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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방학을 맞아 섬마을에 홀로 지내시던 할머니 댁에 놀러가기로 했다.
학교에 입학하기 전까지만해도 할머니와 섬마을에서 살았기때문에 낯설진 않았따.
지금은 크지도 작지도않은 한 도시에서 어머니와 단 둘이서 지내고 있지만,
당시엔 부모님의 이혼으로 혼란스러운 상황에다가
부친에 의해 할머니께 잠시 맡겨졌었다.
외동에다 또래 친구가 없어서 유독 할머니를 잘 따랐었다.
학교때문에 섬마을을 떠난 이후로 통화만 몇번 주고받았을 뿐 좀처럼 할머니를 만날 기회가 없었다.
어느덧 고등학교 졸업반이 된 나는 타지로 대학을 가게되면 더욱 시간이 없을것만 같아
어머니를 설득해 어렵사리 승락을 받게되었다.
여유시간이 주어지고 그간 수능으로 찌들었던 스트레스를 훨훨 날려버리고 싶었다.
무엇보다 어릴 적 뛰어놀던 섬마을과 할머니가 무척이나 그리웠다.
전화를 통해 이번에 뵈러가게 되었다는 소식을 전하자 할머니는 너무나 기뻐하셨다.
이른 아침 출발했지만 몇일 전 내린 폭설로 인해 차가 많이 밀렸고,
저녁 무렵이 되어서야 항구에 도착할 수 있었다.
가까스로 마지막 배를 타고 섬마을로 향했다.
외딴 섬이라 그런지 섬을 향하는 사람은 나와 검은코트를 입고있던 정체모를 여자 한명뿐이였다.
그 여자는 세련된 모습이였기때문에 섬마을 주민은 아닌듯했다.
굽이 높은 여자의 하이힐은 정말 도착지와 매치가 전혀 되지 않았다.
시선을 느꼈는지 무표정하게 나를 그 여자가 쳐다봤다.
나는 무례했다고 생각해서 얼른 여자의 시선을 피했다.
그러다 잠이들었다.
따라라라라라라-
얼마나 지났을까?
정적을 깨고 시끄럽게 울어내던 핸드폰 소리에 깨보니 할머니였다.
할머니가 이때까지 부둣가에 기다리고 계셨다고 했다.
난 할머니에게 얼른 먼저 들어가계시라고 겨우 말린 후 조심해서 오라는 할머니의 당부를 전해듣고
전화를 끊으려했는데 할머니가
"저기 말야 OO야~"
하고 나직하게 말씀하셨다.
"오는 길에 혹시나 누군가 만나더라도 절때 대답하지 말거라"
"왜요?"
"다 이유가 있단다.
그러니 할머니 말 명심하거라"
"아...네..."
전화를 끊고 곧이어 도착해 배에서 내렸다.
의미심장한 할머니의 말씀에 도통 영문을 알 수 없었지만
이내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길을 나서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때, 타고왔던 배의 선장님이 민호를 다급하게 부르며 대뜸 말을 걸어왔다.
"학생, 혼자 가는거야?
누가 데리러온사람은 없어?"
"네 왜요?"
"아.. 학생이 잘 모르나본데..
이 섬에는 귀신이 많아!"
"귀신이요?"
"그럼 ! 그래서 마을 사람들도 이시간엔 잘 안돌아다녀!"
선장님의 말씀은 기괴했다.
이 바다에 빠져 죽은 사람들이 서서히 나타나거나 어디선가 나타나 말을걸고
대답을하면 그 사람의 머리채를 붙잡고 끌고가 함께 바다로 뛰어든다는 것이였다.
진실인지 아닌진 몰라도 할머니의 말이 이해가 되었다.
일단 다시 걷고있었는데 , 가로등 몇개 없던 그 길은 다시와도 적응이 어려웠다.
무섭다싶어 이어폰을 귀에 꼽고 다시 걸어가기 시작했다.
그러다 문득 정면에 시선을 둔 나는 뜻밖에도 어두운 길 저만치 앞에 사람으로 보이는 형상과 마주쳤다.
움직임이 뚜렷한 형상이라 분명 사람인듯했고,
휘날리는 긴머리와 어렴풋이 보이는 옷차림을 봐서 여자라는것을 직감했다.
하지만 할머니와 선장님 말씀이 머릿속을 휘감았다.
발걸음에 속도를 높여 저만치 앞에 걸어가고 있던 여자를 따라가고 있는데,
아무리 가도 좀처럼 여자와의 거리가 좁혀지지 않았다.
그렇다고해서 내가 멈춰서도 그 여자가 더 멀어지거나 하지도 않았따.
너무 무서워서 심장이 미친듯이 쿵쾅거리는데 ,
저만치 또 누군가가 걸어오는게보였다.
몸이 굳어버렸다.
하지만 다행히도 어둠속에서 걸어오던 그 사람은 할머니였다.
할머니는 나를 보고는 활짝 웃으며
"아이고 우리 똥강아지 왜이렇게 늦게왔누!
걱정이 되서 나와봤더니 여기서 만났네,
밥은 먹었어?"
따뜻한 할머니 말씀에 나는 눈물이 났다.
긴장되었던 내 몸은 서서히 풀렸다.
"할머니! 보고싶었어요!!"
그렇게 할머니 품에 딱 안겼을 때 뭔가 잘못됬음을 인지했다.
할머니의 품이 너무나 차갑고 딱딱했다.
그리고 할머니는 내 귀에대고 말씀하셨다.
"너 대답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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