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미읍성 환종주45

쉬는 날이라 주변의 산으로 갑니다.

서산에 산이라고 해봐야 가야산이 전부라 달리 선택도 없구요. 팔봉산이나 용봉산 등 주변에 작은 산들이 있긴 한데

하루 산행지로 하기에는 거리가 너무 짧아 잠깐 시간날때 다녀오는 곳이고 하루 놀기에는 가야산이 적당합니다.

가야산에는 8자종주, 해미읍성환종주, 충의사환종주라는 이름의 종주 코스가 있는데 그래봐야 각각 30킬로정도의

산길이고 겹치는 구간이 많아 각 봉우리를 다 돌면서 겹치지 않게 돌면 65킬로가 나오는데 워낙에 산군이 작아 그렇게

해야 그나마 좀 긴 거리가 나옵니다.

요즘들어서는 거의 해미읍성환종주를 하는 편입니다.

25~30킬로의 짧고 걷기 좋은 코스라 하루 살방 놀기에는 적당하거든요.

해미 읍성에서 출발합니다.

우리 나라에 읍성이 몇곳 되지 않는데 근처에 잘 가꾸어진 읍성이 있어 제법 볼거리를 제공해주죠.

해미 읍성은 1500년경에 축조되어 서해안 방어를 담당했다 합니다. 이순신 장군이 잠시 근무한 것으로 더 유명하죠.

요즘은 태안해변과 간월도 해미읍성 개심사 서산목장을 코스로 하는 관광지로 많이 찾더군요. 

아라메길을 따라 개심사까지 갑니다.

아라메길은 서산에서 조성한 트레킹코스인데 태안의 해변길만큼 유명하지는 않지만 나름 걷기 좋은 코스입니다.

늦가을 정취가 아주 물씬 풍겨오네요.

아무도 없는 산길 , 혼자서 마음껏 즐기고 놀고 사색하고 오직 나만의 길인듯 느껴집니다.

평일 산행의 묘미이기도 하죠.

영하로 떨어진다더니 첫 얼음이 얼었더군요.

겨울이 오는 소리는 낮은 곳에서 사는 사람들에게 반갑지 않은 일이지만 자연의 섭리를 어쩌겠습니까.

벌써 봄이 오길 기다리는것도 욕심일까요?

고도 100미터도 안되는곳에 설치된 정자에서 잠시 쉬어 갑니다.

앞에 해미면 뒤로 잘 보이지는 않는데 간월호와 서해바다가 있구요. 옆에 도비산이 섬처럼 떠 있습니다.

서산에 간척사업이 안되었을때는 해미 바로 앞까지 바닷물이 들어왔습니다. 서산도 마찬가지구요.

내 고향인 옆 마을 고북도 그랬구요. 바다에 대한 추억도 사라지고 무엇보다 천수만의 고급어종들이 사라져 버렸죠. 

지금에서는 위락시설을 만든다 뭐다 하는데 ...그게 우리네 삶과 얼마나 영향을 주겠습니까.

결국 , 위대한 자연 유산을 없앤 결과외에 뭐가 있을까요?

그래서 가로림만 수력발전소 건설도 반대했던거고...[지역 얘기...는 뭐하러 자꾸...]

아이고 ...의미 없다...

멀리 서산 시내와 주변의 금북정맥길을 담아보려 했는데 어찌 이리 되었담....?

잿빛 하늘은 조망마져 엉망으로 만들어놓고 심술을 부리네요.

앞에 보이는 일락산으로 가는게 정코스인데 ...

오늘은 개심사를 경유해서 가려구요.

낙엽밟는 소리에서 쓸쓸함이 묻어납니다.

가을은 ... 남자의 계절이라지만 그 적막함이 때론 슬플때도 있거든요.

원래 이런 모습이 제일 좋은 개심사 모습입니다.

봄이면 이렇게 왕벛이 작은 절을 뽐내는데 , 특히 청벛이 피는걸로 유명하죠.

작은 암자지만 개심사는 특별한 정취와 분위기가 있는듯 합니다. 종교는 없지만 그래서 이곳으로 돌아가곤 하죠.

650년경 백제 의자왕 시절에 창건되었다는데 ...그 시절이 상상이 안가네요.

입구에 붉은 글씨가 좀 생소하네요.

개심사는 주변의 용유지[용비지] 서산목장과 더불어 사진촬영하기 좋은 장소라

사진 취미를 가진 분들의 단골 장소라더군요.

봄이 제일 좋은데 가을도 제법 멋진 장면이 나오기도 하더라구요.

이 사진은 좀 을씨년스럽네요.

지나가면서 뒤돌아보니...이렇습니다.

개심사뒤로 잠깐 오르면 쉬어가는곳이 있는데 이곳이 가면서도 모르는 용현산 입니다.

금북정맥길이기도 하구요. 여기서부터 금북정맥길따라 뒷산까지 갈겁니다.

일락산에 왔습니다.

밑에 살짝 보이는 일락사와 뒤로  황락 저수지가 보이네요.

여전히 도비산은 섬이 되어 있구요. 지금은 나도 산속에서 혼자 섬이 되어 있습니다.

왼쪽으로 눈을 돌리니 뒤쪽 능선으로 가야할 삼준산 연암산이 멀리 손짓하고 있습니다.

몇개라도 역새를 구경하게 되네요. 이게 어디야 ...~

석문봉 오르면서 내려다본 풍경...~

차라리 우측에 있는 소나무라도 담을걸 그랬나봅니다.

이 소나무가 하트 모양으로 좀 특이하게 생겼는데 ...역광일까봐 빼먹은게 후회되네요.

석문봉에서 가야봉 방면으로 ..

삼준산 연암산도 조망되고 ...

석문봉에서 이리저리 둘러보고 있습니다.

사람도 하나 없고 산위에 오르니 바람도 불고 조금 서늘한 날씨지만 지금은 또 분위기있게 이러고 있네요.

밑에 보이는 건 산수리 저수지 입니다.

근처에 제법 유명한 파김치 장어를 하는 식당이 있습니다.

푹 익힌 파김치를 장어와 함께 자글자글하게 끊여 내주는 음식인데 이곳에서는 아주 인기가 좋습니다.

얼마전 , 갔다가 그 좋은 안주에 술도 못마시고 왔다는 슬픈 이야기가 ...

앞에는 서원산이구요. 옆으로 옥계저수지 입니다.

뒤쪽으로 예산 삽교 방면인데 아직도 흐릿한 모습이네요. 날씨가 좋으면 이곳에서 홍성 예산 서산 당진 보령쪽까지

조망됩니다. 경계가 되기도하고 .. 그래서 ,가야산은 오래전부터 전략적 요충지 였다더군요

가야산은 사방이 트여 있어 가슴까지 시원하게 해주는 매력이 있습니다.

상가리 저수지와 옥계저수지 ...

위와 비슷한 배경이죠.

산들이 다 섬이 되어 있군요.  

이곳 산들은 켜켜이 펼쳐진 능선을 구경하기 어렵습니다. 죄다 들판이고 낮은 산들이라서 ...이런 모습도 흔치는 않죠.

가야봉에 왔습니다.

가야산의 최고봉인데 철탑때문에 대접을 못받고 석문봉에게 정상의 몫을 빼앗겼습니다.

금북정맥길의 최고봉이 아닌가 싶구요.

멀리 간월도가 보일텐데 사진으로는 잘 안보이네요.

서산의 대표적 음식 중 하나인 서산 어리굴젓의 주생산지가 간월도구요.

굴밥의 원조가 아닐까 싶은데 ...확실치는 않습니다.

간월암이라고 바닷물이 빠지만 들어갈 수 있는 암자가 있는 ...

옥양봉과 서원산 ...

석문지맥이 석문봉에서 옥양봉을 거쳐 서원산 옆으로해서 뒤로 보이는 희미한 능선으로 이어지죠.

사람들이 말리는 길이라 나도 아직은 안 가본 길이긴 합니다... 

석문봉과 옥양봉.

가야산의 백미라 할 수 있습니다.

다시 천수만으로 돌아와서 ...

40여전 입니다. 어머님과 가을 추수를 마치고나면 개떡을 쪄서 바다로 게를 잡으러 다녔습니다.

저곳이 바다였을때죠. 이곳 지역에서만 먹는 황바리[농게] 능쟁이[칠게]를 삼태기에 잡아오면 냉장고없던 시절이니

국간장에 담가서 겨우내 반찬으로 먹었습니다. 지금도 그 추억 때문에 시장에서 가끔 사다 먹는데 와이프는 아직도

그런걸 먹는다는걸 이해 못하더군요. 그게 단지 맛 때문에 먹는게 아니라 추억을 먹는건데 말이죠.  

이제 서산땅에도 산행지에 투자를 좀 하는군요. 정상석도 바꾸고 망원경도 세우고...

금북정맥길 가다보면 홍성까지 다 이정표가 있는데 서산 태안땅만 없는데 오늘보니 길도 정리하고있고

지난번 금북길에서 만난 태안 관계자분이 정맥길에 예산까지 세워놨다고 하던데 ..잘 좀 했으면

덕숭산 홍동산 용봉산 월산 오서산까지 죄다 조망되네요.

훌륭한 조망처인데 날이 조금 아쉽네요.

금새라도 비가 내릴듯 ..하늘이 점점 어두워지고 있습니다.

같은 곳에서 바라본 예산 방면입니다.

우측에 원효봉인데 ...그 유명한 일화가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원효대사가 잠결에 마신 물이 해골물이었다는 ...그 원효암터가 지금도 있구요.

정상 바로 밑인데 가뭄에도 물이 잘 나오는 곳이기도 하구요. 

가야할 뒷산 삼준산 연암산이 지척이네요.

오늘도 일용할 양식 , 김밥 두줄과 물한잔으로 점심을 해결 합니다.

산에서는 수라상이 부럽지 않은 한끼 식사죠.처음으로 디팩을 이용해봤는데 좋더군요.

죄측으로 멀리 오서산이 우뚝 서 있네요.

올해는 두번인가밖에 못 가본듯 합니다. 바로 밑이 처가라 김장할때는 광천 새우젓 사려고

가을이면 한번은 꼭 저곳에 다녀와야 합니다. 올 김장은 젓갈만 46만원이 들었습니다.

7형제 모두 모여 배추 400포기 , 알타리 50단 , 순무 , 쪽파 등....엄청난 양을 이미 지난주에 끝냈....그냥 배부르네요.

한서대학교 입니다.

여기가 490봉인데 우측으로 보이는데가 신선대고 좌측으로 한바퀴 돌 수 있는데

산길이 있는 가야산 자락에 유일하게 안가본 곳이기도 합니다. 수백번도 더 다닌 가야산 자락에서 ...

한티고개입니다.

오래전 , 천주교 박해의 현장이기도 하구요. 덕산 예산쪽의 천주교인들을 끌고 이곳으로 넘어와 해미에서 순교를 했답니다.

교황이 해미라는 작은 동네를 방문했던 이유겠죠.

정자에 누워

잠깐 , 누워있다 간다는 게 잠깐 잠이 들었더군요.

뒷산입니다.

여기서 금북정맥길을 버리고 연암산 방면으로 갑니다.

뒷산에서 바라본 연암산 삼준산 ...~

저쪽 방면에서 이곳을 바라봐도 비슷한 장면이 나오죠.

뒷산에서 이곳 해미고개 [독고개]로 내려오는 길은 거의 흔적이 없습니다.

어림잡아 방향만 보고 내려오면 크게 잘못될 일은 없는데 혼자 초행일때는 많이 헷갈리죠.

덤불숲을 헤치고 내려오니 온 몸에 훈장이 붙어 있더군요.

안와본 몇달 사이에 이런 이정표도 만들어놨네요.

여기에 내가 대충 써서 붙여논 이정표는 이제 사라져 버려 보이지도 않고...새로운 이정표가 보기 좋습니다만

길도 좀 정리를 해주셨으면 금상첨화겠네요. 길도 없는길에 이정표만 있으면 뭐하냐구요. 사람이 다닐수가 없는데...

여기서 삼준산을 다녀오려 했는데 비가 한두방울 떨어져 그냥 뒤돌아 섭니다.

우의도 없고 이 날씨에 비를 맞는건 좋지 않을듯해서 ... 내 어릴적 추억이 있는 삼준산은 오늘도 못 가보네요.

연암산에 왔습니다.

아까 말한 것처럼 이곳에서 뒷산을 바라봐도 비슷하죠...?

뒤로 덕숭산 용봉산 예산의 봉수산인듯한데 ...아주 살짝 얼굴을 내밀고 있네요.

저곳이 삼준산 입니다.

우리 어릴적에는 달리 놀이터도 없고 장난감도 없었으니 저 곳이 놀이터고 장난감이었습니다.

봄이면 나물캐고 여름에는 그냥 놀러 다니고 가을에는 뽀로수[토종 보리수]나 밤 따고 겨울에는 칡캐고 ...~

온 산을 헤집고 다녔는데 이제는 등산한다고 다니고 있네요.

연암산 조망터이자 내 전용 쉼터 입니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낙조가 제일 멋집니다...내 눈에는

오늘은 뿌연 하늘과 차가운 공기가 주변을 멋진 조망을 방해하고 있지만 오늘만 날이 아니니 다음에 다시 오면 되겠죠.

내 시골 고향집이 이곳에서는 ..안타깝게도 안보입니다.

앞에 작은 동산에 살짝 가려져있습니다. 아슬아슬하게 안보이는 시골 정든 고향집...

보이지는 않지만 내 뒷동산이라고 이 곳에서 바라보면 마치 시골집에 있는 것같은 상상이 들곤 하죠.

이제는 , 부모님도 안계서 빈집이 되어버린 시골 고향집...~

참 마음이 그렇습니다...

영원할거 같았던 부모님은 세월을 이겨내지 못하고 떠나시고 남은건 후회 뿐 ...

붉게 보이는 황토가 사진으로는 조금밖에 안 보이지만 실제로는 제법 넓은밭이고

이곳에서 생산되는 알타리무는 우리나라 최고의 품질을 자랑하는 고북알타리가 재배되는 곳입니다.

지나온 산길이 잘 보이네요.

한바퀴 돌아보는데 7~8시간이면 되는 거리라서 하루 산행지로 딱 좋죠.

하산하는데 갈림길에서 산수리 저수지 방향으로 내려 갑니다.

휴암리 하산길은 몇달 사이에 길 흔적도 없어지고 ....사실 마루금 의미도 없는 길이라서 가끔 동그라미 그릴때나 다니긴 하는데....

조금만 날씨가 도와줬으면 좋았겠지만

비가 내리기 전에 내려온 것만으로도 다행이란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