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짐을 당한지 11일 째입니다. 2탄3

[* 비회원 *]
등록일 2016-06-06 20:57
조회수 2407

저의 이상형인 그녀와 사귄다는 생각에 전 정말 하늘을 나는 기분이었습니다. 외모적인 것 뿐만 아니라 착하고 배려심도 엄청 많은 아이 었습니다. 전 정말 세상을 다 가진 것같은 기분으로 연락 잘하고 사소 한거 하나 하나
챙겨주기 시작했습니다. 좀 이른 감은 있었지만 가볍게 만나는게 아니고 결혼생각도 있고 결혼에 대한 나름 플랜도 얘기 하고 그랬습니다. 약간 당황하는거 같긴 했지만 너무
나쁘게 보지는 않는거 같았습니다. 사귀기 시작 한 후로 전 참 열심히 했습니다. 바보 같지만 전 한번 빠지면 이성을 잃습니다. 왕복 세시간 거리를 평일에 퇴근하고 일주일에 두번이상 가서 만나고 새벽 늦게 들어오고 주말에는 데리러가서 저희집에서 놀다가 또 데려다 주고 저혼자 오고. 전 자취를 해서 주말에는 저희집에서 많은 시간 보냈고 그러다보니 스킨쉽도 조금 일찍 진행이 되기도 했습니다. 4월 부터 5월간 두달을 일주일에 세번씩은 만났고 또 선물도 여러가지 많이 챙겨줬습니다. 부모님도 저의 존재를 알고 곗니 전 집에다가도 과일이나 이런것들도 들려 보내곤 했습니다. 다 적긴 너무 많아서 그렇지 정말 많이 챙겨줬습니다.
중간에 어머니를 전 여자친구와 같이 뵌적이 있는데 술 한잔 하시면서 둘이 빨리 결혼하라는 식으로 말씀도 하시고 집에 밥 먹으러 오라고 하시기도 했고 또 가족모임 있으면 저를 자꾸 데려오라고 한다는 말도 들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왠지 모를 자신감이 생겨 저희 고향에 같이 가자고 했습니다. 말이 좋아 지역행사 구경가자는 거지 전 저희집 데려가고 싶다고 대놓고 얘기 하고 그랬네요. 이게 다 사귄지 두달도 안되서 벌어진 일입니다. 결국 여자친구는 저의 고향을 가지 않았고 저도 뭐 여자친구네 정식 초대는 받지 못하고 그렇게 어정쩡하게 만남은 유지 했습니다. 그래도 전 좋았습니다. 여자친구도 저한테 잘해주고 이상형에 착하고 배려심 많은 아이를 만난다는 사실이 30대 후반 노총각에겐 큰 축복 이었죠. 자주보고 하루종일 카톡도 놓지 않고 있던 우리 사이는 지난주 목요일 이후로 끊어졌습니다. 아침 까지 출근 때 통화잘하던 그 아이는 오후에 이별을 통보하더군요. 요즘들어 약간 힘들어 하고 피곤해 하길래 생리 때가 되서 그런가 보다 하고 연락 횟수를 조금 줄이긴 했는데 이별이라뇨... 대낮에 하늘이 노래지더군요.. 만나자고 했습니다. 만나서 얘기좀 하자고. 그 착하던 아이가 매몰차게 얙 하더군요. 만나서 구질구질 해지기 싫다. 그냥 여기서 끝내자. 무슨 안좋은 말을 더 듣고 싶어 그러느냐.

간신히 설득해서 만났습니다. 헤어짐을 결심한 주 내용은 오빤 나이가 있고 우리가 더 만나면 결혼을 자연스럽게 해야한다. 집에서도 자꾸 재촉하고 이러는게 부담된다. 자기는 아직 결혼생각이 없어서 이렇게 만나는게 시간만 끄는거지 의미 없을거 같다라고 하더군요. 울며 매달렸습니다. 그런 부담 안느끼게 해줄테니 한번만 봐주라. 다시 한번만 만나주라. 그때도 이러면 그때 날 버려주라. 그러나 단호하더군요. 미안하다는 말만 하더군요. 믿기지 않더군요. 하루아침에 세상에서 가장 가까웠던 사람이 없어져 버린다니 미칠거 같더라구요. 다음날 부터 술로 지내며 다시 돌아와
달라는 장문의 카톡도 보내보고 카톡 보내면 답도 와서
카톡하다 전화통화도 해서 사정도 해보구요. 결국 여러번 설득에도 자기는 이미 맘이 돌아섰다고 하길래 그 말 듣고 저도 놓아줘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 이제 더이상 귀찮게 안하겠다. 잘 살아라 하고 지난주 월요일에 카톡으로
정리 했습니다. 그 아이도 고마웠다 밥 잘 먹고 잘 지내라 라고 하더군요. 에휴.. 안되겠다 싶어 나중에 인연이면 다시 만나겠지라는 생각으로 밤이면 술마시고 한두시간 자고 밤새 뒤척이고 회사에서는 아무것도 못하는 피폐한 생활이 이별통보를 받은 후 부터 이어졌습니다. 물론 밥은 한끼도 못먹구요. 많이 어지럽고 힘들더라구요. 그래도 연락안하고 잘 버티는데 지난주 수요일이 제 생일이라 회사 동생이랑 기분도 울적하고 해서 회사 앞에서 술한잔 마시는데 밤 늦게 그 아이 한테 연락이 왔습니다. 오빠 생일 축하해
너무 당황해서 이걸 보낸 의도가 뭘까 고민하다가 말 몇마디 주고 받다가 제가 전화를 했습니다. 뭐 어떻게ㅡ지냈는지 얘기하다가 그냥 내 생일인걸 알아서 아침부터 맘이 좀 그랬다고 그래서 연락했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저도 잠시
헤어져ㅜ있을때 느낀 제 감정을 정리하고 다시 이렇게 바뀌겠다 다시 만나자 라고 하려고 말할 준비를 했는데 전화가 끊기고 나중에 집에 가서 씻고 전화하라고 하더니 전화를 안받더군요. 그 뒤로 연락이 없습니다. 그새 잠든거니? 라는 저의 마지막 카톡도 읽기는 했더군요. 아 이럴거면 왜 생일날 연락해서 사람 속만 헤집어 놓은건지 이해가 안가네요. 그래서 담날 카톡 보냈습니다. 잘 버텼는데 이렇게ㅡ니가 치고 빠지기 해서 또 힘들어 졌다고. 다시 할 생각아니면 연락하지 말아달라고.

이렇게 우리의 짧은 두달간의 만남은 끝이 났습니다. 전 정말 죽을거 같습니다.
매일 밤마다 술먹고 밥은 한끼도 못먹고 의욕상실로 회사에서는 멍때리고 있고 이번 연휴내내는 누워서 연포만 주구장창 보고 있습니다. 남들의 아픔을 보며 다 저렇게 힘들구나 나만 이렇게 힘든게 아니구나 생각하며 위로 삼습니다. 가장 힘든게 잠 못자는거.. 이게 정말 제일 괴롭습니다.
눈만 감으면 행복한 순간들. 기간이 짧아서 그런지 달력보면 며칠날 뭐했는지도 다 기억날 정도 입니다.
남들은 이런 얘기 할수도 있습니다. 6-7년 연애 하다 헤어진 사람도 많은데 고작 2달 짜리가 뭘 이렇게 힘들어 하냐고. 전 기간은 중요치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 깊이는 사람마다 다 다른거니까요. 제 깊이는 엄청 깊었나 보네요. 휴~
그리고 가장 좋아야 할 시간에 이렇게 헤어지니 그것도 한몫하는거 같아요. 처음엔 제 잘못이니 고치고 바꾸면 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여러분들의 사연과 댓글을 보니 이 아이는 나와 미래를 함께 하기에는 마음이 거기까지는 아니어서 저를 보내주는거라고 생각 하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더더욱 돌릴수 없을거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솔직히 연락올거 같지 않습니다.

아파할수 있을만큼 충분히 아파하려구요. 괜히 잊는다고 딴짓하고 다른생각해도 어차피 한숨나고 그 아이 생각에 눈물만 맺힙니다. 나이에 비해 너무 감수성이 많은 저는 오늘도 소주한잔 하며 짧지만 행복했던 추억을 떠올리며 눈물 훔치며 또 긴밤을 지새우겠네요. 내일 출근이 걱정이네요... 긴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 결혼도 못하고 독거노인으로 이렇게 쓸쓸히 보내게 될거 같아 그게 걱정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