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제게도 이런 글을 쓰는 날이 오다니 가슴 벅차고,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수 있다는 생각에 기쁩니다.
전반적으로, 저의 20대 생활 이야기를 풀어가야 할것 같아서..글이 길어질 것 같은데..익명으로 쓰게 된것과 더불어 양해 부탁 드립니다 (__)
1. 수도권 지방대를 다닌 20대 초반
인문계 고등학교 다니면서 반에서 하위권을 맴돌았지만, 고3 1년 각성하여 공부하니 수능이 대박 터졌습니다.(제 기준)
하지만, 이것도 정해진 운명인지 광*대, 세*대, 한*대, 과*대 모두 떨어지고 말았죠..
결국 포천쪽 지방대 추가모집에 겨우 합격하였습니다. 집에서는 원래 공부 못하던 놈이니 재수는 꿈도 꾸지 말라며 지방대나 열심히 다니라고 하였고, 저는 제 한계를 인정하면서도 아쉬운 마음에 무책임하게 학교를 다녔습니다. 1학년 평점 1.6...이라는 개차반 성적을 받았고, 군 입대를 결심하였습니다.
2. 편입으로 인서울하다
군 전역 후, 복학을 했지만 여전히 학교생활을 적응하기 힘들었습니다. 2학년 전공 부터는 팀프로젝트가 많았었는데 아웃사이더인 저를 같은 팀으로 아무도 원하지 않았고, 복학생 고학년 형들과 함께 의기투합 했음에도 늘 성적으로 깔아줘야 했습니다. 2학년 1학기 성적도 2.초반대..
그해 여름, 원래 가고 싶었던 과*대에 편입을 해보자는 결심을 했고, 토익성적+전학교성적+전공면접을 2학기부터 준비 했습니다. 토익을 올리기 위해서 아르바이트도 어학원 강사로 일하며 영어를 몸으로 부딪혀 보았고, 전공을 전자->기계로 바꾸는 결심을 하며 기계공학에 관한 전공서적도 틈틈이 공부했습니다.(그 당시에는 전자공학이 정말 싫었습니다 ㅠㅠ) 또, 학교 성적을 끌어 올리기 위해 2학기 수업은 교양만으로 21학점으로 채워서 3.9를 받아서 평점을 많이 끌어 올렸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현재의 과*대로 편입 성공하였지만 자퇴처리하며 남긴 지방대의 성적 평점 2.85는 저의 취준 생활에 큰 아킬레스건이 되고 맙니다. (그 당시에는 이 후폭풍을 생각 못했습니다)
3. 편입 후 받은 충격
과*대로 편입한 후, 솔직히 인서울이라는 꿈을 이루며 미래가 보장되었다는 착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전공을 바꾸며 기초가 부족했고, 확실히 이전 학교보다 성적을 향한 경쟁이 엄청났습니다. 전공, 교양 모든 수업이 팀프로젝트로 진행되었고 PPT 제작과 발표 능력은 기본이었는데, 아무것도 갖추지 않은 저는 무기 없이 전쟁터에 나간 느낌이였습니다. 자존심 굽히고 무시 당하며 하나라도 더 배우려고 과 친구들을 쫓아다녔지만...평점 2.후반대.. 그 당시 가장 필요한 능력이 CAD를 다루는 것이라고 판단했기에 재충전 겸 휴학을 결정합니다
4. 성장할 수 있었던 휴학기간
집안 형편이 늘 좋지 않았기에 20살때부터 주중, 주말 아르바이트를 쉬지않고 해왔습니다. 휴학 기간에도 아르바이트를 해야했는데, 정말 아무 생각 없이 삼*엔지니어링 사무보조에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대기업이라고 알바직이 뭐 다르겠어?' 라는 생각으로 갔는데, 6명의 지원자를 두고 면접을 하길래 긴장이 되었고, 최대한 성실함을 어필하여 합격하였습니다. 처음에는 복사-인쇄나 잘하면 되겠지..하고 갔지만, 사원증을 받고, 회사 통근버스를 타고 출근하고, 예의바르게 상무님을 모시고, 회식에 빠짐없이 참여하고, 큰일이라도 터지면 같이 걱정하고, 야근-특근도 같이하면서 직장에 대한 저에 생각이 넓어졌고..저도 삼*엔지니어링의 진짜 팀원이 되고 싶다는 생각과 플랜트라는 진로 방향을 정하였습니다.
6개월의 계약이 만료되고, 이후에는 한국과학창의재단이라는 공기업에서도 6개월간 사무보조로 근무하였습니다. 두 기업에서의 근무 경험은 취업준비를 하면서 자소서에 정말 많은 에피소드를 주었고, 면접에서도 많은 질문을 받게 해주었습니다. 주변 친구들은 차라리 인턴을 하지, 대체 그게 뭐가 도움이냐며 핀잔을 주었지만 저의 강력한 무기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5. 취업준비 전초전
2012년, 4학년은 성적을 올릴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면서 취업 전 마지막 학기라는 생각에 (주제 파악도 못하고 --; 마지막이라 생각)
긴장감을 갖고 치열하게 보낸 1년입니다. 평점 3점대는 겨우 돌파하였는데..졸업작품이 10월까지 이어졌고, 취업에 대해 정말 아무것도 모를 때라, 삼성전자 딱 한군데만 친구들 따라 써보았습니다.(삼엔은 어학 성적 IM1 필요하더라구요...그당시 IL만 들고있었습니다 ㅠㅠ) 처음 본 싸트는 역시나 불합격이였고, 아무 생각 없이 무덤덤했습니다.. 하지만 주변에서 대기업 붙는 친구들이 있었고, 다른 친구들은 중소기업 이력서를 쓰며 졸업 후 떠날 준비를 했습니다. 저만 바보같이 물 흘러 가는대로 지켜보았던 겁니다. 그때 처음으로 채용에 대해 관심 갖고 검색했습니다. 회사마다 채용 싸이트가 따로 있었고, 증명사진도 필요하고, 어학 성적의 종류마저 다양하고, 편입 전 성적도 제출해야 했고, 공모전이나 동호회 활동은 필수처럼 보였습니다. 제가 너무 늦은 것이라 겁이 많이 났고, 그때부터 저의 취준생활은 졸업유예와 함께 시작되었습니다.
2013년 상 - 오픽 IL / 학점 3.1(편입전 2.85)
2013년 상 - 서류 80여개, 두산 인프라코어 면접 탈
아직도 생각납니다. 처음 제출한 이력서가 하이*진*라는 주류 기업이였습니다. 문자로 받은 불합격 통보. '아니 뭐 이런데도 서류를 못 붙지?'하며 주제 넘는 생각을 했는데, 이건 서막이였습니다. 중소-중견-대기업 가릴 것 없이 우수수 떨어졌고, 스펙 안 본다는 삼성(물산)도 떨어졌습니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한 두산 서류합격 통보를 받았고, 그 어렵다던 디캣 인적성 합격까지...학과에 공부잘하는 친구들도 떨어졌는데 제가 붙은것을 보고, 주변에서 다들 충격 받았고..속으로 '아 역시 될 사람은 되는구나'라는 말도 안되는 뽕에 취해버렸습니다.
난생처음 면접 스터디를 꾸려 6명이서 진행하였는데, 결과는 저 빼고 5명 전원 합격...정말 정말 큰 충격과 상심에 빠지고 맙니다.
두산을 제외하고, 서류는 단 한군데도 합격을 못하고 상반기를 마무리하게 됩니다.
2013년 하 - 오픽 IM1, 토스 120, 토익 705 / 학점 3.2(편입전 2.85)
2013년 하 - 서류 80여개, 전원 탈
강남 파고다 강의실 정리 아르바이트를 하며 돈도 벌고 수업도 공짜로 들었고, 여름방학 하루종일 토익만 붙잡으며 목표를 800대로 잡았습니다. 계속 공부만 하다보니, 토익 점수가 안 나오고 베기겠어? 했지만 9월 토익까지 705점으로 마무리하고 맙니다...-_-; 올해는 무조건 가야해! 라는 생각에 플랜트 교육에 신청을 하였고, 오픽 IM1과 토스 120도 겨우 만들어(ㅠㅠ) 삼엔 지원할수 있는 최소 어학 성적을 마련합니다. 면접만 가면, 플랜트 교육에! 삼엔 근무 경력에! 난 무적이야!! 라는 뽕에 취했지만..역시나 싸트 탈락..게다가 채용인원이 더 많다던 하반기에 서류 1군데도 합격을 못하며 마무리 하게 됩니다.
2014년 상 - 오픽 IM1, 토스 120, 토익 735, 플랜트교육 / 학점 3.2(편입전 2.85)
2014년 상 - 서류 30여개, 한전인턴 최종 합격, 현엔 면접 탈
1년을 버리게 되자, 무조건 어디든 취업하고 싶다는 생각에 멘탈이 반쯤 나가 정말 분야를 가리지 않고 지원했습니다. 스포츠토토, 청와대비서실, 일동제약 등등.. 연봉 2700에 주7일 나오라는 기업도 마다않고 다 지원을 해보았지만, 저를 서류에서 조차 뽑아주지 않더군요. 그러다가 한전 채용우대형 인턴 공고를 보았고, 주변 친구들은 5학년도 아니고 이제 6학년인데 무슨 인턴이냐며 미쳤다고 말렸습니다. 하지만, 뭐라도 하고 싶었습니다. 아무것도 안하고 이력서만 하루종일 써대는 제가 너무 바보같고 직장이 그리웠습니다. 그렇게 한전 인턴이라는 '경력 한줄'을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뜬금포로 현엔 서류 합격 통보를 받았습니다. 인적성까지도 합격...면접스터디 까지 진행하면서 플랜트에 대해 해박하다고..형은 무조건 될거에요! 라는 칭찬을 들으며 뽕에 취했었습니다...또한, 삼엔에서 같이 근무했던 정직원 형들의 플랜트 과외와 함께 자신있게 '난 현엔인이다! 결국 내 목적지는 현엔이였어!!!' 하고 면접을 본 후, 기다렸지만 '불합격'.
이쯤되니 정말 냉정하게 저를 바라보았습니다. 편입전 2.8? 누가 날 뽑겠어..?게다가 전공 바꾸며 기초 지식 없지..어학 성적은 저게 뭐고...봉사활동 해외경험 동호회 하나도 안했지...
무너진 자존심, 창피함은 이미 익숙했고,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근거없는 자신감 마저 무너질때쯤 한전 인턴 수료와 함께 근무 평가 1위를 받게 되었습니다.(지역 본부 안에서..)
인턴 마지막 날 부서 과장님께서 '너 괜찮은 놈이다, 너의 진가를 알아줄거다' 라는 말에..눈물날 정도로 울컥 했습니다. 누군가에게 인정 받은게 정말 오랜만이였고..그 날 이후로 다시 용기를 내어 하반기를 준비했습니다.
2014년 하 - 오픽 IM1, 토스 120, 토익 735, 플랜트교육, 한전 인턴, 한자자격증, 한국어자격증 / 학점 3.3(편입전 2.85)
2014년 하 - 서류 60여개, 제일모직 면접 탈, H그룹 최종결과 대기중, L그룹 최종 합격
진짜 마지막이라는 생각에 의욕적으로 덤볐습니다. 평소 기사 검색으로만 기업 정보를 얻는 방식을 바꾸어서, 여러 커뮤니티에서 글 검색을 통해 현직자를 찾아 쪽지를 보내며 그 회사와 직무의 생생한 정보를 자소서에 담았습니다. 복-붙을 하더라도, 회사 인재상, 문항의 성격 등을 연구하며 조금씩 글을 다르게 바꾸어 보았습니다. 늘 그랬든 중소-중견-대기업 가리지 않고 닥치는대로 이력서를 썼고, 특히 기업탐방이나 잡페어를 놓치지 않고 지원했습니다.
뽐뿌에 이런 글 올리기 부끄러운 성과이지만, 그래도 그 전보다는 많이 발전한 서류 3개 합격!
중견기업1-LG-현대 / 중견기업은 LG 인적성과 겹쳤기 때문에 과감히 포기했습니다.
1주일 안으로 몰려있는 LG-현대-삼성 인적성 스케쥴은 정말 야속했습니다. 이러다 셋다 떨어지면 어쩌나..
현대는 상반기에 붙어 보았기에 자신 있었지만, 그동안 5번 떨어진 싸트나.. 어렵기로 소문난 LG는 정말 자신 없었습니다.
우선 스케쥴상 가장 먼저 보는 LG에 초점을 맞추었고, 워낙 난이도가 어렵다보니
현대나 삼성 인적성이 상대적으로 쉽게 느껴지었고, 인적성 감을 잃지 않을수 있었습니다.
결과는 LG-현대-삼성 인적성 3전 3승!
이번에 쓴 삼성 계열사는 제일모직이였습니다..주말 아르바이트로 호텔신라에서 5년간 근무하여 이부진 사장님 도장이 찍힌 경력증명서도 있었고, 삼엔 근무 경력도 갖고 있고, 플랜트 교육 경험에..탄탄대로라고 생각 했습니다. 하지만 여태 본 면접 중에서 가장 어렵더군요.. 전공 면접이 가장 취약 부분이였는데...극강의 난이도로 나와 저를 당황시켰습니다. 그나마 임원 면접에서는 그동안의 삼성 경험을 토대로 잘 풀어나갔다고 생각해서...또 합격 자뻑에 취해 있었는데 불합격 ㅠㅠ...
셋 중에 하나만 떨어졌음에도 나머지 둘이 너무도 불안하였고...2차 면접까지는 있는것이 큰 부담이였습니다
현대는 현재 최종 면접 결과 대기중이고..(말을 아끼겠습니다)
LG는 1,2차 모두 인성 면접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제게는 기업탐방이라는 경험이 강력한 무기였습니다. 1,2차 면접관님들 모두 기업탐방이라는 특이사항에 관심을 보내셨고, 느낀점과 직무에 대해 질문이 들어왔습니다. 견학 당시에, LG그룹 인사팀에서 중요한 팁들을 많이 알려주었고, 반복해서 강조한 멘트들을 꼼꼼히 노트하여 면접 때 활용했습니다. 마지막 하고싶은 말에서 '이 곳이 힘들기로 유명한것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시작도 하지 않고 나태한 생각하지 않겠습니다. 최고로 잘 해낼 자신 있습니다'라고 덜덜 떨며..즉흥적으로 솔직한 대답을 하고 나왔습니다.
얼마 전 최종합격이라는 통보를 받았고, 아직도 실감이 안 납니다.. 펑펑 눈물이 날줄 알았는데 지금까지도 정말 덤덤합니다
벌써부터 어깨에 힘이 들어간 것이 아니라.. 그동안 취업을 인생의 보상심리로 느끼지 않았나 회의감이 들었습니다
대기업 취업이.인생의 정점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이제 인생에서 새로운 문 하나 열었다고 생각합니다 (취뽀하고 나니 철든듯..)
저보다 높은 어학성적에 자격증도 여러개를 거느리고 인성도 훌륭한 분들이 훨씬 많을텐데.. 취업이 되지않고 힘들어도 절대 용기를 잃지 말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목표를 확실히 세우면 조금씩 가까워지고...가까워지다보면 새로운 길도 열리게 되는것 같아요!
저처럼 스펙에 자신이 없는 분들께 전략 조언을 드리자면..
1.기업탐방-잡페어 적극 활용
2.공백기간 다양한 활동 추천
3.최대한 많은 회사 서류 지원(본인 전공 직무 아니면 과감히 포기)
4.인턴 한번쯤은 추천
5.자소서 1번 문항을 정성 들여쓰기
5.졸업보다는 유예 추천 (학교에서 기업 추천, 인턴 지원 가능 등 이점이 많아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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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취뽀 축하드립니다.^^
개인적으로 궁금한게 너무 많네요 쪽지좀 주실수 있으시면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