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잘 마시는 법
하루 3잔 이상 부담, 말술에 장사 없는 법
일단 속 채운 뒤 물 안주 삼고 수다 ‘필수’
12월은 과음의 계절입니다. 송년회 때문이지요. 직장인들은 달력 빈 칸에 직장, 친구, 동창, 가족 등 이런 저런 인연에 따른 송년회 일정을 채워 넣습니다. 반가운 사람들과 어울리는 게 즐겁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지나친 음주로 건강이 나빠지지 않을까 걱정도 됩니다.
술. ‘술술’ 넘어간다고 술이라고 한다지만 알코올이 몸 안에 들어오면 우리 몸은 비상상태에 돌입합니다.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우리 몸의 알코올 분해력은 하루에 술 1~2잔정도. 의학적으로 보면 술 한 잔은 알코올 9~12ｇ을 뜻합니다. 양주, 소주, 맥주 등 주종을 불문하고 해당 술에 쓰이는 술잔 1잔이 이에 해당한다고 보면 됩니다.
그러므로 하루에 3잔 이상 먹는 것은 몸에 부담을 주게 됩니다. 특히 알코올 분해력이 떨어지는 여성이나 노약자는 하루에 1잔 정도가 적당합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손사래를 치고, 피하고, 몰래 쏟아 붓고 해도 송년회 자리에서 마셔야 하는 술은 최소 서너 잔은 넘습니다다. 술자리, 피할 수 없다면 ‘방어 음주’라도 해야 합니다.
몸에 최소한의 ‘피해’를 주며 술을 마시는 방법은 없을까요? 있습니다. 하지만 지방간이 있거나 알코올 흡수력이 떨어져 술을 한 잔만 마셔도 얼굴이 붉어지는 사람은 작심하고 술잔을 거부하는 게 좋습니다. 내 건강, 내가 챙겨야 합니다.
▷ 주 3회 이상 술자리는 안된다
맥주 1병에 든 알코올이 완전히 분해되는 데는 3시간, 소주 1병은 15시간이 걸린다고 합니다. 하지만, 간이 기능을 완전히 회복하는 데는 72시간 가량이 필요합니다. 그렇게 보면 술자리는 일주일에 2회가 적당합니다. 3회 이상은 간에 부담이 됩니다. 간이 쉴 수 있도록 ‘휴간일’을 가지세요.
▷ 빈속에 마시면 안 된다
술을 마시기 전에 간단하게라도 식사를 합니다. 죽과 같이 부드러운 유동식이 좋습니다. 음주 전에 인삼차를 먹으면 간 보호에 도움이 됩니다. 빈속에 술을 마시면 알코올이 위벽에 직접 닿아 빨리 흡수되지만, 음식물이 위에 있으면 알코올이 위벽에 직접 닿지 않아서 위 점막을 보호하고, 흡수를 지연시켜 간의 부담을 덜어줍니다.
▷ 천천히 물을 많이 먹으며 마셔라
첫 잔부터 단숨에 마시면 위점막에 가벼운 출혈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술 먹는 사이에 물을 많이 마시세요. 물은 알코올을 희석시켜 주고 포만감을 줘 술을 적게 마시는 데 도움이 됩니다. 다음날 숙취해소에도 좋습니다. 특히 몸집이 작은 사람은 혈액량도 적어 혈중 알코올 농도가 빨리 높아지므로 물을 마셔 체액을 늘려 놓으세요.
▷ 폭탄주를 삼가라
술은 한 종류만 먹는 게 좋습니다. 섞어 먹을 경우 알코올 도수가 낮은 술부터 시작하면 알코올 흡수를 줄일 수 있습니다. 폭탄주는 최악입니다. 알코올 농도가 10도 가까이 되어 인체가 가장 잘 흡수하는 알코올 농도인 14도에 가깝습니다. 따라서 4도가량인 맥주나 40도인 양주보다 흡수가 잘 돼 빨리 취하게 됩니다. 폭탄주 1잔은 소주 반 병을 단숨에 들이키는 것과 같습니다. 폭탄주를 ‘원샷’할 경우 심장에 큰 부담을 줄 수도 있습니다.
▷ 수다를 많이 떨어라
구석에 조용히 앉아 술을 마시면 더 빨리 취합니다. 우리가 마시는 술의 10%는 호흡을 통해 배출됩니다. 사람들과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세요. 노래방에 가면 마이크를 자주 잡고, 다른 사람이 노래 부를 때 열심히 따라 부르세요. 분위기도 맞추고 알코올도 내보낼 수 있습니다.
▷ 술과 안주의 궁합
안주로는 간 대사 기능에 도움이 되는 고단백, 알코올 흡수를 늦추는 우유·치즈, 해독 작용을 하는 오이가 좋습니다. 주종별로 보면 소주의 경우 과일이나 오이, 연근 등 채소류, 국물, 두부류 등이 어울립니다. 맥주는 두부나 과일과 잘 맞습니다. 오징어와 땅콩은 아닙니다. 양주 안주로는 물이 가장 좋고, 우유나 두부 같은 고단백 저칼로리 음식도 괜찮습니다. 알칼리성인 와인은 육류나 치즈 같은 산성식품이, 청주에는 무국이 잘 어울립니다. 짜고 매운 안주는 간에 자극을 줄 뿐 아니라 술도 많이 먹게 하므로 좋지 않습니다. 이온음료나 청량음료도 알코올 흡수 속도를 높이게 되므로 삼가는 게 좋습니다.
▷ 술과 흡연, 최악의 커플
담배는 알코올 흡수를 촉진합니다. 담배 연기에는 2~6%의 일산화탄소가 있는데 술을 마시며 담배까지 피우면 우리 몸은 연탄가스를 마시는 것에 가까운 충격을 받습니다. 심장, 간, 뇌 등에 아주 좋지 않습니다. 술을 마실 때만이라도 담배를 삼가거나 줄이는 게 좋습니다.
▷ 참지 말고 토하라
알코올을 몸 밖으로 배출하는 가장 빠른 방법은 구토입니다. 구토할 것 같은 느낌이 들면 참지 마세요. 하지만, 여러 번 하는 것은 위벽과 식도에 손상을 주기 때문에 좋지 않습니다. 의식을 잃은 상태에서 구토를 하면 기도가 막혀 위험할 수도 있습니다.
◈ 숙취엔 이렇게
술은 사람을 천국으로 안내했다 지옥으로 보냅니다. 마실 때는 기분이 좋지만 과하게 마신 다음날에는 숙취가 몸을 괴롭게 합니다. 머리는 뽀개질 듯 아프고, 속은 쓰리며, 머리도 멍한 게 술 마신 다음날 겪는 현상입니다. 숙취가 생기는 이유는 몸 안에 남아 있는 알코올, 정확히 말하면 알코올을 분해하는 과정에서 생성되는 아세트알데히드 때문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술 마신 다음날 숙취 해소를 위해 해장거리를 찾습니다.
숙취를 빨리 푸는 길은 간단합니다.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가벼운 운동 등을 통해 땀을 내는 게 좋습니다. 잠을 자거나 휴식을 취하면 숙취는 더욱 빨리 풀립니다.
숙취 해소에 좋은 음식
물이 최고입니다. 머리맡에 두고 자다 먹는 물인 자리끼는 술꾼에게 감로수 같은 존재입니다. 물은 몸 안의 알코올을 희석시켜 숙취 해소에 크게 도움을 줍니다. 꿀물도 좋습니다. 알칼리인 우유는 위 속에 남아 있는 알코올을 중화시키는 데 효과가 있습니다.
속풀이 국의 대표인 콩나물국과 북엇국은 알려진 대로 숙취해소에 도움을 줍니다. 콩나물에 든 아스파라긴은 간에서 알코올을 분해하는 효소의 생성을 돕고, 북어는 간을 보호해주는 아미노산이 많습니다. 콩나물과 무가 듬뿍 든 선짓국이나 타우린과 베타인 등 간장 보호 성분이 든 조갯국도 좋습니다.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한 굴은 과음으로 깨진 영양의 균형을 바로 잡는 데 도움을 주며 산미나리, 무, 오이, 시금치, 연근, 칡, 솔잎, 인삼 등으로 만든 즙은 간장과 몸에 활력을 줍니다. 오이즙은 특히 소주 숙취에 좋습니다. 주스나 과일도 도움이 됩니다.
술 마신 다음날 먹는 차
차에는 이뇨작용이 있어 소변량을 늘려 몸 안의 알코올이 배출되는 데 효과를 발휘합니다. 숙취 해소에 도움이 되는 성분을 지닌 차들도 많습니다. 감나무잎차는 탄닌 성분이 위점막을 수축시켜 위장을 보호하고 숙취를 덜어줍니다. 녹차에 든 폴리페놀은 숙취의 원인이 되는 아세트알데히드를 분해하는 작용을 합니다. 또 칡즙이나 칡차, 구기자차, 인삼차, 유자차, 생강차 등도 술독을 풀어주는 데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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