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수도 계량기 동파 방지를 위해서는

물을 조금씩 틀어 놓거나

계량함에 보온재(옷 등)를 넣어 따뜻하게

해주는 방법이 있다고 하는데요.

영하 20도의 추위에서는 아무런 소용도 없었나 봅니다.

가뜩이나 세탁기가 안되서 멘붕이었는데

물 자체가 나오지 않으니 정신이 없더라고요

관리 사무소에 전화 했을 때는 이미

70여 가구 이상이 단수 되어 신청해도

내일이나 모레 중에 해결이 가능하다고 해요.

나는 안그럴줄 알았지만.

애기가 사는 집이니 최대한 빨리 부탁드려요

라는 말이 절로 나오더라고요.

사설로 부르자니 해빙작업이

최소 10~30만원 정도 한다고 후기 글들이

다수 올라와 있어 마음을 접었습니다.

인터넷과 관리실의 조언대로

드라이기로 계량기를 녹여 보기로 하였습니다.

주의 하실 점은 수도밸브를 잠구고 하면 안되고

열어놓고 해야합니다.

녹으면서 갑자기 압력이 높아져

터지게 되면 더 큰 위험이 생기게 된다하더라고요.

그래서 세면대, 샤워기, 싱크대의

수전을 열어놓고 해빙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20~30분 정도를 녹여도 안나오다가

한 두시간을 온수 쪽을 향해 녹였(조졌)는데

희안하게도 냉수 쪽이 녹더라고요.

결국 따신 물을 얻겠다는 노력은 실패하고

임시로 열선이나 심어보자는 마음으로

철물점을 찾아 봅니다.

사실 해빙 작업은 드라이기가 아닌

히팅건(열풍기)로 헤야하는데

일반 가정집에 있을리가 없고

주말이라 그런지 주민센터도 전화를 받지 않아

집 앞 철물점으로 출동했습니다.

성공하면 20만원 버는거고

실패하면 2만원 버린다는 생각으로 고고씽

철물점은 남자들의 놀이터입니다.

필요없지만 궁금하고 하나씩 가지고 있으면

좋을 것 같은 제품들이 많이 있네요.

도착하자마자 열선을 달라고 말하려는데

이미 두 세분이 열풍기와 히터를 구매하는 중이더라고요.

주인 아저씨도 말하길 이번에 엄청 터졌다며

재고가 따가 갈지 모르겠다며 난리라고 합니다.

참고로 저희 집은 구축 아파트라

계량기함에 콘센트가 없어 집에서부터

전력을 가져와야하기 때문에

7M 멀티탭을 사게 되었습니다.

시중에 파는 기성품을 구매하면

깔끔하지만 비싸고 문을 닫기도 애매할 것 같아

선을 잘라 DIY 하기로 진행합니다.

코드를 꽂으면 전원에 불이 들어오고

온도 센서가 포함된 제품이라

영하의 온도로 떨어지면 작동하고

영상이면 차단되기 때문에

화재의 위험이나 전기세 걱정을 덜어줍니다.

철제 커버를 열면 보온재로

스티로폼 설치해 둔 모양인데

옷가지나 솜이불이 들어있는 곳도 있는 것 같더라고요.

중앙난방이라 온수와 냉수 배관이 따로 있습니다.

그런데 보아하니 1미터로는 부족할 것 같습니다.

사실 한쪽만 풀어줄 요량이었지만

조금 더 욕심을 내어 두군데 다 감고

겨울 동안 상시로 틀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DIY 멀티탭과 열선을 준비해 줍니다.

피복을 예쁘게 잘라 연결해 주고

드라이버로 꽉 조여 줍니다.

마감은 시중 제품보다 좋지 못해도

저렴하고 원하는 길이로 만들 수 있어 좋습니다.

콘센트는 혹시 몰라 절연테이프로 마감을 해주었습니다.

계단식 아파트의 단점입니다 ㅜㅜ

참고로 저희 집은 박스 안에 콘센트가 없기 때문에

작은 방에서 전기를 가져와 우유 투입구를 통해

전력을 넣어야 하기 때문에 긴 멀티탭을 만들었습니다.

우선 스티로폼 케이스를 열어주면

수도배관에 파이프 보온재가 감싸져 있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우

보온재를 제거 후 파이프에 히터를 감아주고

다시 은박 단열재로 감싸줍니다.

다행히 작업을 하고 얼마 안있어

냉수와 온수 모두 콸콸 돌아가는 모습이 보입니다.

다행히 돈과 시간을 버리지도 않았고

아빠가이버의 어깨는 하늘로 솟습니다.

센서와 전원 표시등은 철제 커버를

분리하지 않고도 확인 할 수 있도록

위치를 잡아 두었습니다.

이런 형태로 수도계량기 동파방지 및 셀프 수리

작업이 끝나게 되었습니다.

나중에 쫄대와 양면테이프를 사서

조금 더 깔끔하게 마감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다행히 우유 투입구 쪽으로 선이 나올 수 있게 되어

문은 잘 닫을 수 있고 전원도

상시로 공급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문제는 투입구를 열어두어야 하는건데 이 부분은

이엘이가 사용하고난 빵빵한 기저귀 몇개를

넣어두어서 다행히 깔끔하게 바람 들지 않는

마감을 이룰 수가 있었습니다.

30여년을 살면서 기억 속에 영하 20도까지

떨어진 적이 없는 것 같은데

이번에 너무 큰 추위로 인해

별 일을 다해 보네요 .

주변에도 한파로 인해 피해 입으시는 분들

안계시기를, 잘 해결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