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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간만에 산행기 남깁니다.
지난 겨울 북한산 의상능선 등산 이후로 이렇다할만한 등산을 못 다녀서, 지난 금요일 하루 연차 내고 관악산, 청계산 다녀왔습니다.
긴 코스로는 북한산이 좋았을텐데 못가본 곳으로 가려고 관악산을 갔습니다.
과천정부종합청사역에서 하차해서 구세군 사관대학을 들머리로 올라서, 두꺼비바위, 해골바위 보고 연주암 경유해서 전망대, 정상까지 오른 후 서울대 공대 방향으로 하산했습니다.
평일이라 사람이 없어서 정상에서 시원한 바람 맞으며 10분 정도 일광욕하고 나니 기분이 상쾌하더라구요. 미세먼지만 없었으면 더 기분이 좋았을텐데...
하산 후 서울대 잔디밭에 매트 깔아 놓고 책 좀 볼까 하고 자리를 잡았다가... 이대로 마무리하기 좀 아쉬워서 급히 청계산으로 이동해서 2차 등산으로 청계산까지 다녀왔습니다.
원터골에서 매봉으로 올랐다가 원점회귀하는 코스로 다녀왔는 데, 계단이 많다는 건 익히 들었습니다만... 63빌딩 계단으로 올랐다가 내려오는 느낌이네요 ㅠ_ㅠ
오를 때는 물론이거니와 정상에서도 딱히 조망은 없었습니다.
계단 하나 하나 오를 때마다, 지방을 태우는 희열보다는, 프로메테우스처럼 벗어날 수 없는 형벌을 받고 있는 느낌이 -_-
당분간 청계산을 다시 오를 일은 없을거 같네요 ~
<장비후기>
- 마모트 에스더 바지
등포 정보로 2만원 좀 안되는 가격에 구입했었는 데, 처음 개시했습니다. 좀 붙는 바지를 원했던 터라 핏은 대만족입니다! 다만, 투습/속건이라고 해야 하나요... 땀이 아주 잘 마르는 느낌은 좀 덜하네요(쉘러 WB400이 더 상쾌한 느낌이네요...).
날이 너무 더워서 그랬을수도 있습니다. 다른 단점은 원단이 뭐 묻으면 잘 안털어지네요 ~ 그래도 가격이 모든 걸 용서해주고 핏은 마음에 듭니다. 디자인도 튀지 않고 좋구요. 봄에 입기는 좀 덥네요. 춥지 않은 동계에 입으면 좋을 거 같습니다. (사실 요새 날씨가 여름 아니면 겨울이어서, 간절기 의류 자체가 불필요한거 같긴 합니다)
- 씨투써밋 텍 타월 extra small
배송비 아끼느라 다른 거 사면서 끼워 산건데, 왜 진작 안샀나 싶을 정도로 대만족 아이템입니다! 원래 집에 있던 합성섬유 수건을 썼었는데, 땀 흡수도 잘 안되고 고리가 없어서 쓰기 불편했는데요... 요건 흡수도 잘되고 고리가 있어서(구매한 가장 큰 이유), 배낭 어깨끈에 고리 걸고 운행하면 땀닦기도 편하고 좋네요! 단, 간지는 포기해야 합니다 -_ㅜ
가장 작은 사이즈로 샀는데, 운행용으로는 약간 더 작은 사이즈였으면 좋겠다 싶습니다만 크게 불편하진 않습니다. 암벽 오르거나 하는 등 기어 올라갈 땐 발에 밟힐수도 있으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 파타고니아 레비테이션 후디
벌써 여름 날씨라... 입을 일이 없네요, 하하. 회색 자켓이라서, 전철로 이동할 때랑, 서울대 안에서 너무 등산객 티 안내려는 용도로 입기에 좋았습니다 ㅋ
동계 때는 좀 쓰임새가 있을 것 같은데... 패킹 부피가 좀 있다 보니 봄/여름/가을에는 쓰임새가 살짝 애매한 거 같습니다. 패킹 부피 및 무게가 작은 후디니나 스쿼미쉬 같은 바람막이가 쓰임새는 훨씬 좋을 거 같아요.
뭐... 이런 자켓이야 용도보다는 멋으로 입는 거라 생각하고...
사진 몇 점과 캡션으로 마무리 합니다. (카메라를 두고 가서, 사진은 구리네요...)
서울에도 벚꽃이 피기 시작하던데, 안전하고 건강하게 꽃 구경 하시면서 등산 다니시길 기원합니다!
과천정부청사역에 내리니 요런 모형이 있네요. 처음 오는 전철역인데, 공무원 본사(?)가 있는 곳이라 그런겐지 청결하고 관리가 잘 되고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등로는 바위 반, 흙 반이었던 거 같은 데, 바위들이 포동포동한 유아 주먹처럼 귀여워서 한컷 찍었습니다. 적당한 난이도의 바위들이어서 등산길이 아기자기 재밌었습니다.
관악산에 케이블카가 있다는 건 처음 알아서 약간 문화충격이었습니다. 요거 일반인도 탈 수 있는 건가요? 아니면 군인 및 정상 시설 관리하는 분들, 스님들만 타시는 건지...
배낭끈에 타월 고리 걸어서 요렇게 다니니까 정말 편하고 좋더라구요! 동계 오기 전까지 요 모드로 다니게 될 거 같습니다.
두꺼비바위. 처음엔 두꺼비보단 숨쉬러 나오는 중인 고래 머리 같은 느낌이었는데, 반대쪽에서 보니 앉아 있는 두꺼비 모양이 보이네요!
요게 해골바위 맞나요? 지도에 써 있길래 일부러 보려고 갔는데, 북한산 숨은벽 능선에 있는 해골바위처럼 진짜 해골처럼 생기진 않았네요.
멀리 연주암 풍경.
초파일이 다가와서 연등이 보입니다. 나영화님 후기랑 같은 길을 걸었습니다 ^^
윤장대 올라가는 길 계단에서, 망고처럼 생겨서 한 컷 찍었습니다. 망고 반 쪼개서 칼집 슥슥 내서 쫙 뒤집으면 수류탄 모양으로 먹기 좋게... 포크로 한조각 먹고, 입안 가득 퍼진 달달함을, 쌉싸롬한 맥주 한모금으로 채워주면... 캬...
후기에서 많이 봤던 연주대입니다. 어디서 찍으면 저런 뷰가 나오나 궁금했었는데, 등로에 전망대가 있었네요 ^^
축구공처럼 생긴 건축물이 뭔가 궁금했는데 기상 레이더라는 군요. 기상 레이더라는 걸 알게되는 순간 "잡았다! 요 양치기 소년!"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_ㅜ
정상석 찍고, 연주대 가보려고 했는데 기도하는 분들만 입장하라고 써 있어서 그냥 바위위에서 일광욕 좀 하고 조망 사진 하나 찍고 철수했습니다.
오랜만에 대학 캠퍼스 구경하고 싶어서 서울대 공대 방향으로 하산했습니다. 바위길이 염통이 쫄깃 쫄깃해지는 게 스릴있고 좋네요!
점심은 학교 편의점에서 산 샌드위치와 탄산수로. 매트 깔고 책 좀 보다가 청계산으로 이동했습니다.
청계산은 형벌 받는 프로메테우스 같은 느낌으로 오르고 내려서, 매봉 정상석 사진만 찍고 바로 내려왔습니다 -_-
들머리에서 벌써부터 각다귀? 날파리? 가 몇 마리 들러 붙더라구요. 파평산 올라갈 때 각다귀 때문에 실성 직전 단계까지 갔어서 머리에 뒤집어 쓰는 네트를 하나 장만해 놨는 데, 동계 아이젠 넣고 다니듯이 이젠 네트를 배낭에 상시템으로 구비해서 다녀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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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르레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