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2편을 작성하네요.. 와이프가 임신 14주차인데 이번주에 특히나 계속해서 몸 상태가 많이 안좋아서..
병원다녀오고 간호 한다고 시간이 영 없었네요.. 아이가 자람에 따라 앞으로 더욱 바빠질테니..
아마도 이게 핀란드에 관련된 뽐뿌에 올리는 제 마지막 글이 될 것 같네요..
1편 글에서 역시나 예상했던데로.. 밑도 끝도 없이 한국의 상황과 비교하시는 분들.. 그리고 친절하게도 "복지의 허와 실이 아니라 덴마크 복지에 대한 잘못된 환상을 가지고 이민을 간 나의 잘못이 어떨까요?" 라고 제목까지 정정해주신 분이 계셨었는데 한 두번 도 아니고.. 이전에도 이런 1%의 모난 댓글들로 인해 뽐뿌 활동을 잠시 접었던 적이 있기에, 이제는 내성이 생겨 크게 게의치 않습니다. 제 글을 이해해주시는 나머지 99% 분들을 위해 2편 마무리 짓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먼저 1편 글에 조금 더 살을 붙여서 이해에 도움을 드리자면, 현재 핀란드에서는 단순히 핀란드인과 이민자 사이의 갈등 뿐만 아니라 제가 언급한 1번에 해당되는 일반 이민자와 그리고 2번에 해당되는 난민 이민자들 간에도 크고 작은 논쟁이 오가고 있습니다. 페이스북에 핀란드에 거주하는 외국인 이민자들을 위한 그룹 페이지가 몇몇 있는데, 가보면 하루가 멀다하고 올라오는 글이 바로 난민 이민자들이 받는 과도한 혜택에 대한 문제점을 제기하는 글이고 99%는 1번 이민자들에 의해 작성이 됩니다. 몇몇 이민자 그룹에서는 2번 이민자들을 강퇴시키는 사태까지 벌어졌다고 하더군요. 이민자라고해서 어느 누구나 그냥 생각없이 당장에 받는 월 몇십만원 만족해하며 사는건 아니라는겁니다. 그럼 어떻게 누가 난민 이민자이고 누가 일반 이민자인지 구분할 수 있을까요? 구분하는 방법은 쉽습니다. 바로 해당 국가가 전쟁 상황에 있냐 아니냐가 가장 기본적인 기준입니다. 최근에도 IS 무장단체 때문에 특히나 이라크에서 하루가 멀다하고 많은 난민 이민자들이 유입되고 있습니다. 심지어 핀란드에 난민 자격으로 온 사람들이라 할 지라도 해당 국가의 전쟁 상황이 끝나게 되면 난민 자격을 잃고 본국으로 돌아가야만 합니다. 하지만 물론 순순히 따르는 이민자들은 없고.. 대부분 불법 체류로 어떻게서든 버티죠. 그렇게 5년, 혹은 10년을 버티게 되면 그때는 시민권 신청 자격이 생기게 되고, 이때 시민권 취득을 거부당하는 경우 오히려 정부를 인종차별적 이유를 근거로 고소까지 하는 난민 이민자들도 있다고 하더군요.
물론 2번 이민자들을 예외없이 다 싸잡아서 비난하는건 온당한 처사는 아닙니다. 물론 안타깝게도 제 주위에는 한명도 없지만.. 2번 이민자 중에서도 직업을 가지고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을 겁니다. 하지만 있다고 해도 제가 몇일전에 TE Office 에서 들었다시피 그 수는 최대 5%에 지나지 않는다고 보셔도 무방할테고.. 이렇게 급속하게 이민자에 대한 반감이 높아져만 가는 상황에서 굳이 95% 와 100%를 구분지을 필요는 없다고 대부분의 1번 일반 이민자들이 생각할겁니다. 어쨋든 결론적으로는 2번 난민들이 받는 혜택을 근거로 '역차별' 이라는 이유 아래 핀란드인들의 이민자에 대한 생각이 부정적으로 변해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 1번 이민자들이 받는 혜택에는 핀란드인들이 불만이 없나?
둘을 확실히 구분 짓는 핀란드인들이라면 불만이 없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1번 일반 이민자는 두 종류로 나눠볼 수 있는데 첫번째는, 핀란드인과의 결혼을 통한 이민. 이건 넓게 보면 물론 이민 온 당사자는 세금을 납부한 적이 없지만 적어도 결혼한 핀란드 배우자 그리고 그 가족들은 평생을 핀란드에 세금을 납부해 왔고, 그 세금이 그들이 받아들인 외국인 이민자 가족 한명에게 추가적으로 주어진다고 생각하면 이걸 역차별이라고 보기는 힘들지 않을까요? 어쨋든 핀란드인이 받아들인 가족 구성원이니깐요. 그리고 무엇보다 핀란드 인들과 받는 혜택도 동일하고 3년이라는 제한 기간도 있습니다. 두번째는, 워크 비자 10년 유지 케이스. 말 그대로 핀란드에서 10년동안 직장을 가지고 살아온 겁니다. 당연히 핀란드 회사에서 근무를 하고 핀란드에서 살아왔으니 10년동안 핀란드인들과 동일하게 세금을 냈을텐데 어느 누가 10년의 세금납부 끝에 받는 그들의 혜택에 대해서 불만을 가질 수 있을까요?
결국 문제가 되는건 난민 이민자들이 받는 혜택인겁니다. 핀란드에 연고가 있는것도 아니고, 핀란드 사람과 어떤 관련이 있는것도 아니고 그냥 단순히 모국이 전쟁상황이라는 이유만으로 핀란드에 오게 되었고, 거기에 핀란드인들이 받는 혜택보다도 훨씬 많은 혜택을 누리고 있으니 불만이 없을수가 없죠. 이전 글에도 말씀드렸지만 학생신분인 핀란드인, 제 처제가 받는 월 보조금은 450유로, 소말리아에서 난민 자격으로 온 처제 친구가 받는 월 보조금은 850유로입니다. 거진 2배 가까이 차이나는 금액이에요. 한국에서 같은 상황이 벌어진다면 가만히 있을까요? 저 역시도 넓게 보면 난민들과 같은 핀란드에 거주하는 한 이민자이지만 제가 봐도 부당하다고 생각됩니다. 심지어 저는 제가 받는 금액도 많다고 생각해요. 물론 3년 이라는 한정된 기간이 있지만 적어도 지금 당장에는 같은 학생신분임에도 불구하고 제가 처제들보다 더 많이 받거든요. 누구는 핀란드 인과 결혼한 외국인 이민자여서 월 550유로 받고, 65미터제곱이나 되는 집도 있고 넉넉치는 못하지만 끼니 걱정할 필요도 없는데 누구는 평생 성실하게 세금 납부해온 핀란드인 부모의 자식인데 월 450유로 받게 못받고, 학생에게 주어지는 집이라고는 고시원 수준이고.. 생활비도 넉넉치 않아서 인스턴트 식품으로 끼니를 떼우고.. 그래서 처제들 단칸방에서 둘이 같이 사는거 볼 때마다 미안하고 맘이 안 좋습니다. 그래서 시간이 날 때면 처제들 데리고 제가 받는 돈 좀 더 아껴서 맛있는거 사주고 필요한거 있으면 사주고 합니다. 지난 주에도 막내가 학업 문제로 걱정이 많길래 와이프한테 양해를 구하고, 처제 데리고 오랜만에 헬싱키 가서 바람도 쐬고 맛집이라는 곳에서 밥도 사주고 예전부터 사고 싶다 겨울 점퍼도 하나 사줬습니다. 어제 잔고 확인해보니 아직 보조금 지급일이 2주나 남았는데 60유로, 한화 9만원 남아있더군요.. 오늘 장보고 오니 이제 20유로 남았네요..왕복 버스비에, 헬싱키 지역 데이 패스 교통권에, 음식값에, 커피값에 그리고 처제 점퍼값에 해보니 그 날 하루만 20만원 가까이 썻더군요. 그래도 후회는 없습니다. 오히려 맘이 편하네요. 저야 뭐 좀 아껴쓰면되고 아니면 와이프랑 모아온 한국행 비행기값 잠시 땡겨서 쓰면 되거든요. 결론적으로 이민자가 받는 보조금이 내려가던가 아니면 더 좋은 방법으로는 핀란드인 학생들이 받는 학생 보조금이 올라가서 동일한 혜택을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돈 받으면서도 마음이라도 무겁지 않게요.
얼마전에 투루쿠로 이사와서 새로운 KELA와 TE OFFICE에 새로운 PLAN을 만들러 방문했을 때 상담원 분이 묻더군요. 앞으로 뭘 할 생각이냐고.. 그래서 말했습니다. 나는 미안하지만 시간이 걸리더라도 이왕이면 디자인하면 알아주는 핀란드에서 예전부터 하고 싶던 건축학 학부를 마치고 가능하면 석사까지 마치고 싶다. 그게 내가 한국에서 떠나올 때 목표로 삼았던 미래이다. 뭐 소설 같이 들리겠지만.. 진실로 상담원 분께서 저한테 고맙다고 하시더군요. 왜 그러냐고 물어보니 본인이 지금까지 1년간 일하며 만나온 TE OFFICE에 보조금 신청하러 오는 이민자들 중 10명중 9명은 미래에 대한 의지나 목표도 없고 TE Office 에 오는게 Foreigner's Plan 라는 말 처럼 미래에 대한 계획을 만들러 오는게 아니라 단순히 당장의 돈이 목적인 외국인들이 대부분이었다고 그래서 자신이 학생일 때는 몰랐던 외국인 이민자들의 실체를 보고 자신도 모르게 반감이 생기던 차였는데 저 같이 생각하는 사람도 있어서 다행이라고 고맙다고 하시더라구요.. 사실 와이프도 약간 당황.. 감수성이 약간 풍부하신 것 같더라구요.. 그러고는 본인 담당이 아님에도 다른 부서에 가서 핀란드 대학 진학에 관련 된 책자들도 모조리 구해다 주었습니다. 그리고는 본인도 2년전에 Turku University를 졸업했다고 혹시라도 Turku University 진학에 관심이 있으면 자기가 아직 대학에 인맥이 있으니 되는데까지 도움 주겠다고 개인 이메일과 핸드폰 번호까지 알려주었습니다. 물론 와이프가 바로 옆에 있었기 때문에 뭐 상상하실 수 있는 그런 상황은 아니었구요^^;
상담원분의 말에 의하면 본인이 상담해온 이민자의 40% 이상이 미래에 대한 어떠한 계획도 없고 외국인 혜택 지원 기간이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일도 안하고.. 심지어 학업도 하지 않으며.. 매년 거짓으로 어차피 떨어질 게 분명한 높은 대학 지원해 뭔가 하고 있다는 거짓 자료만 넘겨주는 방법으로 계속해서 부당하게 돈을 챙겨가는 이민자들이 적어도 20%는 된다고 하시더군요.. TE Office 에서는 알면서도 아무것도 할 수 없구요..
※ 이 부분에 대해서 추가로 설명드리자면, 핀란드에서 일반 외국인 이민자 혜택 그리고 심지어 핀란드인들을 위한 실직자 급여도 기본 3년 제한으로 명시 되어있습니다. 3년 내에 직업을 구하지 못하거나 아니면 최소한 학업을 시작하지 않거나 혹은 TE Office가 생각하기에 어떠한 노력의 기미도 보이지 않을 경우에는 3년 후에 보조금 혜택이 바로 끊기게 되어있습니다. 이를 이용하여, 예를 들어 핀란드어 공인 시험 레벨 5를 요구하는 헬싱키 대학에 지원 후, 그 지원서를 노력의 증거물로 TE Office에 지원함으로써 계속해서 돈을 챙겨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대학을 붙었는데 본인의 의사로 안가면 당연히 TE Office 에서는 의지가 없다고 판단 할테니, 애초에 자격이 안되거나 들어가기 힘든 높은 대학에 지원을해서 일부러 떨어지는 겁니다. 실제로 핀란드 대학 경쟁률을 보면 왠만한 대학보다 헬싱키나 알토 대학 같은 곳의 학부 지원 경쟁률이 더 높다고 합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거품인거죠. 보통 150:1 이렇게 된다는데, 실제로 까보면 그중에 반 이상은 거짓 지원자라고 합니다. 물론 그 중에는 외국인 이민자뿐만 아니라.. 일하기 싫어하는 소수의 핀란드인들도 포함되어 있구요. 아이러니하게도 이민자들만 이러는건 아니라고하네요. 핀란드인 중에서도 일 안하고 나라돈으로 먹고 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물론 대도시보다는 작은 시골 마을로 갈수록 그 수가 많구요, 제가 이전에 살았던 도시에도 매일 매일 마트에 술만 사러 오는 부부 한분이 계셨는데, 다 틑어진 옷에 조금만 다가가도 오줌 찌린내 같은게 나서.. 동네에서도 사실 유명하신 분들이었어요.. 다들 기피하는.. 저는 처음에 외국인 이민자인줄 알았는데 나중에 마트 직원에게 들어보니 핀란드인이라고 하더군요.. 다만 받는 보조금을 모두 술에 탕진하는거죠..
이렇게 보조금만 챙겨가는 이민자들이, 본인은 일반 이민자들을 담당해서 10명 중 4명 수준이지, 다른 상담원들에 의하면 난민 이민자들의 경우는 최소 10명 중 9명 이상이라고 들었다고 하더군요.. 즉 난민 이민자들 중 오직 10% 만이 학업 중에 있거나 직업이 있거나 혹은 나은 미래에 대한 노력이라도 보이고 있다는 겁니다. 나머지 90%는 아무런 의지나 계획 없이 그냥 나라 보조금으로 편히 먹고 산다는 거죠. 1번 이민자와 달리 난민 이민자는 아무것도 안해도 제한 없이 850유로라는 돈이 보장 되니깐요.
40대 60그리고 90 대 10이라는 수치는 어떻게 보면 큰 차이가 아닐 수는 있지만 현재의 상황을 고려하면 분명히 구분지어야만 한다고 생각합니다. 1번 이민자의 60% 중에는 당장에 받는 550유로의 보조금이 아니라 더 나은 미래를 위해서 본국에서 이뤄놓은 모든걸 포기하고 핀란드로 넘어 온 사람들이 많을 테니깐요.. 그러나 2번 난민 수용자들은 단 한명도 예외 없이 핀란드에서 지급하는 월 850유로만으로도 만족해 할 거라고 확신합니다. 왜냐면 그들의 모국에서는 당장 그 날 매일매일의 끼니를 걱정해야 하는게 현실이니깐요. 난민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한번 잘 생각해보세요. 그런 사람들이 핀란드로 넘어와서 아무일도 안해도 정부로부터 매월 850유로를 지원받는다고 생각해보면, 당연히 일하기 싫겠죠 아무것도 하기 싫겠죠.. 모국에서 850유로는 어쩌면 평생 만지기도 힘들 돈일테고 몇몇 국가는 아예 화폐가치가 의미조차 없을텐데 핀란드에서는 그 정도의 금액을 무상으로 매월 지원받음으로써 매일의 끼니는 물론이거니와 월세지만 그래도 버젓한 집에 심지어 필요하면 무상으로 차까지 구해주고 심지어 돈까지 모아 본국의 가족들에게 보내줄 수 있기까지 하니.. 더 나은 미래에 대한 의지가 없을거라 생각됩니다. 이미 그들이 상상할 수 조차 없던 수준의 혜택이니깐요. 그리고 일단 난민 이민자들의 경우 모국에서 전쟁 상황으로 인해 기본적인 교육조차 받지 못한 수가 절대적일 수 밖에 없기에 핀란드에서 이제와 학업을 시작한다는거 자체가 힘들수 밖에 없을겁니다.. 일단 이민자들은 핀란드에서 태어난 2세대 이민자가 아닌 이상 초등, 중등 교육을 받을수가 없습니다. 당장에 이민자들을 위해서 핀란드에서 제공하는 교육은 일단 "핀란드어 교육"을 시작으로 이후에 바로 "대학" 혹은 "직업 대학" 이게 끝입니다. 그들이 핀란드로 피난을 와서 당장에 알파벳도 못 읽는 상황에 (이집트에서 일반 이민자 자격으로 온 제 친구 모하메드가 핀란드어를 배우기 위해 알파벳을 습득하는데만 6개월이 걸렸습니다.. 결국 그 친구는 1년 초급자 과정을 마치고 다음 과정으로 넘어간 다른 이민자들과 달리 초급자 과정을 다시 밟고 있어요..) 다른 일반 이민자들과 동일하게 5년안에 핀란드어를 마스터 하는게 가능할까요? 핀란드어를 배워 대학에 진학한다고해도 과연 기본 바탕도 없이 대학 수업을 따라 갈 수 있을까요? 핀란드도 미국과 같이 입학보다는 졸업이 힘든 곳입니다. 단순히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이럴바에는 차라리 그냥 나라 보조금 받고 살아가자 라고 생각하는게 난민 이민자들의 최소 90% 이상 이라는 겁니다.
그렇다면 1번 이민자는 어떨까요? 일단 미리 말씀드렸다시피 1번 이민자에 해당되는 이민자 혜택은 3년이 최대입니다. 혜택 받은 순간부터 3년이 아닌 Residence Permit 이 나온 순간부터 3년입니다. 3년이 끝나면 그때부터는 핀란드인들과 동일한 실업자 급여를 받습니다. 실업자 급여 역시도 최대 3년입니다만 외국인 이민자의 경우는 이민자 혜택을 이미 3년간 받았기에 더 짧은걸로 알고 있습니다. 최대 5년으로 본다고 치면, 이 5년 안에 직업을 갖지 못하면 혜택이 끊깁니다. 그런데 이미 최소 5년은 핀란드어를 공부하는데 투자해도 모자르다는게 문제인거죠. 그동안 TE Office에서는 계속해서 이민자들을 위해서 직업을 알선해주는데 그 직업의 대부분이 "청소부" , "계산원" 이라는게 문제입니다. 누가 하겠습니까.. 본국에서 멀쩡한 삶을 버리고 온 사람들이 핀란드까지 와서 청소부를 하겠습니까? 대부분 거부합니다. 그런데 그 거부에도 한계가 있습니다. 최대 3회를 초과하게 되면 역시나 혜택이 끊기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1번 이민자는 미래에 대한 의지나 계획이 없는 40%라 할지라도 정부에서 알선해주는 직업을 받아 들이던 아니면 어떻게서든 학업을 계속하던 무언가를 해야만 핀란드에서 살아갈 수가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2번 난민 이민자는 그렇지 않습니다. 이게 바로 1번 이민자와 2번 이민자의 궁극적인 차이입니다.
그럼 과연 2번 이민자들이 받는 850유로라는 금액은 어느정도일까요? 한화로는 오늘 환율로 약 115만원이구요 핀란드 기본 최저 시급이 약 10유로, 한화 14,000원정도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도 물론 세금을 떼갑니다. 참고로 신기하게도 제가 받는 정부 보조금에서도 역시나 세금을 떼갑니다.. 일 32유로 기준으로, 보조금 지급 일 수 20일 계산하면 640유로 정도를 받아야 하지만 세금 떼고 월 550 좀 안 되게 받습니다.. 심지어 몇달전에는 작년에 세금을 너무 많이 떼갔다고 이번년도 말에 160유로인가 돌려주겠다고 편지가 왔더군요.. -_- 보조금은 직업이 없는 상태라 최저 세율이 적용 되지만 그래도 적어도 약 15% 정도는 세금을 떼간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렇다면 세후 850유로라는 금액은 최저 세금을 적용해도 세전 1000유로 정도가 되어야 된다는 건데, 이는 보통 핀란드 학생들이 서브웨이 혹은 맥도날드에서 알바로 받는 월급과 비슷합니다. 제 처제가 아놀드라는 도너츠 가게에서 주 5일 일할 때 세금 제외하고 900유로 받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2번 난민들은 아무것도 안해도 핀란드인들이 주 5일 알바를 해야 벌 수 있는 돈을 아무 조건없이 받는다는게 문제인겁니다. 당연히 이런 진실을 알게되면 핀란드인들의 불만은 커질 수 밖에 없습니다. 사실 이전에도 몇몇 정당들이 난민 보조금을 많이 문제시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때는 나라 상황이 괜찮았으니 크게 신경쓰는 핀란드인이 없었으나 지금처럼 나라 경제가 힘들다보니 이 문제가 다시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고 이제는 많은 핀란드인들이 문제의 심각성을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바로 역차별인거죠. 그런데 문제는 이런 핀란드인들의 불만이 2번 난민들만이 아닌 1번 일반 이민자를 포함한 이민자 모두를 향한다는 겁니다. 이게 1번 이민자들과 2번 이민자들간의 갈등의 본질적인 원입니다. 쉽게 말하자면 "왜 너네때문에 나까지 욕먹어야 되냐!" 정도. 얼마전에 보니 핀란드 이민자 커뮤니티에는 몇몇 미국, 영국계 일반 이민자들이 이민자 보조금을 오히려 삭감해달라고 정부에 편지를 보냈다고 하더군요. 저도 같은 마음입니다.
지금 당장의 돈 몇십만원에 어두워서 반오십년 살아온 한국에서의 삶을 뒤로하고 온 핀란드에서의 미래가 어두워질바에야 당장의 보조금 더 적게받거나 아니면 차라리 안 받더라도 현재에 예상되는 미래의 이민자로써의 불이익이 없을 수만 있다면 그 보조금 안 받아도 좋습니다. 안되면 당장에라도 뭐 주간에 공부하고 야간에 청소부 알바해서라도 생계 꾸리면 됩니다. 핀란드 말고 기타 해외 국가들, 특히 몇만불이 넘어가는 등록금을 내는 미국의 경우 금수저 물고 태어나지 않은 이상 밤낮으로 알바해가며 공부하는게 당연한거 아닙니까.. 저라고 여기서 못할 이유가 없습니다. 제 노력이 나중에 불이익 없이 빛을 발할 수만 있다면 말이죠.. 핀란드에서 주는 보조금 80만원 받아 먹고 살려고 여기 온 게 아닙니다. 여기 올 때부터 헬싱키 대학 하나만 생각하고 왔고 한국보다 나은 미래를 바라고 왔는데 고작 지금 받는 80만원 때문에 10년뒤 불이익이 예상된다면 안 받고 맙니다. 그런데 무슨.. 뭐 핀란드 복지에 대한 잘못된 환상을 가지고 간 나의 잘못, 나에 대한 반성? 웃기는 소리 하지 마세요.
얼마전에 저랑 핀란드 초급 과정 교육을 같이 받던 "데이빗" 이라는 미국에서 온 친구에게서 연락을 받았습니다. 내용인 즉, 미국으로 돌아간다고 하더군요. 참고로 데이빗은 핀란드에서 거주한지 15년이 넘은 나이 40대의 친구입니다. 와이프가 핀란드 사람이고 중학교 영어 교사입니다. 놀라운 건 데이빗은 미국에서 스탠포드 공과 대학을 졸업했습니다. 스탠포드 대학 학부를 마치고 미국에서의 스탠포드 학위를 통한 누구보다도 밝은 미래를 뒤로하고 와이프를 위해서 핀란드로 넘어왔다고 하더군요. 핀란드로 넘어와서 무엇보다 먼저 오울루 대학에서 동일 전공 석사 과정을 마쳤고 덕분에 바로 계열 회사에 취직을 했다고 하더군요. 원래 이민자의 경우 핀란드에서 핀란드어로 진행되는 학사가 아닌, 영어로 진행되는 석사를 마칠 경우 고졸자나 다른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외국 학위, 그리고 영어로 진행되는 석사 학위는 쳐주지를 않는거죠. 그러다 데이빗의 경우는 영어가 모국어기에 영어 능통자를 필요로 하는 회사에 운좋게 취직할 수 있었던 겁니다. 맡은 일도 사실 전공과 상관없게 미국계 회사와의 계약, 거래 총괄 매니저였구요. 따라서 15년간 직장에서 핀란드어는 쓸 필요가 없었다고 합니다. 와이프도 중학교 영어 교사라 집에서는 영어만 사용했구요. 그렇게 오랜시간동안 지금까지 핀란드에서 잘 지내왔는데 2년 전 회사에서 회사 상황이 안 좋기도 하고 더 이상 미국계 회사와의 거래가 없을거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부당해고를 당했다고 합니다. 이후로 1년을 알콜 중독자로 지냈고 마침내 가족 때문에 마음을 다 잡고 늦게나마 핀란드어를 공부하러 왔다고 했었는데.. 몇일전에 연락이와서 이미 늦은것 같다고.. 나이가 40이 넘어버렸다고.. 젊은 친구만큼 핀란드어를 빨리 배우지도 못하고.. 의지도 없다고 미국으로 돌아가겠다고 하더군요. 다행히도 미국에 가족이 운영하는 가게가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는 저 보고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핀란드에는 더 이상 이민자들에게 희망이 없다고, 기회가 될 때, 본인처럼 더 늙기전에 모국으로 돌아가라고 하더군요. 솔직히 남 얘기 같이 않더군요. 걱정이 됩니다.. 당장에 돈을 적게 받아서 내가 사고 싶은거 못사서 불만이 아니라, 제가 바라고 온 핀란드에서의 미래가 날이 갈수록 높아만 가는 반 이민자 성향 때문에 노력과 상관없이 이루어지지 않을까봐 걱정입니다.
3년 전 제가 핀란드에 오기로 마음을 먹었을 때만 해도 이렇지 않았습니다. 당시 반 이민자 정책을 들고 나온 새 정당은 시대에 역행한다며, 인종차별주의라면 여론의 뭇매를 맞았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다릅니다. 심지어 기존 정당들 까지도 반 이민자 정책을 고려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자꾸 속좁은 사람처럼 계속해서 언급하게 되는데, '핀란드에 관한 잘못된 환상을 가진 나의 잘못' 이라고 하신 분께 묻고 싶네요. 본인은 핀란드하면 어떤 생각이 드는지.설마 한국보다 못 사는 국가라고 생각하시나요? 에스키모와 북극곰이 살고 있는 북극 나라? 적어도 한국에서 티비를 보시거나 인터넷을 이용하고 사신다면 핀란드에 관한 얘기는 들어보셨을테고 대부분은 핀란드의 이상적인 교육 그리고 복지에 관한 꿈만 같은 이야기였겠죠. 물론 저도 그러한 내용들을 믿고 여기온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제가 올 때만 해도 그러한 내용들은 거짓이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불과 3년만에 상황이 이렇게 바뀌어 버렸네요. EU 가입으로 인한 임금 고정, 물가 상승 그리고 이제는 믿었던 EU의 몰락.. 노키아.. 그리고 그에 따른 경제적 상황 악화, 예전에는 문제조차 안 되었던 과도한 이민자 혜택에 대한 핀란드인들의 반 이민자 성향.. 3년만에 급격히 바뀐 이런 문제 사항들을 예상 못한 게 제 잘못이라고 하신거라면.. 겸허히 받아들이겠습니다.. 제 식견이 짧아 차마 예상을 못했네요..
마지막으로, 그럼 왜 이러한 상황이 나아질 기미가 없이 계속해서 악화만 되어가는 걸까요?
유튜브에 올라와있는 핀란드의 난민 수용자들을 인터뷰한 몇몇 동영상을 보면, 실제 난민 수용자들 조차 자신의 가족 혹은 주변 친구들 중에서 핀란드에서 직업을 가지고 있거나 혹은 직업을 가질 의지가 있는 사람들이 없다고 얘기합니다. 어차피 나라에서 먹고 살기에 충분하다 못해 넘치는 돈을 주니깐 말이죠. 안타깝지만 이게 난민 이민자들의 현실입니다. 제 개인적인 견해가 아니라 TV 프로그램에도 그렇고 관련 직종 종사자들의 얘기를 토대로 해도 그렇고 실제로 주위의 난민 이민자들을 봐도 그렇습니다. 하지만 그들에게도 그렇게 살아야만 하는 이유가 없는건 아닙니다.
관련 영상에서 들은 난민들의 인터뷰 내용을 간추려보면,
"내가 노력해도 핀란드에서는 직업을 가질 수가 없다, 그래서 시간을 낭비하기 보다는 차라리 시도를 안하는게 낫다"
"핀란드에서 하라는데로 핀란드어를 배우고 고등 교육을 나와도 우리가 가질 수 있는 직업은 한정되어 있다
핀란드인들이 하기 싫어하는 청소부 그리고 마트 알바, 그럴 바에는 나라 보조금으로 먹고 살겠다"
핀란드에 조금만 살아보시면 느끼실 수 있습니다. 소위 하위 직업이라고 생각되는 일들을 누가 하고 있는지.. 제가 거주하고 있는 투루쿠만 보더라도.. "Hansa" 라는 쇼핑몰 가장 위층에 위치한 푸드코트에서 매일 같이 음식물 쓰레기를 치우고 화장실을 청소하는 직원은 두 명 모두 흑인입니다. 남들이 보기에도 번듯해 보이는 직장에서 일하는 외국인 이민자는 사실 찾아보기가 힘듭니다. 제 처제도 이전에 잠시 일했던 City Market에서 매장 뒤 창고에서 청소하고 물건 옮기고 하던 직원 5명이 모두 흑인 또는 아랍인이었다고 하더군요.. 이렇게 핀란드에 관광객이 아니라 직접 살아보시면 얼마 안가 핀란드 사회에서 외국인 이민자 대표적으로 아랍인과 흑인이 가지고 있는 보편적인 사회적 지위가 어떤지 파악하실 수 있습니다.
우스개 소리지만 이란에서 온 제 친구 "알리" 에 의하면 핀란드에서 성공한 아랍인은 딱 두 종류라고 합니다.
1. 피자집을 차린 아랍인 2. 아랍인 식료품 점을 차린 아랍, 그 외에는 힘들다고 보시면 됩니다.
추가적으로 놀라운 건, 청소부라는 직업에도 급이 있다는 겁니다. 전 글에 말씀드렸다시피 핀란드에는 1인 1학위 정책이라고 해서 대부분의 직업이 학위 없이는 가질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예외가 몇 개 있습니다. 제가 아는 바로는 '서브웨이 알바', '맥도날드 알바'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냥 청소부도 아닌 "야간 청소부" 입니다. 둘째 처제가 호텔 관련 전공을해서 핀란드 곳곳에서 최소 10곳 이상에서 짧은 인턴직을 했는데 호텔에서 일하는 청소부들은 모두 핀란드인이었다고 하더군요. 물론 관련 학위가 요구되고 페이도 나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러나 야간 청소부는 다릅니다.
감비아에서 온 제 친구 "에브라힘"도 몇 달전에 핀란드 인 여자친구와의 결혼 비용때문에 급전이 필요해 S-Market 에서 일을 한적이 있었는데 왠만한 알바란 알바는 다 거부당하고.. 마지막으로 구할 수 있던게 '야간 청소부' 였다고 하더군요. 근무 시간은 새벽 1시부터 새벽 4시, 남들 다 잘 시간에 일어나서 일하는거죠. 그것도 하루 딱 3시간만, 시급 받는 입장에서는 반가울 수가 없죠 야간 타임이라 시급을 조금 더 챙겨준다고해도 말이죠. 일하던 마트에 청소부가 5명이 있었는데 그 중 주간조 3명은 모두 핀란드인 야간조 2명은 본인과 에스토니아에서 온 친구였다고 합니다. 겉으로 드러나는 인종차별은 없지만 핀란드에서의 이민자의 삶이 생각하시는 것 만큼 삶이 이상적이지만은 않다는 겁니다. 쉽지 않다고 하는게 더 말이 되겠네요. 하지만 이러한 상황이 이해가 안 가는건 아닙니다. 안타깝지만 제가 설사 사장이라고해도, 같은 스펙을 가진 두 지원자, 한 명은 핀란드인, 다른 한 명은 이민자라면 그리고 그 이민자가 핀란드어를 문제없이 구사한다고해도 같은 스펙이라는 조건 이라면 저라도 핀란드인을 채용할 것 같습니다. 단순히 인종 문제가 아니라는거죠. 결국 이민자로써 핀란드에서 살아 남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핀란드 인보다 월등하게 뛰어난 스펙을 쌓는 방법 밖에는 없습니다. 물론 원어민 수준의 핀란드어는 기본 바탕이구요.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최소 10년 이라는 시간이 소요됩니다. 핀란드어를 마스터하는데 정말 빨라야 평균 5년, 그리고 핀란드어 과정 학부 최소 4년.. 거기다가 일반 핀란드인들보다 월등히 뛰어난 스펙이라면 적어도 헬싱키나 알토 대학을 의미하는건데.. 거긴 핀란드인들도 들어가기 힘든 곳입니다. 한국의 서울대라고 보시면 되요.. 정원은 훨씬 적은 서울대.. 결국 2번 난민자들은 차라리 아무것도 안하는 걸 선택하는겁니다. 어차피 핀란드어를 공부하고 고등교육을 받아봤자 할 수 있는 일은 한정적일 뿐이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이런 직업을 끝내 받아들이는 이민자들은 누구인걸까요? 더러우면 그냥 안 하고 나라 돈만 받고 사면 될 걸.. 이게 포인트입니다. 난민들의 정부 보조금은 기한 제한이 없습니다. 1편에서 언급한 제 처제의 친구 "자카리아" 의 얘기만 들어봐도 사실임이 분명합니다.. 학생신분으로 5년째 계속해서 850유로라는 금액을 매달 받고 있으니깐요. 그렇다면 왜 정부는 난민 이민자들에게 제한 없고 많은 액수의 혜택을 주는걸까요? 난민이기 때문입니다. 애초에 핀란드가 난민을 수용한 이유를 생각해보면 왜 핀란드 정부가 그들의 보조금을 끊을 수 없는지 알 수 있습니다. 선진국으로써 인도적인 차원에서 받아들인 난민들에게 딱 3년이라는 제한된 기간내의 보조금만 지급해주고, 3년이 지나면 보조금을 끊어버리거나 핀란드인들이 꺼려하는 청소부와 같은 직업을 권한다는게 세상에 알려지면 좋은 소리 들을 수 있을까요? 도와주고도 욕먹을겁니다. '무슨 노예도 아니고 너네는 그런거 시키려고 난민 수용한거냐 이 위선자 놈들아' 등등..그래서 기본적으로 난민들 보조금 혜택은 '해당 국가의 전쟁 상황이 끝날때까지' 인 겁니다. 그리고 말씀드렸다 시피 해당 국가의 전시 상황이 끝나면 난민 자격을 잃고 본국으로 돌아가라고 권유를 하는거구요. 그렇기 때문에 월 850유로는 계속해서 지원을 하면서 핀란드어 교육이 고등 교육을 권하고 안되면 청소부같은 직업까지 권하는건데 이것 마저도 잘 되지가 않는다는거죠. 그리고 아시다시피 왠만한 난민 국가의 전쟁 상황은 하루 이틀에 끝나는 문제도 아닐 뿐더러, 전시 상황이 끝난다고해도 그때 흔쾌히 돌아가는 이민자는 없을 겁니다. 이미 핀란드라는 국가에서의 삶을 맛본 사람들이 당장에 생계를 걱정해야만 하는 본국으로 돌아 갈 생각이 있을까요? 특히나 난민 이민자의 경우 가족단위로 이민을 오는게 대부분이라.. 가족때문에라도 본국에 돌아가야 하는 상황은 없을겁니다.
결국에 청소부와 같은 직업을 선택하는 이민자들은 저와 같은 1번, 일반 이민자입니다. 왜냐면 위에 적었다시피 일반 이민자는 보조금 혜택이 3년으로 제한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3년안에 직업을 못 가지면 혜택이 끝납니다. 3년안에 직업을 구하던 아니면 계속해서 그냥 학업에 몰두하던 무언가를 해야지만 보조금이 나오는거죠. 그리고 3년동안 직업을 못 구해 설사 보조금을 위해 학업으로 전향한다고해도 이나마도 3년이 지나면 제 처제들이 현재 받고 있는 것과 같이 학생 급여라고 월 450유로만을 받게 됩니다. 550유로와 450유로의 차이는 큽니다. 450유로로는 정말 먹고 살기 힘들어요. 특히나 가족이 있는 입장이라면 더 힘들겠죠. 가족을 살리기 위해서 뭐라도 해야 할 겁니다. 바로 이런 이민자들이 청소부, 마트 물류창고 알바 이런 직업을 어쩔 수 없이 선택하게 되는 겁니다. 그 중에는 잘못된 방향으로 나가 지난번에 적었다시피 자전거를 300대나 훔쳐서 팔아온 이민자들도 있는거구요.. 물론 핀란드에 미련이 없다면 본국으로 돌아가면 끝이겠지만, 1번 일반 이민자의 경우는 1. 핀란드인과의 결혼 2. 직업 비자 10년 이상 소지 를 제외하고는 사실상 이민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직업이 없는 일반 이민자들의 대부분은 핀란드인과의 결혼을 통해 가정을 꾸린 사람들이 대부분일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포기하고 본국으로 돌아갈 수가 없는거죠. 가족들 때문에 생계를 위해서 어쩔 수 없이 하기 싫은 직업을 선택하는 겁니다. 이러니 사실상 일반 이민자들의 난민 이민자들에 대한 불만도 단순한 "시기", "배알꼴림" 이라고 보기만은 힘든겁니다. 적어도 가족이 핀란드인이거나, 워크비자로 핀란드에 10년가 세금을 납부해온 사람들이 대부분이거든요.
이런 상황에서 이민자들이 핀란드에 바라는건 갈등의 완화 그리고 많은 기회의 제공인데 이게 잘 되고 있지 않다는 겁니다. 말씀드렸다 시피, TE Office에서 구해다 주는 직업의 대부분은 청소부나 마트 알바이고.. 그나마도 3년 안에 받아들이지 않으면 보조금 마저 끊어버립니다. 이미 보조금이 끊겨 공장에서 용접하며 생계를 꾸려가고 있는 이란에서 온 제 친구에 의하면 1번째 직업 권유는 상냥할지라도 2, 3번째는 강압적이기까지 하다고 하더군요.. 안 받아들이면 바로 보조금 끊어버리겠다고.. 그렇다면 이민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은 시간이 걸릴지라도 결국에는 기본적으로 핀란드어 마스터 그리고 핀란드어로 진행되는 대학 진학, 학위 획득을 통해 본인의 스펙을 높이는 방법 밖에 없는데, 이 마저도 높아져만 가는 이민자에 대한 반감 때문에 보장이 되지가 않는다는 겁니다.
결국은 이민자 개인이 본인의 미래를 위해 노력하는건 별개의 문제고, 일단 정부에서 나서서 중재를 해줘야만 하는데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는게 현재 핀란드 이민자들의 현재 가장 큰 불만 사항입니다.난민 이민자들 입장에서는 1번 일반 이민자들이야 자발적으로 왔다고쳐도 본인들은 핀란드에서 자발적으로 받아들여줬거나 심지어 초청 받아 온 케이스인데 월 850유로라는 돈만 던져주고 실제로 핀란드가 이들에게 바라는 건 핀란드인들이 하기 싫어하는 사회 밑바닥 직업이라는게 2번 이민자들의 불만 사항이기도 하구요. 그리고 물론 계속 미디어를 통해서 흘러나오는 반이민자 성향에 대한 어떠한 제재가 없는 것도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정부에서 일반 이민자와 난민 이민자의 혜택 차이를 핀란드 인들에게 정확히 인지시켜줘야 한다는게 일반 이민자들의 생각이구요.
"아니 니네가 잘 해야지 왜 돈까지 주는 정부탓을 하냐? 돈주고 집주고 차주고 하면 됬지 정부가 뭘 더 해줘야 하냐?" 라고 하실 수 있겠지만 일단은 난민 이민자를 받아들기로 결정한 핀란드 정부에도 일차적인 책임이 있는게 사실이고 실제로 정부의 노력을 통해서 나아진 사례가 있습니다. 개인의 노력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와 그렇지 않은 문제가 엄연히 존재합니다. 반이민자 성향은 일단 이민자 개인이 해결할 수가 없는 문제이죠. 난민 이민자들의 보조금 혜택을 이민자가 바꿀 수 있는것도 아니고.. 적어도 일반 이민자와 난민 이민자간의 차이라도 정확히 짚어줬으면 하는데 그것마저도 되지 않고 있으니 사실 이민자들은 핀란드 정부에 불만이 있습니다. 이 사실을 인지하고 있는 몇몇 핀란드인들도 언론에 나와 난민을 대책없이 수용하는 핀란드 정부에 대해서 '위선자' 라고 비난한 적도 있었구요. 지금 상황에서는 정부의 중재가 시급하다고 봅니다. 안되면 보조금을 삭감하던가 폐지하던가 해서라도 말이죠.
시간이 되신다면 '독일정부의 외국인 증가에 따른 딜레마와 사회통합정책' 이라는 논문 자료를 찾아보시면 도움이 될 겁니다. 독일이 어떻게 독일 내에 붉어져만 가는 반 이민자 성향과 이민자들의 삶을 개선하고 해결했는지에 그 과정에 관한 논문입니다. 독일이 현재 EU 내에서 가장 많은 외국인 이민자를 보유한 국가로 알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현재 핀란드에서 일어나고 있는 문제점들은 이미 오래전에 독일에서도 나타났고, 무작정 이민자를 받아들이기만 하던 독일 정부도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 사회통합정책이라는 정부의 중재 노력에 의해서 현재에는 어느정도 완화, 해결이 되었다는 게 논문의 요지입니다.
다른 얘기지만, 사실 핀란드가 난민을 급격히 수용하게 된 계기가 독일 때문이라고 보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독일에서 몇 년전에 핀란드는 인도주의적 책임을 다하지 않는다고 핀란드의 난민 수용률을 지적, 비난 했었다고 하더군요. 그때부터 핀란드가 급격하게 난민들을 수용하기 시작했다고 들었는데. 사실 핀란드가 팔랑귀이기는 합니다. 이전에 그리스 제정 지원 할 때에도 독일하고 프랑스에서 핀란드만 지원금이 적다고 대놓고 비난해서 가뜩이나 없는 돈 쓸어다가 그리스에 준 적도 있었구요. 뭐 사실 그 돈은 이제는 절대 돌려 받지 못할 돈이 되버렸죠. EU탈퇴의 걸림돌이기도 하구요. 물론 EU내에서의 독일이나 프랑스의 갑질도 문제가 있지만, 다른 국가에서 뭐라 한다고 대책도 없이 시행에 옮긴 것 역시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그 난민수가 감당하기 힘들정도가 되어버렸고, 이미 이민하면 핀란드가 연관되는 상황에서 계속해서 유입되는 난민들을 이제와서 등질수도 없기 때문이죠 1세대 난민들은 문제를 일으킬 경우 정부의 권한 선에서 제재를 가하던 아니면 본국으로 송환을 시키던 어느정도 해결을 볼 수가 있지만 그들이 핀란드에서 낳게 되는 2세들은 사실상 핀란드인이기에 어떠한 제재도 가할 수 없습니다. 받아들인 국가에서 모든걸 독박쓰고 책임져야만 하는거죠. 그리고 시간이 지날 수록 그 2세대 이민자 수는 급격히 불어날테고 그때는 더 이상 정부 차원에서 손 쓸수 있는 방법이 없을겁니다. 이미 엎질러진 이상 그래도 손 쓸 수 있을 때 어떻게 해서든 바로 잡아야 한다는게 제 생각입니다.
지금 상황에서 저 같은 일개 이민자가 할 수 있는 건, 막연한 미래를 위해 개인적인 스펙을 높이는 것 밖에 없습니다. 한국 취업 시장이랑 다를 바가 없습니다. 아니, 어쩌면 더 힘들지도 모릅니다. 핀란드인들보다 월등해야 하니깐요. 하지만 한국처럼 토익, 토플, 텝스, 오픽, 한국사 급수와 같은 가시적인 스펙이 존재하지 않는 핀란드에서는 핀란드인들보다 월등해 지기라는게 어쩌면 불가능할지도 모릅니다. 결국 가장 근본적이고 시급한 해결방안은 반이민자 성향을 유발시키고 있는 오해를 바로 잡는 것 밖에 없는거죠.
핀란드에서 정부가 이민자들에게 바라는 커리큘럼은 다음과 같습니다. 이민자로써 핀란드어를 배우겠다는 노력도 없이, 직업에 요구되는 적절한 고등교육도 받지 않고 나은 삶을 바라는 건 사치다. 우선 핀란드어를 공짜로 가르쳐 줄테니 배우고(최소 5년), 대학 학비도 지원해 줄테니 일단 마쳐라(학사과정 최소 4년) 그러면 너가 바라는 핀란드에서의 삶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TE Office에 가도 이민자들에게 우선적으로 무조건 적인 핀란드어 수업 참석(심지어 핀란드어 수업에 참석하면 매일 9유로 추가라는 당근까지 사용합니다) 그리고 이후에는 고등교육, 그리고 고등교육을 원치 않는 이민자들에게는 바로 청소부나 마트 물류 창고 알바와 같은 직업을 권유합니다. 정부가 권유하는데로 10년이라는 세월을 바쳐서 핀란드어도 마스터하고 학부도 졸업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10년뒤 만연해진 반이민자 성향으로 인해 취업시장에서 불이익을 마주한다면 억장이 무너지지 않을까요? 어느 누구도 핀란드에 모국보다 못한 삶을 위해 이민 온 사람은 없습니다. 난민이민자건 일반 이민자건 말이죠. 심지어 핀란드 뿐만 아니라 미국이나 캐나다로 이민가는 한국인만 보더라도.. 어느 누구도 한국보다 못한 삶을 기대하고 가는 이민자는 없습니다. 다들 나은 삶을 위해서 가는건데 피부색 때문에 잘못된 오해 때문에 본인의 오랜 기간의 노력이 빛을 발하지 못한다면 누구라도 억장이 무너질겁니다.
나은 미래를 위해 하루하루 더 좋은 스펙을 위한 막연한 노력말고는딱히 할 수 있는 게 없는 이민자 중 한명으로써, 하루 빨리 오해들이 풀리고 조속한 정책 변화를 통해 (이민자 보조금을 깎던, 핀란드인 보조금을 더 주던) 반이민자 성향이 완화되기 만을 바라고 바랄 뿐입니다. 마지막으로 글을 한번 더 확인하고 수정하고 싶은데.. 벌써 새벽 1시가 다 되어가네요.. 분명히 더 쓰고 싶은 말이 있었는데.. 기억이 안 납니다.. 와이프는 이미 잠든 것 같고.. 나름 정성들여 쓴다고 국어사전까지 뒤적거려가며 쓰다보니 시간 가는 줄도 몰랐네요.. 8시 반부터 적기 시작했으니 어느새 4시간이라는 시간이 흘렀네요.. 아무래도 아쉽고 부족하지만 여기서 마무리 해야 할 것 같습니다.
핀란드의 외국인 수용 정책과 그에 따라 급속하게 형성되는 다문화 사회가 어떠한 부작용과 문제점들을 야기시킬 수 있는지 매일 직접 보고 느끼는 입장에서 적은 이 글이, 부족하지만 많은 분들께, 확실한 대책이나 컨트롤 타워도 없는 상태에서 단순한 인력란 문제로 인한 다문화 시대 출현이 멀지 않은 미래에 어떠한 사태를 초래할 수 있는지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기를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저에게 열정과 동기를 부여해 준 이기적이기 짝이 없는 국개의원 ㅇㅈㅅㅁ 양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지금까지 지루한 장문의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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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결혼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