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 수요일에 멍하니 맛녀석들 보다가 충동적 으로 노고단 대피소 검색 했더니 

마침 6월 9일에 한자리가 남아 있길래 카드 결재 해버렸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6월 9일 새벽...

자기 전에 대충 준비 해 놓고 새벽에 출발하기 전에 들어보니 무겁네요. 

노고단 대피소 에서 진짜 최소한 으로 해먹을거 준비 했는데도 

제법 무게가 나갑니다. 

솔직히 삼겹살 세트 챙겨가고 싶었지만 이동 중에 상해서 탈날까봐 

그냥 포기 했지요. 

일찍 출발 했지만 전주시내 지나다가 차가 갑자기 말썽을 일으켜

블루핸즈 에서 수리 받고 오다보니 결국

11시 30분에 뱀사골 탐방센터 앞에서 출발하게 됩니다.

급한 마음에 식당밥은 포기하고 좀 가다가 미리 준비한 햄버거로

간단하게 점심을 때우기로 합니다. (그리고 후회하게 됩니다)

예전에 와서 처음 봤을땐 저게 없었고 물도 깊고 맑아서 매우 감탄했던 기억이 납니다.

갠적으론 뱀사골의 묘미는 계곡의 기기묘묘한 바위들을 보는 맛 이라고 생각 합니다.

와운마을 천년송은 전에 가봤으니 패스하고 햄버거 섭취 후 바로 화개재로 출발 합니다.

계곡 곳곳에 등산객 들이 돗자리를 펴고 식도락을 즐기고 있습니다.

시원한 계곡물 흐르는 소리가 더운 날씨와 무거운 등짐으로 인한 노곤함을 덜어 줍니다.

점심을 햄버거와 멸균우유로만 때워서 그런지 몹시 허기집니다.

가는 날이 장날 이라고 에너지바 같은 간식거리도 준비 못하고..

결국 참다 못해서 배낭을 열고 대피소 에서 먹을 라면을 꺼내서 깨 부시고 

스프를 꺼내어 허겁지겁 뿌려 먹습니다. 

올라오기 전에 걍 식당에서 배불리 먹을걸 하는 후회를 해봅니다.

한참 생존먹방 찍고 있는데 낮선 등산객 분이 저에게 말을 걸어 옵니다.

이런저런 얘기 하다가 헤어졌는데... 좀 지나서 가만 생각해 보니 

라면 한조각 이라도 드릴껄 그랬네요. 

근데 '라면 한조각 드실래요?' 라고 하면 그것도 좀 이상할거 같기도 하고..

(라면 한조각...한조.. 한조.. 한조 각!?)

15시 40분에 화개재에 올랐습니다. 

그리고 노고단 까지의 거리를 보는 순간 억 소리를 내었지요.

자칫 야간산행을 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들어 얼른 노고단으로 출발 합니다. (곰 무셔)

그리고..

.....................

여기가 역행 했을때 만난다는 먀의 아니, 마의 계단인 겁니까!

이야~~ 쒼난다!! (허억허억케엑게엑 크어어어어허억)

여하튼 죽어라 계단을 오른 후 열심히 걸음을 재촉 합니다.

그래도 능선을 타고 있어서 그런지 진행속도가 빠릅니다.

그렇게 정신없이 가다가 혼성등산객 일행을 뒤따르게 되는데.. 

흘러 나오는 말을 들어보니 노고단 대피소로 가는 분들인걸 알게되고

아, 이 일행을 따라가면 되겠구나 하며 비로소 안심을 하게 됩니다. 

멍하니 쉬다가 저 늠의 배낭에 헬륨풍선 10개 정도 매달면 좀 더 가벼워 지지 않을까 하는 

상상을 해봅니다. 아무래도 이때 살짝 맛이 좀 간거 같습니다.

18시 30분 전에 드디어 낮익은 문을 발견하고 속으로 환호성을 지릅니다.

너무 기뻐서 그런지 사진도 흔들립니다. 

20분 후에 도착한 일행분들 사진 찍어주고 대피소로 향합니다.

그런데 2주 전에 지리산 백무동 코스 내려올때 말썽을 일으킨 오른쪽 무릎 바깥근육에

또 통증을 느낍니다. 그나마 화개재 지나고 간간히 파스를 뿌리며 오면서 버틴거 같습니다.

대피소 에서 하룻밤 자면 통증은 사라 지겠지만.... 불안한 맘에 결국 반야봉 등반 및 뱀사골 

원점회귀는 포기 합니다. 운해 또 보고 싶었는데 말이죠..

제거 포함 해서 캠프라인 신발들이 모여 있길래 함 찍어 봤습니다. 

옷도 그렇고 확실히 등산용 메이커 착용하니 땀을 잔뜩 흘렸는데도 발과 몸에서 

냄새도 별로 안나고 금방 마릅니다. 아마도 일반 신발과 천옷 이었다면 축축하고 

지금쯤 악취가 코를 찌르고 있겠죠. 

대피소 숙박 후 아쉬움을 뒤로 한채 성삼재 휴게소 에서 택시를 타고 뱀사골로 내려가 

차를 몰고 귀가 합니다. 이늠의 오른쪽 다리, 빨리 어떻게 손을 보던가 해야지 

불안해서 산을 제대로 탈 수 없겠네요. 사이클 이나 마라톤 선수가 잘 걸리는 질환 이라는데

지방 의원에선 제대로 치료될 거 같지도 않고.. 여러모로 알아봐야 겠습니다.

노고단 대피소를 처음 이용해 봤는데 시설도 깨끗하고 난방도 잘 됩니다. 

어떤 분은 5성급 대피소 이라고 격찬 하시기도..

소리에 민감해서 잘 깨시는 분들은 귀마개 지참도 고려해 봐야 될듯 합니다.

노고단 정상 오르는게 모바일 예약제로 바뀌면서, 마찰이 좀 빚어 지는거 같습니다.

아침에 성삼재 에서 올라온 등산객 분들이 그걸 모르고 올라가려다 제지 당하니 

이젠 산도 맘대로 못올라 간다며 불만을 토로 하더군요. 

탐방 예약제를 모르는 사람들이 태반일거 같은데 여러모로 피곤한 일이 많이 생길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