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기억 [ 야밤에 랜턴없이 지리산 하산한 이야기 ]25
- 새벽누리1
- 등록일 2017-11-20 08:08
- 조회수 2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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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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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흑곰돌
보통 달만 떠있어도 등로 구분정도는 충분히 되는데 달조차 없는 그믐에 편백림 조합이면 진짜 기어서 내려와야 될 수준이더군요. 저도 철 모를때 산에서 일몰보고 기어내려오다가 스님들의 도움을 받은적이 있네요. 그때 당시엔 저같은 사람이 많은지 스님들이 영화에나 나올법한 호롱불같은 등을 켜고 기다리다 등산객들 몇명 모아서 하산시켜주고 그랬는데 요즘엔 장비들이 다 좋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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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는거북이
와~ 저랑 너무 비슷한 경험을 하셨네요.
저도 예전에 2004년쯤 아는 형들이랑 세석에서 백무동으로 하산하다가 정말 죽을뻔 한적이 있었는데, 이미 배고파서 체력은 다 떨어지고 저녁7시 되니까 정말 눈앞이 하나도 안보여서 거의 기다시피 내려온적이 있는데 사고 당할까봐 정말 무섭더라구요. 11시정도에 하산했나 그럴꺼에요. 너무 모르고 다닐때였죠. 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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굽은길
생명의 위협을 느끼며 고생하시던 모습이 상상이 됩니다. 무사히 하산하셔서 참 다행이네요.
저도 20대 시절에 두 가지 생각나네요. 도봉산 자운봉에 어떤 아저씨 따라 운동화 신고 올라간 일 - 오를 때는 그냥 따라 올랐는데, 내려올 때 너무 아찔해서 헬기 구조하러 올 때까지 기다릴까 목숨 걸고 내려갈까 고민했어요. 결국 목숨 걸고 내려왔는데, 문제는 몇 달 뒤에 다시 혼자 올라갔다 1시간을 못내려오고 고민했어요. 가을에 월출산 친구들하고 가는데 작은 물병 하나 들고 갔어요. 여름에 지리산을 갔는데 샘물이 많아서 모든 산이 그런 줄 착각했어요. 산행 몇 시간 동안 내내 목이 말라 너무 힘들었어요. 하산하면서 발견한 도랑물에 얼굴 들이박고 허겁지겁 마셨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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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stGo!
저도 20여년전 겨울 지리산에 혼자 종주산행 갔다 길을 잃고 하산한 적이.. ^^
대학 4학년 때쯤, 이미 동계 포함 지리산 종주 경험이 여러차례 있는터라 혼자가는 것은 무리는 아니었고, 화엄사 출발 백무동 하산 계획이었는데..한겨울이라 등산객도 없고, 사전 대피소 예약도 안했었죠(그때는 가능했음) 연하천산장 도착시간이 오후 4시 반쯤었는데, 잠시 고민하다 벽소령까지 1.5H 정도 거리고 고도낙차가 그리 크지 않은 코스라 벽소령으로 출발.(지금은 그냥 연하천에서 잤겠죠.) 아무 생각없이 가는데..중간 이후 급격히 떨어지는 길을 한참 걷고 있음을 깨달았죠. ㅎ 나중에내려와서..왔던 길을 복기하며 생각해보니, 능선 중 길을 막고 있는 높은 바위 오른쪽으로 돌아서 가야하는데 눈이 쌓여서 절벽처럼 보였고, 등산로 아닌 왼쪽 길을 탔던거죠. (지금은 난간으로 막아놓고 등산로 아님 표지 있음) 다시 올라갈까 하다 이미 어둑어둑해지려 하던터라 그냥 진행했습니다. 등산로는 아니지만 경성대산악회 '사라진 옛길을 찾아서..' 리본이 띄엄띄엄 있었거든요. ^^; 지도를 꺼낼 여유도 없이 해 떨어진 상태로 뚝 떨어지는 길을 한참 내려가니, 벽소령을 남북으로 지나는 임도가 나오더군요. 살았구나..ㅎ. 근데 여기서 사람을 만나면 어떻게 해야하지? 생각에 반지를 베낭깊숙히 넣고 다시 몇시간을 임도 따라 내려가 보인 불빛이 음정마을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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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누리1
젊을때는 다 가능할거 같잖아요.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자신감이 있어도
산은 늘 겸손해야 한다는걸 모를때라 ...그렇게 행동하게 되는듯 합니다. 그 때 다시 올라갔으면 사단이 났을 가능성이 많았겠네요. 다시 올라가다 길을 헤매면 그때는 정말 곤란한데... 겨울만 아니면 길 좀 잃는다고 크게 염려하지 않아도 되는데 겨울철에는 [ 그것도 눈 내린 경우에는 ] 잘 아는 길이라도 겸손해야 ... 작년인가 겨울 덕유산에서 몇분이 목숨을 잃었었죠. 눈속에서 저체온으로 ...눈 내린다는 예보가 있었는데 진행시킨 대장의 잘못된 판단때문에 그런 사고가 났는데 산행은 제일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 기준으로 시간과 코스를 예상하고 정해야 하는데 ...오판이 그런 참극을 부르니 자신감과 경험이 많아도 늘 ...겸손해야 한다는걸 새겨야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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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stGo!
맞습니다.
겨울엔 익숙한 길도 눈이 쌓이면 달리 보이고, 혼자 산행하면 아무래도 판단의 한계가 있어서 더 조심해야 합니다. 요즘엔 겨울엔 (지리산의 경우) 아래 탐방안내소에서 대피소 예약 확인하고 올려보내고 예약한 대피소에서도 올라온 사람 도착했는지 이중 채크는 하지만, 설사 도착하지 않아도 먼저 적극적으로 대처하진 않는 것 같습니다. 제 경우, 겨울철 단독산행인데 예정보다 늦어져 야간산행을 해야할 경우 폰이 터지는 위치에서 대피소에 전화연락해서 지금 위치가 어디고 몇 시쯤에 도착할 것 같다고 미리 알립니다. (그래야 그 시간에 도착하지 않을 때 구조에 나설 생각이라도 하겠죠.) 조심스러운 얘기인데요... 몇 년전 (등산객 거의 없던) 크리스마트 연휴 밤에 백무동-장터목 오르는길, 장터목산장 거의 다온 위치에서 저체온증으로 인한 조난 사고가 있었습니다. 다음날 알게 된 거지만, 제가 비슷한 시간 같은 코스를 올랐고 그 분을 지나친 유일한 사람인데 조난장소를 지나갈 때는 이미 해가 떨어진 후이고 긴장 상태에서 눈쌓인 등산로만 렌턴으로 비추고 가던터라, 모르고 지나친 거였습니다. 아직까지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픕니다. 저녁 7시쯤 장터목 대피소에 도착했을 때 대피소 직원이 혹시 오는 길에 다른 사람 못 봤냐고 물어보고, 없었다고 하니 별 말 안 하더군요. 그 말의 의미는 다음날 알게 됐습니다. 대피소 입장에서는..(중간에 빠질 다른 코스는 없지만) 다시 하산했는데 입구에서 채크를 못했을 가능성도 있어서 먼저 적극적으로 구조를 나서진 않았을 거라 생각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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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구매
25년전이면 저하고 비슷한 시기에 가셨었네요....
그 당시 저도 중산리(중산리라는 것은 근래에 등산 시작하고 장터목 산장 지나다가 생각이 나더군요)쪽에서 올라갔는데 대피소 예약이고 나발이고 없이 올라가다가 산장이 있어서 가방 맡기고 천왕봉 찍고(엄청 힘들었던 기억만 나네요) 내려와서 하룻밤 잤던게 기억나네요. 그 당시 장터목 산장지기님이 엄청나게 까칠했던것으로 기억합니다....-_-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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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비슷한 경험이 후 더블체크합니다
덤벙대는 성격때문인지 챙긴다고 하는데도 그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