분 계시다면 추천합니다.

남한산성도 재밌게 보긴 했는데, 수작이라 할 정도는 아닌 것 같고

검단산 등 익숙한 지명이 자꾸 산행쪽으로 연상되어서 쫌 묘했습니다;;

하루를 푹 쉰 후 10월 7일 토요일에는 부모님과 가볍게 뒷산인 장산을 올랐어요.

원래 아버지와 하루 백패킹을 가려고 했는데, 아버지께서 발목을 삐끗 하셔서

그냥 가족 당일 산행으로 대신했습니다.

오래오래 건강하셨으면 합니다.

아버지께서 원래 퇴직 후 지리산으로 들어가시려고 하셨지만 물이 많은 장산이 좋아서 그냥 적당히 만족하시고 매일 오르십니다.

물론 크기가 비교는 안 되지만, 넉넉하고 둥글둥글한 모습이 꼬마지리산의 느낌을 약간 가진 듯 싶기도 합니다. 장산에 물 마르는 것을 본 적이 없네요.

정상 부근에는 코스모스가 많이 피었더군요. 억새는 아직 좀 멀은 듯 했습니다 ^^

이상으로 짧은 장산 후기도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