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산을 앞두고 초심의 마음으로 대구의 초보 등산객들을 위한 앞산 안내기(11/26) - 사진 40여장83

지난 주 무등산 원정 다녀왔으니 이번 주말은 또 동네 앞산 지키러 다녀왔습니다.

혹시 등산을 시작해 보고자 등포에 들리신 초초초보분들이 있다면, 그리고 대구에 사신다면,

앞산에서 시작해 보시는 거 권해드리려고 제가 늘 가는 코스를 소개해 볼까 합니다.

(초보가 아니신 분들은 여기서 과감히 패스하시길~ 글이 쓸데없이 길어서요 ^^;;;)

저는 대덕식당 건너편에서 시작, 안일사 방향으로 올라가 비파산전망대를 거쳐 여기저기 다니는 코스를 좋아합니다.

자차를 가져오면 안지랑공영주차장에 주차를 하고요, 대중교통도 잘 되어 있어서 버스 타고 올 때도 많습니다.

초심 버전이라서 등알못 시절 산 k2 등산화를 신고 왔습니다.

이제는 캠프라인과 한바그에 밀려 신발장만 차지하고 있었는데 좀 미안해서 오늘 신어줬어요.

뽐뿌인답지 못하게 가격을 제 값 다 주고 사서 그렇지 k2도 좋은 등산화잖아요 ^^

안일사 방향으로 올라가는 임도길이지요. 아직도 대구의 산밑은 가을가을합니다.

임도 조금만 올라가다가 왼편으로 꺾어집니다.

처음 오시면 안일사로 올라가는 시멘트 임도를 많이 타시지요. 저도 그랬고요,

그런데 임도가 아니라 숲길로 올라가는 길이 있어요.

예전엔 아는 사람만 아는 길이었는데 (저도 어느 어르신을 따라가다가 알게 되었지요)

이제는 이렇게 표지판도 세우고 길도 정비를 해 두었더군요. (이건 전에 찍어둔 사진이에요)

좀 올라오면 이런 갈림길이 나오는데 오른쪽으로 가면 시멘트임도길과 만납니다.

왼쪽 계단길로 올라가시면 숲길로 계속 가실 수 있어요. 저는 당연 왼쪽이지요~

그리 험한 길은 아니었는데 데크로 정비를 해두었더군요. 총 4군데였어요.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아무래도 앞산에 오시는 분들은 초보분들이 많으니까요.

길을 따라가다 보면 나무 사이로 안일사가 보여요.

이렇게 가게 되면 안일사를 들르지 않고 가게 되지요.

숲길이 끝나는 곳에서 안일사 임도길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게 됩니다.

여기가 비파산전망대와 왕굴가는 길이 나뉘어지는 갈림길이에요.

초보님들에게는 전망대 쪽으로 가는 길을 추천드립니다.

왕굴가는 길은 사람이 많이 없고, 길도 아주 좋지는 않아요.

전망대로 오르는 길은 정비가 잘 되어 있어요.

그냥 쉬엄쉬엄 오르시면 됩니다.

근데도 처음 왔을 때는 얼마나 힘들던지 이 길을 얼마나 많이 쉬면서 올라갔는지 몰라요 ㅠㅠ

이 계단이 보이면 이제 전망대에 다 온 것이에요.

계단 숫자가 왜인지 모르겠으나 149개에요.

어떻게 알게됐냐면 이 계단도 하도 힘들어서 숫자 세면서 겨우 올라갔거든요. ^^;;;

드디어 전망대입니다. 밤에 불도 켜지는 예쁜 곳이지요. 그래서일까요, 밤에는 젊은이들이 많아요.

자물통이 꽤 걸려있다고 생각했는데 여름에 서울 남산에 가보고 기절하는 줄 알았어요. 진짜 틈이 없을 만큼 빽빽히 달려 있더군요.

처음 등산 시작했을 때는 이 전망대까지 올라온 것도 대단하다고 생각했지요.

그래서 전망대에서 좀 쉬다가 올라온 길로 다시 내려갔었는데

이제는 좀더 가야지요. 케이블카 방향으로 걸어갑니다. 길 좋아요. 비단길입니다~

10분도 안 가면 이렇게 케이블카 하차장이 나오지요. 음식점도 있고요.

여기까지 오느라 많이 힘드셨다면 찌짐하나 드시고 케이블카 타고 내려가셔도 된답니다 ^^

저는 이렇게 지나갑니다.

여기 지나면 조망이 터지면서 대구 도심을 보며 능선타는 재미가 쏠쏠한데 오늘은 미세먼지가 심해서 안 좋네요

주욱 계속 걷다보면 이 계단이 나오고  올라가면 앞산 정상을 만날 수 있어요.

근데 정상이라고 머 좋은 풍경이 펼쳐지는 것도 아니어서 오늘은 패스합니다.

정상은 이래요. 지나가는 사람도 없어서 카메라 이상한 데 두고 셀프타이머 ㅋㅋㅋ

요렇게 헬기장도 있지요.

젊은분들이 단체로 산행 오셨던데 여자 한 분이 못 가겠다며 주저앉아 있더군요. 일행들이 잘 다독여가면서 일으켜 데리고 갔어요. 다 왔다~ 조금만 더 가면 된다~ 이런 선의의 거짓말을 해가면서요 ^^ (저도 예전에 많이 들었습니다~)

성불정입니다. 저는 여기서 바라보는 대구 시내가 참 좋더라고요. (오늘은 역시 미세먼지가 ㅠㅠ)

커피 한 잔 하며 쉬어갑니다.

제가 보온병 성애자라서 보온병이 많아요.

진리의 써모스 fek-800은 당연 있구요, 스탠리 보온병, 클린켄틴 보온병, 그리고 예전에 쓰던 락앤락 보온병까지

이 녀석은 얄쌍한 자태가 예뻐서 보온병이 많음에도 이번에 새로 구입한 아이랍니다. 그래도 써모스라서 뜨겁더군요.

성불정 지나 다시 갈림길 왔습니다. 계속 직진하면 산성산인데요. 오늘은 여기서 하산하려고요

계단은 무조건 세어봅니다. 아래계단 305개, 위계단 114개 ^^

이제 산길은 다 내려왔네요. 편안한 앞산자락길과 만납니다.

대구는 아직도 예쁜 가을이네요. 위쪽 동네는 설경이 펼쳐지던데 ^^

끝까지 내려가면 충혼탑 주차장이 나오는데요. 저는 차를 안지랑골에 두었기 때문에 여기서 왼쪽으로 빠져 안지랑골로 갑니다.

길은 편안하게 잘 되어 있어요.

다른 산에도 이런게 있나요.

전 무서버서 통과안합니다. 뱃살 모자이크 기억하시려냐요 ㅋㅋㅋ

아까 왼쪽으로 빠지는 곳에서 20분 정도 오면 안지랑골 체육공원이에요. 이제 거의 다 왔습니다.

**촌돼지찌개가 보이면 정말 다 왔습니다. 오늘 등산 끝

요렇게 마무리됩니다. 반나절 초보자 코스로 아주 좋습니다. 등산시작하려는 분들 한 번 시도해 보세요.

제 닉이 설해목2013이지요.

처음엔 그냥 설해목하고 싶었는데 뽐뿌에 이미 설해목이라는 닉을 쓰시는 분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여러가지로 생각해 보다가 제가 등산을 시작한 해인 2013을 붙이게 되었답니다.

등산 시작하신 분들 여러가지 계기가 있으셨겠지만 저는 고혈압 진단을 받으면서 등산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당시 아직은 젊다면 젊은 나이였고, 육식도 거의 안했으며 살도 그리 찌지 않았었거든요.

그래서 진단 받자마자 너무 억울해서 약 먹기는 싫고 운동으로 조절하자고 시작한 것이 등산이랍니다.

근데 머 아는 게 있어야지요. 무턱대고 근처 앞산을 올랐습니다.

워낙 운동을 안하고 살던 몸이라 여기를 오르는데도 얼마나 힘들었는지 모른답니다.

그래도 앞산을 꾸준히 오른 덕에 건강도 찾았고, 등산에 취미도 붙이게 되어 여기저기 다니면서 새로운 즐거움을 느껴가고 있답니다.

그런데 아직까지 설악산, 지리산, 한라산을 제대로 가보지 못했어요.

한라산은 영실 코스만 가봤고, 지리산은 바래봉, 설악산은 설악워터피아(^^;;;)만 가봤네요

혹시나 올 겨울에 한라산 백록담 시도해볼 지도 모르겠고요,

지리산은 여러 등포님 알려주신 대로 해가 길어지는 내년 봄 이후에 도전해 볼 생각입니다.

설악산은 음~ 너무 멀어서요, 그래도 2018년 목표에 넣어는 두려고 해요.

아무튼 등산을 좋아하게 되어서 삶이 너무 즐겁고요, 가볼 산이 아직도 너무 많아서 그것 또한 즐겁습니다.

등산은 참 좋은 취미 같아요.  모두 건강하게 산행 이어가시고 늘 안산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