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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만 보고 살아온 28살에 생에 처음 만난 사람이자 3년을 사랑한 사람.
전 남자친구를 잊지 못해 연애 초기 3개월간 저를 속이며 전 인연을 만났던 그 사람.
매월 꼭 큰 소리 내며 싸움을 이어갔던, 참 알 수 없이 다툼이 잦았던 그 사람.
그리고 제게 이별을 고하기 한 달 전부터 다른 남자를 만나고 있던 그 사람.
마지막까지 절 속이며 언젠간 제게 돌아올 거라 말하던 그 사람.
제 정신적, 육체적 첫 사람이자 애증이 가득하던 친구인데
끝내고 일주일째 하루 한 끼 먹는 것도 힘들 정도네요...
무작정 그녀가 있는 곳으로 가서 오늘 하루 다른 남자와 즐겁게 데이트하는 장면을 온전히 보고 왔습니다.
마음이 아파요...
어제 Manchester by the Sea 영화를 보며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제 그리움은 모래알로 곱게 갈려 걸음을 신경 쓰게 하는데,
유리 파편을 집어삼키면서도 살아지는 것이 인생임을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나이 30, 젊지만 미래가 무섭고 두렵고 무심하네요.
밤에 들어와 맥주 한 잔 하고 9/28 떠나는 3개월 항공권을 예매했습니다.
산티아고 순례길을 시작으로 생애 첫 유럽 여행을 다녀오려 합니다.
걱정도 앞서요. 아무런 준비도 없고, 예약도 없고, 공채는 이미 수십 곳을 써 놓았는데
붙어도 면접을 볼 순 없겠죠. 내년 31살에 공채를 도전하기에는 더 힘들겠죠.
모든 것을 내려놓고 그렇게 가서, 혼자 돌고, 사라지는 시간들을 맞아 즐기며
3개월이 지난 후 그 친구의 후회 어린 전화가 온다면 그대로 받아주려 합니다. 많이 기다렸다고.
통장 잔액 1,000만원에 실업급여를 받는 제가, 스스로에게 시간을 선물하고자 그냥 가려 합니다.
적은 나이지만 거의 모든 감정을 다 느껴보았을 제게, 아직 새로운 마음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싶네요.
모두 피할 수 없는 불행은 적되,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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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먹었습니다
더욱 높이 뛰기 위한 마음의 안정과
좋은 경험 쌓고 오실거라 빌겠습니다
화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