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등포 입문반 짱구는 똥마려입니다. 제목이 너무 자극적이었나요? 사실은 패러디입니다.ㅋ
(자극적인게 싫으신 분들께서는 바로 백스페이스 부탁드립니다)
왜 사람은 그런 거 있잖아요? 하지 마라, 가지 마라 등
금지, 절제, 통제에 대한 호기심! 저의 강북 오산종주_불수사사북도 단순 호기심에서 시작했습니다.
(여러분들도 곧 그 호김심때문에 가실겁니다!!!ㅋ) 저는.....
한라산 클리어, 지리산 화대 종주 클리어, 설악산 한계령-소공원 약식 종주 클리어. 동포에 계신 산신령님들 커리어에 비하면 별거 아니지만. 나름 이제야 좀 산에 재미를 느끼는 등포 새싹 같은 입문반입니다. (나이는 안 새싹인 게 함정) 단순 1일 1산보다는 종주처럼 능선 능선 타고 쭉 가는 게 좀 더 재미있는 것 같았습니다. 오르막길은 힘들잖아요ㅠㅠㅠ 그래서 알아보던 게 강북 오산종주! 하지만 야간산행에 초행길이라 이건 혼자서는 무리일 것 같아서 반쯤 포기했었는데. 마침 죠리퐁님의 11월 2일 무박 금토 공지글이 올라왔습니다. 이건 타야 됩니다. 무조건 가야죠! ㅎ
흠,, 제목이 자극적인거 이왕 더 자극적으로!!
긴글, 많은 사진 주의로 3줄 요약합니다.!
1. 저는 강북 오산종주에 실패했습니다.(개 민폐 케릭터)
2. 등포에서 산신령님들은 빨간색을 즐겨 입습니다.
3. "거의 다 왔어요"라 말하는 사람이 범인입니다.
그럼 강북 오산종주를 실패한 이유에 대해서
구질구질한 변명을 해 보겠습니다.
저처럼 입문하시는 분들은 타산지석 삼아
더 즐겁고 안전한 산행 하세요!
그럼 스타트!!!
11월 2일 금요일 출발 당일
인솔자이신 죠리퐁님께서 간단 공지사항들과 함께 산행코스를 사전 안내차
단톡방을 개설하셔서 함산하시는 분들끼리 인사도 하고 즐거웠습니다.
다만 이해가 가지 않았던 공지내용은 바로.....
"배낭을 가볍게 가져오라. 2~3kg 내외면 정말 좋다!"
라는 말....어떤 분은 심지어 물을 넣고도 2.7kg대 인증샷을 올리시던데....
이 분들 등산가방은 도대체 뭐지??
저는 친한 형한테 선물 받은 오스프리 캐스트럴 48L가 2.7kg입니다.
유일한 제 등산 배낭인데? 빈몸으로 오란 소리인가;;
알고 봤더니 저를 죽일려는 형의 큰그림...;; 무거워서 어깨를 아작 내버리겠다는
선물의 취지 자알 알았습니다.ㅠ
요즘 날도 쌀쌀하고 특히 야간 산행하니 방한대책을 잘 대비해 오세요란 말에
아울렛에서 구입한 머렐 고어텍스 자켓과 뽐뿌대란 도이터 몽키, 마모트 애더드라이클라임 까지
얼어 죽지 않겠다는 일념으로 챙겨봅니다.
대략 1.73kg 나오네요.;;
옷도 입을땐 몰랐는데 무게가 상당하네요..ㅋ
다음은 이왕 가는 오산종주인데, 왠지 고프로도 가져가면 이쁜 사진, 영상 건질 수 있을것 같아서 챙겨봅니다.
로그를 기록할 가민 포러너랑 핸드폰은 중간에 꺼지면 안되니깐!
보조베터리를 넉넉히 5000짜리로 두개 챙겨갑니다ㅋ
그리고 왠지 산행에서 쓸만한 소소한 악세사리를 좀더 챙겼더니....
1.24kg정도 나오네요??ㄷㄷㄷ
ㅋㅋ디팩 두개만 합쳐서 2.77kg인데 디팩만 들고 갈 수는 없잖아요?ㅎ
오산종주에 겁먹고 활동식, 500ml 물 두개. 스틱. 등등 그냥 집에서 아 이건 산에서 쓰겠지??
하는건 다 집어 넣고 출근합니다.
서울 퇴근-부천-다시 공릉 너무 멀어서, 걍 회사로 짊어지고 갑니다.
퇴근하면 사무실에서 인터넷 놀이 좀 하다가 공릉으로 이동하려고~ㅋ
가민 포러너 베터리 빵빵하게 충전하고 야간 산행에 졸음이 그렇게 힘들었다는
선구자 산신령님들의 이야기를 듣고 커피를 충전해 봅니다.ㅋ
아구아구 빨리 퇴근하고 싶네요!! 설레입니다.
빈 사무실에서 혼자 배낭을 보고 흐뭇해 합니다.
날이 추울까 걱정되서 마모트는 미리 꺼내 놓았습니다!!ㅎ
갑니다. 갑니다. 저도 갑니다!!
강북 오산종주!! 불수사도북을 저도 드디어 갑니다.
왠지 이걸 완주하고 나면 이제 입문반에서 초급반으로 넘어갈 것 같은 기대감!!
참 계룡산에서 마주친 그 여신님의 샤코슈가 탐나 저도 샀습니다.
이거 너무너무 좋더군요!!ㅎ 잇템입니다.
배낭에 행동식 잔뜩 담아두고 딱 필요한 손가는 정도만 덜어놓기 좋습니다!!ㅋ
길을 살짝 헤매긴 했지만, 우여곡절 끝에 전설의 시작인 원자력병원에서 하차합니다.
주차장을 나와 원자력병원입구 교차로로 향합니다.
(원자력병원 가는법 : 공릉역 2번출구로 나와 뒤돌아 우회전 50m 버스정류장 1136탑승)
공릉산백세문에 도착하니 엄청난 포스와 산기운이 가득하신 산신령님들께서 계셨습니다.
(다행히 지각은 안했네요^^)
처음에 말씀드렸다시피 산신령님은 빨간색을 즐겨 입는다.......
여기까지..ㅋ
다들 배낭이 작으시더군요. 제일 큰 분이 30리터, 대부분 20-25사이였습니다.
(심지어 그...트레일런? 할때 메는 정말 작은 배낭 메신 분도 계셨어요)
깨알팁!!!!! 자, 강북 오산종주 꿀팁갑니다. 입문반분들 메모하세요!
등산 배낭은 20-25 사이를 구입하세요. 종주도 이 정도인데; 당일산행은 충분합니다.
고민없이 20-25 사는 겁니다. 앞으로 당일산행 배낭 추천해 주세요! 이런거 안됩니다ㅎ
자, 강북 오산종주 스타트인 공릉산백세문에서 기념사진 한장 박고 갑니다.
네번째 숨어서 빼꼼한 겁쟁이가 저, 짱구는 똥마려입니다.
(어휴 산신령님들....지금봐도 무섭네요..ㅠ)
불암산 22:00
초입이라 그런지 속도가 어마어마 합니다.
옆에 계시는 분과 몇마디 채 나누기도 전에 숨이 헐떡입니다.
대화가 힘듭니다. 제 숨하나 쉬기도 가빠옵니다.
근데 그 와중에 앞에서 죠리퐁님과 빨간 상의를 입은 산신령님께서
즐거운 수다를 나눕니다.;; 이거 뭐지?
이분들에게 이 속도가 일상인가 봅니다ㅠㅠ
진짜 문제는 산행 15분정도 지나니 발바닥이 엄청 아프고,
발바닥, 발가락 특히 엄지랑 새끼발가락에 물집 잡히는 느낌이 팍하고 올라옵니다.ㅠ
친한 형이 툴리스 정말 좋다고 추천해 주셨는데,
오산종주에 효과좀 볼려고 어제 끼워넣었는데;;
이게 화근이였습니다.; 보통 울양말 기준으로 등산화를 5mm(한치수) 크게 신잖아요?
제 등산화가 딱 한치수 큰데, 울양말 신고 거기에 그 두꺼운 툴리스를 끼워넣으니....
신발이 작아 진겁니다.ㅠㅠㅠ
발가락이 앞에 계속 부딪히지 작아서 발바닥 아프지;; 아오!!!!
아까 그 배낭을 선물해준 형의 두번째 큰그림......ㅠ 내 발 아작내려고...ㅠ
자 그럼 또 몸소 겪은 깨알같은 팁 나갑니다.
매장가서 울양말 신고 신발 신어보고 인터넷이든 뭐든 사시는 겁니다.
5mm 한치수 크게!! 운동화 사이즈 사면 물집은 사은품 되는 겁니다.
무조건 한치수 크게 사는 겁니다.
깔창 사제로 넣고 싶으시면!! 적어도 두치스 크게 사는 거예요!!
것도 모르고 종주 전날 툴리스 깔창을 추가했습니다ㅠ
고작 시작 15분만에 발을 끌고 다닙니다.
불암산 정상까지 가는데 딱 한번 쉬었던것 같습니다.
사실 기억도 잘 안납니다.
머릿속에는 오직 이 무거운 배낭과 툴리스를 추천한 형에 대한
증오과 불신과 원망과 배신감이 가득합니다.(장난입니다ㅋ)
밤이라 크게 보이는게 없이, 산신령님들의 속도에 맞추며 오르는 고통스러운 시간일뿐..ㅠ
아무튼 그 형의 빅피쳐, 큰그림에 감탄했습니다.ㅋ
야경을 즐기는 산신령님들....여유가 느껴집니다.
배낭 따위 진짜 버리고 싶었습니다.ㅠ
그래도 불암산은 처음이라 기념샷 남겨봅니다.ㅎ
이제 불암산을 내려 두번재 수락산으로 향해봅니다.ㅠ
(깨알같은 마지막 짱구)
배낭이랑 등산화만 버리면 딱 좋겠다는 생각이 머릿속에 가득합니다.
그래도 꼭 완주하고 싶다는 생각에 열심히 쫓아갑니다.
수락산을 오르고 오릅니다.ㅋ
(제발 산에서 뛰지 마세요, 산신령님들...ㅠㅠ 입문반은 죽어갑니다ㅠ)
나름 쉬운 산이라는데; 왜 저는 죽어가는 걸까요?
곧 죽어가는 얼굴로 수락산 주봉에서 나름 블야100대명산 인증샷을 찍습니다.
(시작한지 얼마 안되서..ㅋㅋ)
산신령님들은 힘든 기색이 하나 없네요ㅠㅠ
기차바위를 내려오면 이제 수락산은 끝이라고 생각했던 제가 어리석었습니다.
이미 저는 어깨에 내려앉은 배낭과 찢어질듯한 발의 통증을 안고 제일 후미였습니다.
때문에 야간 산행이라 앞사람 헤드렌턴과 발만 보고 쫓아가고 있는데ㅠ
갑자기 앞사람이 반대로 올라오십니다.....읭? 뭐지??
"왜 다시 올라오세요?"
"앞사람들이 사라졌어요..길을 잃은것 같아요"
하,,, 충격의 도가니 탕;;
제일 후미인 저와 바로 앞사람인 두명이 하산 도중 낙오됩니다.
낙동강오리알...ㅠ 헤드렌턴을 끄고 주변을 살펴봐도ㅠ 일행이 보이지 않습니다.
이 꼭두새벽에, 산 한가운데 길을 잃었습니다.ㅠ
괜히 일행 찾겠다고 여기저기 들쑤시고 알바해봐야...힘들고 더 돌아가기 일쑤입니다.
자칫 산능선이라도 잘 못 타면 정말 큰일납니다.
하지만 이럴때 아주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여기서 몸소 겪은 깨알 팁 나갑니다. 메모 하세요!ㅋ
무조건 내리막. 하산을 하시는 겁니다.
어디가 나와도 좋으니 하산을 하신 다음 그 출구에서
일행들이 하산 쪽 출구로 가는게 훨씬 수월합니다.
적어도 오르막 내리막은 안타고 쭈욱 평지 재수가 좋으면 꺠끗히 포장된 도로를 따라
더 쉽게 일행과 만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랑 제 앞에 분은 무조건 하산을 하기로 했습니다.
마침 동막골인가? 어딘가로 간다고 아까 쉴때 얼핏 들었던 기억에
무조건 그쪽 이정표만 보고 갑니다.
"휴, 살았다. 다행이다ㅠ"
제일 밑으로 하산 후 연락을 드려보니, 마침 저희를 기달려주고 계시더라구요ㅠ
천사같은 죠리퐁님, 대장님 외 몇분들...정말 감사합니다.ㅠ
다른 분들은 예정대로 도심 쪽으로 향해서 중간 야식을 드시고
저때문에 죠리퐁님, 대장님 외 몇분은...편의점에서 간단히 식사를 하시기로 했습니다.
오야르!! 이제 겨우 신발을 벗을 타이밍이 온겁니다.
(밥상에 깔창 올려서 죄송합니다. 물티슈로 닦았어요!)
깔창엔 벌써 앞 부분에 물집이 터져나온 물과 땀으로 반쯤은 적셔져 있네요ㅠ
(형 고마워, 형 덕에 툴리스 성능은 참 좋았던걸로..................................)
밖에는 맛있는 족발 파티가, 안에는 라면과 삼각김밥이....ㅠ
너무 많이 먹으면 사패산과 도봉산에서 졸려서 힘들다고 합니다.
다들 든든한 식사하시고 세번째 사패산으로 향합니다.
2명의 회원님들께서 개인사정으로 인해 중도 이탈을 하시는데
저도 사실 솔깃했지만 참고 가는 곳 까지 가볼까 합니다.
하지만 이미 저는 틀렸습니다. 배낭의 무게와 등산화의 트러블로
체력 소모도 심했고.....산신령님들의 속도에 맞출수가 없었습니다.ㅠ
민폐 케릭의 시작이 되었습니다.ㅠ
사패산까지 아스팔트를 시작으로 정상까지 계속 오르막입니다.
거길 뛰어서 올라갑니다.;; 무서운 분들...
당연히 저는 제일 후미에서 기어갑니다.
죠리퐁님께서 마지 못해 중간쯤에 배낭을 버리고 맨몸으로 올라 갈 수 있도록
도와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ㅠㅠ
그렇게 도착한 사패산 정상...진심 죽을 것 같았습니다.
그래도 다행인건 툴리스 깔창 빼고 발이 조금은 낙낙하니 숨이 통하더라구요ㅠ
존경스러운 산신령님들과 다음
도봉산으로 향해봅니다ㅠ
멀리서 동이 떠 오르지만, 저는 자꾸만 죽어갑니다.
하.........제일 후미에서 대장님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겨우겨우 도봉산으로 이동합니다.
이제 가시권에 들어옵니다. 금방이라도 일출이 펼쳐질듯합니다.
다들 신선대에서 일출을 보고 싶어하시고, 가능한 시간대였지만
민폐 케릭인 제가 그 분들 발목을 잡아서 정말 죄송스럽습니다.ㅠ
도봉산 Y계곡입니다. 처음입니다..ㄷㄷ
말로도 못 들어봤습니다; 관심 밖이라 검색도 해본기억이 없습니다.
다음에 다시 가고 싶을 만큼 눈앞에 펼쳐진 절경만큼이나
재미있는 코스였습니다. 기억해 두겠습니다!!
Y계곡!ㅎ
Y계곡을 제일 마직으로 올라오니....산신령님들 느긋히 일출을 기달리고 계시며
기념사진을 찍어주시니 감사합니다.ㅠ
VIDEO
VIDEO
손이 부들부들.....ㅠ 그래도 일출은 늘 담아가고 싶네요!
일출은 언제 봐도 가슴이 뭉클해집니다.
이제 앞으로 가야한다 생각하니 어깨가 뭉쳐옵니다.ㅠ
하...'언제까지 내려가야하나요'를 수십번 여쭤본것 같아서
대장님께 죄송합니다.ㅠㅠ
하지만 제가 제일 후미해서 할 수 있는건 이 도봉산이 빨리 끝나서ㅠ
북한산에서 맛있는 점심 먹고 중탈하고 도망가고 싶다는 생각뿐이였습니다.
일출을 보고 우이동 방향 하산 중 잠깐 쉬어갑니다.
컨셉아닙니다. 정말 제일 후미에서 쫓아 간다고 죽는 줄 알았습니다.
마침 앞에서 쉬는 거 보자 마자 그냥 들이 누웠습니다.
정말 이러다간 죽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ㅠ..
사실,
한라산 박배낭 18kg
지리산 화대종주할때 박배낭 20kg
설악산 한계령-대청-소공원 박배낭 22kg
이날 배낭 정말 무거워야 겨우 10kg정도였습니다.
제가 이렇게 힘들게 퍼진 이유는....산신령님들의 속도입니다.
진짜 이 사람들 산을 타는게 아니라 산을 날아가십니다;; 하
아무튼 그렇게 한참을 우이동으로 하산하는데. 얼마나 남았어요? 라고 묻자
"거의 다 왔어요"......죠리퐁님...범인입니다.
속지 마세요.. '거의 다 왔어요, 거의 다 왔어요. 한 2km 남았어요'를
수십번 듣고 나서야 갈림길에 표지판이 나왔는데;;
우이동 2.4km...........하;;;;;
살면서 느낀 가장 길고 힘든 하산 코스였습니다.
역시나 대장님께서 저를 에스코트 해주신 덕분에 살았습니다.ㅠ 감사합니다.
한참을 내려가는데 어떤분이 식당에 가방 뒀다가 내일 찾으러 오라는
우스게 소리를 합니다.ㅠ
그만큼 제가 민폐 케릭이였다는 말이죠ㅠ
드디어 그 길고 긴 하산길을 이겨내고. 익숙한 도심으로 왔습니다.
북한산우이역 2번출구 만남의 광장.
친한 형이랑 백운대 가려고 자주 만나서 너무 반갑습니다.
고생했다 짱구야, 여기까지다 우린. 두번 다시는 만나지 말자.
집으로 가서 편하게 씻고 잠들면 된다.
누구나 실패하고 중탈하고 낙오한다 그러니 너무 실망하지 말자..토닥토닥
그래도 미리 매식 신청했으니 밥은 먹고 가야죠.!!
<퍼온 사진입니다. 저희는 막걸리 마셨어요..ㄷㄷㄷ)
다들 시원하게 막걸리 한잔들 하시지만, 저는 마시면 집에 가다 죽을 것 같아서.
물을 마셨습니다.
여기서 포기하고 돌아가면 진짜 다음에 다시 불암산, 수락산, 사패산, 도봉산을...
그건 차마 더 못하겠다 싶었습니다.
그래서 이왕 이렇게 된거
혼자서라도 간다. 오산종주 무조건 완주한다. 밤을 지새워서라도 간다.
라는 생각에 인생 치트키를 썼습니다.
"여보세요? 퀵이죠?"ㅋ
예.,,ㅋ 그렇습니다.
야간 필수품인 헤드렌턴과 비상시 구조요청을 위한 보조배터리,
그리고 물과 간식을 샤코슈백에 때려박고 나머지는 다 배낭에 넣어서
퀵으로 보내버렸습니다.음하하하하하하하
'치트키를 사용하여, 게임에서 패했습니다.'
저의 오산종주는 이렇게 실패했습니다.
영봉 코스로 북한산을 오릅니다.;
맨날 도선사로만 다녔는데 새로운 코스를 알게되서 좋았습니다.
산신령님들과 쭈굴탱이 실패자 짱구...는 겸손하게 앉아서 사진을 찍습니다.
(산신령님들은 빨간옷을 입는다...긴말 생략)
오로지 완주에 생각을 하고 산신령님들 속도에 못 맞추면
뒤로 흘러서 솔로잉으로 어떻게든 완주할 생각이였습니다.
그래도 중간에 껴서 가야...흐름에 뒤척이지 않고 붙어 갈 수 있다며..
저를 3번째에 세워주셨습니다.ㅠ 하지만 배낭이 없어도 이미 누적된 피로와 고갈난 체력으로 인해..ㅠ
힘들어서 죽을똥 살똥 따라갑니다.
중간에는 너무 힘들어서 진짜 죽겠다 싶어서...용기내 외쳤습니다!!
"선두 너무 빨라요ㅠ" 근데 이게 무슨일입니다ㅠ
저에게 선두를 내어주십니다.
"짱구님 속도에 우리가 맞춰서 갈께요! 편하게 오르세요!"
감동의 쓰나미,ㅠ 폭풍 감동!!
이 사람들 산만 잘타는게 아니라 맴도 착해!!
괜히 산신령님이 아닌듯..ㅠㅠㅠ
그렇게 저를 리드로 앞장 시키더니...뒤에서 빨간 옷을 입은 산신령님이
발소리로 엄청나게 쪼으십니다.ㅠ 죽을 것 같았습니다.ㅠ
괜히 산신령님들이 빨간 옷을 입는게 아니더라구요ㅠㅠ
그렇게 제 리드 아닌 리드로 영봉을 지나갑니다.
뒷태 멋짐 폭발. 가방 탐남..ㅠ
저기 보이는 인수봉과 백운대 사이의 위문을 통과해 쭈욱 가는게 마지막 코스입니다.
위문에서 대동문까지는 정말 비단길 코스입니다.
불수사도북 오산종주 중에서 가장 편한 길이라고 합니다.
손 흔들며 생존을 알리는 모습입니다.
이제 좀 살것 같습니다ㅠ.ㅠ
이 산신령님들은 어떻게 이렇게 다들 체력이 좋으신지...ㅠ
그래도 너무너무 힘들었고, 치트키를 쓰며 결국 실패했지만.
좋은 풍경 많이 보고 좋은 사람들과 즐거웠던 시간이였네요.
하지만 다시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인생 치트키를 써가면서 겨우 따라 붙어 마지막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불광역으로 내려와 치킨과 사이다를 한잔 걸치며 많은 이야기들 나눴구요.
다들 하나같이 산신령님처럼 좋으신 분들이셨습니다.
런타임 약 19시간을 기록해준 가민 포러너 935의 기록입니다.
종주 하시는 분들께는 추천템!
<산행 로그↑>
정말 인생 산행 리드해주시고 안전하게 마무리 짓게 도와주신
죠리퐁님과 대장님께 고개 숙여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그리고 제 진상과 민폐에도 끝까지 함께 해주신 산신령 9분께
사과와 감사의 말씀 동시에 올립니다.
좀더 잘 준비하고 체력을 키워서..
다음 오산종주에 참여하도록 하겠습니다.ㅋ
인생에서 한 번이면 족할 것 같은 경험이지만...
배낭과 툴리스의 큰그림 형을 빼면 섭섭할것 같아서
다음에는 함께 참석하도록 하겠습니다!
어제, 오늘 못한 빨래(3번째 돌아가는 중)에 집안살림까지 하면서 틈틈히 쓴다고
글이 이상하지만, 그래도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나름 몸소 겪은 깨알팁들도 있으니 입문반님들께 조금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입문반에서 초급반으로 올라가려고 발버둥 치는 짱구의 강북 오산종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남은 시간 즐거운 주말 되세요!! 빠잇
(글의 형식, 말투, 흐름 등 맘에 안드신 분들께는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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