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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지난번에 최초로 지리산 2박3일 화대종주를 간다고 차편 때문에 질문올렸었는데요,
5/7~9 3일동안 무사히 종주를 마치고 와서 산행을 돌아보며 후기 올려봅니다. ^^
출발직전 가방 메고 찍은 사진입니다.
위에 빨간 자켓은 재시7님이 올려주신 몽벨 2.5L 고어텍스 방수자켓입니다.
얇은데요 두꺼운 자켓은 짐만 될것 같아 이 옷을 입고 출발합니다.
첫날 우중산행에 매우 도움이 된 자켓입니다. 항상 좋은 정보 주시는 재시7님께 감사드립니다.
얼굴은 안구보호용으로 하트처리하였습니다. ^^
가방무게는 13.5kg 이걸 메고 완주가 가능할까 걱정이 앞섭니다.
집에서 9시쯤 출발 10시15분쯤 용산역 도착해 잠시 기다리다보니
전광판에 10:45분 출발 무궁화호 출발준비하라는 메시지가 뜹니다.
기차에 올라타서 배낭을 짐받이에 올리고 준비해온 안대를 착용하고 잠을 청해봅니다.
그런데 기차가 수원역 평택역 천안역 등을 지날때마다 방송이 너무 크게 들려 깊은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눈만 감은채 4시간 정도가 지나 다음날 새벽 3시10분경 구례구역에 도착하였습니다. 역에 내리니 일기예보대로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습니다. 비야 세게만 오지만 말아다오
기원하면서 빠져나갑니다.
사진은 구례구역을 빠져나가며 찍은 무궁화호 열차입니다. 사진이 흔들렸네요.
구례구역을 나오니 바로 정면에 구례터미널행 버스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준비해온 국민카드로 결재(요금 1000원)하고 탑승해서 잠시후 구례터미널 도착후 잠시 쉬었다 바로 화엄사로 향합니다.
그런데 화엄사로 가는데 버스속에서 갑자기 비가 굵어지기 시작합니다.
우산을 준비해오길 정말 잘했다 생각하면서 화엄사에 내리는데 내리는 사람이 혼자뿐입니다.
같이 버스에 타신 분들이 얼추 20명은 되는 듯 싶은데 화엄사에서 내리는 사람이 혼자뿐입니다. (나중에 코재 오르면서 저도 노고단이 아닌 화엄사로 온걸 10번은 후회한 것 같습니다.)
화엄사에서 내리니 칠흑같은 밤이고 비가 세차게 내립니다.
정거장 의자에 배낭을 벗어놓고 준비해온 방수자켓을 입고 헤드랜턴을 착용후 우산을 쓴채로 화엄사방향으로 진행을 시작합니다.
(오전 3:56) 그런데 혼자 하는 야간산행이고 비는 세차게 퍼붓고 공포스러워지기 시작합니다. 옆의 화엄사 계곡에 흐르는 물소리는 거의 폭포소리 수준이라 귀가 아플 지경입니다.
이왕 시작한거 최선을 다하자는 마음으로 이어폰을 끼고 라디오를 들으면서 힘을 내서 올라갑니다.
이때만 해도 13.5kg 의 배낭이 견딜만했습니다.
그런데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배낭이 어깨를 짖누르면서 힘이 듭니다. 아, 배낭 음식을 조금만 준비해올걸 후회가 막심하지만
어쩔수 없습니다. 산에다 버리고 올라갈수도 없는일 ... 자책하면서 올라가다보니 하늘이 조금씩 밝아옵니다.
그런데 연기암 지나 있다는 참샘터에서 식수를 보충했어야 했는데 지리산 초행길이다보니 정신없이 오르다 참샘터를
지나쳐버렸음을 뒤늦게 알게 되었습니다.
집에서 준비해온 300ml 정도되는 물은 바닥을 보입니다. 큰일입니다. 물을 입술을 축이는 정도로만 먹기로 합니다.
다행히 비는 조금 약해진것 같습니다. 헤드랜턴을 끄고 진행합니다.
그런데 가도 가도 끝이 안보입니다.
비에 젖은건지 배낭은 더 무거워진것 같습니다. 준비해간 초코바를 먹으며 잠시 쉬고 싶지만 어디 앉을만한 평평한 돌마저
보이지 않습니다. 그냥 먹으면서 올라갑니다.
인내심에 한계를 느끼고 하산해야 하는것인지 심각하게 고민하며 코재에 다다릅니다.
아직도 1.5 키로를 더 올라야 노고단이라니 기차에서 거의 잠을 못자서인지 체력에 한계를 느낍니다.
100m 오르고 쉬기를 반복하면서 오르다 겨우겨우 무넹기에 오릅니다. (오전 7:30)
얼마나 기다리던 평지인가 반가움을 느낍니다.
15분을 더 진행하여 고대하던 노고단대피소에 도착합니다.
노고단 대피소에서 라면을 끓여 먹습니다. 엄청 꿀맛이긴 한데 너무 힘들어서 맛을 잘 모르겠다는 생각도 하면서 깨끗하게 비웁니다.
대피소에서 햇반을 2개 구입하고 하나는 전자렌지에 뎁혀 라면국물에 말아서 먹고 하나는 나중을 대비 배낭에 넣어놓습니다.
( 그런데 원래 대피소에서 판매하는 햇반이 오뚜기밥인가요? 용량도 200g 으로 일반 햇반 210g 보다 작네요.)
식사를 마치고 대피소 내에 들어가 잠시 쉬며 전투화를 등산화를 벗으니 양말이 많이 젖어 있고 양말을 벗으니 빗물에 발바닥이 조금 불어 있네요. 배낭에서 준비해온 양말을 꺼내 갈아 신고 잠시 앉아서 쉬는데 바닥이 너무 차가워 냉기가 엉덩이에 느껴지고 여기 저기 빗물이 묻어 있어 습합니다. 비오는 날은 대피소 로비바닥에 난방을 해주면 참 좋을텐데라는 쓸데없는 기대를 해보며 오래 쉬지 못하고 배낭을 메고 노고단으로 출발합니다.
9시 54분경 노고단 입구에 도착합니다.
그러나 너무 춥고 바람이 세차 올라갔다간 우산이 뒤집혀질것 같아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아쉽지만 노고단 정상에 오르는것은 다음으로 미루고 노고단 통제소를 지나 첫날 목표지점인 연하천대피소로 출발합니다.
노고단통제소에서는 5~6명의 아저씨 아주머니가 전세를 내고 사진을 찍고 있어서 사진을 찍지 못하고 간신히 통과하여 이동합니다.
비가 추적추적 계속해서 오고 바람이 좌우에서 갑자기 강하게 붑니다.
가져간 작은 우산이 뒤집힐까 걱정이 됩니다.
10시 40분경 돼지령을 지나고 곧이어 피아골삼거리를 지나
11시 8분 임걸령샘터에 도착합니다.
듣던바와 같이 임걸령 샘터의 수량은 최고네요. 물맛도 아주 좋았습니다.
물맛을 보고 다시 진행합니다.
11:47분 노루목에서 반야봉까지 1km 이정표와 마주 합니다.
반야봉에 들렀다 갈것인가? 그냥 갈것인가? 고민에 빠집니다.
지리산에 언제 다시 올지 모르는데 반야봉 들렀다 가고 싶긴 한데...가자니 어깨가 빠질것 같습니다. ㅜㅜ
배낭을 내려놓고 올라갔다올까 생각해보았으나 비때문에 땅바닥이 젖어 있어 배낭이 물에 젖을까 걱정되고 배낭에 깊이 들어있는
현금도 신경이 쓰여 결국 그냥 매고 올라가기로 결정합니다.
비는 계속 추적추적 내리고 하늘은 아직 잿빛입니다.
12:37에 반야봉에 도착합니다.
먼저 도착해서 사진을 찍고 있던 단체 등산객 한 분이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하셔서 단체사진 찍어드리고
저도 찍어주시라고 부탁드려 독사진 한장을 남겼습니다.
반야봉에서 내려와 능선길을 좀더 진행하여 삼도봉에 도착합니다. (오후 1:36)
삼도봉에 도착하니 비가 멎고 멀리서부터 하늘이 개고 있습니다.
여기서 초등학교 1,6학년 아들 둘과 함께 종주산행중인 부부를 만납니다.
친절하게도 먼저 저에게 사진을 찍어주신다고 하셔서 매우 감사했고 아이들이 대단하게 보였습니다.
계속 진행하여 잠시후 화개재에 도착하였으나 사진찍기 위해 스마트폰을 꺼낼 힘도 없는 듯 싶습니다.
눈으로만 잠시 풍경을 보고 계속 이동하다 드디어 연하천대피소가 적힌 이정표를 만납니다.
야호 이제 조금만 더 가면 대피소니까 도착하면 맛있는 식사도 하고 푹 쉴수 있겠지라는 생각은 순전히 저의 착각이었습니다.
고개를 하나 둘 셋 끝없이 넘어가도 연하천대피소는 나타날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화개재에서 연하천대피소까지의 끝없이 반복되는 오르락내리락 산행은 골이 깊은 고산 지리산의 특징을 잘 나타내주는 듯했습니다.
오후 3시를 넘기며 완전히 갠 하늘은 매우 아름다웠지만 체력이 거의 바닥난 상태라 이때부터 주변 풍경은 하나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고
오로지 빨리 대피소에 도달하기만을 바라며 걸을 뿐이었습니다ㅜㅜ
고난의 행군?끝에 거의 쓰러지기 직전 간신히 연하천대피소에 도착합니다. (오후 4:29)
도착해서 자리 배정받고 저녁은 배낭을 무겁게 만든 주범중 하나인 오뎅탕재료와 오뚜기큰햇반을 뜯어 함께 코펠에 투하 끓여 먹습니다.
그런데 맛이 맛이 너무 없습니다. ㅜㅜ
오뎅탕이 대피소음식으로 괜찮다는 글을 어디서 보고 준비했는데 무겁기만 하고 맛은 없고 완전 실패입니다.
배가 고프지만 맛이 없게 느껴지는 딜레마속에 간신히 꾸역 꾸역 끝까지 배속에 밀어 넣습니다.
점심겸 저녁을 오후 5:10분경 마무리짓고 대피소 자리에 들어가 한참을 젖은 양말 옷가지 스틱등등 정돈하고(뭔 짐이 이리 많은지ㅜㅜ)
가져온 자충매트와 배게 경량침낭을 세팅하고 6시 30분쯤 자리에 눕습니다.
잠이 쏟아집니다. 7시도 안된 시간인데 잠에 빠져 들어 눈 떠보니 밤 10시네요. 화장실을 가려고 나오니 밤하늘에 별이 총총히 빛나고
있네요. 도시에서 보는것과는 비교할수 없는 밝고 영롱한 별빛, 스마트폰으로 찍어보았으나 폰이 후져서인가 까맣게만 나왔네요.
여기까지 쓸께요. 내용도 없이 말이 길어진것 같네요, 암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둘째날과 셋째날 후기는 조만간 2부에 쓰도록 할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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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끄러워 더 위험하고.,
그래도 잘 마치셨으니 다행입니다.
2부 기대합니다.
지리산도 돌이 많은 산이라 비오는 날 산행은
정말 조심해야 할것 같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