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 사람도 없고 단풍도 없던 월요일28

네! 전날 관악산 육봉능선을 설렁설렁 걸었던 이유는 월요일에 설악산을 한바퀴 돌 생각 때문이었어요 ^^

연차휴가가 많이 남아 있어 서둘러 소진해야 합니다!

평일, 그리고 단풍 끝이라 한계령 ~ 서북능선을 타는 동안 20명이나 만났으려나요? 

능선 위가 아주 한가한 날이었어요. 대청봉에 달랑 2사람 보이더군요 ^^

상태를 보고 공룡능선을 타고 내려올 생각이었지만 음지에 얼어붙은 얼음과 가는 빗방울을 보고

그냥 접고 천불동 ~ 사우나를 선택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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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울 발 버스는 07:30분을 예매했지만 동서울터미널에 도착해보니 06:10분 정도더군요.

그래서 기다리다가 06:30 첫차 버스 기사분에게 빈자리에 앉아도 되냐고 여쭤보니 괜찮다네요?

빈자리가 5~6개 보입니다. 승객 대부분은 등산객으로 보이구요.

한계령에서 출발은 09:00에 시작했습니다. 

휴게소 주변의 포탈 정리 좀 하느라 늦장을 부렸어요 ~

배낭에 별로 넣은 게 없지만 휴게소 옆 계단을 시작하자마자 허벅지가 댕깁니다.  

갈아 입을 옷과 음료수 3 x 500ml, 미니 호떡, 아이젠, 랜턴, 책 1권, 보조배터리 뭐 이 정도 밖에 없는데.

그래도 그냥 걷습니다. 어차피 한계령 삼거리 쯤 가야 몸이 풀릴 걸 몸이 알거든요. ^^

다행히(?) 단풍이 하나도 없습니다. 아니 나뭇잎이 거의 없습니다. 

시야가 탁 트여 기분이 좋습니다. 

한계령 삼거리에서 마음씨 좋은 아저씨가 초코 머핀을 하나 권해주십니다. 

아직 간식 타이밍은 아니지만...맛있네요 ~.~

능선을 들어서자마자 당황하기 시작합니다. 음지에 얼어 붙은 눈 혹은 얼음들 ㅠㅠ

아이젠을 가져오기는 했다만 이걸 착용해서는 시간 내에 구간을 지나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스틱과 등산화 뒷꿈치를 이용해서 자박자박 조심조심 지나갔어요. 

(어두운 시간에 이곳을 지나실 분들은 조심하세요!)

얼음을 보자마자 스스로 당위성을 부여하기 시작합니다.

'그래 이런 날씨에 아이젠 신고 공룡을 넘는건 위험해!'

2번도 생각하지 않고 바로 결심해 버립니다. 공룡능선 대신 해수사우나로 !

능선으로 들어서자 운해의 공격으로 주변 시야는 꽝이 되어 버립니다.

오히려 주변 신경쓰지 않고 진행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네요 ^^

끝청 거의 다 가서 시야가 열리기 시작합니다. 

선선한 날씨 탓에 물을 마시지 않아도 견딜만 했지만 배가 고파 끝청에서 미니 꿀호떡 몇개를 먹었어요. 훨씬 낫군요.

희운각 쯤에서 점심 식사를 할 참이었지만, 세상 일이 어디 마음대로 다 되나요? ^..^

중청대피소 썰렁, 대청봉 2사람. 조용합니다 중청대피소가! 중청이 말이죠!

뭐 별로 할게 없으니 내려가야죠. 중청에서 희운각 대피소까지 다시 얼음길이 이어집니다. 

아이젠 대신 스틱으로 콕콕 찍으며 살살!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슬픈 이야기가 깃든 희운각 대피소에 도착합니다.. 

망할 소청삼거리까지 15Km같은 1.5Km!!!

참 멋진 양폭대피소. 

그리고 더 멋진 장군봉과 적벽!

그렇게 쫄래쫄래 산책을 마치고 내려와 보니 시간이 좀 남았네요? 그래서 예뻐 보이는 매장에 가서 느긋하게 커피 한잔을 합니다.

그리고는 속초로 나가 멋진 해수사우나와 저녁식사로 마무리합니다. 

인적이 드문 서북능선이라니 ! 

단풍은 애초에 없다 셈 치고 왔지만 산을 오르시는 분들이 이렇게 없으리라 예상하지 못했어요.

날씨가 서늘해서 가져간 물은 한병만 마셨어요. 미니 꿀호떡 6~7개 먹고.

서북능선을 오르실 분들, 혹시 모르니 아이젠을 챙겨가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