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참 어디부터 이야기해야할지..

저희는 700일을 조금 넘게 만난 사이입니다.

직장에서 친해져서 결혼을 전제로 사귀게 되었구요.

행복하게 지내왔지만 성격 차이로 많이 다투기도 했었습니다.

여자친구는 저의 부정적인 부분, 쉽게 짜증을 잘 내는 성격에 조금씩 지쳐왔구요,

저 같은 경우는 약간 자기중심적인 면모를 어려워해 왔던 것 같아요.

저는 여자친구에게 내가 할 수 있는 모든걸 다 해주고 싶어하는 편인데

그걸 저도 모르게 계속 상대방에게 똑같은 걸 요구하고, 여자친구도 스스로 노력하는데 제가 알아주지 않아서 힘들어했구요.

사회생활 측면에서도 보는 시각이 다른데 저 같은 경우는 같은 직장에서 있다보니

회식이라도 있다보면 얼른 빨리 파하고 돌아가거나 둘만의 시간을 만드려고 하는 편인데,

여자친구는 많은 사람들과 잘 지내는것을 좋아해서(오해가 있을까 덧붙이자면 이성의 경우는 철저히 배제하는 스타일입니다)

직장 내 친한 사람들과 계속해서 여러 약속을 만들거나 해서 이 문제로 많이 부딪혀 왔어요.

최근 해외로 둘이 여행을 다녀와서, 위와 같은 문제로 한 번 부딪힌 후에

오빠는 정말 좋은사람이고 모든것을 다 해줄것 같은 사람이고 언젠가 이런 사람과 미래를 함께 할 생각을 내려놓은것에 대해

반드시 후회할 것 같지만.. 서로 맞지 않는 부분이 많고 계속 노력했지만 변화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이야기하더라구요.

거의 헤어지자는 말이 나오려다가 제가 계속해서 설득하고 매달려서 간신히 연락하지 않고

서로 시간을 잠시 가져보자는 식으로 이야기를 마무리했는데..

그나마도 상대방은 희망고문이 될 것 같다고 제가 달라지는 모습을 보고있으면 힘들 것 같다고 하면서 걱정하면서 수락한 상태입니다.

내일이면 휴가를 마쳐서 며칠만에 직장에서 얼굴을 봐야하는데.. (같은 부서)

제 마음이 얼마나 찢어질까 걱정이 되네요.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어떤 표정으로 봐야 할지..

놓고 간 가디건도 돌려줘야 하는데..

너무나도 당연하게 결혼할 사람이라고 생각해오다 이런 상황에 빠지니 정말 정신을 못차리겠어요.

마음을 담은 편지라도 쓰려다가 오히려 역효과만 날 것 같아서 멍하니-앉아있네요.

휴가고 뭐고 아무생각도 안나서..

긍정적으로 밝게-. 아무일 없는 듯 행동해야 되겠죠?

원래 제 부정적인 모습을 싫어하기도 했으니..

오늘은 긴 밤이 될 것 같습니다.

힘을 주세요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