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아래 편안한 산

천안 아산 광덕산(廣德山, 699m)

충남 천안시 동남구 광덕면과 아산시 배방면, 송악면 사이에 있는 광덕산은 크고 높은 산이 귀한 이곳에서 넓고 크다는 뜻으로 광덕(廣德)산으로 불리운다. 크고 높은 바위이는 없으나 숲이 짙고 모나지 않으며, 산세가 부드럽고 유연하며 맑은 계곡과 숲이 우거진 덕에 지역 명산 유명하다. 산아래에는 소담한 안양암과 한때 거찰이었던 광덕사, 조선시대 여류시인 운초 김부용의 묘등 볼만한게 많아 광덕산은 가족과 함께 편안하게 나들이 산행으로 인기가 있다. 오늘은 안성의 개인 일을 보고 잠시 시간을 내어 광덕산으로 향한다. 산행은 광덕사 아래 주차장에서 출발하여 광덕사를 거쳐 정상에 오른 후 다시 돌아오는 왕복 원점 산행이다. 

광덕산 주차장

광덕사로 가는 길

청냥하게 들리는 물소리

광덕산 광덕사가 아닌 태화산 광덕사 일주문.

계곡 물소리를 들으며 일주문 안으로 들어서면 태화산 광덕사(太華山廣德寺)란 편액이 걸려있는 일주문이 나온다. 한때 광덕산은 태화산(太華山), 태화산(泰華山), 태학산(太鶴山) 혹은 태학산(泰鶴山)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웠다. 지금은 광덕산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우지만 모두 크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으니 광덕산을 바라보는 느낌은 시대가 변해도 변함이 없는 듯 하다.

440년이 넘은 느티나무

그렇게 계곡 물소리를 들으며 일주문 안으로 들어서니 수령 440년 된 느티나무의 웅장한 자태로 나를 맞이한다. 그리고 보이는광덕사,  안양암 입석과 태화산 안양암이라는 이정표가 부끄러운 듯 숨어 있다.

곳곳에 태화산이라는 표식이 있디.

안양암은 비구니 스님들이 계신곳

안양암 절간은 간간히 산행을 마치고 내려오는 사람들에 소리만이 절밖에서 들려올 뿐 조용하다. 한 여름 환하게 밝혀주던 배롱나무 꽃은 지는 모습도 고귀하고  예쁘다.

안양암 극락전

배롱나무 꽃

배롱나무는 간지럼나무라고도 부르며, 100일간 꽃이 핀다하여 백일홍이라고 부른다. 안양암 암자 밖엔 분홍색이더니 암자안은 흰꽃이 피어 있다. 이 곳 안양암은 비구니들만이 거주하는 곳이다.

안양암을 뒤로하고...

안양암을 나와 광덕사로 향하는 길. 광덕사 입구의 석불입상

광덕사 입구 - 왼쪽은 광덕산 방향, 오른쪽은 광덕사이다.

광덕사 보화루와 호두나무

광덕사 입구에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광덕사 호두나무가 있다. 천안의 호두과자가 유명하고, 최초의 호두 전래지가 바로 광덕사라고 한다.  천연기념물 제398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400살이 넘은것으로 추정된다. 전설에 의하면 약 700년 전인 고려 충렬왕 16년(1290) 9월에 영밀공 유청신 선생이 중국 원나라에 갔다가 임금의 수레를 모시고 돌아올 때 호두나무의 어린 나무와 열매를 가져와 어린 나무는 광덕사 안에 심고, 열매는 유청신 선생의 고향집 뜰 앞에 심었다고 전해지나 유청신은 700백년전 사람이고 호두나무는 약 400살이다. 참으로 아이러니 할 뿐이다. 

광덕사 보화루로 향하는 길

광덕사 보화루 아래에 문턱 넘나들었을 수많은 기도객들에 마중은 노목(호두나무)의 몫이였으리, 경건한 마음으로 대웅전으로 향하니 초록빛 잔디 마당이 빛을 발하여 뿜어내니 나를 반긴다.

요사채 육화당(六和堂) 옆에 범종각은 공사중

광덕사 대웅전

조선 초 세조10년(1464), 세조가 피부병 치료차 근처 온양온천에 왔다가 이곳 광덕사에 들러 불전에 기도하고 전지(傳旨)를 써주며 사찰에 많은 전답를 내리고, 승려들의 부역(賦役)을 면제해 주었다고 한다. 이후 사세가 커져 부속암자가 89개에 이르고 절안에는 80칸에 이르는 전각이 있어 충청일대 최고의 사찰이 되었다고 한다. 그러던 광덕사는 1592년 임진왜란에 소실되어 최근에 이르러 대웅전을 비롯한 전각들이 중건되어 오늘에 이르렀다.

적선당(寂禪堂)

보화루

대웅전 앞 삼층석탑

요사채 육화당(六和堂)

명부전(冥府殿)

대웅전 풍경

호두나무에는 호두가 없다.

원래 호두는 9월말에서 10월초에 수확을 한다는데, 어째 한창 호두가 달려있을 거란 기대와는 다르게 호두의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안그래도 얼마 열리지 않는 호두는 청솔모가 모두 거두어 간다고 한다. 먹을거리가 많아서 인가 유난히 이곳은 청솔모가 많으니 자비를 널리 중생들에게 베푼다는 '광덕보시(廣德布施)'는 이곳에 이루어 지나 보다.

광덕사를 둘러보고 광덕산으로 향하는 후덕한 흙길.

장군 바위 갈릴김에 들어서고

광덕산은 그리 높지 않은 산이다. 광덕사 앞을 흐르는 계곡을 따라 걷다보면 충청도의 인심만큼이나 더할나위 부드럽고 안으로 들어설 수록 우거진 수림은 푸근하다.

그러나 광덕사에서 광덕산 정상으로 가는 길은 깔딱고개가 있어 최소 3번을 쉬어간다는 말이 있다. 장군 바위 갈림길에서 만나는 돌 계단을 시작으로 568계단을 올라 조금 더 가면 팔각정 쉼터가 첫번째이고, 다음은 그런대로 편안한 능선길이 이어지지만 다시 급경사를 만나 힘겹게 올라야 만나는 헬기장 쉼터가 두번째이다. 헬기장에서 정상까지 남은 거리는 600m. 잠깐 안부를 지나는 구간을 빼고 나면 약 500m 가량의 급경사를 올라야 정상이다. 이 구간의 중간에 돌탑이 있는 쉼터가 있어서 마지막 세 번의 휴식을 취하고 오르면 그 끝이 정상이다.

돌계단

돌계단을 지나 568개의 나무 계단과 또 다른 나무계단을 지나면 팔각정 쉼터가 나온다.

팔각정 쉼터 앞

팔각정 쉼터

팔각정 쉼터에서 헬기장 쉼터로 가는 길

팔각정 쉼터에서 헬기장 쉼터로 가는 길

헬기장 쉼터

광덕산에는 모기가 없기로도 유명하다. 그런데 그 까닭이 고려 때 거란군을 물리쳐 유명한 강감찬 장군 때문이라는 전설이 있다. 강감찬 장군이 어느 해 이곳에서 야영을 하는데 큰 모기들이 어찌나 달려드는지 모든 군사들이 잠을 이룰 수 없었다고 한다. 화가 난 장군은 벌떡 일어나 온 산이 울릴 만한 큰 목소라로 "모기들은 물러가라"고 호령을 했다. 이날 이후 광덕산에서는 모기를 볼 수 없었다고 전한다.

그런데 강감찬 장군에 관련된 비슷한 설화는 모기가 없는 전국에서 발견되고 있다. 섬진강 압록 유원지에 전해지는 '모기전설' 이야기는 강감찬 장군이 어머니를 모시고 여행을 하다 섬진강 압록 유원지에서 노숙을 하게 되었는데 그날 밤 어머니가 극성스러운 모기 때문에 잠을 청하지 못하자, 강감찬 장군이 고함을 질러 모기의 입을 봉하였고, 이후로 압록 유원지에는 모기가 없다고 한다. 그렇게 장소와 이유가 바뀌었을 뿐 모기 없는 지역은 강감찬 전설이 등장한다.

헬기장 쉼터에서 내려온 안부

헬기장 쉼터에서 안부를 지나 정상으로 가는 길.

세번째 돌탑 쉼터

세번째 돌탑 쉼터에서 숨을 고르고 정상으로 가는 길

보기 좋다.

정상으로 가는 길

정상으로 가는 길

정상으로 가는 길

정상으로 가는 길

정상으로 가는 길

도착한 광덕산 정상

광덕산 정상

광덕산은 백두대간의 속리산에서 시작된 정맥이 안성 칠현산(七賢山, 516.2m)에서 한 줄기는 한남정맥이 되어 북서쪽으로 향하고, 다른 한 줄기는 남서쪽으로 금북정맥이 되어 천안의 광덕산(廣德山, 699m)에 가지를 친것이다. 광덕산 정상에 서면 산전체가 수목이 우거져 대체로 조망이 없는데, 그나마 금북 정맥에 높고 낮은 봉우리들이 줄지어 펼쳐지는 조망 마져도 저녁 안개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

광덕산 정상 입석

사라진 봉수산과 도고산 조망

광덕산 정상에서 만나는 코스모스

장군바위와 광덕사 이정표

장군 바위 1.2km 잠시 고민을 한다. 장군바위로 거쳐 하산을 할가 아님 그냥 돌아오던 길로 내려 갈가. 아무도 없는 야간 산행도 즐기는 편이라 고민하고 망설이다 바로 하산하기로 한다. 

하산길 - 이런 느낌 너무 좋다.

지나온 곳을 되돌아오며 도착한 광덕사 입구

이렇게 오르고자 했던 길과 내려가고자 하던 길을 조용히 걸으며 아무도 보이지 않는 광덕사에 이번 산행을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